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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로 인류 최강-70화 (70/110)

70화

“웬 놈이냐!”

“…웬 놈? 흥.”

다크 템플러의 말에 코웃음 쳤다.

“입이 거칠구나.”

“뭐라?”

“평소라면 목을 쳤을 테지만 오늘은 특별히 용서해 주마.”

“용서?”

다크 템플러가 걸어 나왔다.

“하급종 주제에 감히 용서? 큭 크크크~”

“크하하하~”

“킥키키키~”

“크크크~”

“하하하~”

다크 템플러 무리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잘 모를 수 있다.”

마귀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 걸음 다가섰다.

그가 다크 템플러의 뺨을 툭툭~ 건드렸다.

“내 비록 인간의 몸에 기생 중이지만 이래 봬도 헬바인님의 권속이니라.”

“헤 헬바인….”

뜻밖의 이름이 나오자 다크 템플러가 긴장했다.

“잘 들어라. 지금 당장 아마테라스님께 전하라. 발록 일족의 카마쉬가 왔노라고.”

“바 발록 일족….”

마귀의 말에 다크 템플러가 벌벌 떨었다.

“저 정말 발록 일족이십니까?”

“놈!”

“윽.”

마귀가 호통치자 다크 템플러가 납작 엎드렸다.

“헬마인님의 이름과 아마테라스님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내가 권속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럴 수 있단 말이냐!”

마귀의 말에 다크 템플러가 성안으로 뛰쳐들어갔다.

잠시 후,

“오호 정말 카마쉬님이군요. 어쩌다….”

성에서 나온 이는 갈색 로브를 착용한 스켈레톤이었다.

스켈레톤은 공중에 붕~ 떠 있었다.

전신에서 시커먼 아우라가 일렁거렸다.

막대한 마력이었다.

마귀의 동공이 더할 나위 없이 커졌다.

“헉.”

침음을 삼킨 마귀가 무릎을 꿇었다.

“에 엘더 리치께서 어찌 여기까지….”

“하하하 발록 일족의 카마쉬님이 오셨는데 어찌라니요.”

“아.”

“일어나세요.”

“가 감사합니다.”

“그래 30년 전 실종됐다는 얘기는 저도 들었습니다. 마도 제국의 균열을 찾아 여행을 떠나셨다고요?”

“그 그게….”

순간 말문이 막혀왔다.

지구로 향한 이유가 떠올랐던 것이다.

‘큭.’

[미개한 것들의 세상이로구나. 이곳을 점령하여 신이 될 것이다! 으하하하!]

당시 인류를 정복할 생각이었다.

인류를 정복해 신이 될 생각이었다.

그래서 무턱대고 마계를 이탈한 것이다.

균열을 벗어나 게이트로 이동했다.

게이트에서 인간들을 만났고,

그들을 학살했다.

그리고 그때 아드리안느와 마주쳤다.

피가 튀고 살이 난무했다.

그녀와 치열하게 싸웠고,

소멸 직전까지 갔었다.

때마침 인간들이 배신했고,

그 덕분에 다시 살아났다.

그 후 이 모양 이 꼴로 지금까지 살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떠올리기도 싫은 아픈 과거였다.

“말하기 곤란한가 보군요.”

“죄 죄송합니다. 엘더 리치님.”

마귀가 넙죽 엎드렸다.

“…귀한 손님을 모셔놓고 추태를 부렸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아마테라스님이 기다리십니다.”

엘더 리치가 가볍게 손짓했다.

***

엘더 리치를 따라 들어간 곳은 접견실이었다.

접견실에 마련된 왕좌에,

에이션트 리치 아마테라스가 앉아있었다.

그는 황금빛 법복에 오색 왕관을 착용 중이었다.

“오랜만이구나 카마쉬.”

“죽음과 동격이시며 세상의 모든 시체를 관장하시는 에이션트 리치 아마테라스님을 뵙습니다.”

마귀가 넙죽 엎드렸다.

“헬바인님의 전령이더냐?”

“아닙니다.”

“허면?”

“드릴 말씀이 있어서 긴히 찾아뵈었습니다.”

“할 말이 있다?”

“예.”

“니가?”

마귀가 땅에 머리를 박았다.

