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4막 (上) 유학소녀 - 9
“아픈 건 아물었는데 어째 흉터가 잘 안 사라지네.”
살짝 웃고, 코니는 다시 옷을 주섬주섬입었다.
조금 전 갈아입었을 때 속옷을 겹겹 쌓아서 입진 않았기에, 검은색 하녀복을 입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소녀가 긴 옷소매의 단추를 잠그는 동안.
“어. 어, 어쩌다가 그런 흉터가….”
“코앞에서 총을 맞았거든. 게다가 얼마 전에는 칼에도 한 번 찔리고.”
당황한 로즈의 입안에서 제대로 문장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녀가 말을 버벅거리는 걸 보는 코니가 약간은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정말 다 나았어. 봐봐, 아까 피아노도 쳤잖아?”
“그렇긴 하면 다행이지만 난, 아니, 전 그게….”
더듬더듬.
로즈는 하얘진 안색으로 말했다.
“믿어줄 수 있다고 말은 했지만, 저도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대체무슨 사정이… 있었던 건가요?”
여태까지 주고받은 말이 공기 중을 떠도는 조각 조각으로 느껴질 뿐이었다면. 소녀의 몸에 선명하게 새겨진 흔적은, 그 현실감이 없던 ‘이야기’에 실감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놀란 거 같네.”
코니라는 이 소녀가 정말 약혼자였는지 아니었는지. 그건 조금 다른 문제다.
여기에 있는 소녀가, 로즈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겪은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 되었다.
“미안해. 겁을 주려고 한 건 아니었어.”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코니는 자리에 앉았다. 그와 동시에, 옆에 앉아서 잠자코 둘을 지켜보고 있던 올리버도 포크를 내려놓았다.
“누가 봐도 협박이었는데. 렉스?”
“올리버 넌 입 다물고 있어. 지금 분위기 좋은 순간이니까.”
“분위기를 더 좋아지게 하려는 거니까 너나 잠자코 있어 봐. 여자애는 이렇게 달래는 거야. 렉스.”
소녀의 핀잔으로도 올리버의 주접을 막을 순 없다. 그는 냅킨을 내려놓고 로즈를 바라보며, 예의 바른 미소를 지었다.
“로즈 양. 조금 전 렉스, 아니, 미스 코니의 갑작스러운 탈의에 당황하셨죠. 제가 대신 사과하겠습니다.”
“괘, 괜찮아요. 사과하실 것까지는….”
“그런데 말입니다. 로즈 양, 그거 아십니까?”
올리버는 안경의 콧대를 쓱 올렸다.
“저 애는 시도 때도 없이 옷을 벗습니다. 옷을 벗기 위해서 옷을 입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니 저와 재클린이 놀라지 않은 거지요.”
“우와,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진짜 변태 같은데?”
질린 표정으로 코니는 옷섶을 양팔로 가리는 시늉을 한다. 물론 그건 정말로 올리버를 신뢰하기에 보여줄 수 있는 장난이었다.
그런 코니에게 그는 가볍게 코웃음을 날렸다.
“스스로 변태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게 더 놀랍군, 렉스. 너는 그 아이가된 몸으로 뭘 했지?”
“응? 뭐 했냐고? 뭘?”
“그걸 꼭 내 입으로 말해야 아는 건가?”
올리버는 음흉한 웃음을 지으면서도 재클린의 눈치를 쉴 새 없이 보았다.
“그러니까 그… 그거 있잖아. 그거”
“그거라니. 대체 뭘 말하는 건데.”
“그러니까, 그거는 그게 아니면, 뭐겠냐고.”
로즈 앞에서 애써 멋있는 척을 하려고 용을 쓰면서 대화를 이어가려고 하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다.
대화는 코니와 하고 있어도 올리버의 시선은 불안하게 재클린 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허튼소리를 하는 게 올리버답긴 하지. 응.”
그렇게는 한데, 저렇게 겁이 나면서도 꼭 회심의 개그를 해야 하는 걸까. 어차피 또 시답잖은 농담일 게 뻔한데.
파하, 하고 얕은 비웃음을 흘리면서 코니는 말했다.
“마스터베이션을 말하는 거지?”
“그래 그거~.”
본능적으로 대화를 맞장구치지 않으면 숨을 못 쉬는 성격이었던 올리버는 자연스럽게 코니의 말에 동의했고.
“어?” “으음?” “예?”
