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화
삼성동.
거대 게이트 앞은 이미 난리가 난 상태였다.
아비규환이랄까.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혹했다.
- 키에에엑!
끝도 없이 쏟아지는 스켈레톤 무리들···
압도적인 머릿수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이명호를 비롯한 연구진들이, 무사하다는 것 정도였다.
● 폭사 : 상공에서 200개의 창이 생성된다.
놈들을 향해 우측 팔을 뻗었다.
‘폭사.’
상공에서 200개의 창이 생성되더니,
빛살 같은 속도로 지상에 떨어졌다.
━━━━━━━━━ 콰콰콰콰앙!!!
엄청난 폭발과 함께, 거대 게이트 앞이 초토화되었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켈레톤 무리는 계속해서 쏟아졌다.
◈ 그림자 백작 : 로열 등급의 그림자 백작(5), 그랜드 등급의 그림자 자작(25), 마스터 등급의 그림자 남작(125), 챔피언 등급의 그림자 기사(625), 엘리트 등급의 그림자 투사(3125), 뱅가드 등급의 그림자 전사(15625), 베테랑 등급의 그림자 병사(78125)
‘소환.’
그림자 속에서 10만의 병력이 솟구쳤다.
(주인님.)
발타제였다.
(쳐라!)
발타제를 비롯한 그림자 병력이 쏜살같이 달려 나갔다.
━━━ 쾅! 쾅! 쾅! 쾅! 쾅!...
그림자 병력 VS 스켈레톤 병력.
전투가 시작되었다.
***
‘하,’
생각보다, 스켈레톤 병력이 강했다.
최소, 엘리트에서 챔피언 정도는 될듯했다.
★ 그림자 부활 : 죽은 자를 즉시 부활시킨다.(3/12)
◎ 망령의 팔찌 : 리퍼를 소환한다.(2)
‘소환.’
그랜드 찐삐라와 마스터 리퍼도 소환했다.
- 크아앙!
녀석들이 놈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 쾅! 쾅! 쾅! 쾅! 쾅!...
뼈가 튀고, 살이 난무했다.
정말 잔혹할 정도로 놈들을 압살했다.
헌데 그때,
‘윽!’
널브러진 시체들이 눈에 띄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참혹한 모습이었다.
‘모조리 죽인다!’
끓어오르는 분노에, 주먹을 꽉 쥐었다.
‘아공간.’
아공간을 개방 후, 손을 집어넣었다.
(폭룡.)
폭룡의 머리를 가볍게 움켜잡았다.
(흥! 드디어 이 몸인가.)
폭룡을 잡자, 마력이 폭발적으로 솟구쳤다.
그와 함께, 두려움이 사라졌다.
전신에서 검붉은 아우라가 치솟았고,
주체 못 할 힘에, 용기가 샘솟았다.
‘이동.’
스켈레톤 무리를 향해, 순간이동했다.
━━━ 쾅! 쾅! 쾅! 쾅! 쾅!...
놈들을 향해, 강기를 다발로 날렸다.
‘이게 바로 로열···’
끝없이 솟구치는 마력에, 아연실색할 정도.
‘폭룡도 더 강해졌어···’
강해진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가자!’
폭룡을 휘두르자,
스켈레톤 무리가 가볍게 양단되었다.
마치 허공을 베는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헐···)
(실망이다, 주인.)
(뭐?)
(내가 말했잖나. 데미갓의 폭룡이라고.)
(하,)
(주인은 너무 약하다. 날 제대로 쓰고 싶다면, 훨씬 더 강해져야 한다.)
폭룡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약하다니···’
황당했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주인, 조심!)
폭룡의 말에, 등골이 오싹했다.
반사적으로 순간이동했다.
“큭,”
황급히 주위를 살폈다.
내가 서 있던 곳.
그곳에 뭔가 투명한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감히!)
발타제를 비롯한 그림자 백작들이 득달같이 달려왔다.
발타제가 공격을 퍼부었다.
━━━ 쾅! 쾅! 쾅!
폭발과 함께 드러난 것은, 유채색의 마물이었다.
- 제너사이드가 출현하였습니다.
‘제너사이드?’
시스템 음성에 깜짝 놀랐다.
난생처음 보는, 마물이었기 때문이다.
체고, 3m.
둥그런 얼굴에 호리호리한 체형.
