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제로 귀농 당한 썰-50화 (50/74)
  • 〈 50화 〉 17세 봄(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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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에 더해 헤나와 줄라탄 부부도 와서 도왔다.

    그걸 지하 창고와 존슨의 마법동전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존슨은 사흘쯤 더 지난 후에 밤에 마을을 떠났다.

    이웃 마을인 텔더브 마을로 향했다.

    그곳 촌장의 집 근처에 십여 대의 마차가 있었다.

    ‘빠르면 내일, 늦으면 모레쯤 마을에 들어오겠구나!’

    돌아온 존슨은 밤새 보리밭에서 작업을 했다.

    새벽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와 잠깐 눈을 붙였다.

    그리고 다른 가족들 일어날 때 함께 일어났다.

    그때부터 또 서둘러 보리를 수확했다.

    며칠 전부터 마을 주민들도 보리 수확을 시작하고 있었다.

    “오늘부터는 셋이 보리를 거둬줘. 난 밭을 갈아 엎어 버릴테니까. 헤나도 돌아가서 얼른 거둬야 해.”

    “알았어.”

    미리 얘기를 해놨던 것이라 일리나와 가족들이 고개를 끄떡였다.

    헤나에게도 말을 해두어서 줄라탄과 헤나도 돌아가 자기네가 경작하는 농토에서 부지런히 보리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줄라탄의 형제들도 조금 도울 것이다.

    이제 밭에 남은 것은 1/5도 채 되지 않는다.

    존슨은 두 마리의 말에 쟁기를 매달고 수확이 끝난 밭을 갈아 엎었다.

    보리짚도 중요하지만 그건 마을 주민들에게 구입해도 그만이다.

    그러니 이삭이 잘린 짚이 있는 밭이라도 서둘러 갈아 엎었다.

    그 위에 산에서 많은 흙을 파내어 덮었다.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산에서 디그 마법으로 흙을 파냈다.

    그걸 마법동전주머니에 담아 내려와 밭에 뿌렸다.

    그동안 부지런히 연습하고 열심히 사용한 덕분인지 실력이 많이 늘어서 예전보다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

    디그 마법에 사용하는 자루의 크기도 늘어났고 횟수도 늘어났다.

    가로세로높이가 각 1.3미터에 한 시간에 일곱 번 까지 디그 마법을 펼칠 수 있었다.

    거의 세 배 정도 더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셈이다.

    마력이 완전히 고갈될 정도로 할 수는 없다.

    안전한 집에서 작업하는 게 아니다.

    밤에 숲에서 작업을 하니 위험할 것 같아 절반 정도의 마력은 남겨두는 편이다.

    그러니 실제로는 한 시간에 14번 정도는 디그 마법을 쓸 수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나흘 째 되는 날 저녁에 세리 일행이 마을에 들어섰다.

    그동안 존슨은 보리밭의 4/5 이상을 수확했다.

    3/5정도 되는 밭을 갈아엎고 흙을 뿌려두었다.

    또 퇴비장을 만들어 그동안 쌓아두었던 퇴비 역시 윈드 마법을 이용해 들었다.

    새로 흙을 덮은 밭에 골고루 뿌려 두었다.

    며칠 전에 보리가 자라던 밭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확 바꿔둔 것이다.

    보리를 베어 말리기 위해 쌓은 보릿단만 몇 덩어리 있다.

    수확하지 않고 남은 보리밭은 1에이커도 채 되지 않는 정도였다.

    누가 봐도 1에이커 조금 넘는 밭에서 이제 막 보리를 수확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흘이 지나서야 세리들이 들이닥쳤다.

    헤나와 줄라탄은 이미 며칠 전부터 자기네 농토를 수확하고 있었다.

    그쪽도 먼저 벤 것들은 잘 감춰두라고 충고를 해주었다.

    여전히 남은 보리밭은 고작해야 서른 자루 정도 수확할 넓이만 남아 있었다.

    수확해 놓은 것은 무더기로는 몇 개 뿐이다.

    거기서도 고작해야 보리 열 자루 조금 넘을 정도의 양이었다.

    “재배지가 넓은데 왜 이것 뿐이야?”

    “지난 가을에 제대로 뿌리지 못했어요. 늦게 뿌린데다 더구나 뒤늦게 추위가 와서 싹이 나다 얼어 죽은게 너무 많았어요.”

    엇그제 존슨에게 염소 한 마리 받은 촌장이 따라와 변명을 해주었다.