“아마테라스님.”

“귀하디귀한 발록 일족께서 나 같은 늙은이에게 할 말이 있다라….”

아마테라스의 말에 침음을 삼켰다.

아무래도 마계를 무단이탈한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왕지사 이리된 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였다.

“살려주십시오!”

“…허허허 살려달라?”

“마도 제국의 균열을 수색하던 중 지구란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지구?”

“예. 마음에 드실 겁니다. 우선 이것 좀….”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틀었다.

사람들을 촬영한 영상이었다.

“프로미아인과 비슷한 종이구나. 아니 똑같구나. 머리 색과 귀만 다를 뿐이야.”

“동양인입니다.”

“동양인?”

“황인종이라고도 부릅니다.”

“황인종이라….”

“피부색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호.”

“그리고 이들은 서양인입니다.”

영상을 본 아마테라스가 깜짝 놀랐다.

“프로미아인과 완전 똑같구나.”

“예! 귀만 빼면 완전 똑같습니다.”

“…능력은?”

“고작해 봤자 로열입니다.”

“로열? 생각보다 미개한 종이군.”

“마도 제국의 일개 백작급 정도랄까요.”

“…흐음 그렇단 말이지….”

예상대로 아마테라스가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휴대폰에 저장된 여러 영상들을 보여줬다.

지구와 인류에 관한 영상들이었다.

“종교도 있다고?”

“그들을 정복한 후 아마테라스님을 믿게 한다면….”

“…격이 올라가겠군.”

“물론입니다.”

마귀가 오체투지 했다.

“기회를 주십시오 아마테라스님!”

***

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

CIA 본부.

어두운 회의실에 프로젝트만 돌아갔다.

대한민국 서울 삼성동에 생성된 거대 게이트를 찍은 영상이었다.

게이트 속에서 LD. 레비아탄이 걸어 나왔다.

레비아탄의 맞은편에 한 사내가 서 있었다.

금빛 독수리가 새겨진 슈트를 착용한 자였다.

그가 손짓하자,

그림자 속에서 수백의 병사가 솟구쳤다.

사내의 명령에 수백의 병사가 창을 던졌다.

레비아탄의 몸에 창이 꽂혔다.

놈이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때 누군가 영상을 확대했다.

레비아탄을 직격한 창이 순식간에 녹아드는 장면이었다.

레비아탄이 쓰러졌다.

놀랍게도 세상 밖으로 나온 지 1분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속된 말로 순삭된 것이다.

침묵이 이어지고….

잠시 후 불이 켜졌다.

회의실에 있던 모두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이 공격받았기 때문이다.

레비아탄 한 마리가 시카고를 반파시켰다.

로열 등급의 헌터가 다섯이나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엘리시움 창이 없었다면,

시카고가 완전히 소멸됐을 것이다.

단 한 명만 있어도 강대국이 된다는 로열 등급의 헌터들.

그런 그들이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져 있었다.

“저자의 영입은 어떻게 됐나?”

“아직….”

40대 사내의 말에 볼튼 국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최선을 다해 접촉하고 있습니다만….”

“계속해서 기다릴 수는 없네. 위에서 말들이 많아.”

“무슨 말씀입니까? 위에서 말들이 많다니요.”

“이번 일만 봐도 그래. 시카고가 반파되었어. 그런데 서울은 멀쩡하지 않은가.”

“…설마.”

“한국 같은 작은 나라에 이태민은 오버야.”

“이태민을 치려는 겁니까?”

“가질 수 없다면 싹을 잘라야겠지.”

“국장님,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

“제퍼슨.”

“국장님.”

“내가 아니라 슈페리얼의 결정일세.”

“안됩니다. 국장님!”

제퍼슨이 완강히 반대했다.

“…일주일을 준다면 이태민을 스카우트할 수 있겠나?”

볼튼 국장의 말에 제퍼슨이 고개를 저었다.

“그는 바라는 게 없습니다.”

“그럼 엎질러진 물일세.”

“이태민을 적으로 돌리면 후회하실 겁니다.”

“후회?”

“봉황 길드 때 보셨잖습니까. 이태민이 로열을 어떻게 요리하는지 말입니다.”

“그러니까 위험하다는 말일세.”

