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 마스터 등급의 그림자 격투술이 그랜드 등급으로 진화하였습니다.
- 마스터 등급의 그림자 무기술이 그랜드 등급으로 진화하였습니다.
- 그림자 격투술과 그림자 무기술이 그림자 전투술로 진화하였습니다.
- 마스터 등급의 그림자 실드가 그랜드 등급으로 진화하였습니다.
- 그림자 남작이 그림자 자작으로 승작하였습니다.
- 폭사의 대미지가 소폭 상승하였습니다.
- 폭룡 강림의 대미지가 소폭 상승하였습니다.
!!
‘설마 설마 했지만. ……정말로 그랜드에 오를 줄이야.’
고작 24살.
이게 가능한 일인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천재 중의 천재.
러시아의 전설이라는 표도르 스몰로프.
그도 30대를 넘긴 후에야 달성한 경지였다.
‘맙소사.’
벅차오르는 기쁨에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상태창을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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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능력>
▣ 그랜드 등급 : 그림자 전투술(적강기)
<특수 능력>
◈ 그랜드 등급 : 그림자 실드
◈ 그림자 자작 : 그림자 자작(0/5) 그림자 남작(3/25) 그림자 기사(25/125) 그림자 투사(125/625) 그림자 전사(625/3125) 그림자 병사(3125/15625)
<그림자>
★ 그림자 전송 : 반경 1km 이내 그림자를 매개물로 전송시키거나 그림자가 있는 곳으로 자신을 전송한다.
★ 그림자 은신 : 그림자 속으로 숨어든다.
<폭룡>
● 폭사 : 상공에서 150개의 창이 생성된다.
● 폭룡 강림 : 현세에 폭룡을 강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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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명왕과의 싸움.
처음엔 억울하기도 했었다.
좋은 일 하려다가 죽을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우면서 느꼈다.
백호 명왕이 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물론 내 힘을 없애려 했지만 말이다.
돌이켜보면 큰 가르침을 받은 셈이다.
마음 같아서는 절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
그랜드를 경험했기에 아귀를 이길 수 있었고
그랜드를 경험했기에 그랜드에 오를 수 있었다.
아무런 경험이 없었다면
이곳에 누운 건 내가 됐을 것이다.
“태민아, 괜찮냐?”
최 대장이었다.
“네.”
“고생했다. 지켜보면서 얼마나 조마조마하던지.”
절체절명의 순간 끼어들 타이밍만 재고 있었을 것이다.
안 봐도 비디오였다.
내가 가장 존경하던 사람이라 인품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휴, 아귀가 괴물로 변하다니 이 무슨….”
우린 멍하니 아귀를 내려다봤다.
“이 자식,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제부터 알아봐야죠.”
아귀의 사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나와라, 아귀.’
아귀의 그림자가 주욱- 하고 늘어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림자 아귀가 생성되었다.
- 오염된 영혼입니다.
!!
머릿속에서 시스템 음성이 들려왔다.
당황스러웠지만 무슨 소린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여 여긴… 나… 누구…)
그림자로 부활한 아귀가 정신없이 중얼거렸다.
- 오염된 영혼이 곧 소멸됩니다.
!!
시스템 음성에 깜짝 놀랐다.
아귀가 소멸된다니
황급히 아귀의 기억을 공유했다.
(나… 누구…)
‘윽…!!’
지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기억이 공유되지 않았다.
그저 알 수 없는 단편적인 모습들만 출력됐다.
‘1악과 마귀는 어딨나.’
모든 것을 떠나, 1악과 마귀의 위치만큼은 파악해야 했다.
(1악 마귀….)
‘그래 1악과 마귀.’
(1악 마귀…·. 1악 마귀….)
‘그들은 지금 어딨나!’
(그, 그들은….)
‘어딨냐니까!’
아귀를 다그치자 놈이 괴로워했다.
‘어딨냐고!’
또다시 다그치자
(으… 으아악!)
