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화
‘설마···’
아무런 무늬도 없었다.
그저 평범한 금반지였다.
허나, 그 속에는 막대한 마력을 품고 있었다.
지난번, 독귀와 마츠모토 세이초에게 얻었던,
바로 그 금반지였다.
- 호아킨 피닉스 반지를 획득하였습니다.(3/3)
[아.]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뜻하지 않게 아칸 대공의 유물을 모두 모은 것이다.
- 파츠츳!
3개의 금반지가 번쩍였다.
순간 이동을 한 듯, 허공에 떠오른 3개의 금반지.
파츠츳! 거리며, 하나로 합쳐졌다.
- 창공의 큐브가 생성되었습니다.
정육면체의 새파란 큐브였다.
- 창공의 큐브를 흡수하시겠습니까?
당연히 흡수했다.
- 창공의 큐브를 흡수하였습니다.
- 불새를 각성하였습니다.
!!
황금빛 빛이 번쩍이고···
순간, 전율했다.
‘아.’
몸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막대한 마력.
새로운 힘을 각성한 것이다.
상태창을 확인했다.
● 불새 : 창공을 가르다.
아니나 다를까, 호아킨 피닉스를 각성했다.
사실, 호아킨 피닉스는 거의 포기 직전이었다.
금반지를 찾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헌데, 뜻밖에도 마귀가 가지고 있었다.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 마지막 반지는 마츠모토 세이초가 보유 중이다.
독귀가 왜 이런 말을 남겼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됐다.
애초부터 금반지는 마귀의 소유였던 것이다.
마귀.
아니, 이제는 카마쉬가 된 놈을 내려다보았다.
★ 그림자 부활 : 죽은 자를 즉시 부활시킨다.(0/20)
현재, 찐삐라가 모두 소멸된 상태.
놈이 부활할지는 미지수였다.
“큭.”
침음을 삼켰다.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
만에 하나라도 실패하면,
지구로 돌아갈 방법이 없게 된다.
그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조심스럽게 팔을 뻗었다.
‘부활’
- 오염된 영혼입니다.
“젠장!”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불길한 예감은 여지없이 적중했다.
카마쉬 부활에 실패한 것이다.
지구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졌다.
소위 말해서, X된 것이다.
참담함과 당혹스러움이 밀려왔다.
허나,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어떻게 하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러다,
- 공간의 잼을 획득하였습니다.
공간의 잼이 떠올랐다.
황급히, 땅에 떨어진 공간의 잼을 주웠다.
‘제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지구로 돌아갈 수 있기를···
- 공간의 잼(1/3) : 공간 능력을 습득한다.
!!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열쇠가 맞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완벽한 열쇠가 아니었다.
그저, 열쇠 조각 중 하나일 뿐이었다.
‘젠장···’
자포자기의 심정.
그러나 곧, 정신을 차렸다.
아직은 희망이 있었다.
공간의 잼 2개만 더 구한다면,
공간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 말인즉슨,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소리였다.
조금 진정되었다.
그래서였을까.
공기가 꽤 다르게 느껴졌다.
‘아.’
그러고 보니, 공기 중 마력이 무척이나 풍부했다.
지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말이다.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력을 사용했다.
──── 쾅!
!!
아니나 다를까,
마력이 순식간에 복원되었다.
놀랍게도, 마력이 넘쳐났던 것이다.
‘그나저나···’
놀라움도 잠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폈다.
온통, 용암만 들끓고 있었다.
이곳을 벗어나기로 했다.
‘불새’
바닥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하늘 높이 비상했다.
구름을 뚫자, 넓디넓은 세상이 펼쳐졌다.
‘헐.’
지역 전체가 용암지대였다.
하지만, 지평선 너머는 달랐다.
좌측으로는 빽빽한 숲이 들어차 있었고,
우측으로는 꽤 높은 산맥이 펼쳐져 있었다.
정면과 후면은 계속해서 용암지대였다.
일단, 폭풍우가 몰아치는 빽빽한 숲은 피했다.
너무 어둡고 컴컴해서,
뭐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었다.
시야가 확보되는 산맥 쪽을 선택했다.
‘와우!’
슈퍼맨이 된 듯,
바람을 가르며, 창공을 날았다.
참담했던 기분들이 모두 씻겨나갔다.
