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제로 귀농 당한 썰-60화 (60/74)

〈 60화 〉 17세 겨울(4)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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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수도꼭지 형태가 아니라 배관의 밸브 형식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크기도 커지고 재질도 구리로 바뀌었다.

밸브를 잠그고 여는 것은 한 손으로 움직이기 위해 경운기 시동장치 비슷하게 크랭크 형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와 재설계와 재 제작을 해야 했다.

그래도 제티 방을 먼저 손대기로 한 것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었다.

거기서 겪은 실수와 착오들로 나중에 더 멋진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어설프고 허술하고 부실하다.

그렇지만 실내에서 따뜻한 공간에서 따뜻한 물을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일리나와 데이지는 너무 행복해 했다.

저녁 식사 후에 큰 그릇에 식기 등을 담아 온수실로 가서 따뜻한 물로 설거지를 했다.

따뜻한 물로 빨래를 했고, 손을 씻고 몸을 씻었다.

“너무 좋아, 베일.”

데이지가 존슨의 팔을 잡고 깡총깡총 뛰었다.

“존슨, 나도. 고마워.”

처음 시설을 하고 사용 방법을 알려주었다.

곧장 설거지부터 시작해 빨래까지 끝낸 일리나와 데이지가 존슨의 양쪽에서 팔을 잡고 연신 고마워했다.

물을 따로 공급해야 하는 것이 불편한 점이다.

미리 불을 때놓아야 하는 것도 불편하다.

불편한 것 투성이였지만 그래도 일리나와 데이지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해 했다.

“저 큰 나무통은 뭐야? 물 채우는 거야?”

데이지가 물었다.

“어, 그건 말이야...목욕통이지.”

“목욕통?”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곳은 탕에 몸을 담그는 목욕법이 없는 곳이니까.

존슨이 설명해 주었다.

“저기에 뜨끈한 물을 받아 놓고 들어가 있는 거야.”

“왜?”

“그래야 몸의 피로도 풀리고, 몸에 때도 불거든.”

“때? 부는게 뭐야?”

“빨래 빨기 전에 잿물에 담궈두지 않아?”

“어.”

“왜?”

“어어...그러게, 왤까?”

“옷 속의 지저분한 것들이 물을 먹어 풀어지도록 하는 거 아닐까?”

“어, 그런 것 같아.”

“그것처럼 사람 몸의 때도 물에 담가두면 풀어지지 않을까?”

“어어어...”

“그런 다음 거슬거슬한 천으로 문대면?”

“진짜 될까?”

“그러게.”

존슨이 대답하며 일리나를 쳐다 보았다.

일리나는 단박에 이해했다.

묻는 데이지는 될지 안될지 의문인 표정이다.

“오늘 해봐.”

“오늘?”

존슨이 온수를 나무통으로 연결하고, 벽난로 쪽으로 물을 공급하도록 했다.

수동으로 일일이 해줘야하지만 연결해놓으면 한동안은 계속 그대로 진행된다.

나무 통의 2/3쯤 물을 채웠다.

“됐다. 이정도면 될 것 같아. 식으면 이거 풀어서 뜨거운 물 더 받고. 손으로 슬슬 밀어봐서 밀리면 나와서 다 밀고 다시 들어가고. 물 식기 전에 나와. 그래야 나랑 제티도 들어가 보지.”

“알았어!”

데이지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날 저녁 네 식구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몸은 뽀샤시해졌다.

“우와, 너무 좋아!”

데이지가 몸을 불려 때를 밀고 새로 빨아 말려둔 옷을 꺼내 입고는 간드러진 목소리를 냈다.

제티도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몸이 아직도 후끈거리는 것 같아.”

제티도 옷 앞섶을 펄럭이며 말했다.

일리나도 젖은 머리를 말리면서 환하게 웃었다.

겨울에 목욕을 해본 적은 없었다.

여름에도 어쩌다 목욕을, 그것도 샤워처럼 후딱 물만 끼얹고 마는 식이었다.

제티와 존슨도, 일리나와 데이지도 서로의 등을 밀어주었다.

그래서 상대가 얼마나 때가 많았는지를 두고 서로 놀렸다.

개량할 점, 다음에 만들 땐 무엇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궁리했다.

