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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
모든 일정을 마친 유현은 젤리처럼 흐물거리며 침대 위로 엎어졌다.
“......”
안칠성도 지친 얼굴로 침대 옆에 털썩 앉았다.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온종일 이어진 인터뷰 일정.
첫날에 여러 매체의 인터뷰가 몰린 탓에 중간중간 쉬는 시간도 거의 없어 두 사람 다 기진맥진했다.
“질문이 하나같이 똑같은데 그냥 녹음해서 보내면 안 돼요?”
“되겠냐?”
“안 되겠죠.”
내일도 오늘 했던 일을 똑같이 하려고 생각하니 벌써 한숨이 나왔다.
“그냥 대회나 하지 뭔 놈의 인터뷰를 그렇게 해대는지 원.”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마. 이런 인터뷰가 팬이 될 계기를 마련해주니까.”
인터뷰는 헌터가 대중에게 다가가는 가장 좋은 수단이었다.
과거의 헌터와 달리 지금의 헌터는 엔터테이너한 존재.
사실상 연예인과 다를 바 없으며 외모까지 뒷받침된다면, 그 이상의 인기를 구가할 수도 있다.
이런 기회는 어디서 쉽게 얻을 기회가 아니었다.
“팬 생기면 뭐가 좋나? 연예인 할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면 사실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언젠가 본업을 할 수 없게 됐을 때,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
“늙어서 은퇴한 놈한테 사람들이 관심이나 줄까요?”
“왜 꼭 늙어야만 은퇴할 거라고 생각하지?”
그 말에 유현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생각이 짧았네요.”
“항상 방심하지 마라. 매체에서는 언제나 헌터의 긍정적인 면만을 비춰. 그게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니까.”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인데 말이죠.”
“그래. 헌터는 언제나 생사의 기로에 놓이는 직업이다. 한 번의 실수로 팔다리를 잃기도 하고, 심하면 죽기도 하지.”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없는 직업, 헌터.
그래서 누군가는 대중들의 관심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단면은 진짜 헌터의 세계와 거리가 멀었으니까.
“먼저 씻을 테냐?”
“아뇨.”
안칠성이 샤워를 위해 샤워룸으로 들어갔다.
유현은 침대에 누워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았다.
“생사의 기로….”
마지막으로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던 건 언제인가.
마왕과의 전쟁이었다.
수많은 마물들이 마계의 하늘과 지상을 뒤덮었던 그때의 광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솔직히 말해서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인간은 물론이고 다른 이종족들과 합세하여 최고의 전력을 갖췄지만, 그들의 전략은 상상 이상이었으니까.
게다가 그곳은 마계. 마족들의 본거지였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지.’
적의 본거지까지 치고 나가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싸움.
그렇기에 사지라는 걸 알면서도 쳐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진짜 어떻게 이겼냐.’
그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똑같은 마음이었다.
그 전쟁에서 넘긴 죽음의 고비만 수십 번. 우연에 우연이 겹치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죽고 판대륙은 멸망했으리라.
“지구에도 돌아오지 못했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겨서 다행이고, 돌아와서 다행이었다.
‘지구에도 그만큼 강한 놈들이 있을까?’
몬스터든, 사람이든 아직 마왕의 군세와 맞먹는 상대를 만나 보지는 못했다.
그나마 가장 강했던 상대는 등급 테스트 당시 만났던 A등급 몬스터들. 물론 그 녀석들도 어디까지나 시험을 위해 약화 된 개체들로 진짜 A등급 몬스터는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도 A등급 게이트까지는 혼자서도 할만할 것 같은데.’
문제는 그 다음.
A등급을 초월하는 S등급 게이트.
그곳은 어떨까.
혼자서도 돌파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겪어 보겠지.’
S등급 게이트의 출현은 그리 드물지 않다.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출몰하고는 했으니까.
그렇다면 분명 내가 헌터로 활동하고 있을 때도 몇 번쯤은 등장할 터. 그 힘을 직접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S등급. 가능하면 그 위도 보고 싶어.’
S등급을 넘어선 단계, S+.
인간이 가늠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한 게이트에 주어지는 등급이다. 현재까지 관측된 적은 없었다.
