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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34화 (34/74)
  • 〈 34화 〉 16세 봄(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그 덕분에 마나를 기반으로 하는 마법의 실력 자체가 부쩍부쩍 자라고 있었다.

    ‘원래 다 이렇지는 않겠지?’

    존슨이 알기로도 마법이라는 것은 배우기도 어려워서 아주 어려서부터 차분하게 배워야 한다고 알고 있다.

    성인이 되어서 마법을 배운다는 얘기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물론 존슨은 마법에 대해서 모른다.

    마법에 대한 얘기도 장진오의 의식이 존슨의 몸에서 깨어난 이후에 들은 것 같다.

    그 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약간은 어리숙한 놈이라서 그 앞에서는 그런 얘기조차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그때는 존 포우가 한창 지랄을 떨 때라서 온 신경이 그쪽으로만 가 있었다.

    주눅이 심하게 들어 있었다.

    존슨은 때때로 숲에 들어갈 때 마법동전주머니에서 블로우 건을 꺼내어 사용해 본다.

    고블린과 간접 키스하기 싫어서 부는 쪽을 칼로 겉을 깎아냈다.

    안쪽도 후벼 파 긁어내고도 찝찝해서 독한 술로 몇 번이나 닦아냈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숲에서만 꺼내어 이런 저런 궁리를 해가면서 사용 했다.

    그 결과 이 독침도 그냥 바람의 힘으로만 불어서는 사정거리가 고작해야 10~20미터 정도가 한계라는 걸 깨달았다.

    “이것도 역시 바람마법에 얹어서 불어대면 훨씬 먼 거리를 날아고 위력도 더 세지지.”

    그러면서 바람 마법으로 목표를 겨냥한 채 블로우 건을 훅 불어댔다.

    독침을 바람 마법에 얹어서 쏘는 것이다.

    우연히 성공했을 때 독침은 거의 100여 미터를 날아가고도 그 위력이 줄지 않았다.

    목표로 했던 나뭇가지에 호랑독가시나무의 가시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깊이 박혔다.

    “위력을 조금 줄여야할까?”

    사정거리와 위력을 조절하기 위한 훈련을 계속했다.

    적당한 거리, 적당한 위력을 낼 수 있도록 스스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마스터했다고 볼만했다.

    그 전까지는 그저 조금 능숙해졌다거나 익숙해진 수준.

    스스로 자기 기술이나 능력에 그런 차등을 주어 구분을 했다.

    ‘그런 면에서 내 마법은 이제 막 1단계는 끝난 것 같고, 2단계에 진입한 수준일까?’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그렇게 판단했다.

    기초적인, 기본 마법서에 예시로 나온 마법은 아마도 1단계 중에서 가장 쉽거나 가장 낮은 수준의 마법들일 것이다.

    그런 마법을 스무 가지 정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연습하는데 한 달 정도 걸렸다.

    마나를 느낄 때까지 한 달을 합쳐 두 달만에 1단계를 마스터 했다.

    “이 정도면 아마 엄청나게 빠른 걸 거야! 흠, 마법 천재 소년인걸까? 음하하하!”

    약간 중2병스러운 웃음도 한 번 웃어 보았다.

    남들 안보는 깊은 숲에서이니 이런 행동도 해보는 것이다.

    실력이 확확 늘어나니 정말 재미있다.

    신기한 능력이 눈에 보이니 그것도 재미있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으니 그것도 즐겁다.

    그리고 매일 더 안전해지고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샘솟으니 너무 행복했다.

    더구나 조만간 존 포우가 죽을 것 같아서 기쁘다.

    ‘이 독침이랑 블로우건...쓸 일이 곧 생기겠어!’

    머릿속으로 계획이 착착 생겨난다.

    독침을 더 독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호랑독가시나무를 찾아야 한다.

    그 뿌리를 잘라 독액을 더 모아 거기에 오래도록 담가 두어야한다.

    지금 동전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들은 거의 다 말라비틀어진 것 같은 모양들이다.

    주머니에 독액을 채워 넣어두면 저절로 그걸 빨아들여 독침의 독성이 더 강해진다.

    그걸 알아내고 효용성을 이리저리 궁리해두었다.

    남들 모르는 자신만의 비밀 무기로 삼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넘어갈 듯 넘어갈 듯 하면서도 끈질기게 버티던 존 포우의 수명은 결국 봄이 오기 전에 결판이 났다.

