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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28화 (28/74)
  • 〈 28화 〉 16세 새해(3)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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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이웃 마을이고 이래저래 얽혀 있는 것이 많으니 아예 발을 뺄 수는 없다.

    “세 마을 공동으로 똑같이 내고 오빌 마을 쪽에서만 돼지 몇 마리 더 내는 걸로 하자고.”

    자기네만 이익을 보려면 합의가 되지 않는다.

    한쪽에서 이렇게 주장하니 결국 그런 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합의해야 할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노획물의 배분도 문제가 된다.

    다른 것보다도 철물 때문이다.

    녹슨 철물이기는 하지만 꽤 많은 철연장이나 도구들이 나오게 마련이다.

    거리가 가까운 오빌 마을에 사령부를 설치하기로 정해졌다.

    그리로 모여 토벌을 하기로 하는 등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1월하고도 말쯤이나 되어서였다.

    그동안 토벌조로 선발된 세 마을의 자경단은 빡세게 훈련을 받고 있었다.

    제비를 뽑아 전투조, 예비조, 지원조로 나누어 단원을 선발했다.

    훈련은 각 조가 모두 같은 전투 훈련을 받는다.

    존슨은 가장 숫자가 많은 전투조 창병으로 뽑혔다.

    안 뽑히고 마을에 남는 것도 좋겠지만 그건 정말 운이 좋아야 가능한 것.

    지원조는 말 그대로 여러가지 지원을 해야 하는 곳.

    짐수레, 등짐 등을 이용해 현지까지 식량, 장비를 제공해야 한다.

    천막을 쳐준다거나 식사를 제공하고 설거지도 해야 한다.

    그런 잡일, 전투 후에 몬스터 사체를 수거하여 태우거나 매립하기도 해야한다.

    노획물을 거두어 가져오는 것 같은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전투 후의 정리는 모든 전투원들도 다 해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전투 전에는 각자 담당 물품도 나누어 맡아야 한다.

    부피가 크거나 수량이 많은 것은 노새 등에 지우거나 여럿이 맡아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것은 한두 명이 맡는 식이다.

    전쟁물자 준비는 모든 마을 주민이 다 돕는다.

    먼저 준비한 존슨은 기술자 옆에 찰싹 붙어서 화살 만드는 것을 구경했다.

    자경단에서 이론으로 배우기는 했다.

    실제로 제대로 된 기술자가 만드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면서 기술자인 로이드에게 계속 질문을 했다.

    “그 활은 네가 만든 거야?”

    로이드가 존슨의 것을 보며 물었다.

    “아뇨. 제르넨 시에서 구한 거예요.”

    “화살도?”

    “네.”

    “꺼내봐.”

    존슨이 가진 활과 화살을 살펴본 로이드가 고개를 끄떡였다.

    “활은 그저 그런 정도, 화살은 잘 만든 것도 있고 좀 엉성한 것도 있고.”

    “화살은 여러 곳에서 조금씩 구한 거라 그럴 거예요.”

    “그런 것 같더라.”

    그러면서 기특하게 여겼는지 몇 가지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존슨이 옆에서 거들면서 속도가 빨라졌다.

    혼자 화살을 만드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둘이 만드는 것이 빠를 테니까.

    화살대를 다듬는 것이 가장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대나무가 있다면 좋겠지만 이곳은 대나무가 나지 않는 곳이다.

    가급적 곧은 싸리나무나 뽕나무 등의 껍질을 벗긴다.

    칼로 매끄럽게 다듬어 곧게 만들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휜 것은 펼 수 있으면 펴고 그렇지 않으면 깎아 내야 한다.

    그도 안되면 버려야 한다.

    그렇지만 자연에서 자란 뽕나무나 싸리나무가 곧은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무조건 칼로 다듬고 불로 구워서 펴야 했다.

    존슨이 손에 기술이 익고 숙달되었을 무렵에야 다른 사람들도 그럭저럭 재료를 구해왔다.

    존슨이 하던 작업을 그 두 사람에게 알려주었다.

