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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현관에서부터 침실까지 (82/120)


82화. 현관에서부터 침실까지
202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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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함이 깃든 두 사람 사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세나가 저 또한 뭔가를 하고 싶어 고민하던 차, 침상 옆 사물함에 놓여있는 핸드폰을 발견하고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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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시다면 실례 좀 하겠습니다.”

이순옥의 핸드폰에 제 번호를 입력한 세나가 자신의 할머니를 보는듯한 눈으로 방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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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선배가 바빠서 연락이 안 되면, 저한테 하세요. 제가 선배보다 시간이 더 많거든요. 드시고 싶은 거 있으시거나, 필요한 거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부담갖지 마시고 연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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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도 참한 아가씨가 마음도 곱네. 만나서 반가웠어요. 시간 날 때 강현이랑 종종 놀러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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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사님. 빨리 쾌차하셔서 병원이 아니라 좋은 곳에서 봬요.”

누군가에게 대가 없는 호의를 받아본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다소 어색했다. 그래서 더욱 세나는 예의 바른 모습으로 이순옥 여사와의 인사를 마쳤다.

시간이 너무 길어지기 전 서둘러 강현과 세나를 배웅한 그녀는 침상에 누워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빈말이라도 건강하다 말 못 할 안색이었지만, 눈빛에 총기를 잃지 않은 기품이 있는 여인이었다.

확실히 연배는 있었지만, 미인이었다.

그나저나 이 세상에 류강현을 혼낼 수 있는 사람이 다 있고, 신기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 둘 사이로 알 수 없는 적막이 흘러들었다.

강현은 저 혼자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말이 없었고, 세나는 병상에 누워있던 이순옥 여사와의 대화를 되새기느라 말이 없었다.

그러다 허전해 보이는 강현의 손을 발견한 세나가 깍지를 끼우듯 그의 손을 맞잡았다.

그녀의 손길을 느낀 강현이 느슨하게 벌어져 있던 손가락들을 알맞게 맞물렸다.

강현은 어느새 병실에서 만났던 소년이 아닌 남자로 돌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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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좋으신 분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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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으신 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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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편찮으신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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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젊어서부터 고생을 많이 하셔서 여기저기가 아프신 거지.”

이순옥 여사는 남들이 편안한 노후를 즐겨야 할 때,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다고 강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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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쯤 됐을 무렵부터 공사장 인부들을 위한 밥집을 운영하기 시작해 근 이십 년이 넘는 세월을 먼지와 시멘트 더미에서 살다시피 하셨거든.”

그래서 지금 폐와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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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이 안 좋으신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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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걱정이야. 조금 더 오래 사실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중얼거리는 말이 썩 희망차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녀를 향한 걱정과 바람은 분명했다.

이제는 훌쩍 커버린 사내였지만, 조모를 향한 마음에는 혼자 남게 될 불안과 효심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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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한테 그런 면이 있는 줄 몰랐는데, 애교가 많던데요? 여사님께서 선배를 완전 애 취급하셔서 깜짝 놀랐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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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키워주셔서 그래. 원래 아무나 보고 짖는 성질 더러운 강아지도 제 밥 챙겨주는 주인은 물지 않는 법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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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그렇게까지 격하게 표현해요. 여사님이 똥강아지, 똥강아지하고 부르던데. 솔직히 안 어울려. 진짜. 여사님 눈엔 선배가 강아지처럼 보이나? 어딜 봐서 그렇지? 나한테도 애교 좀 부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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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나이가 그때쯤 되면 생각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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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 나랑 만나게? 내가 그렇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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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는 독거노인으로 죽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조금 가벼워진 마음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빨간 스포츠카 앞에 당도해 있었다.

세나는 어쩐지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여러 이유 중 이제 막 잡은 그의 손을 놓아야 한다는 게 가장 아쉬웠다.

오늘 자신이 모르던 강현의 한 부분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었지만, 그에 대해 이보다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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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던데…….’

세나는 여태껏 연애를 적게 해보진 않았지만, 이 정도까지 한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궁금해해 본 적이 없었다.

강현과 알고 지낸 시간은 분명 긴 세월이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시기하고 질투하느라 허송세월 날려버렸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

그래서 더욱.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부터는 1분 1초가 아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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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할 수 있겠어?”

