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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화 〉3막 (下 - 2/2) 네가 죽으면 나도 죽어야겠지 (16) (90/111)



〈 90화 〉3막 (下 - 2/2) 네가 죽으면 나도 죽어야겠지 (16)

살짝 벌려진 코넬리아의 입술 사이로 나온 하얀 날숨은 단어를 만들지 못했다.

소녀의 말보다 빠른 건, 땅에서 솟아오르듯나타난 검은 그림자.

“「탕—」”

첫발은 천장이었다.

“어어?!”

마틴의 목소리에는 과장 없는 놀라움이 섞여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흑빛 로브를 뒤집어쓴 누군가가, 기척 없이 나타나 마틴의 팔을 위로 쳐올렸다. 그 모습은 코넬리아의 가까운 기억 속에 있었다.

‘아스트라페!’

로브 밖으로 드러난 마른 팔은, 단식 수행을 하는 수도승처럼 앙상하다.

그런 팔로도 마틴을 방해할 수 있었던 건,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이니 가능했겠지. 그런 생각을   코넬리아뿐만이 아닌 모양이었다.

“칫-”

혀를 찬 마틴은 리볼버의 해머를 당기면서 곧바로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비틀어져 있던 상체는 그대로 로드리를 향한 채, 코넬리아와 거리를 벌린다.

 앞을 바짝 따라붙는 아스트라페의 고개가 코넬리아를 향했다.

검고 어두운 로브 속, 빛나는 붉은 눈동자 두 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뜻은 하나.

『움직여라』

“방해됩니다!”

가까이 다가온 아스트라페를 피해서 총을 쏘려고 하는 마틴은, 자세를 낮추어서 다시 로드리를 겨냥하였다.

그 순간.

“이야아아압!”

코넬리아의 뱃속에서 끄집어낸 기합은 단단히 잠겨 있던 소녀의근육을 단숨에 풀어내었다.

땅을 박차고 소녀가 앞으로 달려나가는 기세 그대로, 어깨부터 마틴을 들이박으려 했고.

“「타앙—」”

고막을 때리는 건조한 총성.

두 번째 총격의 소리, 여운이 지나가기도 전.

“크억-”

마틴에게 몸통 박치기를 한 충격을 그대로 온몸으로 받고, 옆으로튕겨 나가듯 바닥을 구르는 코넬리아.

소녀는. 의학원에 다니던 학창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동기들과 이러쿵저러쿵 떠들면서 앞도 제대로  보고 거리를 걷다가, 옆에서 달려오는 이륜마차에 치받혔던 쓰라린 추억.

혹은 글러브도 끼지 않은 주먹으로 배를 처맞는  강렬한, 충격적인 기억.

 기억이  하필 지금 떠오른 걸까.

납축전지에 손가락을   찌르르한 느낌을 몇백, 아니 몇천 배는 키운 듯한 통증에 기억은 난잡하게 흩어지고.

잔뜩 쌓인 서류 뭉치가 창문 바람에 느닷없이 뒤섞여서 사방으로 날아가는 것처럼,소녀의 의식이 매 순간 잘게 쪼개어져 흩날리다가.

—헉.

숨을 들이켠 소녀는 한 박자 늦게, 자신이 양 무릎을 꿇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왼팔로 땅을 짚은 코넬리아는 얼른 고개를 들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리볼버가 마틴의 손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덩그렁— 쇠붙이가 땅에 떨어지고.

그와 동시에 아스트라페의 날카로운 손날 끝이, 정확히 마틴의 목젖을 향한다. 선이 아닌 점으로 향하는 오른손이 무자비하게 그의 목을 쑤셔버리기 직전, 코넬리아는 외쳤다.

외치려고 했었다.

“죽이지마—…”

어째서일까. 커다랗게 외치려던 목소리가,  살 먹은 노인의 목소리처럼 힘없이 나왔다.

그 명령에 멈칫한 아스트라페는, 연이어 방심할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궤도를 비틀어 팔꿈치로 가격.

“「퍼억」”

묵직한 타격음.

관자놀이를 정통으로 맞은 마틴의 몸이 기우뚱 기울어지기가 무섭게, 구겨지는 종이처럼 곧바로 땅에 고꾸라졌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정도의 충격이었는지 그대로 기절해버렸지만, 한눈에 봐도 심각한 자세로 쓰러진 마틴에게 신경을  여유가, 코넬리아에겐 없었다.

