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용사 몰락 보고서-38화 (39/47)

제 38화

검으로 바치는 경애 (13)

목욕탕 바닥은 네모반듯한 돌 타일이 깔렸고, 욕조는 대리석이었다. 네 명까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었고, 모서리는 정성스럽게 다듬어 부드러웠다. 그렇게 깊지 않아서, 바닥에 앉아도 수면이 어깨를 살짝 덮을 정도였다.

목욕은 남부 왕국 방식대로였다. 시종은 수시로 욕탕에 들어와 뜨거운 물을 나무통에 담아 보충해준다. 손님은 전신 가운을 입고 편안히 앉아 즐기기만 하면 된다. 간식 같은 것도 제공되는데, 길쭉한 나무판을 욕조에 걸치고 그 위에 다과나 차, 술잔 등을 둔다.

하지만 둘 다 뭔가를 먹거나 마실 생각은 없어 보인다.

“흥.”

릴리는 화가 잔뜩 난 채로 고개를 홱 돌리고 있고, 반대편에서 카인은 안절부절못한 채 앉아 있었다.

릴리의 가운은 붉은 면으로 되었는데, 꽤 두툼하고 색도 짙어 살이 보이는 민망한 일은 없었다.

카인의 가운은 짙은 푸른색이었는데, 릴리는 잔뜩 화가 났으면서도 곁눈질로 ‘색이 약간 더 짙었으면 무척 잘 어울렸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물 넣겠습니다.”

시종들은 수없이 이런 일을 반복해온 이들이었다. 물이 언제 식는지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 20분에서 30분 간격으로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어 넣었다. 확 부어버리면 고객이 화상을 입을 테니까.

시종이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카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저기. 어…미안해.”

“뭐 잘못했는지는 아십니까?”

“…밤새 깨어 있으라고 한 거?”

릴리는 이제 말도 꺼내기 싫어졌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냉탕이 있다면 당장 뛰어들고 싶었다. 카인은 릴리가 아무 말도 안 하는 걸 보니 정답을 맞힌 모양이라고 지레짐작해버렸다.

“알았어. 그냥 푹 자. 돌발 상황 대처가 안 되긴 하지만 설마 누가 쳐들어 올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니까…”

짤랑짤랑. 릴리는 작은 종을 흔들었다. 더는 맨정신으로 버티기 힘들었다. 대기하던 시종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찾으셨습니까?”

“술, 독하고 차가운 걸로요.”

“알겠습니다.”

“어. 잠시만…”

카인이 시종을 불렀다. 시종이 가까이 가자 남부 왕국어로 빠르게 뭔가를 속삭였다. 릴리도 쓸 줄 아는 말이었지만, 억양이 조금 기묘했다.

“준비하겠습니다.”

시종이 문을 닫고 나갔다. 릴리는 카인이 뭐라고 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꽤 길게 말하는 듯했다. 하지만 눈이 마주친 순간, 다시 괘씸함이 치밀어 올라 아예 몸을 살짝 틀어버렸다.

잠시 후, 시종 세 명이 들어왔다. 모두 쟁반을 하나씩 들고 있었는데, 각각 술병과 주석 잔 두 개에 꿀이 발라진 과자, 김을 모락모락 뿜는 수건이 담긴 접시, 나머지 하나는 항아리여서 알 수 없었다.

항아리는 큼지막했다. 시종이 두 손을 넣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한 움큼 내용물을 집더니, 그대로 욕조에 뿌렸다.

꽃잎과 꽃봉오리였다.

오므라진 꽃봉오리가 따뜻한 열과 기운을 만나자 기지개를 켰다.

색색의 꽃잎들은 들판을 뛰노는 어린아이들처럼 욕조 수면 위를 까불거렸다. 붉고, 희고, 노랗고, 푸르고, 분홍과 자주 꽃잎 사이로 장미꽃이 활짝 피어났다.

시종들이 조용히 인사하고 나간 후에도, 릴리는 도저히 눈을 떼지 못했다. 꽃밭에 잠겨 있는 기분이었다.

“한잔할래?”

릴리 가까이 다가온 카인이 술을 따라주었다. 자기 것에도 따랐지만, 입을 축일 정도였다. 릴리는 모르는 척하며 술잔을 받아들였다.

술이 들어가자, 꽃들이 춤을 추었다. 화난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서운함은 그대로여서 꿀 바른 과자를 먹어야 했다.

“…아까 뭐라고 하신 거예요?”