- 크아앙!
- 으르렁~
- 카앙!
산맥 위로 거대한 마수들이 눈에 띄었다.
덩치가 얼마나 큰지, 기함할 정도였다.
‘헉!’
하늘에도 마수가 있었다.
날카로운 부리에 익룡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크기는 익룡의 몇 배나 되었다.
- 끼에엑!
- 끼엑!
- 끼에에엑!
마조 수십 마리가 내 뒤를 쫓았다.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인지,
나를 먹잇감으로 생각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얼핏 봐도 매우 사납게 쫓아왔다.
- 끼에엑!
- 끼엑!
- 끼에에엑!
수십 마리의 괴조가 번개처럼 짓쳐들었다.
‘이동’
순간 이동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1km씩 쭉쭉 이동했다.
거리가 꽤 벌어졌는지,
놈들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하늘을 날았다.
이곳은 정말 신비로웠다.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푸른 나무와 온갖 기화요초들이 즐비했다.
마치, 동화 속 세상 같았다.
물론, 무시무시한 마수들도 꽤 존재했지만 말이다.
높은 산맥을 가볍게 넘었다.
산맥 너머의 세상은 더욱 아름다웠다.
끝도 없이 펼쳐진 드넓은 초원과 싱그러운 햇살···
성경에 나오는 지상낙원 같았다.
그런데,
‘어!’
투명한 막이 펼쳐져 있었다.
절벽 아래에서 시작해,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져 있었다.
너무 거대해서,
끝이 안 보일 정도였다.
투명한 막을 가볍게 건드려보았다.
마치, 비눗방울 같은 느낌이었다.
손을 깊숙이 집어넣었다.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
용기를 내어, 안으로 진입했다.
물속을 통과하듯 가볍게 통과되었다.
다시 밖으로 나왔다.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대체, 얼마나 높은 거지···’
투명한 막의 높이가 궁금해졌다.
하늘 위로, 급상승했다.
대류권을 넘어 성층권에 진입할 때쯤,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이 이상은 무리였다.
투명한 막의 높이는 중간권 혹은 열권까지 이어진 듯했다.
정말, 신비한 세상이 아닐 수 없었다.
투명한 막을 통과해 다시금 급하강했다.
대류권보다도 더 내려갔다.
구름 아래,
드넓은 초원 위를 마음껏 날았다.
마력이 무한대의 세상,
얼마든지 날 수 있었다.
하루 온종일도 가능했다.
하늘을 날며 얼마나 비행했을까···
슬슬, 배고파지기 시작했다.
주위를 살폈다.
때마침, 거대한 바위들이 보였다.
적당히 은폐된 장소였다.
그곳으로 내려갔다.
아공간을 열었다.
혹시나 몰라 준비했던 각종 물품들이 꽉 차 있었다.
캠핑용 바비큐 그릴을 꺼냈다.
그릴 속에, 장작과 비장탄 숯을 집어넣었다.
토치로 야무지게 구웠다.
불이 활활 타올랐다.
비장탄 숯이 시뻘겋게 달아오를 때쯤,
세라믹 불판을 올렸다.
기본 준비가 모두 끝났다.
아공간 속에서 예쁘게 포장된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꺼냈다.
묵직한 것이 1250g짜리였다.
올리브 오일을 바른 후, 말돈 소금, 시즈닝 등으로 양념해 준 뒤,
세라믹 불판에 올렸다.
화력이 좋아서 그런지, 금방 지글거렸다.
군침이 확 돌았다.
음료수 잔과 각 얼음 그리고 콜라와 캠핑용 의자를 꺼냈다.
음료수 잔에 각 얼음을 채웠다.
콜라를 부었다.
탄산이 사악~ 하는 소리가 심금을 울렸다.
캠핑용 의자에 앉아, 한잔 쭈욱~ 들이켰다.
“캬~”
탄성이 절로 나왔다.
잠시 후, 스테이크가 노릇노릇 익었다.
한입 야무지게 뜯어 먹었다.
야외에서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그렇게 한창 고기를 뜯고 있을 때였다.
- 크아앙!
괴성과 함께,
──── 콰콰콰쾅!
폭발음이 들려왔다.
깜짝 놀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쪽 무릎을 꿇고 손바닥을 땅에 대었다.
