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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43화 (43/74)

〈 43화 〉 16세 초여름(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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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은 우물에 뚜껑을 해달고 외부로 노출된 파이프를 보온처리 했다.

아직은 괜찮지만 겨울을 위해서다.

또 남들 눈에 이상하고 신기한 것으로 비춰지는 건 사양이었다.

파이프 겉면에 온도 조절 마법진을 새겼다.

절대로 영하로는 떨어지지 않게, 최하 영상 5도 이상이 되도록 범위를 조절했다.

더울 땐 작동하지 않다가 추워지면서 영상 5도가 되면 그때부터는 마법진이 작동되어 영상 5도에서 15도 사이를 오르내리도록 만들었다.

그런 다음 목화솜으로 감고 그 위에 거친 마직천으로 폭이 20cm쯤 되는 붕대를 만들어 그걸로 촘촘하게 감고 그 위에 양털로 감아주었다.

그 겉은 다시 거친 마직으로 만든 붕대로 단단히 감아주었다.

그 겉을 나무로 대서 가렸다.

나무 기둥처럼 보이는 것이다.

온수실 꼭대기에 복층 구조로 만든 마루 위에 놓은 펌프와 물통에도 역시 얼지 않도록 마법진을 새겨 놓았다.

‘물통도 나무가 아니라 FRP같은 것이라면 좋을 텐데. 일단은 그냥 두고 나중에 도자기 같은 걸로 만들어 볼까? 그러자면 복층의 기둥이나 바닥도 단단하게 고정해야 하고. 아궁이도 어떻게...아아, 바보로구나. 아궁이와 솥을 사용할게 아니라 보일러처럼 만들면 되는 건데. 파이프도 마법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텐데.’

아직은 팍팍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곧 가능해질 것 같았다.

온도 조절 마법진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해결했지만 그 외의 것은 어렵다.

‘온도 조절 마법진을 물탱크 안에 새길 때...아예 온도를 40~50도 정도로 하면 되잖아! 이런 바보!’

그렇지만 물통의 재질이 나무라서 실패했다.

‘물통을 철로 만들어야 하는 걸까?’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곳은 얇은 강철판이나 스테인레스가 없다.

무쇠가 대부분인데 물탱크를 무쇠로 만들었다가는 복층의 마루가 견디질 못한다.

아직 강화 마법은 익숙하지도 않고.

익숙하다 해도 그 엄청난 철을 어디서 구할 것인가?

아니면 도자기?

상상만으로도 무겁다.

그냥 생각만 해보다가 포기했다.

지금 이 정도만 해도 다들 만족하고 있으니까.

나무 물통만 해도 복층 위로 올리는 데 죽을 고생을 했다.

물통 안의 물을 데우는 것이 아니라 철로 만든 파이프를 통해 내려오는 동안 데워지도록 만들었다.

‘바보! 나무통을 데울 생각을 하다니. 물 안에 철로 만든 파이프를 넣고 그 안으로 뜨거운 물이 지나도록 하면 되는 일인데. 그러면 그 방식으로 방의 난방도 해결할 수 있잖아!’

보일러의 원래 기본 구조가 그렇다는 걸 나중에야 생각해 냈다.

아무래도 문과라서 그런 모양이었다.

온 가족이 다 달려들어 며칠에 걸려서야 끌어 올렸다.

도르레를 설치하고서도 그랬으니 그냥 올리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주 큰 나무통도 아니었다.

포도주를 담그는 엄청난 통이 아니라 존슨이 보기에는 한 드럼이나 두 드럼 정도 용량이 될만한 크기였는데도 엄청나게 두껍고 무거웠다.

나무 통을 올리고 구멍을 뚫어 아래로 내리는 것도 일이다.

열고 잠그는 장치를 만들어 부착하는 것도 하나하나 다 존슨이 직접 만들어야 했다.

아랫쪽에선 그걸 솥으로 끌고 갔다 조금 작은 나무통으로 끌고 가서 열고 닫아야 하니 신축성 있게 움직여야 했다.

솥과 연결하여 아궁이에 불을 피우면 솥 안의 뜨거운 물이 철파이프를 타고 올라간다.

나무통 안의 물을 데우는 방식이면 좋겠는데 솥을 밀폐시키기가 어렵다.

제대로 기억해 내지 못하거나 하면서 일은 많아지고 효율을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다.