고양이처럼 둥글게 몸을 구부린 채.

어느 사이엔가 팔꿈치 앞으로 땅바닥을 문지르며 뺨을 바닥에 붙이고 있다.

몸은, 천천히, 배에서 스멀스멀 밀려오는 통증으로 떨리기 시작했다.

“헉… 어억….”

시선은 지하 바닥 어딘가로. 코넬리아는 왼손으로 배를 더듬었다. 우의에 젖은 빗물로는 도저히 생각할  없는, 뜨거운 액체가 솟아나고 있었다.

“아, 안돼….”

인공심장의 박동에 맞춰서 규칙적으로. 울컥울컥.

‘총에 맞았다.’

몸에 받은 상처보다도 늦게 이해되는 사실.

코넬리아는 의식이 짙어지는 검은 안개에 묻혀 흐려질 뻔 했지만, 곧바로 자신을 감싸는 인기척에 정신을 차렸다.

“무슨 짓이야! 렉스!!”
“큭… 로, 로드리….”

고함을 외친 로드리는, 바닥에 비참한 자세로 엎드리던 코넬리아를 바른 자세로 돌려 눕혔다.

머리를 뒤로 젖힌 자세로, 그를 올려 바라보는 코넬리아는, 자신이 웃고 있다는 걸 느꼈다. 당황과 분노가 어루섞인 로드리의 표정이 어딘가 우스꽝스러워서 그런 걸까.

“흐흐… 쿨럭.”

아니다.

그저 어이가 없기에 터져 나오는 웃음이었다.

“어째서 끼어든 건가. 그건 내가 맞아야 하는 총이다!”
“짜식이, 야, 그건 내가 할, 말이야, 헉, 끅….”
“말하지 마라.”
‘그럼, 말을 걸지 말라고.’

그렇게 핀잔을 넣고 싶었지만, 소녀는 농담이 입에서나올 때가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알아차리고 있었다.

소녀를 몸에 바짝 붙인 자세로 앉은 로드리가아스트라페에게 뭐라고말을 하였다. 로브를 뒤집어쓴 그림자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불에 타오르듯, 밝고 붉은 루비빛 눈동자는 가느스름하게 말없이 소녀를 내려다볼 뿐.

마틴을 가로막아준 그 자에게 말을 걸고 싶었다. 하지만 감사의 한마디를 할 틈도 없이,배에서 시작되는 통증이 순식간에 거칠게 전신을 쑤셔 오기 시작했다.

로드리가 주머니에서 꺼낸 멸균 거즈를 크게 뭉쳐서 상처 속에 깊숙하게 후벼 넣었기 때문이었다.

“끅… 흑끄윽…!”

그대로 거즈를 배에 둘둘 감지 않고 로드리는 총상을 입은 배를 압박하면서, 코넬리아의 가슴에 귀를 바짝  자세로 직접 청음을 하였다.

잠깐 사이에 온통 피로 젖은 셔츠와 그 위를 막는 로드리의 거친 손등으로.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고장이 난 수도꼭지처럼 피가 꿀렁꿀렁 흘러나왔다. 순식간에 거즈를 다 적신 코넬리아의 혈액이 로드리의 손을 타고 흘러넘쳤다.

“지혈이 안 된다.”

로드리의 문장은 여느 때처럼 건조하지만.

“박동성 출혈이다.”

그 말이 곧 죽음을 선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건 코넬리아는 알고 있었다.

이를 악문 소녀는 양손으로 로드리의 팔을 붙잡았다. 나름대로는 힘껏 쥐려고 했지만, 달달 떨리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바, 박동성, 아….”

뭔가 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배에서 뒤틀려 오는 근육 경련에 이를 악물었다.

아직은 살아 있다는 증거로 피는 끊임 없이 새어 나온다. 코넬리아의 셔츠는 이미 축축하게 검붉은 색으로 젖었고, 넘치게 흘러나온 피가 바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말하지 마라.”
“대동맥 파열인가…. 로드리. 괜찮아….”

코넬리아는 어지러운 머리를 열심히 뒤적거렸다. 의학국에서 급하게 오는 외상(外傷) 환자들 대부분은 팔과 다리에 큰 상처를 입는 게 대부분이었다.