혀가 살짝 꼬부라졌지만, 상관없다. 카인은 별 신경 안 쓰는 것 같았으니.

“자세히 들어보니까 남부 왕국 사투리를 쓰더라고. 소수 민족 사투리인데, 같은 말을 쓰면 무척 좋아해. 그래서 꽃하고 데운 수건을 달라고 했어. 향기 한번 맡아볼래?”

카인은 직접 접시를 집어 들었다. 릴리는 여전히 김이 솟은 수건 냄새를 맡았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향에 군침이 돌았다.

“사막 열매 달인 즙을 넣어 데운 건데, 피부에 좋대. 어깨에 대고 있으면 기분 좋아질 거야.”

“어깨요?”

“응. 너…부르튼 곳.”

혀의 덩굴이 닿은 곳. 릴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걸 다시 떠올리는 건 끔찍했다. 릴리는 모서리에서 욕조 가운데 좌석으로 옮겨갔다. 가운을 살짝 벌려 어깨를 드러냈다.

“얹어주세요.”

카인은 물론 덜컥 올려놓지는 않았다. 두 손으로 욕조의 물을 담아 어깨를 적셔준 다음 조심스럽게 얹었다. 때마침 시종이 들어와 따뜻한 물을 더 부어주었다.

조금 뜨거운 것 같았지만, 이내 누군가의 살인 것처럼 편안하게 달라붙었다. 미끄러질 것 같은 부드러운 향에 릴리는 눈을 감았다. 포근하고, 부드러운 저 아래로 쭉 미끄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안 뜨거워?”

“아뇨. 좋아요.”

하마터면 잠이 들 뻔했다. 취기도 살짝 도는 것 같았다. 취할 것 같다고 하면 정말 취한 거라던데, 하는 생각이 나뭇가지 위 참새처럼 앉았다가 떠나갔다.

“이 감촉, 기억할 수 있지?”

“…네.”

“그래. 좋은 기억으로 덮자."

“더 주세요.”

“응?”

릴리는 더 욕심을 내기로 했다. 안나 교수님도 말하지 않았던가. 행복은 자기가 잡는 거라고.

“감촉. 더 주세요. 더 많이 주세요. 차고 넘치게 주세요. 전 배고파요.”

릴리는 안 취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혀끝이 살짝 말린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카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두 손을 가만히 릴리의 어깨 위에 얹어주었다.

그리고 가볍게 어깨를 주물러주었다. 크고 따뜻하고 두툼한 손에 릴리는 안심했다. 고개가 살짝 떨어졌을까.

“나 궁금한 거 있는데.”

또 미끄러질 뻔했다. 릴리는 고개를 들었다. 마치 깜짝 졸은 적이 없다는 것처럼.

“네…에에?”

“대련 안 한 게 그렇게 서운했어? 마음에 맺힐 정도로?”

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좀 의외라고 생각했거든. 그게 그렇게 서운할 정도였나 하고.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거야?”

“대련은요…” 답답하게. 그것도 모르다니. 릴리는 한 수 가르쳐주기로 했다.

“속으면 안 돼요. 상대가 누구든. 뭘 들고 있든. 얼마나 잘 싸우든…그런 건 다, 다 쓸모없는 거예요. 그냥. 그 사람과 나.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해요.”

“좀 어렵네.”

“바보네요. 그런 줄은 알았지만.” 릴리는 술 한잔을 더 마셨다. 카인이 따라준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 그냥 있는 그대로의 상대. 그게 검집이든. 그림자든. 아무 상관 없어요.

내 손에 든 걸로 쳐내고, 막고, 찔러요. 상대의 무기가 뭐든 찌르고 피하고 흘려요.

대련은 몸으로 나누는 대화니까…상대가 말하는 대로 들어주고…나도 내 말을 들려줘야 해요…”

“여전히 어렵네.”

답답했다. 릴리는 정말 이 멍청이가 싫었다. 왜 이렇게 간단한 걸 이해를 못 하는 걸까.

“말로 하니까…그렇지…몸으로 부딪치면…금방 아는 거란 말이야…원래 말로는 어려워. 몸과 무기와 몸짓으로 나누는 대화라니까…입이 아니라구우…”

“너 취했구나.”

“아냐. 멍청아. 나 안 취했어.” 당연히 안 취했다. 릴리의 정신은 올바르다. “볼!”

“볼?”

“볼에도 해 줘. 그거 생각할 때마다 소름 끼쳐. 그게 내 볼도 핥았단 말이야. 지워줘. 닦아줘. 빨리. 좋은 기억으로 덮어준다면서.”