어떤 것이 불편하고, 어떤 식으로 고칠지를 생각했다.

가족들의 불평도 듣고 메모해두었다.

마법 실력의 부족에 대해서 깊이 반성했다.

조금 더 실력이 좋았다면 훨씬 쉽고 빠르고 완벽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스스로 그렇게 판단했다.

실력이 부족해서, 괜한 고생을 했다.

시간이나 재료의 소모도 많았다.

비효율적이었다.

다음엔 어떤 마법들을 익혀야 어떤 식으로 개량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했다.

한 가지 생각에만 너무 빠져들지 않도록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 이리저리 궁리를 해두었다.

재료도 미리 조금씩 준비를 해두어야 할 것이다.

목록을 만들고 그것들을 어떤 식으로 공급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어떻게 가공할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다.

마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구분도 사실 좀 부정확하다.

어디까지 마법으로 처리할 것인지 사실 애매했다.

싹 다 마법으로 처리할 수는 없는 걸까?

이런 고민도 했다.

‘다 마법 실력이 너무 떨어져서 그런 거지!’

스스로도 안다.

알지만 아직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도 일을 해야 하는 것이고.

꼭해야 할 일이지만 급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조금 서둘러 보는 것이다.

온수실 만드느라 작업실의 개축은 저절로 된 셈이다.

온수실 만들 재료들을 가공하고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의외로 재미있네? 소질도 좀 있는 것 같고...큭큭.’

자기 자신에게 관대한 평가를 내렸다.

마법으로 떡칠을 한 주제에 소질이 있다고 판단했으니까.

그래도 그 덕에 연장이며 공구들이 많이 개량이 되었다.

철을 강화하거나 변성시키는데도 실력이 좋아졌다.

가장 큰 성과는 주철을 강철로 바꾸거나 스프링 강으로 변성시키는 마법에 성공한 것.

스프링 강은 사실 철에 탄소의 양을 얼마나 섞어주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너무 많거나 너무 적으면 전혀 다른 성질의 철로 변화하는 것.

그 중의 하나가 강철이고 스프링 강이다.

존슨이 성공한 것은 열간성형스프링 강이다.

형태를 미리 만들고 거기에 열처리를 가해 스프링 강으로 만드는 것.

또 다른 방법으로는 냉간성형스프링강이 있는데 이건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사실 변성마법은 생각보다는 꽤 까다로운 마법이다.

성질을 변화시키는 것인데 이게 자기 마음대로 그 미묘한 차이를 딱딱 맞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때문에 존슨은 똑같은 형태의 철판 여러 장을 만들어 그 미묘한 차이를 가늠하기 위해 많은 연습을 했다.

대부분의 무작정 실험이 그렇듯이 중간을 먼저 해보고 위로, 아래로 듬성듬성 나누어서 실험을 해봐야 한다.

운이 좋으면 몇 번 만에 대충 위치가 찾아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재수 없으면 정반대쪽을 먼저 해보느라 수십 번을 해도 찾지 못할 때도 많다.

하여간 스프링 강을 개발하면서 앞으로 이걸로 먹고 살아도 충분할 기술을 갖게 된 것이다.

장진오도 스프링 강으로 칼 만드는 동영상을 본 적이 꽤 있다.

실험해보다 실패한 철을 다시 녹여 새로운 철판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걸로 스프링 강을 만들어 칼을 만들어도 충분하다.

이곳에서 수천 번 두드려서 만든 명검만큼이나 예리하고 단단할 것이다.

대신 깨어질 가능성은 좀 있겠지만.

그런 정도의 흠이 없는 물건은 없다.

강해서 금가고 깨지거나 물러서 휘거나 뭉개지거나 둘 중 하나였다.

집의 작업장은 사실 철공은 아니었다.

목공 쪽이었다.

철공에 대한 실험은 자기 침실 밑에 파놓은 소위 ‘던전’에서 행해진다.

그 자신의 공간이니 던전이라고 이름 짓건 레어라 이름짓건 아무 상관도 없다.

마당 한 구석에 있는 공동 작업장은 목공용 작업장이다.

몇 가지 큰 장치가 있다.

굵은 나무를 자르는 톱이 설치된 작업대, 굵은 통나무를 쪼개어 판자나 각목을 만드는 톱을 사용하는 작업대.