머리를 붙자고 비명을 질러댔다.
(어, 어디…)
- 오염된 영혼이 소멸되었습니다.
아귀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젠장, 이 무슨….’
기가 막힐 일이었다.
오염된 영혼이라며 시스템이 직접 소멸시켰다.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1악과 마귀.
설마 이대로 놓치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됐다.
“태민아! 아귀가….”
그림자로 부활한 아귀가 순식간에 사라지자 최 대장이 물었다.
“……오염된 영혼이래요.”
“오염된 영혼?”
“네, 그래서 소멸됐어요.”
“……그럼 알아낸 것은?”
최 대장 말에 고개를 저었다.
“흐음…. 그럼 일단 정리가 되는 대로 신앙촌부터 치자.”
“……네, 대장님.”
많은 학생들이 신앙촌으로 이주했다.
아귀의 성정상 그들을 가만뒀을 리 없었다.
무슨 짓이든 저질렀을 것이다.
이제부터 조사해야겠지만,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참, 성전이 될 가능성은 없겠죠?”
초토화된 성당을 가리켰다.
종교란 것이 그렇다.
핍박을 받으면 받을수록 커지고 단단해진다.
영천 교인들 스스로가 핍박받았다 여긴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성전이 일어날 것이다.
더욱이 그들이 신처럼 믿고 따르던 교주가 죽었다.
성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상태.
“성전이라니, 괴물로 변하는 모습 다 찍어놨는데. 액션캠으로.”
최 대장이 슈트에 장착된 액션캠을 가리켰다.
그때였다.
[대장님,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무전이 들어왔다.
[영천교 교주가 아귀임이 판명됐다. 영천교 관련자들 전부 구속하고, 관련 시설들 전부 폐쇄한다. 반항하는 빌런은 즉시 처단하도록.]
최 대장이 현장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
영천 교인들이 떼로 몰려온 것은 30분쯤 지나서였다.
초토화된 성당을 바라보며 난리 쳤다.
이에 마감청 요원들이 아귀의 변신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히익! 저 저게 뭐야!”
“맙소사!”
“말도 안 돼.”
아귀의 모습에 충격받은 사람들.
하지만
“사탄이야! 사탄! 사탄이 우릴 시험한다!”
“교주님 바라건대 저희에게 굳건한 의지와….”
“영천교 만세! 교주님 만세!”
“사탄아 물러가라!”
“이 악마들! 썩 꺼져라!”
자신들을 속이고 있다며 난리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귀의 사체까지 보여줬다.
사람이 한번 세뇌가 되면 정상으로 돌아오기가 무척 어렵다.
특히 종교적인 세뇌는 더욱 그랬다.
교리란 것을 배배 꼬아서 세뇌시키기 때문인데.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 중 미치거나 뇌절하기 일쑤였다.
운 좋게 세뇌가 덜 된 사람들은 빠르게 정신을 찾았다.
“우리 민수 살아 있나요? 우리 아이 좀 찾아주세요.”
“우리 영지는요? 우리 영지도 좀 찾아주세요!”
“우리 진성이 이제 겨우 10살이에요. 우리 애 좀 찾아주세요. 제발……!”
자녀들 생사부터 물으며 간곡히 애원했다.
“저희가 최선을 다해 찾겠습니다. 그러니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최 대장이 그들을 달랜 후
“태민아, 가자.”
나와 함께 보현산으로 향했다.
물론 마감청 요원들도 함께였다.
보현산.
신앙촌이 있는 곳이었다.
***
영천시 외곽지역에 보현산이 있었다.
“아무래도 여긴 1차 집결지 같은데.”
1차 집결지라는 것은 인신매매범들이 쓰는 은어로,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란 뜻이었다.
신앙촌으로 들어간 학생들이 무척이나 염려되었다.
최 대장이 액셀을 꽉 밟았다.
신앙촌이라 해서 무슨 농촌 마을이 아니었다.
