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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57화 (57/74)
  • 〈 57화 〉 17세 겨울(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존슨은 밤도 자루에 담아 마법 주머니에 넣어둔다.

    사실 도토리나 밤은 잘 상한다.

    썩기도 잘 썩고 곰팡이도 슬고.

    녹말이 많아서 그렇다.

    마법 주머니에 넣어두면 썩지 않고 상하지 않는다.

    ‘고구마나 감자도 있다면 좋겠다. 그것들도 잘 상하는 것들인데.’

    마법 주머니에 넣으면 마치 냉동시킨 것처럼 성장이 멈춘다.

    테스트를 해봐야 하는데, 그 안에 오래 있던 곡식이 싹을 틔울지는 알 수 없다.

    공기가 없는 곳이라고 친다면 죽어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동물은 확실히 죽는다.

    식물은, 그리고 씨앗은 어떨지 모르겠다.

    존슨은 집 뒤쪽으로 묘판을 만들었다.

    도토리와 밤 중에서 크고 튼실한 것들로만 골라 100개씩 부엽토에 묻어 두었다.

    그것 말고도 산에서 작은 도토리 나무와 밤나무도 옮겨 심고 있다.

    캐쉬넛, 호두 같은 견과류도 야생으로 자라는 것들이 간혹 있다.

    그런 나무 밑이나 주변을 뒤지만 너무 크지 않은 나무들이 있다.

    그걸 잘 캐어와 옮겨 심어둔다.

    하여간 먹을 수 있는 열매 열리는 나무들은 다 옮겨 심는 중이다.

    봄 일찍, 아니면 가을 늦게, 잎이 나기 전이나 다 떨어졌을 때 옮겨 심는다.

    봄에 옮겨 심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가을에도 괜찮다.

    영 불안하면 팻말을 달아두고 봄에 옮겨 심어도 그만이다.

    존슨은 들판이나 숲에서 자기가 아는 식물이 있으면 가급적 옮겨 심어 본다.

    산마늘, 산부추, 익모초, 소국, 참나리, 백합, 도라지 같은 1년초나 다년초 식물들.

    산마늘이라고 산에서 자라는 진짜 마늘은 아니다.

    그저 마늘 향이 나는 전혀 다른 풀.

    야생 체리, 아그배 또는 아가배라고도 부르는 야생 배, 보리수, 산뽕 나무 같은 열매 열리는 나무도 발견하면 어떻게든 묘목을 찾거나 해서 옮겨 심어 본다.

    토끼도 생포해서 키워보고 야생닭이나 칠면조나 메추라기 같은 것도 생포해 키워 본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이런 생각으로 모아 키워보는 것이다.

    존슨의 취미 생활 비슷한 것이다.

    깊은 겨울.

    존슨은 아침 일찍 일어나 그날 해야 할 일을 서둘러 해치운다.

    즉 가축을 돌보고 주방으로 땔감을 날라주고 물독에 물을 채우는 것 등을 해준다.

    아침 식사를 한 후 제티와 함께 요크 바렛에게로 가서 활쏘기를 배운다.

    점심때쯤 돌아와 그때부터는 장작을 패거나 곡물을 선별하거나 가축에 관련된 일을 한다.

    일상의 생활을 위한 일이나 내년 농사 준비를 한다.

    네 시 정도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저녁을 먹은 후 일찍 잠자리에 든다.

    다들 잠들고 나면 존슨은 자기 방 지하로 내려간다.

    일종의 던전처럼 새로 꾸민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한다.

    마법을 배우고 익히거나 이전에 해왔던 실험을 확인하고 진행시킨다.

    아주 만족스러운 삶이었다.

    그동안 작은 몬스터들이 마을을 공격한 적이 몇 번 있었다.

    울타리를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미리 자경단을 총동원 했다.

    마을 인근의 작은 몬스터들이 머물만한 곳을 미리 공격해 씨를 말려두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한두 번 정도는 작은 몬스터 떼가 마을을 공격해 왔다.

    가축이나 곡식을 약탈해가고 사람을 다치게 했다.

    죽은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늘 마을 외곽에 사는 존슨은 불안했다.

    아주 단단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방어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집과 마당을 두르는 울타리를 만들 생각을 했었다.

    당장이야 가축들이 마당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목장 울타리처럼 만들어 두었다.