만약 그런 게이트가 세상에 등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은 이겨낼 수 있을까.
‘이겨내겠지.’
인류는 강하다.
아니, 살고자 발버둥 치는 생명은 모두 강하다.
판대륙에서 뼈저리게 깨달았던 사실이다.
긴 전쟁에도 좌절하지 않았던 수많은 종족.
비록 용사라는 구심점이 생기기 전에는 서로 모이려 들지 않았지만, 그들은 결국 재앙을 이겨냈다.
“......”
천장을 바라보던 유현은 몽롱한 기분으로 몸을 일으켰다.
“야밤에 별생각을 다 하네.”
피곤해서 그런가.
유현은 상상을 뒤로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샤워는 클린 마법으로 대체했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니 곧 잠이 찾아왔다.
***
“젠장!”
안톤은 들고 있던 태블릿을 집어 던졌다.
벽에 부딪히며 바닥에 떨어진 태블릿의 액정이 부서졌다.
액정의 균열 사이로 보이는 건 막 올라온 유현의 인터뷰 기사였다.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미국 팀이죠. 이름은 모르는데 거기 있는 어떤 개새끼가 제 얼굴에 침을 뱉었어요. 저한테 한 대 맞고 뻗긴 했는데 왜 약한 놈들이 더 뻗대는지 모르겠네요.
자신을 겨냥한 대답에 안톤은 분노했다.
말아쥔 두 주먹이 파르르 떨렸다. 치켜뜬 눈동자에는 깊은 적의가 담겨 있었다.
“안톤! 인터뷰 봤어!?”
다른 아이들도 인터뷰를 봤는지 안톤의 방으로 하나둘 찾아왔다.
“이 새끼 완전 미친 새끼야!”
“기습해놓고 한다는 말이 이게 뭐야?!”
안톤의 방에 모인 서부 팀 아이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유현을 욕했다.
“안톤! 설마 이걸 그냥 두고 넘어가진 않겠지?”
“두 번 다시는 이런 헛소리 못하게 혼을 내주자고!”
다들 빙 둘러앉아 안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연하지. 이건 미국을 무시하는 발언이나 다름없어.”
그 말에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좋아! 그거야!”
“팔다리를 분질러서 대회 참가도 못 하게 만들자!”
안톤이 손을 들어 흥분한 아이들을 진정시켰다.
“다들 침착하라고. 이건 계획을 세워서 천천히 접근해야 해.”
“역시 안톤이야.”
“우선 중요한 건 우리가 들키지 않는 거야. 마침 슬럼가도 있으니….”
작은 방에서 계획은 차근차근 완성되어 갔다.
***
인터뷰로만 이루어진 나날이 며칠이나 지나갔다.
질문의 결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며, 유현은 그때마다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다른 팀도 강하지만, 우승은 제 겁니다.”
“어, 그 대답은 다른 기사에도 적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럼 좀 새로운 질문을 하시던가. 똑같은 걸 물어보니 내가 똑같이 대답할 수...”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답할게요.”
한서희가 유현의 입을 막고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유현보다 더 다채롭고 다양한 표현이 들어간 답변이었다.
“그럼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가 종료되고, 기자가 자리를 떠났다.
쉬는 시간이 되자 유현은 한숨을 쉬었다.
“다음 인터뷰가 마지막인가.”
며칠 내내 이어진 인터뷰 행진은 오늘로 끝이었다.
그냥 앉아서 질문을 듣고 대답하는 것뿐이니 몸은 편했지만, 그게 며칠째 반복되니 정신적으로 지치고 피로했다.
“마지막 인터뷰는 한국일보 기자다.”
“오, 마무리는 조국으로.”
안칠성이 미리 받아온 질문지를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피곤한 눈으로 질문을 훑던 유현은 이내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번엔 좀 다른 질문이네요.”
그동안 기자들이 물어왔던 건 대부분 대회와 직접 적으로 관련된 것들이었다.
우승할 자신이 있냐, 경쟁 상대라고 생각되는 팀은 어디냐 등.
