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제로 귀농 당한 썰-46화 (46/74)

〈 46화 〉 16세 가을(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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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상은 질색을 했지만 돈을 쥐어주고 부탁을 했다.

“무슨 대단한 얘기를 할 건 아니오. 그냥 왜 노예가 되었는지, 무슨 일을 했었는지, 뭘 할 수 있는지 같은 시시한 얘기만 물을 거요.”

여차하면 한두 명 정도는 살 수도 있다고 말해가면서.

믿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일단 공돈이라 생각했는지 몇 명과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허락했다.

당연히 존슨이 묻는다고 노예들이 모든 얘기를 다 술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존슨이 보려는 것은 그들의 말이 아니다.

그들의 말하는 태도, 눈동자, 그리고 마나의 움직임이나 마력의 순환 같은 것들이다.

몇 명과 이런저런 잡다한 얘기를 나누면서 면밀하게 관찰하니 대충 어떤 식으로 하는 건지 감을 잡았다.

그렇다고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볼 수는 없었다.

그건 말 그대로 흑마법사나 하는 짓.

존슨은 스스로 정체를 숨긴 흑마법사 코스튬플레이를 하는 중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자신을 흑마법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고블린 잔당에 대한 얘기는 아직 없지?’

아직도 조사 중이다.

그쪽과 가까운 오빌 마을로 연락을 해주고는 일단 상황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고블린 놈한테 먼저 써볼까? 고블린이랑 코볼트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자칫 코볼트는 떼로 몰려들 가능성도 있잖아? 그에 비해 고블린은 고작해야 열 마리도 채 안될 것 같고. 그나마 안심이긴 하지.’

그렇다고 고블린이 한 마리씩 다닌다는 그런 얘기는 아니다.

코볼트 역시 마찬가지다.

자기가 약한 것은 알기 때문에 여러 마리가 몰려 다니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존슨은 일단 개념은 파악을 했다.

그걸 자기 수준에 맞게, 수월하게 걸거나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거는 방법 등을 고안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마법동전주머니 안에 있는 마법책을 다시 색인을 메모해가면서 100권 넘게 부르고서야 겨우 찾아냈다.

노예와는 그다지 관련이 없는 마법처럼 여겨지는 제목이었다.

[뇌와 정신의 작용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과 마나의 역할]

‘제목이 이러니 도대체 찾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이런 식의 제목이 달린 마법서가 꽤 많다.

‘언젠가 나중에 본격적인 실험실을 만들면 거기에 거대한 책장을 만들고 다 꺼내봐야겠다. 도대체 몇 권이나 들어 있는지. 쳇!’

그냥 멀쩡한 생물에게 마법을 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존슨의 수준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매개체가 될만한 뭔가가 필요했다.

존슨은 잡화점과 대장간 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고르고 골라 몇 가지 금속을 구입했다.

원래 용도가 무엇인지 불확실하긴 하지만 자기에게 맞을 것 같은 걸로만 골랐다.

철침, 철제 족쇄와 철제 수갑, 팔찌, 철제 링 같은 것들이다.

존슨은 또 질이 낮은 하급의 바늘도 여럿 구입했다.

바늘은 고급일수록 가늘고 날카롭다.

하급은 굵고 잘 녹슬고 길다.

존슨은 바늘과 철제 링, 철제 수갑 등을 이용해 실험작을 만들었다.

일단 단순하게 제압용과 단순반복하는 식으로 작동하여 뇌에 전기적인 자극을 주는 것.

뇌의 움직임을 살펴보기 위한 탐침 역할을 하급의 긴 바늘에 마법진으로 새겼다.

존슨은 몬스터에 써보기 전에 일단 기르던 가축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오빠, 요즘 이상해.”

데이지가 엄마인 일리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렸다.

“응? 뭐가?”

“오빠가 가축들한테 뭔가 이상한 짓을 하나봐.”

그러면서 존슨이 가축에게 철침을 찌르거나 철제 족쇄 같은 걸 가축의 목에 걸고 뭐라 중얼거리곤 했다.

존슨 입장에서는 아무도 모르게 몰래 한다고 생각해 움직였다.