    존슨은 새로운 것, 깃털을 쪼개고 다듬어 화살 깃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듬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걸 아교를 이용해 붙이고 가는 노끈으로 감아 단단히 고정 시키는 것까지 배웠다.

    이전엔 곧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 여기서부터는 무게 중심을 잘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후에 마지막으로 앞을 칼로 다듬어 화살촉을 꽂는다.

    단단히 고정시켜주는 것까지 마치면 화살 하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만들려면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대신 각각의 재료를 분업으로 잔뜩 장만해두고 한 곳에 모여 협업으로 만들면 훨씬 빨라진다.

    자동으로 분업과 협업이 되는 것이다.

    차례와 순서를 정해 각자 잘하는 것을 맡겨 일괄적으로 작업 흐름이 되도록 만든 것이다.

    혼자 하루에 화살 20개를 만들 수 있었다면 재료만 갖춰진다면 4명이 협업하여 150개도 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익숙해지자 기술자 로이드는 화살 만드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 맡겼다.

    대신 그동안 준비해놓은 재료로 활을 만들기 시작했다.

    존슨은 수시로 그쪽으로도 신경을 썼다.

    알기 위해 애쓰는 존슨을 본 로이드는 지나가는 말처럼 툭툭 말을 던져주곤 했다.

    로이드만의 노하우였다.

    장진오는 그것 말고도 더 좋은 기술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로이드는 단일궁이라고 해서 한 가지 목재로 활을 만드는 것을 알려주었다.

    존슨은 탄성이 다른 몇 가지 재료를 섞어서도 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그 세밀하고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하지만.

    이걸 배우면서 그쪽으로도 실험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로이드가 가르쳐 주는 것을 소화해내는 것만도 버겁다.

    처음엔 넷이 150개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둘이서도 150개는 만들 수 있었다.

    존슨은 오전엔 활 만드는 곳에 붙어서 배운다.

    오후부터는 화살 만드는 일에 매달렸다.

    화살을 만들 밑재료 준비에 손을 보태는 것이다.

    둘이 150개를 만든다면 셋이 200개는 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존슨은 화살 만드는 일에 헤나와 데이지와 일리나와 제티를 붙였다.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 자체를 배워두면 좋을 것 같았다.

    시켜보니 일리나와 헤나의 손재주가 대단 했다.

    남자들이 만드는 것 보다 훨씬 섬세하고 꼼꼼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젠 다섯이 붙어서 하루에 500개씩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재료를 만들어 공급하는 것도 힘겨울 지경이다.

    일리나는 존슨처럼 활 만드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 보곤 했다.

    어차피 일리나와 헤나와 데이지와 제티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다.

    자진해서 돕는 것이기 때문에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는 살림을 할 수도 있다.

    그 반대로 오전에는 집의 살림을 하고 오후에는 화살이나 활을 만드는 일을 도울 수도 있었다.

    ‘칼이라면 어렵지만 활이나 화살이라면 여자가 만들어도 충분하지. 나중에 복합궁을 만들 때도 가족들이 모두 합심해서 만들 수도 있겠다. 일리나와 헤나와 데이지와 제티도 궁술을 조금 배우고.’

    궁술을 배워야 활을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저 손재주에 의지하여 섬세하게 만드는 것일 뿐이다.

    그렇지만 자기가 활을 쏜다면 더 관심을 가지고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중에 단검술, 호신술, 궁술 같은 걸 알려줘야겠다. 음 크로스보우를 조금 가볍게 만들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도 해봤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존 포우는 몸으로 때우는 쪽으로 배치되어 매일 끝나고 돌아오면 욕을 해대면서 끙끙 앓았다.

    보급품을 준비하여 그걸 품목별로 분리한 후에 이리저리 옮긴다.

    그러거나 각각의 단위로 따로 나누어 단단히 꾸리고 포장을 해야 한다.

    “개새끼들이 나이든 내게 힘든 것만 시켜, 씨팔놈들!”

    아무도 동조하지 않는다.

    일리나만이 간간이 위로하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편들어 주고 위로해주는 일리나에게도 욕을 해대는 쓰레기가 존 포우였다.

    그러니 다른 식구들은 존 포우만 보면 슬슬 피하기 바쁘다.