유현 개인에게도 여러 질문이 있었지만, 그 역시도 어떻게 단시간 만에 강해졌는지, 무기는 어디서 배웠는지 등과 같은 질문들이었다.
그래서 한국일보의 기자가 준비한 사적인 질문들은 무척이나 색다르게 느껴졌다.
“조금 주제를 벗어난 것 같은데 재미는 있어 보여요.”
한서희 역시 반복되는 질문에 싫증을 느꼈는지 흥미로워했다.
“취미가 뭐냐는데 뭐라고 답하지?”
메이블은 질문지를 보며 심도있게 고민했다.
취미가 뭔지, 잘하는 건 뭐고 좋아하는 건 뭔지,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
왜 이런 걸 물어보나 싶은 것들이 많았다.
그렇게 질문지를 보며 고민하기를 한참. 인터뷰 시간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기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안경을 끼고, 곱슬머리를 한 여자 기자였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유현은 자리에 앉은 채 유심히 기자의 얼굴을 살폈다.
‘왜 낯이 익지?’
어디서 봤었던가?
그에 대한 답을 알게 된 건 기자가 자리에 앉은 뒤였다.
“유현씨, 저 기억해요? 저번에 동물 탈출했을 때 학교에서 구해주셨는데.”
그 말에 유현의 머릿속에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방문객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었던 여자. 그때와 옷차림은 다르지만, 스타일은 똑같았다.
“어쩐지 낯이 익더라니.”
“그때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못 드렸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아카데미 취재한다고 갔다가 하필 그런 일에 휘말려서는. 혹시 제가 유현씨 기사도 썼었는데 보셨나요?”
“아뇨. 누군지도 모르는데 기사를 어떻게 찾아봐요.”
“하하, 나중에 한 번 봐주세요.”
두 사람의 친분에 다른 사람이 의아함을 느꼈다.
그 시선을 눈치챈 기자는 다른 이들에게도 사정을 설명했다.
“와, 엄청난 우연이네요.”
“신기하다~”
“잘했다, 인마.”
지금까지의 인터뷰와는 달리 제법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
마지막 인터뷰를 끝으로 모든 인터뷰 일정이 끝났다.
다른 날보다 비교적 일찍 끝났지만, 유현은 어김없이 숙소로 향했다.
“바깥 구경 좀 하고 그래라.”
“피곤한데 무슨 구경이에요.”
“쯔쯧. 너는 가만 보면 나보다 더 늙은이 같애. 그 나이면 청춘을 누리면서 바쁘게 살아야 하는데.”
안칠성이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유현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찔렀다.
“서희랑은 진전 없냐?”
“무슨 진전이요?”
“너 옛날부터 서희랑 붙어있었잖아. 하이패스 테스트할 때 말이야. 걔가 원래 그런 애가 아니거든?”
유현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탄성을 뱉었다.
“하, 선생님. 그런 애들이 움직이는 건 다 목적이 있어서 그런 거예요. 선생님이 생각하는 그런 순수한 감정이 아니라요.”
“그럼 다른 애들은? 다른 애들이랑도 친하잖아. 나는 교실에서 풀잎이가 누구랑 떠드는 거 처음 봤어.”
유현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 연애 못 해보셨어요?”
“뭐, 뭐?”
“남녀 사이에는 친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쪽인가?”
“왜 이야기가 그렇게 가냐?”
“그냥 친구 관계인데 자꾸 이상한 감정을 끼우시니까 그렇죠.”
그 말에 안칠성은 사레가 들려 연신 기침을 뱉었다.
유현은 피식하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런 어린 애들 상대로는 아무 생각도 안 듭니다. 동생이랑 동갑인데, 내가 미쳤다고.”
“인마, 그래봤자 한 살 차인데.”
“저한테는 천 살 차이나 마찬가지예요.”
침대에 드러눕는 유현을 보며 안칠성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 눈치 없는 자식.’
아이들의 앞에 서면 그들 사이의 관계가 대략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안칠성은 몇몇 아이들이 이따금 유현에게 기묘한 눈빛을 보낸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니.
“너는 참 이상한 쪽으로 둔감하단 말이지.”
“제가 둔감하면 선생님은 돈감인가?”