걱정이 담긴 그의 물음에 세나가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강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손바닥을 넓게 펼쳐 그녀의 정수리에 가볍게 톡, 얹었다가 멀어졌다.

쓰다듬지 않고, 톡.

그 가벼운 동작이 이상하게 사람 기분을 들뜨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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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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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물음표를 따라 살짝 올라간 그의 음성이 퍽 다정했다.

제 입술을 오물거리던 세나가 그의 다정함에 기대어 하고 싶었던 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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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차피 내일 만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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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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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같이 있으면 안 돼요?”

세나의 갈색 눈동자가 대답이 떨어질 입술에 머물렀다.

허락을 갈구하는 눈빛이 마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고양이처럼 그렁그렁했다.

강현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썹 사이를 좁혔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몰라, 머뭇거리던 세나가 강현의 옷깃을 슬쩍 잡아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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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말을 해야 하는데 자꾸 타이밍이 어긋나는 것 같네. 그래서 오늘 말고 내일 제대로 말하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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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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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만났던 이 여사님 말이야.”

세나가 듣고 있으니 말하라는 의미로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강현이 제 옷깃을 붙든 손을 한 손으로 감싸 꼭 쥐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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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식한테 들었지? 내가 천애 고아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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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여야 하는 걸까, 아니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처음 듣는 말인 것처럼 굴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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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도, 할머니도 아니야.”

세나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제 손을 붙든 강현의 손을 조금 더 힘주어 잡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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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날 키워주신 분이지.”

천애 고아.

이 세상에 살아있는 혈육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그 단어 자체가 가진 뜻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가슴 아픈 사연을 연상케 했다.

그것이 그가 말한 ‘불편한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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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걸 너에게 털어놓을 거야. 네가 준비되면.”

물끄러미 들여다본 그의 얼굴은 견고하고 단단해 보였다. 그러나 제방의 둑처럼 그 너머에 어떤 물을 채우고 있는지 알 수는 없었다.

만약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정도로 깊은 이야기라면, 굳이 꼭 들어야 하는 걸까?

털어놓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에게 불편한 일이라면 차라리 듣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는 싶지만, 그것이 그를 아프게 하는 이야기라면 결국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것뿐이지 않을까……?

짧은 시간 동안 세나의 머릿속엔 수 가지의 의문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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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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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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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는, 내게 이야기하고 싶어요?”

강현은 세나의 물음이 어떤 의미인지를 곱씹으며 눈가를 살짝 일그러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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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마음이 가장 중요해요.”

세나는 제 손을 폭 감싼 남자의 손을 더욱 꽉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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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아야 하는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내게 그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잘 생각해봐요.”

잠시 뒤 굳게 다물렸던 입술이 작게 움직였다.

세나를 내려다보던 검은 눈동자가 그윽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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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어. 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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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도요. 들을래요. 선배 이야기.”

그렇게 말한 세나는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준비가 되어있던 사람처럼 일사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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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대 탁송 좀 부탁할게요. 여기, 서울 GN 병원인데요, 네. 서초동 오피스텔까지요.”

전화를 끊은 후 세나는 강현의 손에 깍지를 꼈다.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던 강현의 고개가 모로 기울어졌다. 그러자 세나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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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선배 집으로.”

 

***

누가, 어떻게, 시작했는지는 모른다.

차를 타고 강현의 집으로 오는 동안 두 사람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이동하는 동안에도 잡은 손을 놓지 않았을 뿐.

세나는 차창 너머로 스쳐 지나는 풍경을 보고, 강현은 전방의 차량흐름을 의식하며 부드럽게 차를 몰았다. 그렇게 서로 각자의 자리에 앉아 서로의 존재를 느꼈다.

그러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는 동안 몇 초간 떨어진 체온이 아쉬워, 몇십 년을 떨어져 지낸 이산가족인 것처럼 곧장 들러붙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는 길.

내내 두근대는 심장의 격동에 맞춰 호흡이 가빠졌다.

층에 도착한 두 사람은 바로 앞 현관문이 열리는 동안 초조한 기다림과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푼 기대감, 그리고 어딘가로 뜨겁게 차오른 열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을 맞췄다.

쿵.

현관문이 닫히고.

쿵.

세나의 등과 뒤통수가 그 문에 부딪혔다.