당분간은 솥 뚜껑을 열고 뜨거운 물을 떠서 찬물과 섞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작업장도 조금 고쳤다.

마냥 어둡게만 두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먼지만 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창문을 여닫을 수 있으면서도 단단히 밀봉하듯 닫아 걸 수도 있어야 했다.

습기가 말도 못하게 많으니 습기를 빨아낼 수도 있어야 한다.

가급적 건조할 수 있게 장치를 해야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톱의 효과는 그래도 좋은 편이다.

예전보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나무를 벨 수 있다.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톱이 하나라 제티와 번갈아 가면서 톱질을 해야 하니 그럭저럭 할만하지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했다면 못견딜 뻔 했다.

‘빨리 마법을 익혀야 해. 마법의 힘, 마법의 능력이라면 삶이 훨씬 쉬워지고 편안해질거야!’

존슨은 그렇게 믿었다.

여러가지 마법을 익혔지만 막상 현실에서 쓸만한 유용한 마법은 아직 익히지 못한 것이다.

작업장과 온수실을 만들고 나서는 한동안 큰 일거리를 만들지 않으려 했다.

신경을 딴 데 쓰지 못하게 하려고 조금 무리해서 시작한 작업이다.

호되게 고생만 했지 마음에 들게 만들지 못했다.

그런 정도만이라도 일리나를 비롯해 형제들 모두 다 좋아했지만.

마법에만 전념하여 최하급의 잡다한 마법들을 배우고 익히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마침내 디그 마법을 다 익히고 나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숲에서 시험을 해보고는 아주 만족했다.

아직은 여러 번 계속해서 사용하지는 못한다.

이리저리 시험을 해본 결과 지금 현재는 가로세로깊이 1미터씩인 부피의 흙을 파내면 시간당 네 번 정도를 할 수 있다.

‘이게 최하 수준이라는 것이겠지? 조금 더 나아지면 훨씬 빨리 많은 흙을 퍼낼 수 있고. 좋았어.’

생각해보니 가로세로높이 1미터의 흙이라면 꽤 많은 양이었다.

‘리터로 따지면 그게 1000리터였던 것 같아. 석유 드럼통이 200리터인가 그랬잖아? 그러면 다섯 드럼 정도 분량이라는 건데...엄청난 거잖아?’

존슨은 두껍고 질긴 마직의 천으로 1세제곱미터의 흙이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을 크기의 자루를 만들었다.

위가 뚫린 육면체.

누가 손으로 들고 옮길 것은 아니다.

아공간이 흙가루로 지저분해지는 것을 피하려는 것이다.

또 나무로 두꺼운 판자를 만들고 그 판자를 잘랐다.

가로세로 1미터의 구멍을 막을 수 있는 손잡이 달린 뚜껑을 만들었다.

자기 방 침대 아래로 방공호를 파려는 것이다.

여기서야 공습이 없을 테니 방공호라고 말하기는 우습다.

대피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원래 존슨의 기억에도 그가 어린 시절 몬스터들이 마을의 울타리를 넘은 기억이 몇 번이나 있었다.

지금 흔적만 남아 있는 울타리 역시 3년 전의 산적들 공격으로 불타버렸다.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아주 취약한 상태.

존슨은 일리나와는 의논을 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의구심을 느끼는 일리나에게 현실을 말해주었다.

“3년 전의 산적들 공격에 불탄 울타리는 여전히 그대로잖아? 만에 하나 몬스터가 공격한다면 어떻게 할 건데?”

“어차피 집안에서 문을 다 닫고 기다려야 하는 거잖아?”

“산적은?”

“으음...”

그냥 숨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몬스터와는 달리 산적들은 집에 불을 질러버리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3년 전의 그 때도 마을의 여러 집이 불에 홀랑 타버렸다.

사람도 많이 죽고 끌려가기도 했다.

일리나와 헤나 등은 마침 운 좋게 촌장 집에 갔다가 목숨을 건졌다.

산적들이 촌장의 집까지 몰려들지는 못했다.

“제티를 당분간만 데리고 있어 줘. 침대를 치우고 작업을 해야 하니까.”

“얼마나 걸릴까?”

“모르겠어. 한 달 아니면 두 달쯤?”

존슨은 그 정도면 될 것 같았다.

