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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24화 (24/74)

〈 24화 〉 15세 초겨울(2)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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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대하기가 싫었다.

가족들 따뜻하라고 했더니 왠 불평불만이 그리도 많은지 한참 동안 지랄을 해댔다.

‘그렇게 싫으면 진즉에 자기가 더 보온을 잘해놓던지!’

그렇다고 이전의 집이 깔끔하고 멋들어졌냐 하면 그건 절대로 아니었다.

보통의 다른 시골 농가보다 훨씬 더 지저분하고 낡은 상태였다.

그런 주제에 춥기까지 했으니 그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짓거리였다.

20일 정도 조용하고 살기 좋았는데 또 시끄러워졌다.

‘저 새끼 작년까지는 괜찮았는데 왜 갑자기 저렇게 변한거지? 봄부터 내 영향을 좀 받았나?’

그러기로 치자면 이전의 존슨을 때려 죽일 만큼 두들겨 팬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유를 알지 못하니 답답한 것이다.

그렇지만 활은 계속 연습중이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가을에 마을을 방문한 행상단에게서 활을 구입했지만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

쏴보면 과녁을 맞추기 어렵다.

그런 실력으로 산짐승을 쏘아 맞추기는 어렵다.

물론 여전히 숲에서 냥을 해오기는 하지만 그건 운이 좋은 것도 있고, 동물이 정말 많아서 이기도 하다.

‘한 삼 년은 배워야 한다고 했던가?’

그게 문제다.

‘삼일 창, 삼년 검, 삼십 년 활이라던가? 아니, 그게 아닌가? 십일 창이라고 했던가?’

존슨은 잘 기억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존슨은 자기 짐을 잘 감춰두었다.

그나마 들켜도 괜찮은 것들이다.

창고 구석쪽 천정의 판자를 뜯어내고 그 안에 자루를 감춰두었다.

그 자루에는 존슨의 그 중 괜찮은 옷, 이번 가을에 구한 활과 화살, 창촉과 화살촉, 조금 밖에 남지 않은 비상금이 들어 있었다.

돈을 감춘 걸 아는 어머니 일리나에게 보이기 위한 돈이다.

나머지 중요한 것은 모두 마법 주머니 안에 넣어 따로 보관하고 있다.

날이 추워지면서 결국 영주부에 갈 때 얻은 것과 영주부에서 구입한 신발을 꺼내어 신었다.

예전 것들은 존 포우가 신던 것들이다.

신기는 했는데 워낙 오래된 것이다.

발 크기도 맞지 않아 헐떡거렸었다.

그래서 그걸 신을 땐 양말 대신 감발을 사용한다.

그 천으로 발을 잘 감아 억지로 맞춰 신는 것이다.

감발도 여러 개를 챙겨놔야 했었다.

이제는 발에 맞는 것을 구해 신는 것.

발이 더 자랄 땐 한두 번 정도는 더 구해야 할 것 같았다.

‘이건 나중에 제티를 주던지 해야겠다.’

길도 잘 들어 있고, 존 포우 발에는 맞을 것 같다.

그러나 꼴 보기 싫어서 그냥 묵혀 두었다가 제티를 주려는 것이다.

존 포우가 돌아왔으니 이번엔 존슨의 차례였다.

자경단 훈련을 받으려니 갑갑했다.

다른 해와 비슷하게 12월 8일에 눈이 내렸다.

많은 눈은 아니지만 바닥에 눈이 살짝 쌓일 정도로 내린 것이다.

미진한 것들만 서둘러 끝내야지 먼 곳을 간다거나 하는 일은 할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

그때가 되어서야 존슨도 이왕이면 올해 채워야 할 자경단 근무를 채우기 위해 집을 떠났다.

일반 단원들은 굳이 숙박을 할 필요는 없다.

자경단에서는 점심 한 끼만 해결해주니까.

존 포우가 이상한 놈인 것이다.

아침은 굶고 점심은 자경단에서 먹는다.

저녁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모르겠다.

자경단원들의 숙소에서 먹고 자는 짓을 하곤 했다.

숙소는 비상대기조가 머무는 숙소다.

번갈아 비상대기를 하는데 그들은 숙식을 해가면서 꼬박 72시간을 자경단 숙소에서 대기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절반씩 교대를 한다.