셋 모두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조금 전 느닷없이 로즈에게 위험천만한 사실을 처음 알렸을 때와 다른 점이라면,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조금도 의식하지 않는지,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코니는 양 눈을 깜박깜박할 뿐.
이상한 위화감 사이에서 가장 먼저 틈을 찾은 건 재클린이었다.
“오빠는 어쩌면 정말로 저 말을 하고 싶어서 했을지도 모르지.”
“무슨 말이야, 동생?”
“그냥 혼잣말 중얼거린 거야, 응♪”
혼자서 은근슬쩍 넘어가는 재클린을 올리버는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흘겨보았다. 그러다가 마찬가지로 당황스러운 안색으로 하와와 하고 있는 로즈와 시선이 마주쳤다.
‘진실만 말할 수 있는 단기 서약. 네가 건 게 아직 안 풀린 게 아닐까?’
‘역시 그게 문제인 걸까요.’
입으로 말을 꺼내진 않아도,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을 할 수있는 둘.
여기서는 역시 연상인 자신이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각오로 올리버는 안경의 콧받침을 슬쩍 올렸다.
“시간은 충분히 지난 거 같은데 아직도 안 풀린 거냐.”
“안 풀렸다니… 아하. 괜한 걱정을 하고 있네, 너.”
턱을 괴고 있던 코니가 한쪽 눈만 살짝 찡그리며 웃었다.
여느 때처럼 이지적인 미소를 짓는 소녀를 보며 올리버는 마음 한 켠에 똬리를 틀고 있던 불안한 감정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저 표정이다. 대체 무슨 근거와 뒷배가 있는지 몰라도 아무튼 당당하게 내보이는 저 득의양양한 표정.
아이의 몸으로 변하기 전에도 알고 있었고 변한 후에도 알고 있던, 올리버가 알고 있는 그 렉스의 얼굴이다.
바뀐 외형 속에 담긴 렉스가, 예전 자신이 지었던 바로 미소를 머금는다. 같은 미소라도 어째선지 지금은 요염한 느낌이 드는 얼굴로. 둘도 없는 자신의 친구에게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심야에 한 번 성욕은 정기적으로 푼다. 오늘분은 아직 덜 쌓였어.”
“아니! 그게 아니라!”
화를 내는 건지, 아니면 놀란 건지 알 수가 없는 올리버를 바라보는 코니의 시선에 복잡한 감정이 섞여 들어간다.
“아까부터 대화가 안 이어지네. 그게 아니면, 뭐?”
“단기 서약 말이야, 단기 서약! 로즈가 너한테 걸었던 거!”
“그것도 당연히 아직 안 풀렸지. 안 풀렸으니까 이렇게 말도 못 할 부끄러운 사실을 주르륵 말하는 거잖아.”
너무 뻔뻔한 태도는 거꾸로 오해를 사기 쉽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것도 주변에서 상상할 수 있는 어느 한정선을 지켰을 때나 먹힐 이야기다.
지금의 코니처럼 그 한계를 아득하게 뛰어넘은 태도는 주변에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나라고 해서 좋아서 이런 천박한 말을 읊고 싶었던 게 아닌데.”
노골적인 한숨을 내쉬는 소녀.
“애초에 난, 로즈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싶었어. 이런 농담 따위가 아니라. 다 네 탓이야, 올리버.”
“진짜 미안하다…. 이런 끔찍한 대화가 될 줄은 몰랐다. 미안해.”
“응. 지금처럼 사과할 때는 과감하게 사과하는 그 용기가 매력적이지. 네가 내 친구라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
“잘도 그런 부끄러운 말을 하는구나.”
“그러게 말이다. 나도 내가 두려워. 언제까지 이렇게 말해야 하는 걸지.”
평온한 어조로, 아무리 당황하지 않은 척을 하더라도. 소녀의 새빨개진 얼굴을 숨길 순 없었다.
이건 딴지를 거는 쪽이 지는 것이다!
“여, 여튼!”
쾅- 하고 로즈는 손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자기 나름대로는 시선을 끌기 위한 오버 액션이었다.
“당신 말은 믿는 편이 맞겠어요. 레, 렉스 씨.”
“예전 이름을 꺼내는 건 아직 거부감이 있구나.”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어요. 다만 뭔가, 쉽게 연상이 잘 안 되어서.”
