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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48화 (48/74)
  • 〈 48화 〉 16세 겨울(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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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나의 남편 줄라탄도 자원했다.

    모젤 형도, 둘째 외삼촌 페블의 아들 에섹도, 막내 외삼촌 세들턴도 자원 했다.

    이런 식으로 하롯 마을에서도 인원이 차고 넘쳤다.

    거기에는 코볼트라는 이유도 컸다.

    코볼트는 고블린 보다 부자 몬스터라는 인식이 있었다.

    사냥꾼들이 광산이 분명하다고 단언했기도 했다.

    전리품으로 구리 몇 덩이리만 챙겨도 꽤 짭짤할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오빌 마을, 제버린 마을 역시 코볼트라는 말에 복수를 겉으로 내세웠다.

    그건 대의명분이고, 실제로는 전리품을 노린 자원자가 쇄도 했단다.

    개중엔 거부하고 몸을 사린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어차피 자원자를 뽑는다고 결정된 것.

    딱 숫자를 맞춰 70명을 선발해서 훈련을 시켰다.

    그러면서 식량, 장비를 모아들였다.

    자원하지 않은 가구에서는 보리는 반 자루 즉 25킬로그램, 밀은 10킬로그램을 내도록 했다.

    밀가루가 아닌 도정하지 않은 통밀의 기준이다.

    그 가액에 해당하는 다른 걸 내도 된다.

    칼, 창, 화살, 가죽 갑옷이나 방패, 투구 같은 장비도 좋다.

    어느 집이나 여분이 조금씩은 있기 때문이다.

    너무 낡은 것은 거부되기도 한다.

    육포, 염장돼지고기, 훈제 고기, 비스킷, 염장채소 같은 식량과 부식도 좋다.

    이런 식으로 인원이 모여들어 훈련을 하고, 군수품이 모여들었다.

    새로 눈이 내린 그 다음날, 출정을 했다.

    210명의 토벌대.

    150명이 주공, 30명이 예비, 나머지 30명이 보급을 맡았다.

    존슨은 150명의 주공에 포함되었다.

    이제는 16세니 작년처럼 애 취급을 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체구도 다 자란 성인 남자 보다 더 크다.

    토벌은 거의 정석적이다.

    예비대를 포함해서 일부는 퇴로를 막거나 포위를 한다.

    주공을 셋으로 나누어 좌우와 정면으로 구성한다.

    정면은 방패와 장창.

    그 뒷열에 활이나 크로스보우를 배치한다.

    좌우 역시 비슷하다.

    몬스터의 공격을 막을 방패병과 창병을 앞세운다.

    뒤로는 활이나 크로스 보우를 배치하는 식이다.

    활이나 크로스 보우가 부족하니 뒷쪽에도 창병을 배치하는 수가 많다.

    정면이 가장 숫자도 많고 방패도 크고 두껍다.

    몬스터는 대체로 정면으로 달려드는 경우가 많다.

    정면에서 어그로를 끌도록 한다.

    좌우에서 장창으로 찌르거나 활로 공격하는 것이 정석이다.

    숫자가 비등하기는 하지만 코볼트는 암컷과 새끼의 비율도 거의 절반에 가깝다.

    그 때문에 싸움에 나서는 코볼트 전의 수는 토벌대보다는 숫자가 적다.

    치열한 싸움이 있었지만 코볼트 전사들의 공격은 무산되었다.

    코볼트의 기세가 꺾이면서 그때부터 차근차근 인간들의 공격이 밀려들었다.

    둥지 가운데 공터에서 코볼트 족장과 전사들의 저항이 끝내 무산되었다.

    포위하고 있던 예비 병력과 보급을 맡은 인원도 차근차근 다가오고 있다.

    쓰러진 코볼트들을 창으로 찔러 확인 사살을 했다.

    “우와아아아!”

    일단 코볼트 족장을 쓰러뜨리고 다들 환호성을 질렀다.

    앞에서 창으로 찌르면서 좌우에서 홀로 공격을 해대니 버티지 못한 것이다.

    다친 사람은 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저번처럼 방심하지 말고! 경계, 동굴 확인, 미확인코볼트 확인!”

    세 마을의 병력을 지휘하는 토벌대장이 소리쳤다.

    다들 대답하고 미리 맡겨진 위치로 이동했다.

    존슨은 경계조.

    몇 군데 위치로 10명씩 몰려 나갔다.

