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제로 귀농 당한 썰-53화 (53/74)
  • 〈 53화 〉 17세 여름(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그래서 제티에게 마법을 걸어주려던 것을 포기했다.

    아무리 제티에게 도움이 된다 해도 세뇌나 다름없는 마법을 걸어준다는 건 조금 꺼려졌다.

    그저 제티가 잘 때 마사지를 해준다.

    마나 마사지다.

    남동생이니 해주는 것이다.

    여동생 데이지를 해주기에는 조금 껄끄럽다.

    해주고 싶기는 하지만, 막 성장기의 어린 소녀인 데이지의 몸을 주물럭거린다면 변태 소리 듣기 딱 좋다.

    다 재우고 하건 어쩌건 그런 건 조금 피하고 싶다.

    ‘에...데이지는...마법아티팩트를 해줘야 하는 걸까?’

    아무래도 그래야 할 듯 싶다.

    ‘헤나야 남편이 있으니 알아서 할 일이고. 일리나와 데이지 것은 만들어야겠다. 아니면 데이지 역시 남편에게 미루어야 하는 걸까?’

    존슨 자신도 숲에 들어갈 때마다 개울에서 늘 유심히 찾아본다.

    사금, 보석 같은 것들이다.

    보석이라고 대단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비싼 보석은 없다.

    그런 건 광산에서나 캐는 것이다.

    개울에 있는 것들은 가넷이라고 부르는 규산염 계열의 광물들.

    그중에서 붉은 색을 띤 것이 바로 가넷.

    그것만도 질이 좋은 것은 꽤나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제티나 데이지에게도 부탁을 해두었다.

    혹시 개울 근처에서 일할 때 요런 붉은 돌 있으면 주워 달라고.

    그렇게 모인 붉은 돌이 꽤 여러 개다.

    아직 쓸만한 것은 없지만.

    탁자 위에 작은 상자 올려놓았는데 거기에 보관하고 있다.

    애들도 붉은 보석 주워오면 거기에 넣어둔다.

    “어? 이거 누가 넣은 거지?”

    꽤 큰 붉은 돌이다.

    게다가 가넷이 아니다.

    들고 불빛에 비춰 유심히 들여다 본다.

    그걸로도 부족해서 마법의 눈으로 확인했다.

    ‘역시, 진짜 루비잖아?’

    루비도 사실은 종류가 많다고 들었다.

    마법서에도 그렇게 나온다.

    어디에서 생산된 루비가 더 좋다, 이런 식으로 적혀 있기도 한다.

    광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거의 없다.

    그러나 자기네가 사용하는 광물에 대한 것은 이리저리 알아보기는 하는 모양이다.

    마법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보석감정사 이상으로 정확히 알 수 있다.

    보고 기억하는 것과 눈으로 보이는 것을 비교해가면서 살펴 본 결과 이것은 분명히 루비다.

    천연 그대로인지, 사용하다가 어떤 이유로 깨어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내부에 크랙이 없는 걸로 봐서는 천연인 것 같은 느낌이다.

    데이지가 주운 것이라고 했다.

    존슨은 데이지에게 엿 다섯 개와 깨끗한 린넨 천 4야드 짜리를 선물로 주었다.

    “어머, 이게 뭐야?”

    “린넨. 네 원피스 만들어 입으라고.”

    눈이 초생달처럼 휘어진다.

    보고 있던 일리나도 환하게 웃는다.

    깨끗한 새 린넨 천인데다 색이 옅은 연두색.

    여름철 원피스로 만들면 굉장히 예쁠 것 같았다.

    “나는?”

    제티가 옆에서 불퉁한 얼굴로 물었다.

    “어, 이거, 데이지가 엄청난 걸 줘서 고마워서 주는 거야.”

    “그게 뭔데?”

    존슨이 꺼내어 보여준다.

    제티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도 붉은 돌을 주우러 다녀봐서 이런 게 얼마나 귀한 줄 알고 있다.

    “데이지가 주운거야?”

    제티가 제 누나인 데이지를 쳐다보며 물었다.

    “어.”

    데이지가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떡이며 대답했다.

    제티가 아랫입술을 꽉 깨문다.

    데이지는 존슨에게 받은 엿을 일리나와 제티에게 먹여준다.

    제티는 거부하고 싶지만 단 맛을 잘 알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어정쩡한 표정으로 엿을 받아먹었다.

    “내 호기심을 채우거나 공부에도 도움이 되지만 가족들에게 필요하기도 한 거야. 그러니 너무 샘내지 말고. 제티도 다음에 이런 거 보면 꼭 가져다주고.”