드물게, 다 큰 어른이 교구에 신고한 이름을 바꿀 때가 있다. 그런 사람은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새로운 이름을 알려주면서 ‘앞으로는 이게 나의 이름이다.’라고 선언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조차도 이게 쉽게 바뀔 수있는 개념이 아니라는 정도는 알고 있다.
지금 로즈의 머릿속에서 알렉산드로스 커빗—애칭으로는 렉스—의 이름은 자신보다도 훨씬 어른스러운 멋이 흐르던 왕국 신사의 이미지. 그 이름이, 로즈 자신보다도 한참 어려 보이는 요조숙녀의 외형에 도통 달라붙지 않는 것이었다.
“괜찮아. 편하게 그냥 코니라고 불러. 코니 또한 나의 이름이니까.”
“다른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부를게요.”
“그래 주면 나야 고맙지. 정확히는 경의사 인격을 상징하는 코넬리아 B.라는 이명(異名)의 애칭이기도 하니까 나도 정이 붙은 이름이거든.”
여느 때처럼 특급 비밀을 술술 읊는 코니는 이제 거의 체념한 표정이었다.
피아노 연주를 끝마치고 로즈를 만나고 대화를 할 때는, 자신의 행동에 선택지가 있을 줄 알았다. 코니는 예전 약혼녀에게는 지금의 모습을 비밀로 하고 싶었다.
그 선택을 망가뜨린 건, 다름 아닌 로즈였다.
진실만을 꺼내야 하는 코니의 입은 정직한 단 하나의 이정표만 세워준다.
단 하나의 길.
그 길을 강요당한 건 코니 일행뿐만이 아니었다.
“간단하게 거수로 정할게. 다수결로 정할 거고, 모든 선택에서 나는 기권하겠다.”
코니가 손가락질로 숫자를 세기 시작한다.
자신의 왼쪽에서 여전히 팬케이크를 음미하고 있는 재클린.
하나.
자신의 오른쪽에서 팔짱을 낀 채 느긋하게 실눈으로 관찰하고 있는 올리버.
둘.
그리고 자신의 맞은편에서, 살짝 긴장된 얼굴로 포크를 만지작거리는 로즈.
셋.
“로즈 프리스카를 우리 팀에 넣고 싶다. 손.”
소녀의 말에 올라온 손은 둘. 재클린과 올리버였다.
“통과. 로즈는 우리 팀이다.”
“너무 억지스러워서 웃음도 안 나오네요.”
“우리도 안 웃기니까괜찮아. 우리가 했던 의사결정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거든.”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는 걸 잊지 않는 코니. 어이가 없어 보이는 로즈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앉으라’라는 손짓을 하였다.
“아직 안 끝났어. 로즈.”
“아니에요. 죄송하지만 끝난 거 같습니다.”
은근슬쩍 흐름에 휘말릴 뻔했다. 로즈는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코니에게서 거의 빼앗길 뻔 했던 주도권을 간신히 되찾았다.
“오늘은 이만 귀가하겠습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다시 찾아올게요. 오늘 일은 다른 사람에겐 비밀로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집에 돌아갈 거라고? 내 팬케이크만 먹고?”
“저는 육감을 믿어요. 렉스 씨. 리력(理力)의 개화가 완연해진 지금의 제 육감이,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탁자 아래로 내려져 있는 로즈의 두 손은. 다른 주변에서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맥박을 짚고 있다.
단순히깜짝 놀라서 그런 게 아닌, 이질적인 박동감이 자신의 심장에서 퍼져 나오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렉스 씨. 당신이 정말 알렉산드로스 커빗 씨라고 해서, 인제 와서 저와는 상관없잖아요. 이제 약혼 관계도 아니잖아요.”
“그럴 리가 없지. 로즈. 거짓말하지마.”
왼손등으로 턱을 괸 코니는 비스듬하게 치켜뜬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네가 이 저택에 찾아온 순간부터 이미 결정이 난 거야. 내 판단과는 상관없이, 네 의지가 여기서 떠나고 싶어 하지 않잖아.”
“아니에요. 전 여기서—“
“넌 지금 궁금해서 미칠 거 같지 않아?”
바쁘게 말하느라 살짝 마른 입술을 장미는 혀로 핥았다.
“나에게 무슨 일어났길래, 그 커다란 약혼자가 이런 우스운 몰골의 계집애가 되었는지. 그 사정이 궁금하지? 응?”
“그건….”