팔이 무려, 여섯 개나 달려있었다.
‘제너사이드라···’
은신형 마물의 출현에, 긴장하고 있을 때,
━━━ 쾅! 쾅! 쾅! 쾅! 쾅!...
그림자 백작 VS 제너사이드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5 : 3의 대결임에도 박빙이었다.
“하,”
얼마나 치열한지, 기가 막힐 정도.
서로가, 단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았다.
“어쭈!”
그 모습에, 울컥~ 하고 투기가 솟구쳤다.
‘폭룡!’
바닥을 박차고 달려 나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제너사이드의 뒤를 점했다.
살기를 느낀 제너사이드가 반격했다.
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강기 다발을 날렸다.
━━━ 콰앙!
폭발의 충격에, 제너사이드가 튕겨 날아갔다.
‘이동.’
놈의 뒤로 순간이동했다.
━━━ 스각!
빛살 같은 속도록, 목을 단숨에 베었다.
제너사이드가 힘없이 쓰러졌다.
★ 그림자 부활 : 죽은 자를 즉시 부활시킨다.(3/12)
‘잘 됐군.’
지난번 전투에서 다섯이나 소멸된 상태.
이번 기회에 충원하기로 했다.
(주인님!)
발타제였다.
때마침, 제너사이드를 모두 처리한 것이다.
(스켈레톤을 처리하겠습니다.)
(그래, 모조리 다 죽여라.)
(예!)
발타제가 달려 나갔다.
참으로 든든한 녀석이었다.
‘부활.’
제너사이드를 향해, 우측 팔을 뻗었다.
순간, 제너사이드 그림자가 쭈욱~ 하고 늘어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제너사이드 그림자가 생성되었다.
(너희들은 찐삐라다. 지금부터, 스켈레톤을 모조리 다 죽여라.)
찐삐라가 스켈레톤 무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좋군.’
그 모습에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태민아!]
최 대장을 비롯한 마감청 헌터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대장님, 게이트는 제가 맡겠습니다. 도심으로 빠져나간 놈들만 맡아주세요.]
[그래, 알았다.]
최 대장이 몸을 돌렸다.
[모두들 들었지?]
[예!!!]
[길목은 이미 차단된 상태다. 팀별로 흩어져 수색한다. 알겠나!]
[예!!!]
최 대장과 금빛 독수리들이 도심으로 향했다.
***
삼성동 곳곳에 흩어졌던 스켈레톤 무리들.
최 대장을 비롯한 마감청 헌터들에게 모두 척살되었다.
“크윽!”
최 대장이 침음을 삼켰다.
갑작스럽게 터져버린 거대 게이트···
인명 피해만 수백이 넘었다.
불가항력적인 일이었지만···
어쨌든 마감청의 책임이었다.
***
[하,]
아직도 스켈레톤이 쏟아지고 있었다.
최 대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왔다.
[태민아, 혼자서 괜찮겠냐?]
최 대장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림자 병력이 한 치의 틈 없이,
거대 게이트를 봉쇄 중이었다.
최 대장이 내 어깨를 다독였다.
[소환수들이 없었다면 어쩔 뻔했냐.]
그가 그림자 병력을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는 제스처였다.
‘하긴···’
거대 게이트를 혼자서 틀어막는 건, 불가능했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말이다.
그림자 병력이 없었다면,
벌써 초토화됐을 것이다.
[정말, 태민이가 없었다면 어쩔뻔했냐.]
[그러게요. 태민 씨가 없었다면···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끝도 없이 쏟아지는구만.]
[삼성동은 물론, 서울이 피바다가 됐을 겁니다.]
강 선배 말에, 모두가 인상을 찌푸렸다.
***
이번 사태로 알게 된 사실은 딱 하나였다.
거대 게이트가 언제 활성화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랬다.
상시 대기.
이곳에서 머물기로 한 것이다.
이명호를 비롯한 학자들의 연구가,
끝날 때까지만 말이다.
***
거대 게이트 앞에, 이동식 주택이 설치되고 있었다.
컨테이너를 개조한 주택이지만,
당분간 지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김 기사, 오라이!”
“조금만 더 옆으로!”
“이쪽으로 좀 오라고!”
이동식 주택이 설치되고 있을 때였다.
[태민아.]
[예, 대장님.]
[마감청으로 와줘야겠다.]