순간, 반경 1km 이내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
‘맙소사!’
외계인이었다.
그것도 중세 갑옷을 착용한 외계인들이었다.
그들의 수는 약, 30여 명.
700m 전방에서, 마수를 사냥 중이었다.
‘헐,’
외계인들 중에는 투구를 착용하지 않은 자들도 있었다.
그들 덕분에 외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귀가 뾰족했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마치, 판타지 소설의 엘프 같았다.
‘아.’
그러고 보니, 그들의 모습이 낯익었다.
마계 공작의 무덤 속, 벽화에서 본듯했다.
- 크아앙!
거대한 마수가 괴성을 질렀다.
그들은 마수를 가볍게 사냥했다.
얼핏 봐도, 그랜드 이상의 실력자들이었다.
호기심이 동한 나는, 자리를 후다닥 치웠다.
그들이 있는 곳으로 순간 이동했다.
‘은신’
곧바로, 은신을 사용했다.
조심스럽게 그들 곁으로 다가갔다.
“무탱크가 간다.”
“무조건 막아!”
“궁수!”
‘이 무슨!’
깜짝 놀랐다.
카마쉬처럼 텔레파시가 아니었다.
난생처음 듣는 언어였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알아들었다.
이것을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일단, 그들을 계속해서 지켜봤다.
위험한 자들인지 아닌지, 그것부터 판단할 요량이었다.
- 크아앙!
마수가 괴성을 질렀다.
꽤나 상처를 입은 듯, 사납게 으르렁~ 거렸다.
자고로 상처 입은 짐승이 가장 무서운 법.
물소를 연상케하는 마수가 시뻘건 눈을 빛냈다.
“비켜!”
그때, 앙칼진 소리가 들려왔다.
꽤나 왜소한 체구의 인영이었다.
“안 돼요, 군주님!”
투구를 벗고 있던 여성이 소리쳤다.
허나, 왜소한 인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왜소한 인영이 질풍같이 달렸다.
그의 검에서 황금빛 아우라가 번쩍였다.
──── 쾅! 쾅! 쾅! 쾅! 쾅!...
왜소한 인영과 마수의 1:1 전투···
“거기까지입니다.”
말과 함께, 붉은 강기가 번쩍였다.
마수의 목이 단번에 떨어졌다.
“위로그!”
마수가 죽자, 왜소한 인영이 소리쳤다.
잔뜩 화가 난 듯, 발까지 동동 굴렸다.
“군주님, 위험한 행동은 삼가셔야 합니다.”
은빛 풀 플레이트를 착용한 기사였다.
“위로그, 하지만···”
“군주님.”
“·····”
기사의 다그침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왜소한 인영이 투구를 벗었다.
그 순간, 충격을 받았다.
아름다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유럽 출신의 모델, 바바라의 백 배쯤 되는 미모랄까.
김소진.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도 한 수 접어줄 정도였다.
넋을 잃은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때,
날카로운 뭔가가 다가왔다.
!!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황급히 몸을 날렸다.
- 쉬익!
바람 소리와 함께, 커다란 나무가 쑹덩 베어졌다.
내가 조금만 늦었다면···
‘윽.’
생각만 해도, 으스스~ 소름이 돋았다.
“감히, 은신을 하다니.”
날 습격한 자는 위로그라 불리던 은빛 기사였다.
“죽어도 원망은 못할 터.”
그가 시뻘건 아우라를 내뿜었다.
공포스러울 만큼 막강한 힘이었다.
‘분명, 은신 상태였는데···’
어떻게 날 찾았는지 꽤나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것은 나중 일이었다.
은신이 풀려버렸다.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30여 명의 기사들이 완벽히 포위했다.
그들 모두가 살기등등한 모습이었다.
“큭.”
나도 모르게 침음을 삼켰다.
구경만 한다는 것이, 발각이 될 줄이야.
최대한, 침착하게 상황을 대처했다.
전투 자세를 잡았다.
아공간을 개방했다.
(폭룡!)
폭룡을 부르자,
(주인! 대체 날 언제까지 이곳에 처박아둘 셈이냐!)
버럭~ 화를 냈다.
(이 자식이,)
은근슬쩍 아공간에 넣어뒀더니,
눈치를 챈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