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원작의 여주인공 씨.” 세 번의 절망과 죽음. 그 끝에서 매번 내 남편과 모든 걸 빼앗은 여자가 사실 빙의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네 번째 회귀, 이제는 빼앗긴 모든 걸 되찾을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력자가 필요했다. 미친년에게는 미친놈으로. “나를 약탈하세요.” 황태자 아르파드 이스트리드. 나는 그에게 약탈혼을 의뢰했다. “대가로 전하가 미치지 않도록 해 줄게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나는 승리감 어린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 “그대가 약속을 어겼어.”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내가 미치지 않게 해 준다며?” “해 줬잖아요? 광증은 다 해결됐으니까, 이제 우리…….” 아르파드는 내가 도망치려는 걸 막으려는 듯 더 꽉 끌어안았다. “아니, 난 이미 미쳐 버렸거든.” 아르파드는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내 귓가에 속삭였다. “누구 때문일 것 같아?” 느릿하게 고개를 든 아르파드의 붉은색 눈동자를 마주하자 긴장감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설마, 나 때문에……?” “그래. 그러니까 책임져야지. 평생.” 그의 입은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두 눈은 광기 어린 집착으로 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