    그러면 또 그런다고 지랄을 떨어대는 것이 인간쓰레기 존 포우였다.

    존슨 일행의 활과 화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맹렬하게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다.

    갑옷이 모자라니 단단한 나무로 네모난 조각 판을 만들어 그걸 비늘처럼 연결하여 갑옷을 만들었다.

    대나무처럼 가볍고 단단하면 더 좋겠지만 여기는 대나무 없다.

    그냥 단단한 나무로 골라 만든다.

    물론 안쪽에는 딱딱하게 만든 가죽을 무두질해서 만든 상의와 바지가 있다.

    바지 겉으로는 스커트처럼 가리개를 만들어 입었다.

    투구도 철 투구가 어려우면 가죽이나 나무 투구라도 만들어 철 조각으로 보강하는 식으로 만들었다.

    가죽으로 만든 전투 글러브, 무릎 아래까지 올라 오는 장화가 부족하다.

    그러니 가죽으로 각반을 만들기도 하고 무릎 보호대를 따로 제작했다.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 역시 가죽을 단단하게 만든다.

    송곳으로 미세하게 구멍을 뚫는 식으로 얼굴을 보호했다.

    이래도 죽으려면 죽고 다치려면 다친다.

    그렇지만 존슨은 최대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을 했다.

    가죽과 재료의 소모가 많지만 존슨이 제안한 투구, 갑옷, 신발과 무릎 보호대와 마스크는 호평을 받았다.

    그런 것까지 마을 단위로 준비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각 가정에서는 출전을 하는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한두 개씩 만들어 제공했다.

    존슨은 방패에 대해서도 조언을 했다.

    방패는 원래 크기, 모양, 재질이 모두 다르다.

    작은 쟁반 크기의 원형 방패가 있는가 하면 온 몸을 다 가릴 정도로 큰 사각의 방패도 있다.

    아랫쪽이 뾰족한 오각형의 방패도 있다.

    철로 만든 것, 나무로 만든 것, 나무로 만들고 철로 보강한 것 등 아주 종류가 많았다.

    존슨은 몇 가지 특징을 잡아 그림을 그려 제공했다.

    그러면서 존슨 자신은 숲에서 채취한 굵은 등나무 덩굴의 껍질을 가공하여 방패를 만들었다.

    ‘이게 등패라는 거지.’

    가급적 굴곡이 적은 매끄러운 부분의 껍질을 크기에 맞게 잘라 벗긴다.

    그걸 해바라기 씨 기름에 재웠다가 말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모양을 다듬고 손잡이를 달았다.

    몇 번이나 기름에 절였다가 말린 후 최대한 많은 돌을 얹어 압축을 했다.

    그래봐야 엄청나게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정도만 해도 고블린을 상대하는 것 정도는 충분하다.

    가죽 갑옷 겉에 나무 판자를 대는 것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좀 단단한 나무로 만든 것이 아니다.

    등나무 껍질을 기름에 절였다 말려 그걸로 조각으로 자르고 얇게 만들어 이어 붙였다.

    신발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고 까다롭다.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고 발이 편해야하기 때문이다.

    그건 이번엔 어쩔 수 없이 기존 신발을 고쳐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당연히 존슨은 가방에 들어 있던 마법 신발을 신고 다닐 것이다.

    그러니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생각을 바꾸었다.

    마법동전주머니 안에 든 신발은 너무 고급이라 너무 눈에 띄는 것.

    그러니 이번엔 좀 불편해도 어쩔 수 없이 기존의 신발을 신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르넨 시에 갔을 때, 그리고 밀러디 백작 영지에 갔을 때 발에 맞는 신발을 몇 켤레 골라 구입해 두었다.

    여기서는 큰 신발도 헐떡거리며 신고 다니는 세상이다.

    발에 맞는 신발은 맞춤이 아니라면 고르기가 어렵다.

    가급적 있는 것 중에서 골라 신지만 존 포우같은 개떡 같은 부모를 만나면 그렇게 골라 신기조차 어렵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고조된다.

    존슨은 별로 그렇지도 않으면서 남들과 비슷하게 말하고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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