    “알았어.”

    씩씩하게 대답한다.

    이 정도 루비면 아주 훌륭한 아티팩트도 만들 수 있다.

    존슨이 데이지와 제티, 그리고 일리나에게 부탁한 것은 이 것 뿐만이 아니다.

    벼락 맞은 흔적이 있는 나무, 몬스터의 사체, 루비와 가넷을 포함한 붉은 돌, 반짝이는 하얀 돌이나 누런 돌, 손바닥 모양의 잎을 가진 키가 큰 연록색 식물, 붉거나 흰 큰 꽃을 피우는 풀, 붉은 열매가 열리는 풀, 등등 이런 걸 보면 말해달라고 했다.

    루비처럼 작아서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냥 위치만 말해줘도 좋다고 했다.

    식물의 경우는 잘못 가져오면 좋은 걸 망치는 수도 있으니까 말로 해달라고도 부탁했다.

    하얀색 흙, 검뎅이 묻어나는 새까만 돌을 보면 알려달라고 했다.

    끈적이는 검은 기름같은 물, 주먹보다 큰 알도 마찬가지.

    하여간 뭔가 정상적이지 않고 뭔가 낯선 것들을 본다면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마법을 익히기 이전에도 물론 알고는 있었다.

    존 포우 꼴 보기 싫어서 아는 척도, 찾을 생각도 안 한 것이다.

    한국의 시골에서는 예전에는 그다지 희귀하지도 않은, 흔한 것들이었다.

    여기서는 좀 귀한 편.

    그래서 혹시 보거든 말해달라고 한 것이다.

    발견한 것은 거의 존슨이 원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99%다.

    그렇지만 그러다 만에 하나 딱 얻어 걸리면 어쩌면 대박일 수도 있다.

    촌장이나 영주의 관리에게 들키면 노예 확정이지만.

    금방 뭔가를 발견하리라고 기대한 것은 아니다.

    데이지가 일찍 발견해줘서 오히려 놀랐다.

    더구나 데이지나 제티는 숲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저 혹시 보면 말해달라는 수준이라 기대를 않은 것이다.

    오히려 존슨이 발견할 가능성이 더 높다.

    숲을 자주 드나드는데 숲의 개울에 신기한 돌이 많다.

    흙이 쓸려나가면서 천연의 보석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또한 오랜 세월동안 침식 작용이 일어나면서 사금이 모여 쌓이기도 한다.

    존슨은 사금을 일어서 걸러내는 판을 만들었다.

    나무 접시를 만들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과거에 본 동영상의 기억을 더듬어서 몇 가지 형태로 만들어 본 것이다.

    삽과 거름판을 마법동전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모래가 유난히 반짝이는 개울가 모래밭을 보면 한 번 시도해 보는 것이다.

    반짝이는 모래밭에 사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장진오 시절에 본 동영상에 따르면 물결이 흐르던 움푹 파인 그런 곳에 사금이 모인다고 했다.

    그게 아니면 반짝이는 모래 상류쪽의 양쪽 옆 비탈 같은 곳.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우연히 스치듯이 본 그런 동영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존슨은 그런 희미한 기억만으로 흙을 일어내는 거름판을 만들었고, 기억을 더듬어가며 살살 흙을 일다가 마침내 사금을 발견한 것이다.

    아무도 사금 채취를 하지 않던 곳이라 그런지, 원래 사금이 많아서인지 모르겠다.

    하여간 몇 번 시도해보다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어지간히 흙이 물에 쓸려 나간 후 거름판에 반짝이는 노란 금이 눈에 띄었다.

    마치 참깨나 돌깨처럼 작은 알갱이였지만 분명히 사금이었다.

    사금을 채취하고 나니 기운이 부쩍 났다.

    ‘이걸 마법으로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을까?’

    이런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또한 과거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 골드러쉬 시절에 그들이 어떻게 사금을 채취했었는지 기억을 더듬었다.

    그라고 잘 아는 건 아니다.

    역시 동영상에서 본 것을 기억을 쥐어 짜내는 형편이다.

    “어어, 수로처럼...길게 해서...물을 흐르게 만들고. 어, 흙은 사람이 퍼 넣었나? 물길을 이었다 끊었다 했던가? 아! 중간에 ...막대로 막았던가?”

    열심히 궁리를 했다.

    어차피 마을 주민들이 숲에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특히 이쪽으로는 동물도 그다지 많지 않아 사냥꾼들도 오지 않는 곳.