    “얘네 아버지 죽은 후로 어린애 셋이 죽을 고생해가며 그나마 이만큼 심은 거예요.”

    촌장도 며칠 전까지 너른 보리밭이었던 곳을 힐끔거리며 쳐다보았다.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아주 묵은 밭처럼 보이는 곳이 신기한 모양이다.

    보리 스물다섯 자루.

    보통 이 정도면 보리 열 자루 정도로 매길 것인데 이놈들이 미친 것이 분명했다.

    평소의 두세 배는 세금으로 거두는 모양이었다.

    죽는 소리를 해가며 세리에게도 염소 한 마리 쥐어주고 촌장까지 거들어서 스무 자루로 줄여주었다.

    “갑자기 왜 저런데요?”

    촌장에게 속삭이자 고개를 흔들었다.

    “나도 몰라.”

    ‘모르긴 뭘 몰라. 영주가 죽으면서 저 놈들이 돈독이 오른 거지!’

    그러면서도 존슨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식이라면 거의 두 배는 넘게 거둔 셈이잖아? 그렇다면 우리 마을 가구가 400가구쯤이니까...그러면 우리 마을까지 네 마을에다 돌아갈 때 다섯 마을을 더 거쳐 가니까 1만 톤? 이 계산이 맞긴 하나? 엄청난데!’

    아무리 밀보다 가격이 헐한 보리지만 사실상의 주식 역할을 하는 곡식이다.

    어떤 면에서는 밀보다 더 거래가 활발한 곡식이다.

    ‘난 일부만 빼고 몽땅 챙겨야겠다.’

    저들이 마지막 마을로 가는 도중이나 제르넨에 들어서기 직전에 해치울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곳의 지형을 살펴야 했다.

    마을에 들어섰을 때 공격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날 밤, 존슨은 다시 집을 떠나 영주의 세리 일행이 거쳐 갈 마을들을 지나쳐 가기 시작했다.

    도중에도 적당한 장소가 있는지를 살펴 보았다.

    아프렌의 숲이 가장 좋지만 그곳에서는 세리 일행도 바싹 신경을 써서 조심할 것이다.

    아프렌의 숲은 몇 가지 전설을 가진 숲이다.

    숲이 울창한데다 구릉이 이어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트롤이 나타난다고 소문난 곳이다.

    실제로 트롤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오크 부족들은 종종 눈에 띈다고 했다.

    그래서 숲 양쪽에 레인저의 바라크가 있다고 들었다.

    그 숲에서 뭔가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쪽 레인저가 저쪽까지 호위를 해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험한 곳을 지나 마음이 풀어지는 모가렌이나 베버릭이나 렌즈모리아가 적당할 것이다.

    존슨의 예상에는 렌즈모리아가 좋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가서 보니 그곳은 제르넨에서 너무 가깝다.

    모가렌이나 베버릭 근처가 좋을 것 같아 그쪽으로 더 유심히 지형을 살피고 있었다.

    물론 존슨이 그 두 마을과 무슨 원수가 져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 두 마을은 피바람이 불 것이다.

    안다.

    알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안전을 존슨이 담보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남이다.

    영지와 영지는 외국이나 마찬가지 개념이다.

    워낙 돌아다니는 사람이 적기도 하다.

    영지마다 자급자족하는 식의 생활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동이 제한되기도 했었다.

    근래에 들어 그런 것들이 많이 풀어지고 있고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상단들이 돌아다니고 그들을 따라서 용병들이나 모험가들이 돌아다니는 경우도 있었다.

    ‘차차 변화하는 중이지.’

    몇 군데 찜을 해놓고도 마음에 썩 들지 않았다.

    베버릭 마을을 스쳐지나간 존슨은 딱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다.

    오래전 마을이 있었던 곳 같았다.

    흔적만 남은 그런 곳이다.

    양쪽 마을 간의 거리가 애매하게 멀다.

    즉 예전엔 이곳에 마을이 있어 이 마을에서 머물렀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마을은 사라지고 그 흔적만 남았다.

    베버릭 마을에서 꼭두새벽에 출발해 걸음을 재촉한다면 밤이 깊어서야 렌즈모리아 마을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세리들이 그렇게 움직일까?’

    그런 생각이 든 존슨은 마을 터를 조심스럽게 뒤졌다.

    ‘빙고!’

    많은 야영 흔적을 찾아냈다.

    물론 상단이 머문 흔적일 수도 있다.