절반은 계속 근무하고 절반은 나가면서 새로운 단원들이 들어오는 식이다.

그렇게 해서 늘 50명씩 비상대기를 하는 것이다.

비록 자경단원이 800여 명이나 된다지만 아주 애들과 노인들은 비상대기조에서 빼준다.

보통 20세에서 40세 사이의 남자 중에서 차례에 따라서 일 년을 나누어 순차적으로 근무하는데 1년에 2번 정도 근무하도록 정해져 있다.

원래는 1번 정도만 근무해도 되는데 이런저런 명목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좀 있기 때문이다.

영구 장애를 입은 부상자, 전업으로 자경단 일을 보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외부에 나가 있는 인원도 있기 때문이다.

영주부의 병사로도 20명 정도는 빠져나가 있고 때로 영주부의 부역에 몇십 명이 동원되기도 하는데 그런 이들은 고생하는 걸 아니 비상대기조에서는 빼준다.

일리나와 형제들에게는 전날 밤에 미리 다 말을 해두었다.

새벽에 떠나려는데 일리나만 일어나 배웅을 했다.

존슨은 그런 일리나를 꽉 안아 주었다.

“추워, 얼른 들어가.”

“네가 더 춥지.”

“앞으로 매일 이렇게 출퇴근해야 하는데...”

“첫날이니까 그러지.”

일리나는 울먹거렸다.

어제 오후까지는 좋았다.

존 포우가 집에 돌아오고 난 후 부터는 일리나의 표정이 좋지 않다.

더구나 그동안 다정하게 대해주던 큰 아들은 훈련을 받으러 떠나는 길이다.

그러니 마음이 아팠다.

존슨은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원래 존슨의 기억에도 자경단 훈련은 그다지 힘들지 않다.

훈련 자체도 체계적이지 않다.

절반은 정찰을 핑계로 마을 주변을 슬렁슬렁 돌아다니는 것이다.

검술이나 궁술 훈련은 없다.

오직 창술 뿐이다.

그 조차도 한국의 총검술만도 못하다.

체계적이지 않은 것은 창술도 마찬가지.

양손으로 잡고 목 찔러, 가슴 찔러, 배 찔러, 이런 훈련만 하는 것이다.

존 포우와는 달리 존슨은 비상대기조나 야간에 근무하는 날만 아니라면 집에서 지낼 생각이다.

집과 숙소가 먼 것도 아니다.

굳이 여럿이 사용하는 숙소에 머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도 아주 위생적인 환경은 아니지만 숙소는 그 백 배는 더 지저분한 곳이다.

집은 그동안 존슨이 짬날 대마다 이리저리 치우고 다듬었다.

그나마 존슨의 몸에서 깨어났을 때 보다는 훨씬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번에 겨울 들어서면서 널판지로 여기저기 바람 새는 곳을 막는 바람에 꼴은 좀 우스워졌지만.

첫날엔 점호와 신상파악과 서류 작성, 그리고 편성.

글을 모르니 글을 아는 몇몇 소수의 지휘관들이 대신 작성해준다.

기존 편제대로 갈 수도 있고 모자라는 부대가 있다면 그곳으로 옮길 수도 있다.

다행이 이전과 같은 소속이다.

편의대로 나눈 듯한 숫자 편제.

1대부터 시작하여 17대까지.

인원은 들쭉날쭉.

17~18명인 곳도 있고 12~13명인 곳도 있다.

존슨은 11대.

정원과는 달리 현재는 3~4명뿐이다.

다들 번갈아, 자기가 편한 시간에 훈련을 받거나 근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시 근무 인원 30명을 빼고 나면 나머지는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수가 다른 것이다.

상시근무 인원은 매년 번갈아 정한다.

자경단장과 부단장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전업 농부들이다.

전업 자경단은 1년 간은 출퇴근하지 않고 자경단에 머무른다.

망루에서 감시 임무, 마을 외부 정찰이나 몬스터 둥지 정찰 같은 일을 한다.

숙소에 머물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투입되는 5분대기조 비슷한 인원이다.

그 나머지는 존슨처럼 때에 따라 제 마음대로 들어와 열흘 또는 이십 일 정도씩 근무하기 때문에 숫자가 매번 달라지는 것이다.

대략 돌아가는 상황은 알고 있다.