하지만 시골이라는 곳이 누군가 어떤 행동을 하면 어디선가 누군가는 보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존슨은 그러거나 말거나 꿋꿋하게 실험을 계속했다.

전기적인 자극을 받은 가축이 놀라 날뛰거나 뇌에 마나의 자극을 받은 동물이 미치기도 했다.

그럴 땐 재빨리 도살 후 도축.

핑계는 여러 가지였지만 대개는 자기가 먹고 싶어 죽였다는 식으로 둘러댔다.

그렇게 개, 오리, 돼지, 닭은 물론이고 고양이, 송아지, 노새 같은 동물이 희생되기도 했다.

가급적 죽으면 마법동전주머니에 넣어 숲에 버리거나 매장했다.

키우던 가축은 그 수를 매일 헤아리기 때문에 딱 티가 났다.

그래서 매장하지 못하고 도축을 하는 것이다.

존슨이 스무 마리 정도의 동물을 대상으로 이런저런 실험을 했다.

그 후 한동안 조용히 지내다가 어느 날인가 부터 숲으로 향했다.

바쁜 농사일이야 거의 끝났으니 뭐라 말할 것은 아니었지만 다들 조금 이상하게 여기곤 했다.

존슨은 숲으로 들어가 마법과 날랜 몸 움직임으로 많은 동물을 생포하여 실험을 계속했다.

아무리 꿋꿋하게 실험을 해도 집에서는 이상하게 보는 그 눈초리 때문에 계속하기가 어려웠다.

꿩, 비둘기, 자고새, 오소리, 너구리, 삵, 족제비 같은 작은 동물들을 대상으로 하여 생포하여 마법 실험을 계속했다.

죽으면 고기나 모피를 위해 집으로 가져오고.

그러기 어려운 동물은 매장해버렸다.

어느 날엔가 갑자기 마법이 성공 했다.

야생성이 강한 산비둘기가 존슨의 손짓에 따라 어깨에 앉고 손에 앉았다.

어떤 식으로 의사 전달을 하고 반응을 살펴야 하는지 깨닿게 되었다.

살짝 도가 통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때부터 다시 새로운 수련이 시작되었다.

사람이라면 말로 전하면 될 일이지만 동물에게는 말이 통하지 않았다.

‘어, 이건 텔레파시 같은 걸로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숙달을 위해 그 후로도 꾸준히 숲으로 향했다.

자기 마법에 당해 순종하는 동물을 죽이는 것은 꺼려진다.

그렇다고 마법 걸린 동물을 숲에 그대로 놔주기도 꺼림칙했다.

그래도 일단 놔줬다.

마법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대신 부를 수 있는 신호는 정해두고 반복해서 훈련을 시켰다.

며칠 후에는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다른 동물에게 잡혀 먹힌 것이다.

발목에 매둔 타겟 마법이 걸린 실을 발견한 것이다.

실이 끊긴 것이 아니라 빠져 있었다.

그리고 그 나무 위쪽에 매의 둥지가 있었다.

이런저런 실수와 실패를 딛고 계속 실험과 수련을 진행했다.

이제 마법을 거는 것은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

문제는 조종을 할 수 없다는 것.

텔레파시, 무언전달, 의사소통, 길들이기, 몸짓 언어, 각인, 뇌새김, 테이밍, 조련, 동물 훈련 같은 단어로 마법서를 찾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역시 종이에 메모를 해가면서 온갖 말도 안되는 단어를 기록해가면서 불러 보았다.

손에 잡히지 않거나 잡혀도 별로 상관없는 책들이었다.

[독립성과 야생성이 강한 존재에 관한 마법적인 조치와 뇌에 낙인을 찍는 방법에 대한 고찰]

‘이게 정말 마법서일까? 왜 마법사들은 마법서의 제목을 이따위로 짓는 걸까?’

존슨은 마법서를 꺼낼 때마다 의문을 느낀다.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처지다.

그저 헛웃음 웃고 어깨 한 번 으쓱하고는 포기해버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마법 실력이 확 늘었다.

노예 각인이나 세뇌 등의 마법 습득에는 실패했다.

그렇지만 그로 인해 다른 마법 실력까지 확확 늘어났다.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실력이 모자란다.

존슨은 건초장 뒤에 만든 작업장 한쪽 구석을 파고 있었다.