    그런 걸로는 몬스터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사실 몬스터도 문제지만 산적이 더 큰 문제인데. 나쁜 새끼들, 아직도 그걸 합의하지 못하다니!’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그건 존슨 혼자 어쩔 수가 없는 문제였다.

    에거시를 제거하면 진척이 있을 줄 알았다.

    그랬는데 거의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에 계획을 세웠다.

    “울타리?”

    “울타리라기 보다는 담이죠. 목책처럼.”

    일리나의 표정에 불안함이 깃든다.

    “산적까지 막지는 못해도 작은 몬스터가 곧장 마당으로 들어오지도 못할 정도는 만들 겁니다.”

    “그, 알았어.”

    뭐라 말하려던 일리나가 금방 태도를 바꾸어 말했다.

    데이지와 제티는 찬성이었다.

    일은 좀 귀찮고 힘들겠지만 존슨의 말을 들어서 손해 본 적은 없다고 생각했다.

    당장 다음날부터 일이 시작되었다.

    일리나의 고민은 꽁꽁 얼어붙은 땅을 어떻게 파느냐 였다.

    존슨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내가 신기한 재주를 배웠어. 마법 비슷한데 마법은 아니야.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이거든. 내일 아침에 보여줄게.”

    가족들에게 그렇게 애매하게 말했다.

    적당한 굵기의 통나무의 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다듬어 놓는 일에 온 식구가 매달렸다.

    굵기는 껍질을 벗기고 지름 20센티미터 정도, 길이는 3미터.

    50cm 이상은 땅에 묻어야 하니 2.5m가 고작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작은 몬스터는 들어오지 못한다.

    큰 몬스터나 산적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그러면서 존슨은 한 밤중에 일어났다.

    식구들을 슬립 마법으로 다시 한 번 더 깊이 재웠다.

    그런 후 미리 표시를 해놓은 곳을 디그 마법을 이용해 좁고 깊게 파냈다.

    통나무를 세워 묻기 위한 좁고 깊은 도랑이다.

    다음 날 부터 가족들이 모두 달려들었다.

    도랑 끝에 통나무를 몇 개 나란히 세운다.

    그것들을 가로로 연결한 후 로프와 말을 이용해 일으켜 세우고 그걸 고정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통나무 서너 내, 때로는 너댓 개씩 나란히 고정시켜 세운다.

    그렇게 세운 것들 끼리 또 가로로 나무를 대어 고정시키는 식으로 연결했다.

    일단 두르는 게 먼저다.

    다 두르고 문을 만들었다.

    마당 앞쪽은 마차가 드나들 수 있는 큰 문과 그 옆에 사람이 드나드는 작은 문을 만들었다.

    뒤쪽으로는 땅을 깊이 파서 먼 곳으로 연결된 비밀 통로를 만들었다.

    그런 후에야 목책 위쪽으로 사람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회랑을 만들어 붙였다.

    통나무 중간에 하나씩을 짧은 걸로 대서 활을 쏠 수 있도록 구멍을 만들었다.

    크기나 규모만 작지 마을이나 도시를 두른 목책과 형태는 거의 똑같다.

    ‘이게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버텨 보고 안 되면 지하실로 피하고 그래도 안 되면 땅굴 대피로를 이용해 아예 마을 쪽으로 도망치는 거지, 뭐!’

    그러면서도 토끼처럼 지하 창고에서 마을 쪽으로 길을 하나 냈다.

    마을 밖 숲속으로도 통로를 하나 만들어 두었다.

    존슨의 행동을 비난 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 집만 안전하면 되냐, 이런 취지였다.

    존슨은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자기 가족과 자기 몸은 자기가 알아서 지키는 거지, 몇 년 동안 합의도 하지 못해 무방비 상태로 드러나 있는 마을 외곽 사람들은 어쩌란 말이냐!’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속마음으로야 ‘그러면 니네 집이랑 이 집이랑 바꿀래?’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말이 나오면 괜한 다툼이 일어난다.

    봄이 올 때까지 울타리 만들고 다듬고 보강하느라 아주 고생을 했다.

    그래서 존슨은 가급적 거의 매일 고기를 공급하려고 애를 썼다.

    아무래도 보관의 용이성 때문에 여름보다는 겨울에 고기를 먹을 확률이 높다.

    그것 말고도 존슨은 꾸준히 사냥을 나가서 새와 작은 동물을 잡아왔다.

    요크 바렛은 한쪽 손목이 잘려 궁술을 가르칠 때 직접 실기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대신 그 아들 토미를 가르쳐 본 경험 때문인지 다른 방식으로도 잘만 가르친다.