공장에서 기계 정비나 일상적인 작업을 하다가 커다란 부품 사이에 손이나 팔이 으스러지거나.

아니면 사륜마차나 증기기관차에 부딪혀서  좋게도 팔다리뼈가 부러지는 정도로 끝난 환자들.

지혈만 된다면 일단 그 순간에는 어떻게든 살아서 넘어갈  있다. 반대로, 나중에 감염으로 죽든 쇼크로 죽든, 지혈이 안 된다면  순간 모든 게 끝장이다.

그 더럽게 운이 없는 상황이 지금 코넬리아였다.

“괜찮아…. 벼, 별로  아프니까….”

코넬리아는 덜덜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그리고 쉬지 않고 소녀의 복부를 꾸욱 누르고 있는 로드리의 피범벅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그 작은 소녀의 손을 보던 로드리가 입을 열었다.

“북방정지사업에 참가했을 때 총을 여기, 그리고 여기 맞았었는데.”

한 손으로 자신의 오른쪽 허벅지와 왼쪽 어깨를 가리키면서 로드리는 말했다.

“여섯 시간 동안 눈밭에 처박혀 있었다가 살아남았다. 살기 위한 의지를 포기하지 마라.”

아마도 힘내라는 의미로  말이다. 대답할 기력도 없는 코넬리아는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로드리의 말이 아예 터무니없는 말은 아니었다. 살겠다는 의지를 놓아버린 환자는 훨씬 이른 시간에 쇼크가 찾아온다.

물론, 의지로만 되는 일도 아니었다.

성인이라면 지혈이  된 환자는 두어 시간 정도는죽지 않고 버틸 수 있다. 반면 체구가 작으면 그만큼 혈액량이 적으니, 좀  빠르게 의식을 잃는다.

거기에 사지와는 다르게 제대로 지혈을 할 수 없는 복부 총상, 또 하필 동맥 파열이라면.

‘길어야 5분, 아마도 3분.’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이 끝을 맞이하기까지는 초침이  바퀴 돌 정도의 시간이 전부다.

죽음을 초연하게 받아들일 거라고는 자기 자신도 믿지 않았다. 그보다는, 진짜로 죽기 직전의 상황을 맞닥뜨리라고는 상상한 적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참 약삭빠른 인생이었다.

이미 한 번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인생이었으면서도, 단  번도 유언 같은 걸 생각한 적이 없다니.

“후…쿨럭, 쿨럭쿨럭!.”

억지로 웃으려다가 허파가 경련하듯 기침을 토해내었다. 지금   있는 건, 부질없는 압박과 기도뿐이다.

 분 일 초가 아쉬운 이 순간에.

‘조금 전에 자신이 맞을 총이라고 했지?’

무언가, 아주 중요한 것이 있었다.

코넬리아의 머릿속에서 둥근 빛이 떠올랐다.

‘로드리는 분명히. 미리 그 말을 했었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로드리 자신이 사망하면, 시체를 수습해서 구원군에게 전해달라는 부탁.

폐공장 부지로 이동하면서 나누었던, 불길한 징조라고 몸서리를 쳤던 대화. 그 대화가 하필이면 지금떠올랐다.

‘일족 사이를 연결하는 표징을 사용한다고 했는데. 정확한 내용이 뭐였지?’

생각이 미처닿지 않지만, 기억을 되짚을 여유가 없다. 이대로 언제 의식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고, 잃는 순간이 바로  죽음.

오로지, ‘살고 싶다’는 의지로.

입술을 달싹거리던 코넬리아는, 간신히 단어를 짜내었다.

“귀… 귀를…”

소녀의 부탁에 로드리는 코넬리아를 등 뒤에서 안은 채 바닥에 앉은 자세 그대로, 어깨 위로 고개를 내밀어 소녀의 입에 머리를 가까이하였다.

“나를…구원군의… 일족으로, 만들어.”
“음?”

그걸 들은 로드리는 다시 고개를 들어, 빛을 잃어가는 소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눈꺼풀   깜박일 정도의 고뇌가 지나가고.

로드리는 말했다.

“여신의 앞에서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

그 말에 코넬리아는 저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싶었다.