“궁금하잖아. 너는 절대 호기심을 이길 수 없어.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순간 로즈는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지 잊었다. 가쁘게 숨을 들이켰다 내쉰 그녀는, 세 명의 눈동자가 모두 자신을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큰 숨을 들이마셨다.
“세상에…. 다 알고 있었군요.”
“아, 올리버는 몰라. 지금 아는 척 하는 거야 쟤는.”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한없이 썰렁한진실을 까발리면서. 코니는 성의 없이 팬케이크를 한 조각 베어 물었다.
“으무으무. 음. 으음.”
반쯤 비워진 우유잔을 야무지게 비우고, 소녀는 손등으로 입에 묻은 우유를 닦아냈다. 그리고 말했다.
“며칠 전에 나도 새 차 샀는데. 드라이브하고 싶다. 손.”
이번에 들어 올려진 손은 세 개였다.
가볍게 손을 든 한 명은 재클린. 나머지 두 개의 손은, 만세를 하는 코니였다.
“좋아, 그러면 오랜만에 외출 준비를 할까?”
“렉스 씨 조금 전에는 기권한다고….”
“내가 들어가면 머릿수가 짝수가 되니까 다수결을 만들 수 없잖아. 그래서 빠졌던 거야. 이번엔 내가 이 양손으로 홀수를 만들어서 다수결을 만든 거고.”
언뜻 듣기로는 뭔가 그럴싸해도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코니는 자기 혓바닥을 가리켰다.
“로즈, 이 단기 서약이 암만 시간이 지나도 안 풀리는데? 영원히 이래야 하는 건 아니겠지?”
“아닐 거예요. 드물게 오래 가기도 하거든요. 정말 드물게, 가끔 오래 갈 때도 있는 서약이에요. 저도 처음이지만요.”
“그 말은, 예전에 했을 때는 나보다 빠르게 풀렸다는 건가.”
“아뇨. 누군가에게 이 서약을 체결한 게 처음이란 말이에요.”
“하하, 그건 좀 웃기네! 내가 진짜 바로우 가문의 영애였으면 어쩌려고 했던 거야?”
함빡 웃음을 머금은 코니는 딱, 하고 손가락을 튀겼다.
“재클린, 2층 통신실에서 전보 두 통 부탁해.”
“꿀꺽.”
접시를 급하게 싹 비운 재클린은 입술을 닦고 “알았어!”라고 기운 좋게 대답했다.
“누구누구한테 보낼 거야? 무슨 내용으로?”
“하나는 미드슈피츠 선술집으로. 손님 모시고 가니까 벽난로에 불을 켜줘.”
그렇게 말한 코니는 집게손가락을 세워서, 로즈를 가리켰다.
“나머지 하나는 얘가 연락해야 하는 사람에게. 그 사람이 그쪽 할아범한테 사실대로 말하도록 전해둬.”
코니는 예전에 프리스카 가문의 당주를 만난 적이 있었다. 잠깐 대화를 나눈 정도였어도 그 짧은 시간에 절실하게 깨달은 건.
그 사람에게 거짓말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
“커빗 가문에서 널 강제로 붙잡아서 보내주지 않는다고. 그래서 좀 늦게 돌아갈 수 있다고, 사실 그대로 전해. 그렇게 말하면 지금 네가 그런 옷으로 탈출하게 도와준사용인들도 크게 혼나지 않을 거야.”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납치당하는 거 같네요.”
“비슷하다고 봐야지. 아닌가, 음, 납치 그 자체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던 코니는. 어딘가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이는 로즈에게 ‘안심하라’라는 듯 양손으로 진정하란 제스처를 보였다.
“괜찮아. 당분간 해치진 않을 테니까.”
“렉스 씨, 그거 언젠가는 당신이 나를 해칠 수 있다는 말 아닌가요…?”
“설마. 못 하지. 어떻게 너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 더군다나 활력을 맷돌처럼 갈아 먹는 이런 형편없는 몸으로 말이야.”
“그…그렇죠?”
이런저런 일이 있어도 약혼 관계의 신뢰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런 거친 행동은 나대신 재클린이 할 거야.”
“으응?!”
하지만 옆에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동생에게 오명이 쓰였다.
“재클린 언니, 설마 나한테….”
“아니야!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 그치 오빠~?”
“세상에 만에 하나라는 게 있거든.”
팔짱을 낀 코니는 엄격과 근엄과 진지함이 블렌딩 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