    혹시 저번처럼 다른 놈들이 공격할까봐 대비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도 다른 맹수나 사냥 나갔던 코볼트 무리가 돌아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대낮에 사냥을 나가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눈 위에 사냥 나간 발자국도 없었다.

    일부 인원은 짧은 칼과 방패를 들고 코볼트의 동굴을 탐색했다.

    동굴안에 암컷과 새끼들도 있을 것이다.

    광부코볼트들이 곡괭이 들고 달려들 수도 있다.

    그 때문에 실력이 좋은 자경단원들이 선발되었다.

    그들은 둥근 방패와 짧은 창이나 칼을 들고 동굴로 진입했다.

    미확인 코볼트 확인하는 임무는 비상탈출구를 찾는 것도 임무다.

    그들은 네다섯 명씩 조를 짜서 인근을 샅샅이 뒤졌다.

    발견하면 일단 막아두거나 보고를 한다.

    저번의 경험 때문인지 조심스럽게 접근해 차분하게 공격했다.

    후속 조치도 안정적으로 취해 저번 같은 황당한 공격을 받지도 않았다.

    준비하는 기간은 길었지만 전투는 딱 하루.

    그리고 전리품은 산더미 같았다.

    고블린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노획품은 월등히 많았다.

    특히 광석과 정련해 놓은 구리괴에 모두들 탄성을 질렀다.

    세 마을이 공평하게 나누어야 하는데 이게 어렵다.

    결국 세 마을에서 촌장 대신 유지들이 모여서 며칠 동안 협상을 했다.

    그럭저럭 셋으로 나누었다.

    다들 큰 손해 없이, 그렇다고 남들보다 대단한 이익도 없는 배분이었다.

    하롯 마을 토벌대도 보급 마차에 바리바리 싣고도 남았다.

    다들 별도로 등짐으로 한짐씩 지고서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이다.

    등짐 진 게 자기 것은 아니지만 이중 일부는 토벌대가 받을 몫이다.

    이미 그 기준은 정해져 있는 것 같기는 했다.

    어쨌든 큰 피해없이 승리했으니 만족한 것이다.

    평가를 위한 자경단의 회의가 있었다.

    어떤 점은 잘 했고, 승리의 요인이 무엇인지.

    잘 못한 점은 무엇이고, 개선점은 어떤 것인지를 평가했다.

    마을 주민들이 지원해주었던 것은 일부 사용한 것을 빼고는 도로 돌려주었다.

    그러면서 노획품을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주었다.

    직접 전투에 참여한 자원자들에게는 조금 더 많은 전리품을 주었다.

    그렇지 않고 지원만 주민들은 조금 적은 배분을 했다.

    불평이야 있겠지만 아예 아무 것도 받지 못한 주민은 없다.

    물론 촌장이나 마을 유지들은 조금 더 가졌겠지.

    존슨으로서도 이 정도면 만족이다.

    일리나 역시 존슨이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다.

    데이지와 제티도 무사히 돌아온 존슨을 환영했다.

    그러면 된 것이다.

    존슨은 그렇게 생각했다.

    비슷한 나날들이다.

    존슨은 여전히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돌본다.

    그러면서도 마법 수련에 손을 놓지 않는다.

    바람 마법에 독침같이 가벼운 것이 아닌, 창이나 화살을 제대로 얹을 수 있게 된 것은 겨울이 다 지나고 봄이 되어서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라는 단어다.

    이전에도 독침이나 화살을 얹어서 쏠 수는 있었다.

    문제는 제대로 되지 못해서 적중하는 확률이 낮았다는 것이다.

    지난 해 가을에 뿌려둔 보리가 이삭 패기 전 한창 파릇파릇할 때 드디어 성공을 했다.

    그러니 봄이라기 보다는 초여름이 거의 다 되어서다.

    바람 마법의 위력과 창이나 화살의 무게 비율이 딱 맞아야 가능한 것이었다.

    그게 맞질 않으니 위력이 약하거나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곤 했다.

    성공하고 나니 그제야 감이 딱 잡히는 것이 살짝 불만이다.

    ‘성공 전에 느껴야 제대로 빨리 성공했을텐데!’

    존슨은 그걸 성공한 후에야 던지기 전용 창을 만들었다.

    먼저 투창기나 가죽 물매로 창을 던질 수 있도록 장비를 고안했다.

    여러 번 실험을 해서 무게와 길이를 맞추었다.

    이제는 창을 잡고 들어 보면 답이 딱 나온다.

    이 무게에는 어느 정도 위력의 바람 마법이면 어느 정도 날아가겠군!