이 순간조차 로드리는, 소녀가 정말로 목숨을 잃는다는 각오를 하지 못했다. 그랬다면 이 잠깐의 확신을 구하는 시간조차도 쓰지 않았을 거니까.

‘나도 현실감이 없으니 남 나무랄 처지가 아니지.’

코넬리아는 방금 한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 말이 불러올 결과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죽고 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이미 한 번 죽을 뻔한 인생이다.

정확히는, 한 번 죽고 되살아났던 삶.

여기서 죽으려고 살아난 게 아니다!

힘을 쥐어 짜내서 코넬리아는 숨을 억지로 들이마셨다. 피가 차오르는 폐는 점점 물에 잠겨가는 것처럼 호흡이 가빠져 오고, 숨에서  맛이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겨우 모은 공기를 내쉬면서, 소녀는 말했다.

“네 가족이 될게.”

어절 하나하나에 진심을  각오. 그 각오가 제대로 전해졌는지, 로드리는, 옆에 서서 그저 조용히 둘을 내려다보고 있는 아스트라페를 향해 입을 열었다.

“증인이 되어라.”

그 말에 답은 없이. 어두운 로브 그림자가 앞으로 살짝 숙어졌다.

무언의 긍정.

왼손으로 소녀의 하복부 총상을 압박하고 있던로드리는, 자신에게 몸을기댄 채 반쯤앉아 누운 코넬리아를 감싼 다른  손으로, 소녀의 손을 잡았다.

“약식으로 하겠다. 코넬리아 B.”
‘하필 여기서 그 이름이냐.’

되살아나고 붙은 이름을 불리니 뜨끔했지만, 소녀는 아득해지려는 정신을 겨우 유지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여신 이샤카의 앞에서 코넬리아 B.는 종립구원군의 언약을 맺는다.”
“빠… 빨리….”
“나, 로드리 필립의 아내가 되어라.”
“어… 될게….됐으니까….”

빨리 살려줘. 가장 중요한 이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 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

코넬리아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말을 하지 못하고 의식을 잃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출혈로 인한 쇼크 때문에 잠깐의 기억이 사라졌을 수도 있었다.

더 자세히 따져보면.

‘의식을 잃었다’는 기억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몇 장 찢겨나간 책의 앞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것처럼.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가장 먼저 강렬하게 느낀 건, 너무나도 익숙한 소독약의 냄새.


“…….”


분명한 사실, 하나.

폐공장의 지하 공간에서 살아서 나왔다.

코넬리아는 눈을 떴다.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새하얀 벽이 보이고, 창문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햇빛이 보였다. 아침일까, 아니면 저녁인 걸까.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보니, 수액 장치가 자신의 오른팔에 연결되어 있었다.

똑, 똑. 일정한 속도로 떨어지는수액 연결 튜브를 보면서 코넬리아는 한숨을 쉬었다.

“으윽.”

상처를 입은 배가 쿡쿡 쑤셔 오지만,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증거와도 같은 그 통증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죽을 뻔했던 총상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소름 돋는 그 순간의 통증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리고 천천히 시차를 두고 되살아난 건, 통증 만이 아니었다.

약간의 두통을 동반하면서 코넬리아의 머리를 채우고 있던 연무가 천천히 빠져나간다. 흐리멍덩한 기억의 점묘화가 매끈한 정물화로 바뀌고, 찢어진 기억의 페이지도 돌아온다.

아주 느긋하게 되살아나는.

로드리와 나눈 대화.

대화뿐만이 아닌, 여신 앞에서 건 언약.

“아.”

조금 전까지는 살고 싶었다.

그 의지가 반전된 코넬리아는 스마일한 표정을 지은 채, 지그시 눈을 감았다.

떠올리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기억은 눈을감는다고 막을 수 없다. 제방이 무너진 저수지의 거센 탁류가 하류로 내밀리듯, 그때의 기억이 소녀의 마음에 휘몰아쳤다.

“아, 아아- 아으아-”

기묘한 소녀의 괴성이 들렸는지,  멀리 누군가 간호사를 찾으면서 황급히 발걸음이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다시 가까워지기 전에.

“어, 어쩌지.”

누군지 모를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체온이 순식간에 일 도 정도 오른 걸 느끼면서, 코넬리아는 중얼거렸다.

“주, 주… 죽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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