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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64화 (64/74)
  • 〈 64화 〉 18세 봄(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그래도 이왕 배운 거니까 잊지 않기 위해 열심히 써본다.

    사냥할 때도 어떨 때는 전혀 엉뚱한 마법을 써본다.

    쉽게 사냥할 수 있으면서도 괜히 어렵고 복잡한 방법을 써보기도 한다.

    놓치면 어떻고, 실패하면 어떤가?

    괜히 동물이나 몬스터들 놀라게 만들기도 하고.

    몬스터는 가급적 잡으려 애쓴다.

    너무 숫자가 많으면 슬슬 도망치고.

    서너 마리까지는 모르겠지만 열 마리가 넘으면 아무리 작은 몬스터라도 감당하기 어렵다.

    “파팟!”

    지금처럼 갑자기 코볼트 만났다면 그 놈의 눈 앞에 라이트 마법 한 번 터뜨려 주는게 인지상정이다.

    “케에엑!”

    놀라서 비명을 지른다.

    잠깐 눈이 멀어버리는 것.

    몬스터도 사람처럼 그럴까 싶어 몇 번 테스트를 해보고 확신을 했다.

    이놈들도 갑자기 밝은 빛을 보면 잠시 눈이 멀어 버린다.

    그럴 때 칼이나 창으로 벌어진 입을 찌르거나 목을 찔러 죽인다.

    몬스터라고 해서 괜히 더 오래 괴롭히고 그러지는 않는다.

    빠르고 깔끔하게 죽이는 것.

    여럿이라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서넛 정도까지는 기습 당하지만 않는다면 상대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이다.

    그 보다 많으면 빛도 겨겨의 몬스터마다 배당을 해야 하니 정신력이 부족해진다.

    매직미사일이나 매직에로우 같은 공격 마법으로 공격한다.

    아직 많은 수를 날리기가 어렵다.

    수가 모자라니 그 모자라는 부분은 자신의 창이나 칼로 해결해야 한다.

    아니면 바인드 마법 같은 걸로 목을 걸어 매거나 발목을 묶는다.

    전격 마법으로 지져서 잠깐 마비를 시키는 방법도 있고.

    콧구멍이나 눈에 물을 집어넣는 방법도 있다.

    얼리면 날카로운 공격 무기가 된다.

    뜨겁게 끓인 물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식의 응용이나 융합은 때때로 꽤 좋은 효과를 낸다.

    남들 앞에서 내세울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목숨 위험한데 쓰지 않고 감출 것도 아니다.

    아직 사용할 기회가 없었을 뿐.

    여태는 그저 칼이나 창으로만 해결이 가능한 상황.

    사냥 할 때만은 일부러 마법을 써보기 위해 팍팍 사용하는 중이다.

    인간은 살아갈 때에 물과 불을 가장 많이 접하고, 사용한다.

    존슨 역시 마찬가지다.

    하루에 몇 번씩 불을 피우거나 물을 길어 오거나 마시거나 사용한다.

    특히 사냥을 나갔을 땐 밤새 불을 피우려 노력한다.

    돌을 주워 쌓고 그 안에 나무를 넣어 불을 피운다.

    자기 직전엔 되도록 굵은 나무를 한두 토막 넣어둔다.

    그러면 새벽까지도 불씨가 남아 있다.

    새로 부싯돌을 이용해 불을 피우지 않아도 된다.

    부싯돌로 불을 피우는 것은 잘 될 때도 있지만 날이 습하거나 하면 잘 안된다.

    마법을 배운 후로는 불마법 즉 파이어매직이라는 원소 마법을 이용한다.

    라이터나 성냥으로 불 켜는 정도로 쉽게 불을 켤 수 있다.

    그럼에도 가급적 불씨를 남겨두려는 행동을 계속한다.

    초저녁 야영지를 만들고 나면 마법으로 결계를 설치한다.

    그래봐야 대단한 것은 아니다.

    좀 먼 곳으로는 덩치 큰 짐승이나 몬스터가 다가오면 알려주는 정도의 알람마법.

    가까운 쪽으로는 즉시 가동이 가능하도록 실드 마법을 몇 군데 설치해 둔다.

    몬스터나 맹수와 싸움이 났을 때 몇 번 실드 마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그래놓고 식사 준비를 해서 저녁을 먹고 나면 그때부터는 오랫동안 불을 피우며 지낸다.

    딱히 어떤 일을 하지 않는다.

    나뭇가지로 불을 뒤적거리거나 땔감을 좀 더 집어넣거나.

    호사를 부리려면 차를 마시기도 한다.

    대단한 차는 아니다.

    평민들이 마실 법한 흔한 재료의 차다.

    존슨은 특히 이곳 사람들이 마시지 않는 차를 마신다.