    여행자들이나 모험가들이 머문 곳일 가능성도 많다.

    그렇지만 이런 흔적이 있다면 이 길을 자주 다니는 영주의 세리 일행도 이곳에 머물 가능성이 많았다.

    ‘아닐 수도 있지만. 하여간 여기서 잠을 자던, 아니면 잠깐 쉬면서 간식을 먹건, 멈추긴 할 거야. 그렇다면 여기서 해결하는 게 좋겠는 걸?’

    야영 흔적 주변을 유심히 뒤졌다.

    싸움의 흔적은 없다.

    영주부에서 고작 이삼 일 거리.

    그것도 걸어서.

    말 타고는 하룻길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니 마음은 풀어졌을테고.

    ‘이곳까지 영주부의 병사들이 순찰을 돌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세리 일행이 영지를 도는 날짜가 있으니 며칠 전쯤 해서 한 번 순찰을 돌 가능성도 있다.

    존슨은 면밀하게 살펴보고 그곳을 떠나 렌즈모리아 마을을 우회했다.

    영주부까지 가서 확인을 해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꼬박 이틀을 투자해 살펴 본 존슨은 머릿속으로 작전을 세웠다.

    ‘블로우 건을 쓸 때가 되었어.’

    화살을 꺼내 손질했다.

    자기 화살이라는 티가 날만한 흔적을 모조리 지웠다.

    좋은 걸 사용했던 화살의 깃털도 흔한 털로 바꾸었다.

    깃이나 촉을 고정시키는 줄을 매는 방식과 매듭도 바꾸었다.

    그런 흔적만으로도 누가 만든 화살인지 티가 확 나기도 하니까.

    ‘누군가 나중에 마법으로 사건 현장을 돌아볼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그럴 정도로 가치 있는 물건이기는 하니까.

    그러진 않을 거 같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게라도 있다.

    사건 현장을 어떻게 하면 감출 수 있을지, 뒷처리를 깔끔하게 해놓을 수 있을지를 궁리했다.

    주문, 시약, 아티팩트, 화살과 활, 블로우 건과 독침, 독,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법.

    ‘그들이 야영 한다면 슬립 마법은 꼭 필요해. 다 재우는 것이 가장 좋지. 그럴 수 없다면 독이고. 낮에 지나간다면...아아, 몬스터의 짓으로 보이게 할 수 없을까? 그럴 수만 있다면 완전 범죄도 가능할 것 같은데. 굳이 마법으로 지울 필요까지도 없잖아. 몬스터 흔적이 잔뜩 있다면, 다들 그렇게 몬스터에게 당한 걸로 알지 않을까?’

    그럴 방법을 좀 궁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낮에는 일을 해야 한다.

    보리 수확은 마쳤지만 잡곡도 거두어야 하고 겨울 준비에 바쁜 철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팽개치고 낮에도 종종 농장을 비우고 숲에 들어가 사냥을 한다니 두 동생들의 불만이 좀 있었다.

    많은 사냥감을 사냥하는 것도 아니다.

    하루 종일 숲에 있다가 왔지만 기껏해야 작은 토끼나 꿩이나 자고새 같은 것들 뿐이다.

    그래서 근래에 들어서는 낮에는 집에서 농사일을 했다.

    밤에 집을 떠나 일을 보고 새벽에 들어오는 방식을 쓴다.

    그러다 보니 몹시 피곤하고 피로가 엄청나게 누적되고 있었다.

    일리나는 알지만 어떻게 해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아침에 늦게 깨우지만 그런 정도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나마 마법을 이용하여 육체의 피로를 풀어주고 있어서 겨우 버티는 중이었다.

    마음먹은 날짜가 되자 일리나에게 부탁하여 존슨은 데이지와 제티를 일찍 재웠다.

    “저녁을 일찍 준비해달라더니. 애들이 피곤한 걸 안거야?”

    “응. 일리나도 일찍 자.”

    “넌?”

    일리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지만 존슨은 그저 어깨를 으쓱했다.

    해가 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존슨의 식구들은 모두 깊이 잠이 들었다.

    ‘이렇게만 슬립 마법이 잘 먹히면 좋겠는데...’

    그렇다.

    마법으로 가족을 잠재운 것이다.

    그리고는 곧장 집을 출발해 페더폴 마법으로 몸을 가볍게 만들고 빠르게 숲을 가로지르며 달렸다.

    몇 번이나 밤중에 오간 길이라 이제는 매우 익숙해져서 그런지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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