존슨 역시 지난 해 겨울, 자경단에 처음 소속 되어 며칠에 걸쳐서 내년부터 어떤 훈련을 받을지, 어떻게 근무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교육을 받았다.

하루는 실제 근무도 했었다.

그때 다 들어서 알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봄에 장진오가 존슨으로 깨어나기 전에 열흘을 받았으니 벌써 두 번 째라서 어설프거나 낯선 것은 없다.

“존슨, 왔구나?”

“네, 모젤 형.”

동네의 형이다.

시골 동네가 다 그렇듯이 항렬에 따라 아저씨거나 아주머니, 형이나 누나, 동생들이다.

처음 그들과 만났을 때의 호칭이 평생을 가는 것이다.

어려서 형이라 불렀으면 결혼을 하고 아저씨가 되어서도 형이라 부르는 것이다.

다들 아는 얼굴들이다.

자경단에서 보지 못했다 해도 동네 사람으로서 더 친하냐 덜 친하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네 몇 째 아들이라는 정도는 대충 다 알고 있다.

근무하는 동안 사용할 자경단 공용 장비를 받아 이상 유무를 살핀 후에 착용했다.

“출퇴근하려고?”

모젤이 옆에서 구경하다가 물었다.

“어. 집이 먼 것도 아닌데다 집에 일이 좀 있어서요.”

“그래? 저번에 너희 아빠는 내내 여기 머무르던데?”

“엄마랑 조금 그런가 봐.”

존슨은 그런 정도로만 말했다.

대충 알아서 새겨들으라는 뜻이었다.

“아아, 그렇구나. 큭큭.”

“형네는 괜찮아?”

“우리도 늘 그래. 그래도 이제는 아버지가 나이가 드셔서 그런지 예전만 못하시지.”

이런저런 주변 잡기에 대해서 얘길하다가 조회에 참석했다.

조회가 끝나고 편성에 대해서 물어 올해 초 받았을 때처럼 모젤 등과 함께하는 조인 것을 확인 했다.

‘그러고 보니 존슨 이놈은 여전히 글을 모르네? 글 아는 사람도 드물긴 하지만. 외삼촌이 가르쳐 준다니 이번엔 배워야겠다.’

글을 아는 사람은 400가구 살짝 못미치는 마을 주민 중에서 고작해야 100명 수준일 것이다.

존슨이 아는 한도 내에서는 그렇다.

촌장, 부촌장, 자경단장, 부단장들, 권농, 부권농, 총무 등에다 15 명 정도 되는 반장들 중에서 몇 명이 글을 아는 것 같았다.

마을의 유지들 중에서도 글 아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유지 행세를 하려면 땅이 많아야 하는데 그 땅의 거래며 임대며 모두 글을 모르고서는 서류를 관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아들들 정도가 고작이다.

‘이번 훈련 기간 동안 글을 배울 수 있을까? 누가 글을 알지? 만만하게 말 걸만한 사람이...없네!’

역시 외삼촌에게 배워야할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조금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았다.

굳이 낮에 글을 배워야 하는 건 아니다.

자경단 훈련은 낮이지만 근무는 낮에도 있고 밤에 있기도 하니 시간을 정하기는 어렵다.

존슨은 자신이 배울 것 말고 마을의 주민들 중에 노예를 부리는 이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가격이 얼마인지, 어디서 어떻게 구입하는지 알고 싶다.

일은 어떤 식으로 부리고 노예가 일은 잘하는지 등을 알아볼 생각이다.

‘분명히 농땡이 치는 놈들 천지겠지. 내가 노예라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 하겠어? 어떻게든 편하게 지내려고 눈치 보겠지. 노예를 부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거야. 그렇지만 우리 집은 노예가 필요하긴 해. 존 포우와 나 단 둘이 일하기에는 버거운 일도 많잖아? 제티는 아직 어려서 힘을 제대로 못쓰고. 그 때문에 못하는 일도 있고. 노예를 써서 그런 일까지 처리하면 수익이 더 늘어 날 것 같기는 한데...이게 좀 애매하단 말이야...’

열심히 궁리해도 막상 부려 보질 않았으니 감이 잡히질 않았다.

자신이 가장이 아니니 존 포우 새끼가 무조건 반대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일단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노예?”

“어.”

“글쎄...”

모젤에게 물으니 그도 잘 모르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누가 부리는 사람 없을까? 이런저런 것 물어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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