    겨우내 간호를 했지만 결국 두 달간 헛된 고생을 하게 된 일리나와 헤나는 지쳐 늘어져서 제대로 울지도 못했다.

    고된 간병으로 이미 마음의 각오를 하고서도 남을 시간이었다.

    차차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점점 나빠지는 것이 보이는데 예측하지 못할 리가 없는 것이다.

    대부분이 중상을 당한 후 겨우내 앓다가 사망자 가족들이 그러했다.

    그들을 공동묘지 근처에 통나무로 지어놓은 움막에 안치해두었다.

    땅이 녹으면서 땅을 파낼 수가 있게 되었을 때에야 겨우 장사를 치룰 수 있었다.

    그래도 땅이 조금 녹아 묘를 파내 한꺼번에 장사를 치룰 때엔 다들 울고불고하며 영원한 헤어짐을 슬퍼했다.

    존슨은 무표정하게 낡은 시트로 감싼 존 포우의 시신을 묘에 내리는 걸 물끄러미 쳐다 보았다.

    존 포우와 존슨은 애증이 얽힌 관계였다.

    존 포우는 확실하게 성질도 더럽고 비열하고 비겁한 놈이다.

    힘없는 가족들에게는 폭력적이고 잔혹하게 대하던 개새끼다.

    잘난 것 하나도 없음에도 일리나에게 열등감을 느끼는지 폭력으로 관계를 가지려던 자다.

    자신의 아들이나 딸에게 조차 욕설과 괴롭힘과 폭력을 휘두르곤 하던 작자다.

    그런 주제에 눈치는 빠르고 겁은 많았다.

    존슨이 확 죽여버릴까 하는 마음을 먹고 노려보면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고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계속 욕을 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걸 보면 결코 좋은 성격은 아닌 놈이 분명했다.

    원래의 존슨이라면 친아버지이니 뭔가 마음이 좀 다를 수는 있겠다.

    그렇지만 존슨의 안에 든 장진오 입장에서는 고약한 남일 뿐이다.

    그래도 남들 눈에 너무 이상하게 보일 필요는 없다.

    울어줄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침통한 표정을 짓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지켜보면 그만이다.

    장례는 원래 남이 옆에서 도와줘서 치루는 것이다.

    아무도 없다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이지만.

    이건 동네의 공동 사업을 하다가 죽은 것이니 마을장 비슷하게 공동으로 치룬다.

    더구나 존 포우 한 사람만이 아니다.

    앓다가 겨우내 죽어서 공동묘지의 움막에 대기하던 모든 마을 사람이 다 포함된 합동 장례식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존 포우가 죽던 날, 존슨은 묵묵히 존 포우의 발치에서 숨이 넘어가는 순간을 지켜보고 있었다.

    방안에는 일리나는 물론이고 헤나, 데이지, 제티까지 다 와 있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존 포우가 어지간만 했다면 고통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존슨은 모르는 척 했다.

    실제의 존슨은 모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시골에서 살았던 장진오는 그런 몇 가지 방법을 알고 있다.

    존슨으로 깨어난 후 이리저리 알아보니 여기서는 전혀 모르는 방법이었다.

    혹시 도시의 치료사나 약초사나 뭐 그런 사람들이라면 알 수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부상을 당한 마을 사람들을 병문안 가서 봐도 역시 그렇다.

    다들 어떻게든 고통을 가볍게 해주고 싶어 하지만 그런 건 잘 모르는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날, 존 포우는 새까맣게 타버린 것처럼 피부가 까맣게 변한 상태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어느 순간부터 차차 숨이 잦아들면서 결국은 딱 숨이 멈추었다.

    “으허허허헝!”

    일리나가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잘해 준 것 하나도 없는데도 우는 일리나를 보는 존슨의 마음이 착잡하다.

    헤나나 데이지도 울었다.

    존슨과 제티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

    “데이지, 제티 데리고 촌장님 댁에 다녀와. 오는 길에 자경단에도 들려서 말해주고.”

    “으응, 알았어.”

    “마가렛에게 가기는 좀 멀지?”

    “어, 좀.”

    “알았어.”

    같은 마을이라도 외할머니인 마가렛의 집은 완전히 정반대편이다.