갑작스러운 호출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즉시, 마감청으로 향했다.
***
“제퍼슨이라고, 미국 CIA 요원이다.”
최 대장이 40대 초반의 미국인을 가리켰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태민 헌터님.”
그가 찾아온 이유는 이랬다.
미국을 휩쓸고 있는 스켈레톤 드래곤을 처리해 달라는 것이었다.
원하는 것은 모두 다 맞춰주겠다고 했다.
“1급 기밀까지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들어보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
‘1급 기밀이라···’
제퍼슨 말에, 살짝 궁금해졌다.
“일단, 들어보죠. 1급 기밀이라는 거···”
“그 말씀은··· 드래곤을 처리해 주시겠다는···”
“들어보고 결정하죠.”
“····· 그건···”
“싫으면 마시고요.”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퍼슨이 진땀을 흘렸다.
***
제퍼슨이 프로젝트 화면으로 다가갔다.
“일본 오사카, 미나토구에 생성된 거대 게이트입니다. LD. 레비아탄이 튀어나온 곳이죠. 이곳에서 불과 하루 뒤, 두 명의 인영이 튀어나왔습니다.”
제퍼슨이 인영의 모습을 확대했다.
“대한민국의 빌런, 마귀입니다.”
제퍼슨의 말에 깜짝 놀랐다.
마귀가 튀어나올 줄은,
상상도 못 한 것이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곧이어 나오는 영상에 기함했다.
마귀가 거대 게이트를 개방했기 때문이다.
제너사이드를 필두로, 악마의 기사와 다크 템플러들이 쏟아져 나왔다.
더욱 놀라운 점은, 스켈레톤 드래곤을 마귀가 생성했다는 것이다.
“마귀와 함께 나온 자를 주목하셔야 합니다.”
제퍼슨이 중세 갑옷을 착용한 자를 가리켰다.
“스켈레톤을 무한으로 생성하는 자입니다.”
“큭,”
제퍼슨 말에, 침음을 삼켰다.
끝도 없이 쏟아지던 스켈레톤 무리들.
그것들이 모두 저자의 작품이라는 소리였다.
“현재, 일본의 삼분지 이가 점령된 상태. 일본이 완전히 점령된 후, 다음은 어디겠습니까. 오늘만 봐도···”
제퍼슨이 오늘 일을 거론했다.
“하,”
기가 막혔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일본에 가야 할듯했다.
“스켈레톤 드래곤, 제가 처리해 드리죠.”
제퍼슨의 그림자에 그림자 병사를 주입했다.
“지금 당장, 미국으로 돌아가세요.”
“설마, 저 혼자서 돌아가라는···”
“혼자가 아닙니다.”
제퍼슨의 그림자에서 그림자 병사가 솟구쳤다.
“으악!”
제퍼슨이 깜짝 놀라며 뒤로 자빠졌다.
“그림자 병사와 함께 가는 겁니다. 미국에서 대기하세요. 저는 순간이동으로 갈 테니까.”
당황한 제퍼슨···
결국, 혼자서 돌아갔다.
내 약속을 믿는다고 하면서 말이다.
“일본으로 가야겠습니다.”
“태민아!”
최 대장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마귀는 반드시 쳐들어올 겁니다.”
“하지만, 혼자서 가는 건···”
“저, 순간이동 능력잡니다. 혼자라면, 절대 죽을 일 없습니다.”
“태민아···”
“대장님!”
“휴우~ 그래, 알았다.”
최 대장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최 대장님, 러시아 대사가 찾아왔습니다.”
“러시아?”
“예, 이태민 헌터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
부관의 말에 상황을 파악했다.
러시아도 스켈레톤 드래곤 때문에 찾아온 것이다.
***
마트베이 사포노프는 50대 장년인이었다.
“러시아를 구해 주십시오.”
나는 제퍼슨과 마찬가지로,
그의 그림자에 그림자 병사를 주입했다.
그런 후, 돌려보냈다.
***
다음 날, 일본 홋카이도에 위치한 하코다테 공항으로 향했다.
미국의 정보에 의하면 그곳은 아직 멀쩡했다.
놈들은 현재, 아오모리에서 대기 중.
바다 건너의 홋카이도로, 진출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듯했다.
‘기다려라, 마귀.’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놈과의 질긴 악연을 끊어낼 작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