그곳을 판 흙으로 갈아엎은 밭에 뿌려 세리들의 눈을 속인 것이다.

그곳엔 더 큰 지하실을 만들고 있었다.

자기 방 지하 대피소의 밀 자루를 작업장 지하에 새로 만들 창고로 옮길 생각이었다.

일을 벌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던 존슨이었다.

그렇지만 이래저래 일을 자꾸만 벌이고 있었다.

‘어차피 겨울 동안 딱히 해야 할 일도 없을테니까.’

나날이 마법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다룰 수 있는 마법의 종류도 많아지고 있다.

실력도 팍팍 좋아지고 있었다.

배운 마법은 되도록 자주, 조금 과하게 사용해보면서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처음엔 아는 것 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으니 느릿느릿 알아갔다.

이제는 점점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나무를 자르는 것도 정 어려우면 마법으로 잘라도 그만이다.

판자를 만들고 싶다면 마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럴 정도의 하급 마법들은 그나마 익히기 쉬운 편이다.

남들 눈을 의식하여 자르는 톱 말고 켜는 톱도 구입해 사용하기는 하지만.

첫 눈이 오고 난 이후 자경단 훈련을 마치고 조금 지났을 무렵이었다.

존슨은 자기 몸을 가볍게 만들 수 있는 마법을 익혔다.

원래는 FLY 마법을 배우고 싶었다.

아직은 그걸 익힐 실력은 아니었다.

그래서 페더폴이라는 마법을 먼저 익혔다.

몸을 아주 가볍게 만들어주는 마법이다.

처음엔 눈 위에 발자국의 자국이 희미하게 남을 정도였다.

겨울이 깊어질 무렵엔 마음 먹고 달리면 눈 위에 발자국이 남지 않을 수준이었다.

‘멋져! 완전히 답설무흔이잖아?’

체중을 거의 0에 가깝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공중을 훨훨 날아가는 플라이 마법이라면 체중이 거의 0 일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아니다.

걷는 게 100이고 날아가는 게 1이라면 대충 20~30 이하일 것으로 예상했다.

크게 뛰어 올랐다가 서서히 내려섰으니까 아예 무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게가 없으면 그냥 날아가 버리거나 바람의 영향을 막대하게 받을테니까.

그리고 사냥을 다니면서 그 마법을 극성으로 익히려고 애를 썼다.

눈 위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면 사냥에서 대단한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냥도 덫 사냥에서 이제는 조금 바뀌어 활 사냥으로 바꾸었다.

어차피 활은 배워야 한다.

덫은 어차피 남에게 보이기 위함일 뿐이었다.

그동안 활 솜씨가 떨어져서 활 대용으로 사냥을 하기 위함이었다.

존슨의 생각으로는 칼을 쓰면 폼은 날 것이다.

그렇지만 맹수나 몬스터와 아주 가까이에서 드잡이질을 해야 한다.

그걸 피할 생각은 아니다.

그것도 필요하겠지만 가급적이면 멀리서 상대하는 것이 안전하다.

상처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화농이기 때문이다.

작은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쉽게 죽어 자빠지는 세상이었다.

가급적 상처를 입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창을 열심히 익히면서도 활에도 관심을 늦추지 않았다.

‘큰활의 민족의 유전자가 조금 남아 있는 걸까?’

문득 그럴 생각이 들 정도로 활을 비교적 수월하게 배웠다.

활 실력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활을 이용해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사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멧돼지까지는 어렵지만 사슴이나 노루 정도라면 잘 하면 잡을 수 있었다.

사실은 그게 아니라도 식량이 아주 부족해지면 맨손으로도 사슴을 잡을 수 있다.

마법의 힘이다.

몸을 민첩하게 만들고 페더폴로 아주 가볍게 만든다.

그런 상태에서 덮치면 사슴도 쉽게 도망치지 못한다.

사슴을 잡는 그 순간에는 마법을 해제하거나 무게를 확 늘린다.

달려갈 때와는 달리 중력 마법을 걸어 버리는 식이다.

마법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으면 멧돼지도 당연히 수월하게 잡을 수 있다.

매직 애로우 마법은 이제 꽤 능숙해졌다.

멧돼지라도 매직애로우 마법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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