    해가 저문 겨울의 한 밤에 다녀오기에는 멀다.

    “거기는 내가 내일 아침에 다녀올게.”

    존슨이 다가가 일리나를 떼어냈다.

    존 포우에게 엎드려 있었기 때문이다.

    “헤나,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

    “알았어.”

    헤나가 일리나를 부축해서 데리고 나갔다.

    “쳇!”

    존슨으로서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짓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말고는 이 집에서 일을 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고통을 참느라 웅크리고 있던 존 포우의 몸을 똑바로 쭉 폈다.

    구부러진 팔다리도 펴고.

    겨우내 먹은 것도 없어서 배출한 것도 거의 없었다.

    옷도 몇 번 갈아입히면서 얇고 낡은 옷을 입고 있었다.

    누워 있던 침대의 낡은 시트로 몸을 잘 감았다.

    다른 낡은 시트를 찢어 존 포우를 감싼 시트가 풀어지지 않도록 발목, 허리, 가슴, 목, 이마 등을 단단히 묶었다.

    한참 후에 자경단에서 십여 명의 사람들이 데이지와 제티를 따라 왔다.

    다들 그렇게 한다.

    고블린 토벌에 나섰다가 부상당한 사람이 죽으면 자경단에서 들 것을 가지고 와서 운구하여 데려간다.

    땅이 얼어 파질 못하니 묘지 근처에 마련해둔 통나무 집에 우선 안치해 둔다.

    날이 풀려 땅이 녹으면 그때서야 매장을 한다.

    굶주린 몬스터나 야생동물이 건드리지 못하게 통나무 집도 아주 단단하게 지어 두었다.

    매일 몇 명의 자경단원이 번갈아 지킨다.

    마을 안에 두어도 좋겠지만 그건 이쪽의 규칙이 아니다.

    시체는 무조건 마을 밖에 두어야 한다.

    그래서 토벌전이 끝난 후 부상자가 많은 걸 보고 통나무 집도 미리 달려들어 지어둔 것이다.

    밤에 지켜야하는 자경단원들도 다들 무서워 한다.

    아무리 한 동네 사람들이었고 함께 싸운 사이지만 죽은 시체가 들어 있는 통나무 집을 밤새 지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는 없었다.

    그래도 그나마 한 동네 사람들이고 하니 두려움을 참고 지켜주는 것이다.

    이들을 위해 망루나 감시탑처럼 통나무로 기둥을 세웠다.

    높은 곳에 단단히 움막처럼 짚을 둘러 감시탑을 세웠지만 몹시 춥다.

    자칫하면 불나기 때문에 불을 크게 피우지도 못한다.

    아무리 짚으로 두껍게 둘렀지만 바람을 완전히 다 막을 수 없다.

    이래저래 힘든 겨울을 지내는 것이다.

    존슨은 존 포우가 죽자 그 다음날 마가렛에게 들려 존 포우가 죽은 걸 알렸다.

    “흥, 그렇구나.”

    한 마을에 살지만 기억도 가물거리는 외할머니를 찾아온 존슨의 말에 마가렛은 콧방귀를 끼며 고개를 끄떡였다.

    “니가 베일이니?”

    “네, 마가렛.”

    “고생했다. 이리 말을 전해주어 고맙구나. 일리나는 어떠니?”

    “슬퍼하시지요.”

    “쯧!”

    마가렛은 혀를 차더니 그래도 예의가 아닌 줄을 깨달았는지 존슨에게 딱딱한 어조로 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감사합니다, 마가렛.”

    존슨 역시 외할머니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조만간 다시 만나자.”

    가라는 말이다.

    그래서 인사를 하고 마가렛의 집에서 나왔다.

    곧장 촌장을 찾아갔다.

    명목이야 죽은 아버지 존 포우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실상은 에거시 등의 음모에 과연 촌장이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지 묻기 위함이다.

    존 포우가 죽었으니 그놈들이 뭔가 액션을 취할 때가 된 것이다.

    “삼가, 조의를 표하는 바일세.”

    “감사합니다, 촌장님.”

    인사가 오간 후에 존슨이 머뭇거리고 있자 촌장이 먼저 물어주었다.

    “달리 할 말이 있나?”

    존슨은 주변을 슥 둘러보았다.

    딱 봐도 뭔가 비밀스러운 얘기를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존슨이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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