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세르디의 막내딸과 노헤스카 대공의 결혼이 사교계를 강타했다! 황제파 수장의 막내딸과 황가를 박차고 떠난 대공의 결혼식이라니, 정치적 결합인지 세기의 로맨스인지 따지려 사교계의 모든 눈이 그들을 주시했으나 어째 이 두 사람, 일반적인 결혼과는 좀 다르다? “혹시 마호세르디와 노헤스카의 계약에 대하여 알고 있는가?” “세기의 로맨스, 이런 소문이 필요하십니까?” 결혼 첫날부터 계약의 내용을 묻는 체드란이 너무해 보일 법도 한데 연약한 꽃 같다던 나엘라는 되레 한 술 더 뜬다. 대공가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자료들은 그렇다 쳐도 대체 왜 온갖 군사 기밀 문서들을 요청한단 말인가? 이제 막 시집온 대공비가 첩자일지도 모른다니! 집사는 물론이고 체드란까지 그녀의 의도를 고심하던 그때, 일이 터졌다. 나엘라가 가신 가문의 영식을 줘 팼단다. 심지어 한다는 말이, 뭐? 그녀가 기사라고? 하루가 멀다 하고 폭풍처럼 몰아치는 사고들에 머리는 날로 아프고, 심지어 뒷수습도 전부 그의 몫이 되었다. 심지어 체드란을 당당히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는 나엘라에게 그는 여우에게 홀린 듯 속절없이 끌리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일생을 황실과 전쟁터에서 보내며, 목숨만 간신히 부지해 왔지. 난 사랑을 잘 몰라.” “그럼 왜 제 곁에서 맴도셨습니까?” 어차피 사랑을 모르긴 피차 마찬가지. 역으로 치고 들어오는 말에 체드란은 그녀에게 칼자루를 건넸다. “그러니 묻겠네. 그대의 감은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