추수하기 전까지 끝낼 생각이었다.

동전주머니에 감출 수도 있겠지만 추수한 곡식도 지하 대피소에 감춰둘 생각이기도 하다.

일리나 등 가족들의 눈에도 이상해 보이지 않도록 하려면 무조건 필요한 지하실이었다.

존슨은 제티가 일리나와 함께 방을 사용하기 위해 옮겨간 그날부터 자기 침대를 들어 냈다.

바닥의 흙을 정밀하게 잘라냈다.

미리 만들어둔 나무 뚜껑 위에 올려 놓을 것이다.

가로세로 1.3미터씩 잘라 뚜껑 크기와 맞춘 것이다.

그리고 한 뼘 정도 들어낸 밑에 가로세로 1미터 정도의 크기로 흙을 파냈다.

디그 마법은 정말 좋은 마법이라고 존슨은 여러 번 감탄을 했다.

흙가루가 거의 날리지 않고 부서지지도 않았다.

디그 마법으로 파내고 옆면을 마법으로 단단히 굳혀 두면 콘크리트 발라둔 것처럼 단단해진다.

흙가루가 부서져 날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한 시간에 네 번씩 파내니 하루에 원하는 깊이만큼 내려가고도 꽤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처음엔 두꺼운 마직 자루를 하나만 만들었다가 나중에 몇 개를 더 만들었다.

거기에 파낸 흙을 담아 마법 동전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자루가 더 이상 없으면 밖으로 나와 숲에 들어가 우묵한 골짜기에 버렸다.

가까스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윈드 마법으로 지난해에 떨어진 낙엽을 끌어 모아 올렸다가 뿌려주면 완벽하게 흔적이 사라졌다.

존슨은 원래 계획 보다 훨씬 빠르게 지하 대피소를 만들었다.

두 달이 아니라 3주 만에 원하는 넓이만큼을 파냈다.

지하 4미터, 그리고 그 밑으로 깊이 2.5미터에 가로 5미터, 세로 4미터의 공간을 파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공간은 계단으로 만들었다.

처음엔 수직으로 뚫고 사다리를 달까 하다가 그래서는 가족들이 곡식 자루를 가지고 드나드는 걸 이상하게 여길 것 같았다.

거의 매일 조금씩 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모자라기는 했지만 아주 흡족한 성과였다.

실제로 밤새 작업을 했다면 며칠 정도면 다 파냈을테지만 그렇게 하고서 버티기는 쉽지 않다.

하루에 2~3회 정도 작업을 했다.

1회당 4자루, 즉 1시간 작업 분량이다.

그러니까 하루에 12자루를 파냈다.

1자루가 1.3세제곱미터.

짬짬이 그 자루를 마법가죽 가방에 담아 밭을 가로질러 숲에 들어가서 처리를 해야 하는데 이게 밤에는 곤란하다.

낮에 약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숲에 가서 거기서도 한참 더 들어가 우묵한 골짜기를 찾아 흙을 쏟아놓고 돌아와야 하는데 이게 거의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그게 아니라면 자기 소유 밭의 우묵한 곳을 메꿔야 하는데 지금은 밀이 아직 자라고 있는 중이다.

하여간 이런저런 이유로 3주 정도가 걸려 일단 흙은 다 파내고 벽과 천정과 바닥은 단단하게 다져 놓았다.

한쪽에 칸막이를 막고 양쪽 벽에 2층 침대를 하나씩 만들었다.

존슨의 다섯 식구가 머물 수 있도록.

어차피 오래 머물 것은 아니니 물이나 하수도는 생각할 것도 없었다.

다 만들고 나서는 반대편 쪽으로 도망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통로는 위아래로 두 번씩 육면체를 잘라 내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더구나 굳이 폭을 1미터씩 잘라낼 필요도 없고 높이도 굳이 2미터까지 만들 필요도 없다.

대신 앞쪽으로 조금 더 깊이 잘라내는 식으로 작업을 하니 속도가 빨라졌다.

그에 맞게 다른 규격의 자루가 필요해져서 조금 복잡할 뿐이었다.

더운 계절을 온통 흙 파는 땅강아지처럼 흙속에 파묻혀 지내다시피 했다.

또한 이런저런 잡다한 일들을 벌이거나 시작하거나 중단했다.

성공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실패했다.

머릿속으로 생각해보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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