    그러나 벼랑 밑으로 수량이 풍부한 개울이 흐른다.

    이 개울은 마을쪽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다.

    마을을 멀리 우회하여 강으로 이어지는 여러 개울 중의 하나일 뿐이다.

    “낙차가 좀 있는 곳을 찾아야 물을 대기 좋은데...”

    상류로 조금 더 올라간 존슨은 적당한 자리를 찾았다.

    “대대적으로 벌일 일은 아닌데. 그렇다고 맨날 쭈그리고 앉아서 사금을 골라 낼 수도 없고. 금을 마법으로 감지해낼 수는 없는 걸까? 어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실패했다.

    그런 마법이 있었다면 진즉에 마법사들이 써먹었을 것이다.

    다만 비중의 차이를 이용하여 금을 추출해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아주 미세한 금이라면 모르겠지만 어지간한 깨알 크기의 금이라며 적절하게 찾아낼 수 있었다.

    존슨은 흙과 돌을 분리하기 위해 철망을 만들었다.

    철을 구해 연철로 연성하고 마법을 이용해 좀 굵은 철사로 만들어 그걸 씨줄과 날줄로 천을 만드는 것처럼 엮었다.

    그걸 나무 틀로 고정 시킨 후 흔들 수 있도록 다리 하나를 세워 사용했다.

    콩알 크기 이상의 돌을 골라낼 수 있다.

    물론 골라낸 돌에도 큰 금 덩이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동영상에서 본 기억으로는 정말 큰 것은 수십 킬로그램 짜리도 있다고 했다.

    그게 아니라도 주먹만한 금덩어리들도 꽤 많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그쪽도 신경 써서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분리한 흙을 삽으로 퍼서 물이 흐르는 나무 수로에 퍼 담으면 가벼운 유기물과 모래 같은 것들은 물견을 따라 흘러 내려간다.

    중간중간에 가로질러 부착한 막대 덕분에 무거운 것만 남는데, 그 중에서 반짝이는 노란 금을 찾으면 되는 일이다.

    “됐어!”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몇 달이 흐른 후에야 제대로 작동하는 수로를 만들어 냈고 철망도 만들었다.

    ‘마법이 아니었다면 더 오래 걸렸을 거야.’

    이런 것들을 준비하면서도 존슨은 집과 농장의 일을 게을리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시간이 오래 걸렸는지도 모른다.

    철을 모아야 했고, 부족한 것은 제르넨에 가서 구입을 해야 했다.

    수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나무가 필요했다.

    수로의 길이는 약 15미터쯤.

    상류의 낮은 폭포 비슷한 곳에서 물길을 이었다.

    개폐식이 아니라 수로 일부를 움직일 수 있게 하여 사용할 때는 물에 닿게 했다.

    작업을 멈출 때는 방향을 바꿔 물에서 꺼내놓으면 된다.

    그렇다고 금이 팍팍 모여지지는 않았다.

    운 좋은 날에는 콩알만한 금이 몇 개 나오기도 했지만.

    대개는 깨알 같은 사금이 발견되었다.

    그래도 반자동으로 사금을 채취하는 시설 덕분에 보통 사람이 몇 년을 해야 모을 수 있을 정도의 금을 모았다.

    당분간은 숲에 들어올 때마다 계속 작업을 할 예정이다.

    ‘금이 있으니 이제는 마법 실험을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

    금으로 은을 구입하는 건 쉽다.

    금은 말 그대로 돈 자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실제로 금화에 금의 함량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어쩌면 황동 같은데다 금을 살짝 섞어 주조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위조를 해봐?’

    살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능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불안하기도 하다.

    ‘마법사들이 그런 생각을 안해봤을까? 그런데 위조 금화 얘기를 못들어 봤다는 것은?’

    지금 존슨 수준의 마법사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마법이 깃들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존슨은 금화를 꺼내 살펴 보았다.

    당장은 알 수가 없다.

    마법적인 기운 조차 느낄 수 없었다.

    평범한 금속 덩어리.

    마나로 살펴봐도 알 수가 없다.

    생각은 많지만 경제적이거나 발전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잡념에 가까운 생각들.

    ‘그렇지만 멍 때리는 것도 필요한 법이지. 이건 멍 때리는 건 아니지만 온갖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검토해보는? 큭큭!’

    혼자 자화자찬을 하고 멘탈 위로를 해가면서 속으로 중얼중얼 거렸다.

    여름이 다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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