보현산 인근에 대규모 빌라 단지가 조성돼 있었다.
이곳이 바로 신앙촌이었다.
무슨 비밀이 그리도 많은지
보안 검색대가 3대나 설치되어 있었다.
이미 교주의 정체가 들통난바.
관련자들을 전원 검거하기로 했다.
반항하는 자들은 즉시 처단했다.
나는 처단된 빌런들을 그림자로 부활시켰다.
쓸만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잠시 후
괜찮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최 대장 말대로 이곳이 1차 집결지였다.
영천교 내에서 아주 열성적이고 말 잘 듣는 사람들만 뽑아서 2차 집결지로 옮겼다.
2차 집결지의 위치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현재로서는 2차 집결지가 핵심 지역인 듯했다.
왜냐하면 외부 사람들이 직접 와서 아이들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슨 아귀와 연계된 조직이 더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마귀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일단 학생들 상태부터 살폈다.
가끔씩 피를 뽑으며 지속적인 세뇌를 받았고
알 수 없는 약물을 투약받는 등 인체 실험에 활용된 모습이었다.
더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아귀의 변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
핏빛의 붉은 보석.
아직도 기억에 선명했다.
놈이 그것을 먹자 괴물로 변했다.
놈의 단편적인 기억을 통해 알아본바, 놈은 그것을 혈석이라고 불렀다.
혈석은 평범한 사람도 마물을 사냥할 만큼 강하게 변신시켜 줬다.
일종의 울트라 슈퍼 각성제였다.
마스터의 아귀가 그랜드의 괴물로 변했듯이 말이다.
***
신앙촌 관련자들을 조사하며 외부 사람 파악에 총력을 기울였다.
CCTV부터 주변 지역 탐문까지, 대대적인 수사도 벌였다.
허나 안타깝게도 단편적인 윤곽만 나왔을 뿐 물증이 하나도 없었다.
놈들이 CCTV가 없는 외곽 지역으로만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할 수 없이 영천시 외곽 전체를 샅샅이 뒤졌다.
혹시나 놈들이 숨어있을 제2의 집결지를 찾기 위해서였다.
학생들을 데려간 동선을 따라 철저히 수색했다.
허나 나오는 것이라고는 산과 들 뿐이었다.
며칠 동안이나 일대를 탈탈 털었는데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게이트마저도 탈탈 털었다.
게이트에 집결지를 마련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영천시 외곽, 길드와 클랜이 운영하는 게이트가 모두 21곳.
“하…. 없다.”
최 대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것들이 대체 어디로 숨은 거야!”
일주일 동안 20여 곳을 샅샅이 뒤졌다.
없었다.
그냥 일반적인 게이트였다.
신앙촌으로 이주한 학생들만 약 육백여 명.
종교라는 이름하에 모진 학대와 세뇌 속에서 생체 실험을 당하고 있었다.
헌데 이들 중 무려 이백여 명의 아이들이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 버렸다.
모두가 12세 이하 어린아이들.
우리가 사력을 다해 조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나는 영천시 일대에 형성된 게이트를 주목했다.
아무리 봐도 게이트 속에 숨어있을 것 같았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가 조사하지 못한 곳은 단 한 곳뿐.
바로 경북에 적을 둔 봉황 길드의 S급 게이트뿐이었다.
‘S급 게이트라….’
나는 이곳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었다.
남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 치부했지만.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1악과 봉황 길드가 손을 잡았다면?’
지금껏 1악과 마귀를 본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던 이유가 설명됐다.
강해지고 싶은 헌터가 사냥을 안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그들도 어딘가에서 사냥을 했을 것이다.
그곳이 만약 봉황 길드의 S급 게이트라면?
아무도 이런 생각을 못 했을 뿐이었다.
적의 심장부에 아지트를 마련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생각해 보았다.
불가능했다.
봉황 길드가 모를 수가 없었다.
‘설마.’
아직은 뇌피셜일 뿐
밝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