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림자로 인류 최강-37화 (37/110)

37화

차원을 관장하는 신의 유물.

마도 문명 제1 신기.

크리스탈 코어.

그것을 발견한 하무일은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너무나도 엄청난 힘이었다.

이 힘만 있다면 세상을 지배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냉큼 크리스탈 코어를 흡수하려 했다.

그러나, 흡수가 되지 않았다.

힘을 흡수하기 위해선 연구가 필요했다.

하무일은 고심했다.

그 결과, 제3의 적귀가 가진 그림자의 힘을 이용.

게이트 밖으로 빼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판이었다.

마감청 레이더망은 훨씬 더 정교했던 것이다.

마감청과의 싸움.

피가 튀고 살이 난무했다.

13의 적귀는 물론, 마감청 역시도 사력을 다해 싸웠다.

결국, 압도적인 수에 밀려 중상을 입었다.

부하들도 모두 잡히거나 즉결 처형된 상황.

하무일은 자폭하는 심정으로, 크리스탈 코어를 터트려버렸다.

블랙홀이 생성되고 한점에 모든 것이 빨려들었다.

세상은 그렇게 멸망한 것이다.

육체가 소멸된 하무일.

크리스털 코어에 영혼을 봉인 당했다.

그 후, 오랫동안 차원을 떠돌게 된다.

기억을 상실한 채로 말이다.

그러다 결국 인과율에 따라,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

스스로를 자각한 마계령은 이태민의 죽음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는 불에 타들어 가는 끔찍한 고통을 맛보고 있었다.

고통에 한없이 나약해진 상태.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마계령은 이때를 빌려 이태민의 육체를 장악했다.

***

하무일은 이태민을 완전히 죽이지 않았다.

그림자의 힘을 흡수하기 위해서였다.

이태민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림자의 힘을 다오.”

하무일이 이태민의 힘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덕분이었다.

마계령은 아주 손쉽게, 하무일의 손을 붙잡을 수 있었다.

“잠. 들. 거. 라. 내. 전. 신. 아.”

힘겨웠지만, 아주 냉정히 말했다.

카오스에게 전수받은 폭염은 그 자체로 생명체.

그 운용 능력은 그랜드에 올랐던 자신이 압도적으로 뛰어났다.

더군다나, 지금은 그림자 마계령 상태.

마력을 직접 다루는 영혼체 상태였다.

과거의 자신보다 훨씬 더 정교히 다룰 수 있었다.

말할 필요도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하무일의 힘을 흡수했다.

인정사정 볼 것 없었다.

모든 힘을 다 빨아들였다.

고통 없이 보내는 것.

과거의 자신에 대한 최대한의 예우였다.

“아 거 거 거….”

힘을 빼앗긴 하무일이 전신을 벌벌 떨었다.

이태민의 힘을 빼앗던 중.

역으로, 자신의 힘을 빼앗긴 것이다.

“아, 안 돼!”

그러다 결국,

“끄아아악!”

몸이 타 버리더니, 순식간에 재로 변했다.

- 폭염을 흡수하였습니다.

- 폭염이 폭룡으로 진화하였습니다.

그림자 마계령이 눈을 떴다.

그의 두 눈에서 샛노란 빛이 번쩍였다.

“하.”

마계령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영혼체 상태로 힘을 운용했더니 폭염이 증폭된 것이다.

자신의 몸에 흐르는 엄청난 힘에 전율했다.

그토록 넘고 싶었던 벽을 단숨에 뛰어넘은 것이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도, 도망쳐!”

“으악!”

“괴, 괴물!”

하무일과 함께 온 자들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공포에 질려 있었다.

전신을 벌벌 떨었다.

그러면서도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공포에 질린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적귀를 처리했을 뿐만 아니라,

이토록 막대한 마력을 뿜고 있으니 말이다.

더욱이 화상을 입어 녹아내리는 모습은,

누가 봐도 끔찍했다.

허공 위로 몸을 띄운 마계령이 그들을 향해 손짓했다.

- 쾅! 쾅! 쾅! 쾅! 쾅…!

폭발과 함께, 그들 역시도 한 줌의 재로 변했다.