    보리를 기름없이 프라이팬에 살짝 거뭇하게 볶는다.

    그걸 넣어 불을 끓이면 구수한 보리차가 된다.

    이곳 사람들은 그런 차를 마시지는 않는다.

    약초로도 사용하는 식물들을 이용한다.

    그렇게 불을 피우고 멍하니 불꽃이 일렁거리는 걸 쳐다볼 때였다.

    갑자기 일렁이는 불꽃 하나가 큰 불꽃에서 떨어져 나와 마치 걸음을 걷는 것처럼, 춤을 추는 것처럼 주변을 돌아다녔다..

    ‘내 눈이...잘못된 것은...아니겠지? 아니면 내가 미쳤다거나...’

    살짝 손을 내밀었다.

    닿기도 전에 뜨거운 것이 느껴진다.

    “어어, 뜨거운데...”

    중얼거릴 때 존슨의 머릿속으로 뭔가가 느껴졌다.

    귀에 들렸다면 그건 그대로 놀라웠겠지만 머릿속으로 느껴지니 의심이 든다.

    [계약.]

    “어어, 계약이라니...”

    그러다 퍼뜩 뭔가가 기억이 났다.

    마법서에서도 간혹 언급되곤 하는 정령에 대해서.

    정령 마법이라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건 굳이 보통의 마법처럼 수련하거나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정령의 힘을 빌어 쉽게 마법을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마법사들은 좀 싫어하는 기색이었다.

    대놓고 싫다거나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간략한 설명 뿐이었다.

    [정령과 계약을 해서 그 힘을 빌려 쓴다.]

    달랑 그 것뿐이었다.

    “나랑 계약하자는 거야?”

    [긍정]

    단어로 귀에 직접 들리는 것이 아니니 뭉뚱그려진 의미 비슷한 그런 느낌이다.

    “좋아. 너, 불의 정령은 나 베일 세드릭 포우와 계약을 할래?”

    [긍정]

    “나 베일 세드릭 포우도 너 불의 정령...근데 이름이 뭐니?”

    [없다.]

    “어어 네 이름 지어줄까?”

    [긍정]

    ‘작은 불꽃이니까 스몰 파이어? 아니면 스파? 스파는 물이랑 관련된 정 반대 의미인데...그냥 불은 아니니까 플레임Flame? 스프...큭큭...그건 아니고 스플? 그것도 좀 이상하다. 그냥 앞으로 큰 불꽃으로 자라라고 빅플레임이라고 하자. 빅플, 오! 좋다!’

    이렇게 결론을 내린 존슨은 작은 불꽃 정령을 향해 물었다.

    “앞으로 큰 불꽃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빅플이라고 하면 좋겠어. 어때?”

    [긍정. 기쁨]

    처음으로 두 가지 의미의 느낌을 준다.

    “좋아. 하던 것 계속할게. 어어, 나 베일 세드릭 포우도 너 불의 정령 빅플과 계약을 하겠다. 근데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긍정.]

    ‘아직 애기 같은 녀석인가 보다.’

    있다, 없다, 좋다, 나쁘다, 기쁘다, 긍정, 부정 이런 느낌만 줄 뿐이다.

    “이렇게 불 피우니까 좋아?”

    [좋다.]

    마법으로 피우는 불꽃보다 작아 보여서 이런 놈으로 뭘 할 수 있을지는 좀 난감하다.

    ‘그저 자주 불러내서 가까이 지내다 보면 좀 자라고 그러지 않겠어?’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땔감을 더 넣어 불을 확 피워 보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별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이제 집에 가봐. 나도 자야겠다. 다음에 또 보자.”

    [긍정]

    아주 긍정적인 아이인 것 같았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모닥불이 다 타고 꺼져 있는 걸 보았다.

    지난 밤에는 다른 때와는 달리 굵은 통나무를 넣어두지 않았다.

    새벽 이슬에 좀 젖은 것들이기는 하지만 나무를 넣어두고 정령을 불러냈다.

    혹시 꿈을 꾼 것은 아닐까 싶어 살짝 불안한 마음으로.

    “빅플.”

    시야의 끝, 나뭇가지 쌓아둔 곳 위에 작은 불꽃이 나타났다.

    일렁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람처럼 팔 다리 머리가 다 달린 것 같은 형태였다.

    이목구비는 구분할 수 없는 그저 불꽃일 뿐이지만.

    “이 나무에 불을 붙여줄래?”

    [긍정]

    나무들 아래로 슥 들어가더니 금방 불이 활활 붙었다.

    그러고는 활활 타는 불에서 손가락 크기만한 불꽃 정령이 쓱 걸어 나왔다.

    이번에도 가만히 손을 가까이 대 보았다.

    “너를 내 손 위에 올리면 내가 다칠까?”

    [부정]

    “오오, 그러면 살짝 이리 올라와 봐. 좀 무섭다.”