그 외에 구멍을 뚫거나 원통으로 다듬는 밀링 선반.

역시 축력을 증폭시켜 속도를 빠르게 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머릿속에 기억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기술적인 차이로 모두 수제 공구들이다.

전기대패, 직소기, 전기샌딩기, 에어타카, 에어컴프레셔, 전동드라이버와 전기드릴 같은 것들도 있어야겠지만.

전부 포기.

만들 수는 있겠지만 가성비가 형편없다.

나중에 마법 실력이 더 좋아진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그냥 마법으로 구멍 뚫고 쪼개고 다듬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정확할 것이다.

남의 이목 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 것이지만.

개인적인 일이라지만 자기 취미 생활이나 다름없다.

가족들의 요구를 핑계로 해보고 싶은 짓을 다 해보는 것.

그러면서도 늘 마을 일에 대해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

에거시 일가를 쫒아내고 처리한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에거시와 함께 일을 도모했던 자들,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놈이 케머시 잔튼이라는 자다.

그 자도 위험하고 그 아들인 조니 잔튼 역시 순한 놈이 절대 아니다.

지난 1년은 에거시 일가의 추방으로 뒤숭숭 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 해에는 큰 사건이 많았다.

몬스터 토벌과 그로 인해 벌어진 존 포우의 사망.

존 포우가 사망하면서 벌어진 추악한 사건.

그로 인해 에거시의 더러운 짓거리가 드러나고, 추방 당했다.

나중에 밝혀지기로는 에거시 일가는 제르넨 성으로 가지 않았다.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다.

소문이 떠돌았지만 그 무렵 벌어진 영주의 마법 물품 분실 사건이 벌어졌다.

주민들은 그 내막을 잘 모르지만.

기사, 병사, 관리들이 몇 번이고 마을에 나타나 주민들을 두들겨 패고, 욕하고, 뇌물을 받아 챙겼다.

그런 과정에서 존슨의 일가는 존 포우의 부상으로 많은 돈을 썼다.

존슨이 그런 식으로 처리하라고 권유했다.

여러 마을 유지들에게 돈을 빌렸다.

존 포우가 죽고, 에거시를 추방하면서 그 직후 마을 유지들에게 빚진 것을 일부 갚았다.

그런 행동으로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은 존슨 일가가 여전히 가난하다고 알고 있다.

실제로 농토나 가축을 처분하기도 했다.

현재는 최소한의 가축과 정말 최소한의 농토뿐이다.

집과 텃밭을 제외하고 고작 1.5에이커의 농토.

빌려서 농사 짓는 농토가 2에이커.

가난한 농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존 포우 일 때보다 더 쪼그라든 가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슨과 일리나는 꿋꿋하게 버티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촌장도 헷갈려 하는 것이고.

레먼드 씨가 먼저 보았다.

어쩌면 모젤 형에게 들은 것인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존슨의 집을 찾아왔고, 작업장을 보았다.

이것저것 묻더니 얼마 후에 마을운영회의에서 목재를 주문했다.

정해진 몇몇 규격의 각목과 판자.

딱딱 정해진 것이니 존슨과 일리나와 데이지와 제티까지 달라 붙어 목재를 생산했다.

헤나와 줄라탄까지도 매일 와서 도와준다.

모젤 형도 왔고 형의 동생인 보니도 거의 매일 작업장으로 출근했다.

자경단에서도 인원을 보충해줘서 숲에서 매일 여러 그루의 나무를 베어 끌고 왔다.

마을회관을 새로 짓기로 했단다.

자경단의 사무실과 숙소도 개축하거나 확장이 필요하고.

계약을 했는데 가격이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인원을 배정해주고 마차와 말을 지원해주었다.

‘박리다매는 그다지 좋은 사업은 아니지만, 당장 우리가 부자라고 내세울 필요도 없고. 놀면 뭐하겠어!’

이런 생각이다.

그러면서 그들의 점심을 제공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일리나와 데이지는 슬쩍 작업에서 빠지면서 음식을 판매하는 것으로 얘기가 되었다.

아침과 점심을 제공하면서 한 끼니에 한 사람 당 동전 여섯 개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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