마계령은 그들 중 단 한 명만 살려뒀다.

김미경.

바로 그녀였다.

“사, 살려주세요. 제, 제발….”

공포에 질린 그녀가 뒷걸음치며 애원했다.

마계령은 고개를 저었다.

김미경.

자신의 첫사랑.

그녀를 부활시키는 것이 사랑이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사랑이 아니었다.

그림자의 권능으로 누군가를 부활시키는 것은 망자에게 영원한 고통을 선사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만 쉬렴.”

손가락을 튕기자, 김미경 역시도 한 줌의 재로 변했다.

그때였다.

- 어둠의 장막 효과가 종료되었습니다.

- 그림자의 권능이 봉인 해제되었습니다.

- 순간 이동 능력이 봉인 해제되었습니다.

- 그림자 병력이 봉인 해제되었습니다.

그림자의 권능이 봉인 해제되자, 다시금 막대한 힘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마계령은 눈을 감고 그림자의 힘을 운용했다.

폭염과 마찬가지로 그림자의 힘도 증폭됐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힘이 몸에 맴돌았다.

“이야압!”

막대한 힘을 방출했다.

- 콰콰콰콰콰콰…!

지축을 뒤흔드는 대폭발이 일어났다.

- 마계령이 데미 갓으로 진화하였습니다.

허공에 둥실 뜬 모습은 반은 붉었고, 반은 검었다.

마치, 아수라 백작 같았다.

마계령 주위로 숨 막힐듯한 마력과 검붉은 아우라가 빛살처럼 뿜어져 나왔다.

그가 우측 팔을 뻗었다.

손끝에서 검은빛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 빛은 하나의 검을 형상화했다.

- 마계령이 그림자의 검을 생성하였습니다.

그림자의 검을 생성한 마계령이 이번엔 좌측 팔을 뻗었다.

마찬가지로, 그의 손끝에서 붉은빛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 빛 역시도, 하나의 검을 형상화했다.

- 마계령이 폭룡의 검을 생성하였습니다.

“크하하하!”

두 개의 검을 쥔 마계령이 대소를 터트렸다.

이윽고, 두 개의 검을 합치기 시작했다.

검 끝에서 만난 두 개의 검이, 한점에서 뭉치기 시작했다.

엄청난 열기와 그림자가 서서히 하나로 합쳐졌다.

그리곤,

- 콰앙!

강력한 폭발을 일으켰다.

- 마검 폭룡이 탄생하였습니다.

마검 폭룡은 형체가 없었다.

검붉은 기운이었다.

마검 폭룡이 마계령 몸속으로 스르륵 스며들었다.

마계령이 손짓하자, 마검 폭룡이 순식간에 튀어나왔다.

10m가 넘는 거대한 대검에서 보통의 장검, 단검, 채찍, 도끼, 망치, 창 등 계속해서 모습을 바꿨다.

그야말로 변화무쌍이었다.

“폭사.”

마계령이 손을 들자, 마검 폭룡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상공에서 검붉은 창들이 쏟아졌다.

- 콰콰콰콰콰콰콰….

장산이 반파될 정도로 엄청난 폭발이었다.

그 모습에, 마계령의 입꼬리가 실룩 실룩거렸다.

“큭, 크크크… 크크크… 크하하하!”

웃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대소를 터트렸다.

“기다려라, 늙은이.”

그가 누군가를 향해 살기를 내뿜었다.

지금이라면 카오스도 단번에 넘을 수 있었다.

그 말인즉슨, 자신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소리였다.

최소한, 대한민국 내에선 말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크리스탈 코어에서 온갖 차원을 떠돌며 살았다.

희로애락을 비롯한 기본적인 감정조차 망각한 채 그렇게 살았었다.

고작 영혼체 따위로 말이다.

이젠 모든 것이 끝이 났다.

게임 오버.

고생 끝.

행복 시작이었다.

태민의 몸을 벗어나, 젊고 싱싱한 인간의 몸으로 옮긴다.

그 후, 영원불멸의 삶을 누린다.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벅차오르는 감동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려 할 때,

- 이태민의 자아가 눈을 떴습니다.

“…으잉?”

자다가 봉창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태민? 아니, 태민이가 왜?”