쿵.

거칠게 부닥쳐 오는 입술은 버거울 정도로 심장을 움켜쥐었다.

쿵.

강현과 세나는 추락하는 듯한 아찔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다소 조급함이 느껴지는 접촉이었지만, 어느새 등 뒤로 넘어온 단단한 팔과 맞닿는 가슴과 가슴 사이로 짜르르한 전율이 일었다.

두 사람은 그 떨림을 고스란히 느끼며 서로에게로 얽혀들었다.

현관에서부터 침실까지.

강현은 세나를 안아 들고 성큼성큼 발을 놀렸다.

매미처럼 그에게 찰싹 매달린 세나는 촉촉촉, 연신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볍게 찍어대며 그의 허리에 다리를 휘감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정된 시선은 한 치 앞을 보지 못했다.

어깨와 등 이곳저곳이 쿵쿵, 여기저기 부딪힐 때마다 두 사람은 키득키득 잔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이미 불이 지펴진 갈증은 식을 줄 몰랐다.

이윽고 강현이 뒷발질로 방문을 툭 쳐 닫을 때쯤, 현관과 거실 두 사람분의 신발들은 그들의 동선을 방증하듯 한 짝씩, 한 짝씩, 엉망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폭신한 침대에 머리가 닿자, 엉망으로 헝클어진 머리칼이 시트 위로 흩날렸다.

여유를 잃은 강현은 조급한 손길로 제 셔츠의 단추를 풀어내다, 미간 사이를 잔뜩 좁히며 뜯어내다시피 벗어던졌다.

떡 벌어진 어깨와 탄탄한 가슴. 그 아래로 알맞게 들어찬 복근의 윤곽이 관능적이었다.

세나는 너른 흉통을 감싼 근육을 손등으로 쓸어 올리다, 넓은 가슴 위로 가만히 손바닥을 얹었다.

손바닥 아래로 움찔, 수축하는 근육의 힘이 느껴지고, 이내 그 아래 자리한 심장의 거센 움직임이 느껴졌다.

천천히 손을 옮겨가며 그의 가슴 부근을 매만지자, 강현은 괴로운 듯 눈썹을 찌푸리며 낮게 신음했다.

간질거림이 온몸으로 번졌다.

강현은 더는 참을 수 없어 저를 매만지는 손을 잡아채 그 아래 입술을 묻었다.

손바닥과 손목 안쪽의 여린 피부 위로 열꽃이 피어올랐다.

세나는 더듬더듬한 손길로 강현의 뺨을 어루만졌다.

올려보는 시선으로 마주한 강현은 온몸으로 세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이윽고 건네진, 허락을 구하는 듯 낮게 내리깐 눈매가 퍽 순종적이라 손끝이 찌릿할 정도였다.

세나가 메마른 입술을 달싹이자 강현이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내렸다.

농밀해진 침실 안의 공기가 숨이 막힐 정도로 달콤했다.

불안정한 숨소리가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아뜩해진 눈동자 너머로 서로의 형상만이 가득했다.

젖은 숨결이 교차하고 맞닿은 부위가 늘어날 때마다 두 사람 사이로 자잘한 전류가 흘러들었다.

시작이 거칠었던 것과는 다르게 뭉근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강현과 세나는 잘 꼬아 만든 실타래처럼 팽팽하게 얽혀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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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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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세나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하게 맺혔다. 진심이 닿은 상대와의 로맨틱한 행위에서 파생된 벅차오름이었다.

심장을 조여오는 이 기분 좋은 자극이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님을 증명하듯, 강현은 열망이 가득한 눈동자로 세나를 응시했다.

그 역시 교감을 통해 그녀를 더욱 느끼고 있었다.

강현은 저에게 매달리는 그녀의 귓가에 달래는 듯한 숨결을 불어 넣었다.

낮은 음성이 불안감 따위는 잊게 했다.

서로를 향한 몰아치는 파도는 어느새 높이 높이 솟아올라 지척 앞에 당도했다. 곧이어 깊숙한 곳에서부터 몸집을 부풀린 거친 물살이 동시에 두 사람을 덮쳤다.

절정은 황홀했고, 쾌감은 전신을 휩쓸었다가 차츰차츰 잔잔한 여운으로 서로의 곁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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