차라리 멱살을 잡는 게 빠르지 않을까. 좋은 생각 같았다. 릴리는 몸을 돌렸다. 카인이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또 도망치려고, 어림없지. 다리 위에 올라탔다.

“잡았다…”

왜 자꾸 도망가려고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몸을 앞뒤로 기우뚱거린다고 도망칠 수도 없을 텐데.

아무래도 카인이 취한 것 같다고 릴리는 생각했다. 아니면 자기 팔힘이 카인을 앞뒤로 흔들 만큼 강했거나.

맞다. 카인은 벗어나지 못할 거다.

“해 주기 전엔 못 가. 나쁜 놈아. 진짜 대련 하기만 해 봐. 한 달 동안 침대에서 못 움직이게 해버릴 거야.”

든든한 팔이 허리를 감싸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야지. 이제 뭐가 좀 제대로 돌아가네. 릴리는 만족했다.

다 잘 돌아간다는 행복감에 릴리는 눈을 살짝 감았다.

또 도망가네. 벗어날 수 있을 줄 알고? 나한테서?

릴리는 잡아당겼다.

볼에 뭔가 뜨겁고 촉촉한 것이 닿았다. 뭐지. 뭐가 이렇게…릴리는 살짝 눈을 떴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내가 뭘 보고 있는 걸까, 릴리는 눈을 깜빡였다.

어디서 많이 본 옆모습이 보였다. 너무 가까웠다.

꼭 농부들 앞에서 대놓고 입을 맞췄을 때 봤던 모습과 굉장히…

“힉.”

딸꾹.

몸이 떨렸다. 등줄기를 타고 찌르르한 것이 온몸으로 스멀스멀 퍼져나갔다.

딸꾹! 딸꾹!

손끝과 발끝이 차가워졌다. 말도 안 된다. 물이 이렇게 뜨거운데. 너무 오래 물 밖으로 나와 있었나, 릴리는 몸을 뒤로 던지려 했다.

뭔가 든든하고 따뜻하고 고마운 것이 등을 떠받치기 전에는.

“너 놀랐구나?”

히끅! 카인의 웃음기 참는 얼굴.

“아니야아!”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놀랐네. 뭐.”

딸꾹! 딸꾹!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심장의 쿵쿵거림에 따라 몸이 줏대 없이 펄떡거렸다. 번개라도 맞은 것처럼 온 몸이 짜릿했다.

“나, 나도 다 알아! 알 만큼 안단 말이야!”

“아. 그래? 뭘 아는데?”

“책에서 다 읽어서 알아!”

힉! 힉! 심장이 너무 거세게, 빠르게 뛴다. 숨 쉬기가 조금 힘들어졌다. 이제 온 몸이 덜덜 떨렸다.

술이 입이 아니라 혈관을 타고 흐르는 모양이다. 눈 앞이 빙빙 돌고, 꽃잎들이 소리내 웃는 것만 같다.

민망하게도 커다란 가슴이 자꾸만 내밀어진다.

“농부들 앞에서는 입 잘만 맞추더니?”

“그, 그땐 내가 가는 거였잖아…! 그, 그리고 부부 연기하는 거였잖아! 그런데 지금은…”

치사하게 기습해놓고서는. 예고도 없이. 누가 볼에 입을 맞추라고 했나. 방어할 틈은 줘야 할 것 아니야. 역시 나쁜 놈이다. 역시 치사하다.

“나쁜 새끼…”

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덜덜 떨리는 몸이 꽃잎처럼 흩뿌려지는 것만 같았다.

아흑, 하는 단말마가 자신의 입에서 나왔는지, 아니면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카인이 저 아래 어둠 속으로 떨어지는 건 확실했다.

나쁜 놈. 그럴 줄 알았다.

릴리는 편안해졌다.

* * * * *

카인은 축 늘어진 릴리를 끌어 안은 채로 종을 흔들었다. 술주정을 들었는지, 눈치 빠른 여자 시종들이 애써 웃음을 참으며 들어왔다.

“몸 좀 잘 말려주시고요. 침대까지 좀 부탁드립니다. 어...술을 좀 많이 마셨거든요. 침대 가까운 곳에 꿀물도 좀...죄송합니다.”

나이가 있어 보이는 시종이 웃음 지었다.

“귀부인께서 무척 행복하신가 봅니다. 저렇게 사랑스럽게 웃고 있네요."

카인은 고개를 저었다.

