소설리스트

25화 (25/172)

벨리알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너 말이야. 쓸데없는 짓 하고 다니지 말랬지.”

두 눈은 혼란스러운 듯 흔들렸지만, 그는 그렇게 잇새로 말했다.

내가 눈을 깜빡거리며 보고만 있자, 벨리알이 마치 위협하듯 두 팔과 벽 사이에 나를 가뒀다.

“앞으로 그딴 말 하고 다니지 마. 남에게 나에 대해 묻거나, 다정하다느니 하는 소리 지껄이지 말란 말이야. 알았어?”

벨리알의 은발이 내 머리 위로 드리워지고 붉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날 짓누르려는 듯 위압적이지만 붉게 빛나는 게 마치 루비 같았다.

이건, 무섭기는커녕…….

‘음…… 너무 가까운데, 벨리알.’

이 상황, 회귀 전에 본 적이 있었다. 그때 뭐라고 했더라…….

“벨랼, 족극저기야(벨리알, 적극적이야).”

나도 모르게 툭 말하자.

“뭐?”

벨리알도 이상한 걸 알았는지 서둘러 떨어져 인상을 찡그렸다.

“이 귀찮은 꼬맹이가. 어디서 까진 말을 들어가지곤.”

말로는 으르렁거려 놓고 얼굴은 잔뜩 붉어져 도망가 버렸다.

난 다시 쪼르르 그 뒤를 따라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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