“뭐?”
“don,t 감. 아예 감이 없다는 뜻이죠. 낄낄.”
해괴한 유머에 안칠성이 눈을 깜빡이던 그때였다.
똑똑-
누군가 객실의 문을 두드렸다.
침대에 누워있던 유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전히 낄낄거리며 현관으로 향했다.
“누구세요?”
유현이 문을 열었다.
앞에 서 있던 건 한서희였다.
매끈한 다리가 드러나는 짧은 바지와 회색의 긴팔 후드 집업.
신발까지 운동화로 바꿔 신은 데다가 볼캡에 마스크까지 착용한 걸 보니 그냥 온 건 아닌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웃고 있어요?”
한서희가 마스크를 내리며 물었다.
“그런 일이 있었어.”
“선생님은요?”
“안쪽에.”
고개를 기울이자 침대에 이상한 자세로 쓰러져 있는 안칠성이 보였다.
한서희는 조금 망설이는가 싶더니 이내 입술을 뗐다.
“축제 구경 갈래요?”
“축제? 이 시간에?”
늦은 저녁. 지난 며칠보다 인터뷰가 빨리 끝났지만, 그 시간이 해가 진 뒤라는 건 똑같았다.
“보통 축제는 이 시간에 하지 않나요?”
“몰라. 가본 적이 있어야지.”
“갈래요 말래요?”
잠시 고민하던 그때.
유현의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인터뷰하면서 주전부리를 챙겨 먹긴 했지만, 제대로 된 식사는 하지 않은 탓에 상당히 굶주린 상태였다.
그 소리를 들은 한서희가 냅다 말했다.
“맛있는 거 사줄게요.”
“좋아, 가자.”
“선생님께도 같이 가자고 해요.”
유현이 뒤를 돌아보자 안칠성이 빨리 나가라며 손을 휘저었다.
“귀청도 좋네.”
유현은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메이블은?”
“피곤하다고 자요.”
“그럼 둘이 가는 건가?”
그 말에 한서희가 어깨를 떨었다.
“......그렇죠?”
“뭐야, 추워?”
“아, 아뇨. 아니에요.”
한서희가 급히 유현을 앞질렀다.
마스크를 올리는 그녀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
한국 팀이 자리를 비운 복도.
저 멀리 모퉁이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갔어.”
“우리도 따라가자.”
“다들 준비물은 챙겼지?”
안톤을 비롯한 미국 서부 팀 일부가 복도를 따라 이동했다.
안톤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전부 죽여버리자고.”
“근데 우리 정말 이래도 될까?”
한 아이가 눈치를 보며 물었다.
안톤이 커다란 손을 뻗어 아이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이제 와서 겁이라도 나냐? “하기 싫으면 꺼져.”
“보, 복수는 당연히 해야지! 하지만 만약 우리가 역으로 당하면 어떡해? 저 새끼 엄청 빠르다고!”
몇몇은 그 말에 동조했다.
안톤이 직접 당하는 걸 눈앞에서 본 만큼, 유현의 힘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다들 우려하고 있었다.
“흥, 병신들.”
그런 걱정에 안톤은 오히려 비웃음을 흘렸다.
“저새끼가 그래봤자 총알보다 빠를 것 같아?”
“맞아, 등신들아. 게다가 우리한테는 은신 스크롤도 있다고. 녀석이 아무리 빨라봤자, 보이지도 않는데 어떡할까?”
“그리고 위험한 일은 슬럼가 놈들한테 떠넘기면 돼. 그러라고 준 돈이니까.”
안톤은 철저하게 복수를 계획했다. 그 계획에서 자신들이 당하거나, 정체가 탄로 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
“뭐, 정 안 되면 직접 나서야겠지만, 다 같이 상대하면 못할 것도 없어.”
“그것도 좋지! 아주 묵사발을 내버려서 기억도 못 하게 만들면 되니까.”
“망치로 이쪽을 치면 기억을 잃을 수 있다고 하던데.”
아이들 사이에 남아있던 망설임은 사라졌다.
안톤과 그 무리는 호탕하게 웃으며 유현의 뒤를 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