“술 그렇게 센 애도 아닌데 왜 자꾸 고집을 부리는지 통 모를 일입니다.”

시종들이 릴리를 안아들었다. 이런 일에 익숙한 듯 하다. 카인은 시종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몸을 일으켰다.

옆방으로 가서 몸을 말리고, 미리 준비된 남자 시종 옷으로 갈아입었다. 하스펠의 휘장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밤은 적당히 깊었다. 달이 조금 밝기는 하지만, 그렇기에 나쁘지 않다. 적어도 헤맬 일은 없을 테니까.

마그데부르크의 밤거리를 다닌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종교재판소 건물에 잠입한 적은 없었다.

카인은 하인들이 머무는 거처 쪽으로 걸었다. 콧수염 멋진 사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거처 지하실 쪽으로 내려갔다. 중간중간 덩치 좋은 하인들이 보였는데, 한눈에 봐도 힘깨나 쓰는 날렵한 사내들이었다.

“보안국에서는 다 그렇게 무례합니까?”

콧수염 사내가 힐난했다. 아까 일이 어지간히도 마음 쓰였던 모양이다.

“근위국 접선 방식이 구식이라는 생각은 안 드십니까? 세상이 어느 시대인데 케밥이 뭐 어쩌고 어째요? 요즘 어디가서 그런 소리 하면 한 대 맞아요.”

“마그데부르크에서는 잘 먹히는 방식입니다.” 콧수염 사내가 히죽거렸다. “하긴 누구라도 수블라키의 원조가 샤와르마라고 한다면 화를 내겠지요. 아무튼. 도면부터 봅시다.”

지하실에는 돌돌 말린 도면이 가득했다.

”어디를 뚫으시려고?”

”종교재판소 건물”

사내가 돌돌 말린 도면 하나를 책상 위에 펼쳤다.

“마그데부르크 내성 설계도면이오. 종교재판소 건물은 여기에서 여기까지. 성벽 일부를 아예 벽으로 삼았지. 나머지는 증축한 거지만…성벽 자체 구성을 변화시키지는 않았을 거요.”

“경비는 어떻습니까?”

“정문하고 성벽. 그리고 건물 입구마다 배치되어 있소. 고정 초소가 있지. 좀 더 삼엄한 곳이 경비대 막사 쪽과 감옥 방향인데, 어차피 이 곳은 안 가실거잖소? 그러니 경비대는 크게 상관 안 하셔도 된다오. 문제는 오히려 수도사들이지.”

“수도사들이요?”

“그. 알겠지만, 종교재판소 사람들이 좀 꼬장꼬장하잖소?” 사내가 콧수염을 살짝 비틀었다.

“그래서 엄격한 전통을 준수하기로 유명하다오.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군대도 아니면서 밤마다 순번을 정해 불침번을 섭니다.

한 손에 등불을 들고 복도를 돌아다니며 기도문 혹은 성가를 일정한 리듬과 박자로 읊으며 시간을 재고, 충분히 되었다 싶으면 다음 근무자를 깨우지요.

고위 이단심문관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야간 당직을 서고, 수습 이단심문관 혹은 교육생들이 불침번을 선다오. 문제는, 이 친구들이 돌아다니는 곳이 매번 바뀐다는 거요.”

예상 못 한 문제였다. 경비대는 쉽게 뚫을 수 있겠지만,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도 모를 수도자들을 피해야 한다니.

“등불을 들고 다니는 건 확실하죠?”

“그건 확실하오.”

“그럼 피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피한다는 것과 걸린다는 건 좀 다른 문제니까.”

콧수염이 다른 도면을 꺼냈다. 이단심문소 본원 설계도면이다.

“이건 어떻소? 여기, 외곽 성벽에 높은 탑 보이시오? 여기 탑과 종교재판소 옥상이 이어져 있지 않소. 옥상을 가로질러 중앙 정원 쪽으로 간 다음에…정원 쪽으로 난 발코니로 침투하는 거지. 옥상에 미리 갈고리 밧줄을 걸어놓는다면 이탈도 쉬울 것 같소만. 할 수 있겠소?”

카인은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난도가 좀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안전한 길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장비는 옆방에 있소.”

사십 분 후, 내성 입구, 이단심문소 본원으로 올라가는 성문 앞에서 마그데부르크 경비대 보급 마차가 주저 앉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릴리는 카인보다 키가 큽니다. 반뼘 조금 안되게요. 다리도 더 길고 얼굴도 더 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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