- 이태민의 자아가 현재 상황을 판단 중입니다.

이태민의 자아가 깨어나다니.

위험했다.

상당히 위험했다.

마계령은 황급히 순간 이동을 하려고 했다.

단 1초라도 빨리 이태민의 몸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래야만이 종속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가 없었다.

- 순간 이동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뭔데 이거!”

황당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 이태민은 상위 개체입니다.

- 종속된 하위 개체는 상위 개체의 의지에 반할 수 없습니다.

“누구 맘대로!”

- 이태민의 신체를 치유합니다.

- 데미 갓의 권능이 소모됩니다.

“아, 안 돼! 안된다고!”

절규했지만, 소용없었다.

- 이태민은 상위 개체입니다.

- 종속된 하위 개체는 상위 개체의 의지에 반할 수 없습니다.

황금빛 빛이 번쩍였다.

뼈가 재생되고, 살이 재생됐다.

눈부신 속도로 상처들이 치유됐다.

“내 힘! 내 힘! 으아악! 이태민! 이태민!”

마계령이 난리 쳤지만, 소용없었다.

- 데미 갓의 권능이 소멸되었습니다.

- 이태민의 신체가 완벽히 재생되었습니다.

“아, 안 돼. 안 돼에!”

신체가 재생되자, 이태민의 자아가 돌아왔다.

마계령은 황급히 마검 폭룡 속으로 숨어들었다.

- 마계령을 소멸시키겠습니까?

( 이태민! 데미 갓이란 지고한 위치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모든 게 다 너 때문이다. 그런데도 날 죽일 셈이냐! )

- 상위 개체가 소멸을 승인하였습니다.

( 이태민! 이태민! )

- 마계령이 소멸되었습니다.

***

- 마계령이 데미 갓으로 진화하였습니다.

데미 갓의 막대한 마력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 당신은 상위 개체입니다.

- 데미 갓의 권능으로 신체를 치유하시겠습니까?

물어보나 마나였다.

당연히 수락했다.

“아, 안 돼! 안 돼에!”

- 종속된 하위 개체는 상위 개체의 의지에 반할 수 없습니다.

황금빛 빛이 번쩍였다.

뼈가 재생되고, 살이 재생됐다.

눈부신 속도로 상처들이 치유됐다.

“내 힘! 내 힘! 으아악! 이태민! 이태민!”

마계령이 난리 쳤지만, 소용없었다.

그때였다.

- 일류 격투술이 그림자 격투술로 진화하였습니다.

- 일류 무기술이 그림자 무기술로 진화하였습니다.

- 일류 실드가 그림자 실드로 진화하였습니다.

- 그림자 준남작이 그림자 남작으로 승작하였습니다.

- 마검 폭룡을 획득하였습니다.

- 폭사를 각성하였습니다.

!!

정신을 되찾은 순간, 각성해 버렸다.

깜짝 놀랐지만, 침착해야 했다.

최우선적으로 할 일이 있었다.

‘마계령 소멸.’

- 마계령을 소멸시키겠습니까?

( 이태민! 데미 갓이란 지고한 위치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모든 게 다 너 때문이다. 그런데도 날 죽일 셈이냐! )

( 그럼 널 살려둘까? 두 번이나 날 배신한 너를? )

( 이태민. 부탁이다. 제발 살려다오. )

( 네놈 말야. 하무일이잖아. 정체를 숨긴다고 내가 모를 줄 알았냐. )

( 태민…! )

‘소멸.’

- 상위 개체가 소멸을 승인하였습니다.

( 이태민! 이태민! )

- 마계령이 소멸되었습니다.

마검 폭룡속에 숨어 있던 녀석이 눈 깜짝할 사이에 소멸됐다.

녀석이 소멸되자 속이 다 시원했다.

이로써 과거의 하무일과 미래의 하무일.

둘 다 사라져 버렸다.

놈들과의 질긴 악연도 끝이 난 것이다.

허나, 또 다른 악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라.’

하무일은 분명, 우리라고 했다.

우리라면 1악과 8귀가 연관됐을 확률이 매우 컸다.

게다가 하무일의 볼케이노까지 포함시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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