    그래도 친해지려면 스킨쉽이 필요할 것 같아서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다치지 않는다니 믿어볼 마음이 살짝 있었다.

    손을 펼쳐 바닥에 대니 폴짝 뛰는 듯한 모양으로 손바닥 위로 올라섰다.

    살짝 움찔 했지만 뜨거운 느낌은 아니다.

    뭔가가 닿는 느낌도 아니다.

    그냥 바람?

    따뜻하고 훈훈한 느낌 정도?

    손바닥에서 놀던 빅플이 도도도도 뛰는 모양으로 손바닥 위를 돌아다니다 팔목으로 이동한다.

    작은 동물이나 벌레처럼 팔목을 통해 팔을 타고 달린다.

    어깨로 목으로 머리까지 올라간다.

    머리카락이 타는 냄새가 나질 않는다.

    불꽃이 머리에서 노는데도 불에 타지 않으니 그건 그 것대로 신기하다.

    불꽃은 온 몸을 다 뛰어 돌아다닌다.

    눈에 보이는 곳도, 그렇지 않은 등 뒤로 뛰어다니는 느낌이 살짝 든다.

    그냥 그렇게 재미나게 노는 게 일상인 녀석 같았다.

    “내가 불 붙여 달라거나 불 피워 달라고 그러지 않을 땐 불을 붙이면 안 되는 거야. 저런

    마른 나뭇잎이나 마른 풀들이 우거져 있어도. 알았지?”

    [긍정]

    하도 애기 같고 하도 빨빨거리고 다녀서 살짝 불안한 마음에 부탁을 했다.

    마른 나뭇잎 위로 달리다가 산불이라도 낼까봐 두려운 것이다.

    앞으로 부싯돌은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너 혹시 물을 데우는 것도 할 수 있니?”

    나무 그릇에 든 물을 가리키며 물었다.

    [긍정]

    그러더니 나무 그릇에 한쪽 손을 담그는 것처럼 행동한다.

    금방 김이 솔솔 난다.

    불이 물에 들어가면 꺼지는 거 아니었나?

    “오오, 잘한다!”

    기온이 내려간 새벽이라 더 빨리 김이 나는 걸까?

    “잠깐만, 내가 온도 맞는지 볼게.”

    그릇을 들어 살짝 후후 불어 마셨다.

    “조금 더 뜨겁게. 아주 끓을 정도는 말고.”

    그릇을 내려놓고 부탁했다.

    그렇게 해서 온도를 맞추고 빅플에게 말했다.

    “좋았어. 이게 차 온도야. 앞으로 찻물 데워줘, 라거나 차 우려 줘, 하면 이 온도 맞춰줘. 알았지?”

    [긍정]

    “멋져. 그러면 다음 거. 어 이건 아까 처음에 데운 것 보다 살짝 낮게 데워줘 봐.”

    새로운 나무 그릇에 물을 따르며 부탁했다.

    금방 약한 김이 솔솔 난다.

    기온이 낮아서 그런 모양이다.

    “후루륵!”

    차가운 물이 아닌 미지한 물이다.

    추울 때는 급하게 마시는 물의 온도가 이 정도가 좋다.

    아주 차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뜨겁지도 않게 데운 것.

    움직일 때 급히 마시기 좋은 온도다.

    이런 식으로 몇 가지 온도를 정해두었다.

    “차갑게 만들 수도 있어?”

    [긍정]

    불의 정령인데 차갑게도 만든다고?

    미지근하게 데운 물 그릇을 놓고 부탁했다.

    “최대한 차갑게. 얼지는 않을 정도로.”

    눈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다.

    그릇을 들어 물을 마시고는 깜짝 놀랐다.

    날이 추운데도 아주 차갑게 느껴진다.

    몇 번 시켜보고 그 원리를 짐작해 보았다.

    데우는 거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차갑게 하는 건 무슨 원리일까?

    물에서 온기를 빼앗아가는 것이 아닐까 짐작했다.

    얼음의 정령도 아닌데 물을 차갑게 하다니!

    “얼릴 수도 있어?”

    [부정]

    그건 안 되나 보다.

    이번 사냥에서는 사냥을 거의 하지 못했다.

    빅플과 어울려 노느라고 시간을 많이 써먹었다.

    어차피 식량이 모자라는 것은 아니다.

    고기가 모자라는 것도 아니다.

    식량은 풍족하고, 고기가 필요하다면 기르는 가축도 있다.

    큰 짐승도 몇 마리 있긴 하지만 작은 가축을 꽤 키운다.

    도축해서 한두 끼니, 또는 하루나 이틀 먹을 수 있는 크기가 좋다.

    어차피 겨울 들어서 돼지와 양과 염소를 여러 마리 도축해 가공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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