    정 헤맬 때는 아들 토미를 불러 자세를 취하도록 해준다.

    확실히 눈으로 보여주는 시청각 교육도 병행했다.

    그 덕분인지 존슨과 제티는 빠르게 활솜씨가 늘었다.

    제티는 아직 어려서 팔 힘이 조금 부족하지만 요령은 잘 깨우치고 있었다.

    어서 자라서 팔 힘을 키운다면 뛰어난 궁수가 될 것 같았다.

    하루이틀에 배울 기술은 아니지만.

    존슨은 이미 활을 어느 정도 쏠 줄 안다.

    바람의 마법에 얹어 쏘면 아주 훌륭하지만 그건 육체적인 능력은 아니다.

    그 때문에 요크 바렛에게 활을 배우는 것이고.

    그래서인지 요크 바렛은 존슨이 대단한 자질을 가진 아이라고 극찬을 했다.

    실제로도 빠르게 실력이 늘고 있었다.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보통은 혼자, 때로는 제티를 데리고 숲에서 사냥을 하며 실전 경험을 쌓고 있었다.

    꿩, 산비둘기, 자고새, 토끼, 여우, 개승냥이, 족제비, 너구리, 오소리, 사슴, 노루 같은 새나 동물들이다.

    모피를 위해 잡기도 하고 고기를 위해 사냥을 하기도 한다.

    이번에도 혼자 숲으로 깊이 들어왔다.

    사냥도 사냥이지만 혹시 몬스터의 마을이 생기지 않았는지도 살펴본다.

    지형이나 지질이나 식생을 살펴보기도 한다.

    ‘으음...이건 멧돼지의 흔적인데. 멧돼지라. 멧돼지를 잡을 수 있을까?’

    마법의 힘으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두려움도 있다.

    멧돼지는 사실 굉장한 맹수다.

    그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마법동전주머니에서 찾아낸 강철로 만든 창을 꺼내 들었다.

    전체가 강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래서는 무거워서 쓰질 못한다.

    창날이 길고 넓으며 주철이 아니라 강철이라는 뜻이다.

    큰 몬스터를 잡기 위한 창이라고 알고 있다.

    존슨 입장에선 멧돼지도 충분히 사납고 두려운 맹수다.

    ‘여차하면 피할 바위가 있는 곳이 좋은데...’

    이런 겁쟁이 같은 생각을 해가면서.

    멧돼지가 있을만한 곳을 찾아 움직이는 것 부터 마법이 동반되지 않으면 절대로 쉽지 않다.

    높은 나무 꼭대기 끝으로 올라가 살핀다.

    여기.

    아니면 저기.

    있을만한 곳에 대한 정보는 꽤 있다.

    멧돼지는 진흙 목욕을 즐긴다.

    그런 곳은 아주 깊은 골짜기가 아니라 완만하고 조금 우묵한 비탈쯤에 있다.

    도토리 때문에라도 대체로 참나무 숲에 자주 출현한다.

    그러니 침엽수가 아닌 활엽수, 그 중에서도 오크목이 우거진 완만한 남향받이 골짜기를 찾으면 된다.

    그곳에 질척하게 샘이 솟아나는 진흙 웅덩이가 있다면 100% 멧돼지가 머무는 곳이다.

    몇 개의 골짜기와 능선을 지나 결국 찾아냈다.

    일곱 마리의 멧돼지.

    아주 큰 숫놈, 몸집이 조금 작아 보이는 세 마리의 암컷.

    그리고 그 암컷 보다 조금 더 몸집이 작아 보이는 성별을 구분할 수 없는 세 마리.

    아직 새끼도 없는 그런 무리였다.

    ‘괜히 아주 큰 놈 노리다가 곤란해지느니 아예 좀 작은 놈을 노려야겠다. 어차피 숫놈은 노린내도 심하니까. 어느 놈이 좋을까?’

    유심히 살피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멧돼지는 후각이 매우 발달하여 바람을 마주 안고 다가가야 한다고 했다.

    바람 방향을 살펴가면서 다가갔다.

    활을 먼저 꺼냈다.

    그동안 배우고 익힌 활로 멧돼지를 잡을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나머지 놈들이 다 달려들면 좀 곤란한데...’

    오래도록 참고 기다리는 것.

    적당한 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 번에 달려들어 다 때려잡을 것이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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