    거기에다 타겟티드Targeted 마법을 얹으면 아주 정확하게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 박힌다.

    존슨은 숲에서 큰 암사슴을 한 마리 잡는 것으로 훈련을 마무리 지었다.

    ‘마침 내 리버스데이Rebirthday 이기도 하고!’

    사실은 훨씬 이전이지만 마법 성공과 함께 기뻐하기 위해 날짜를 제멋대로 바꾼 것이다.

    석 달 정도 지나 숲으로 들어가 처음 사냥에 성공한 날이라고 정한 날이다.

    80kg은 넘을 것 같은 덩치가 큰 암 사슴이었다.

    운이 좋기도 했다.

    그렇지만 창이 무려 200여 미터를 넘게 날아 갔다.

    그러고도 정확하게 목을 꿰뚫고 박혔다.

    ‘벌써 존슨으로 깨어난지 꼬박 2년이나 지난 셈이네?’

    감회가 무량했다.

    한국 땅의 장진오는 확실히 죽었을 테고.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해도 마음의 동요가 별로 없다.

    제 마음대로 정한 리버스데이는 이번에 겨우 두 번째였다.

    그렇지만 가족 모두에게 특별히 의미가 있는 날로 변했다.

    일리나는 존슨이 사냥해 온 사슴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음식을 푸짐하게 만들었다.

    남는 걸로는 육포도 만들고 훈제나 염장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하루를 푹 쉬면서 배불리 먹고 마셨다.

    데이지와 제티 역시 오늘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존슨이 되살아난 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존 포우가 죽고 처음으로 리버스데이를 지낸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버지였지만 가족에게 철저하게 버림 받은 존재가 되어 버린 존 포우였다.

    아무도 존 포우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아무도 아버지에 대해서 대화를 하지 않는다.

    아내였던 일리나까지도.

    장례식 이후로 일리나는 존 포우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그저 네 명의 아이들을 잘 키우려는 것만이 삶의 목표가 된 것 같았다.

    헤나를 결혼시켰으니 남은 것은 셋.

    “올해 농사는 어떻게 할까? 지난해처럼 농사를 지을 수는 없어. 저번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지. 이제부터는 그렇게는 안 되는 거야. 삼포식이나 사포식으로 가야 해.”

    일단 겉보기에는 남들과 다르지 않게 농사를 짓기로 마음먹었다.

    즉 다른 농부들처럼 밭을 셋이나 넷으로 나눈다.

    1번은 밀이나 곡식을 심고 2는 목초지를 만들어 가축의 사료 작물을 기른다.

    3번은 한 해를 묵히는 것이다.

    한 번을 더 넣을 수도 있다.

    중간에 넣어 한 번씩 걸러 묵히는 것도 좋다.

    아니면 다른 작물, 특히 콩을 심으면 더 좋을 것이다.

    처음에야 농토 전부에 밀을 심어 악착같이 거두었다.

    이제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많이 심고 거두어봐야 세금으로 엄청나게 뜯기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먹고 살기 어렵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존슨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1/3 또는 1/4의 농지에만 심어도 다섯 식구가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

    자경 농지가 넓어졌다.

    이전부터 빌려서 농사짓던 곳도 거의 그대로 이어서 농사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 말고도 두 곳의 지하 창고와 존슨의 마법동전주머니 안에 든 밀 자루만 해도 엄청난 양이다.

    그것만 잘 이용해도 앞으로 떵떵거리며 살 수도 있다.

    존슨은 그렇게 조용히 고향 마을에서 잘 먹고 잘 살 생각을 하며 행복한 고민과 상상을 하고 있었다.

    ‘올해부터는 농사는 그럭저럭 대충 지어야겠다. 집을 이리저리 손을 좀 보고, 살기 편하게 고쳐도 보고. 느긋하게 사냥이나 하면서.’

    이런 행복한 궁리를 하고 있었다.

    촌장을 비롯한 마을의 지도자들이 술렁거리는 것을 재빨리 눈치 챘다.

    ‘쟤들은 또 왜 저러는 거지?’

    그래서 좀 알아봤다.

    ‘영주가 죽어?’

    존슨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얘기였다.

    늙은 영주가 죽었다.

    소영주였던 아들이 영주가 되어야 했다.

    그렇지만 수도에 머물고 있던 소영주도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영주가 되지 못했다.

    이전 늙은 영주의 손자가 새로운 영주가 되었다고 했다.

    ‘무슨 일이지?’

    아들이 영주가 되지 못하고 손자가 영주가 되는 일은 드문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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