“…무슨.”

“이태민이 로열이 된다면?”

“….”

“한국에 로열 헌터만 여섯이 되네. 우리보다 한 명이 더 많아지지.”

“….”

“코딱지만 한 나라가 우리보다 앞선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볼튼 국장의 말에 침음을 삼켰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다른 헌터에 비해 이태민은 너무나 강했다.

동급 최강이랄까.

세계 랭킹 15위.

로열 등급 14명을 제외한 순위였다.

그랜드에서는 당연히 1위였다.

그랜드 오브 그랜드였으니까.

이태민이 로열이 된다면 그 즉시 세계 랭킹 1위가 될 것이다.

러시아 최강자 표도르 스몰로프보다 10년이나 빠른 행보였다.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강해질지 두려울 지경.

평범한 자신도 이 정도인데,

세계 랭커인 슈페리얼은 오죽할까.

모르긴 몰라도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없애려 할 것이다.

“이태민에 관한 모든 자료를 슈페리얼에게 넘기게.”

볼튼 국장이 다가오더니 어깨를 다독였다.

***

아마테라스에게 받은 물품은,

뼈의 구슬 4개와 악령의 구슬 1개였다.

뼈의 구슬은 스켈레톤 드래곤을 소환할 수 있는 구슬이었고,

악령의 구슬은 잃어버린 힘을 복원할 수 있는 구슬이었다.

다음으로 아마테라스에게 받은 병력은,

리치 왕 1마리,

제너사이드 10마리,

악마의 기사 100마리,

다크 템플러 2000마리였다.

다크 템플러의 등급이 마스터였으니,

다른 것들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병력을 이끌고 출발했다.

악마의 말이라는 쌍두마를 타고 리치 평야를 지나,

죽음의 언덕을 주파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시체의 강이 나왔고,

깜깜한 밤이 돼서야 황야의 들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황야의 들판에서 밤을 지새운 뒤 어둠의 숲에 들어갔다.

그렇게 얼마나 이동했을까,

해가 중천에 뜨자 용암지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본 오사카 미나토구에 생성된 거대 게이트와 연결된 균열이었다.

균열 앞에 섰다.

지금은 힘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

균열을 완전히 개방할 수 없었다.

자신과 리치 왕만이 균열을 통해 지구로 갈 수 있었다.

‘개방.’

마귀가 능력을 발휘하자,

용암지대의 균열이 쩌억~ 하고 갈라졌다.

마귀와 리치 왕이 균열 속으로 진입했다.

순간 눈앞이 암전되고,

마귀가 다시 눈을 떴을 땐 거대 게이트 밖이었다.

“이건!”

깜짝 놀란 마귀가 소리쳤다.

“으하하하!”

그러더니 돌연 대소를 터트렸다.

피바다.

거대 게이트 주변이 온통 피바다였다.

헌터는 물론 육상 자위대 시체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LD. 레비아탄 한 마리를 막지 못한 것이다.

- 크아앙!

저 멀리서 LD. 레비아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하늘에서는 전투기 소리가 창공을 찢었다.

- 쾅! 쾅! 쾅! 쾅! 쾅…!

미사일 폭격이 이뤄졌다.

- 크아앙!

LD. 레비아탄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한 일,

LD. 레비아탄이 큰 도움이 되었다.

악령의 구슬을 들었다.

악령의 구슬은 반경 10km 이내의 시체에서,

영혼을 빨아들일 수 있는 기물이었다.

구슬을 발동했다.

“흐읍!”

마귀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잃어버렸던 힘이 복원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발록으로 돌아갈 수 없었지만,

능력만큼은 복원되었다.

잠시 후 힘을 복원한 마귀가,

거대 게이트를 향해 손을 뻗었다.

순간 게이트가 쩌억~ 하고 갈라지면서,

마계와 연결되었다.

“나오너라.”

마귀의 말에 리치군 병력이 쏟아졌다.

제너사이드 10마리,

악마의 기사 100마리,

다크 템플러 2000마리였다.

“크하하하!”

흡족한 마음에 대소를 터트렸다.

여기까지는 연습 게임일 뿐이었다.

진짜 게임은 뼈의 구슬이었다.

마귀가 품에서 뼈의 구슬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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