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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귀농 당한 썰-23화 (23/74)

〈 23화 〉 15세 초겨울(1)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눈이 내리기 전에 자경단 훈련을 받으라는 통보가 왔다.

제티는 아직 어려서 해당되지 않지만 존 포우와 존슨은 가야 했다.

1년에 30일 간은 반드시 훈련을 받고 근무를 해야 했다.

그래서 초겨울에 열흘, 초봄에 열흘, 여름에 열흘 정도씩 나눠서 하는 편이다.

올해는 어쩌다 보니 여름에도 받질 못했다.

앞으로 20일 정도는 꼼짝없이 자경단 훈련을 받아야 한다.

존 포우가 좀 부드러운 사람이면 의논을 해볼 것이다.

봄부터 말만하면 욕을 하고 폭력적으로 나오니 아예 말을 섞기도 싫다.

‘그래도 이거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둘 다 훈련을 받으러 가면 집에는 일리나와 두 애들만 남게 되는 것이다.

결국 존 포우에게 말을 꺼냈다.

“굳이 둘 다 가서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번갈아 가는 걸로 하지.”

“번거롭게 뭘 번갈아 가? 그냥 가서 받고 오면 되지.”

‘이 새끼가...정말 생각이 없는 개새끼인 걸까? 이 참에 확 다리 몽댕이를 부러뜨려 버릴까?’

그런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일리나도 조금 걱정스러운지 존슨의 편을 들었다.

“한 사람은 눈 오기 전에 가서 받고 오면 다른 사람이 눈 오고 난 후에 가면 되잖아요?”

그렇게까지 말했으면 알아들을 법도 한데 무슨 똥고집인지 부득부득 같이 가서 후딱 받고 오자고 했다.

무려 20일간을 집을 내팽개치자는 말이었다.

“알아서 해. 난 그렇게 못하니까.”

존슨도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런 시러배 자식 같으니라고! 애비가 말하면 고분고분하게 대답하고 따를 것이지...”

욕을 하거나 말거나 존슨은 벌떡 일어났다.

“먼저 가서 받고 와.”

주방을 나서는데 계속해서 욕을 해대고 있었다.

‘어후, 씹팔 새끼!’

저절로 욕이 나왔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다음날 새벽에 존 포우는 자경단 훈련을 받으러 떠났다.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이야. 잘 참았다.”

일리나는 큰 아들의 어깨를 다독였다.

“미안. 좀 더 참았어야 했는데...”

“괜찮아. 그 정도면 잘 참은 거야.”

남아 있는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서둘렀다.

하늘이 흐리면 혹시 눈이라도 올까봐 두려워 수시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존슨은 눈으로 대략 가늠해 가면서 목측을 해서 궁리를 했다.

내년에 뭘 어떻게 할 것인지 궁리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손은 쉬지 않는다.

콩을 털고 애들을 시켜 야생의 씨앗을 모은다.

풀씨도 있고 야생 곡물 종류도 있을 수 있다.

지금은 구분하기 어렵지만 하여간 씨앗이라고 생긴 것은 다 모으는 중이다.

잡초의 씨앗이라도 상관이 없다.

데이지나 제티처럼 어린 아이들은 수확이 끝난 밭에서 떨어진 밀이나 보리 이삭을 주워 모으는 일도 한다.

애들 손이라도 시골 애들은 손이 재고 야무지다.

어려서부터 이런 저런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일리나나 헤나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저번에 마을에서 보니 노예상이 있던데, 노예가 가격이 비싼가?”

존슨이 일리나에게 물었다.

행상단과 함께 노예상이 따라 움직이는 경우도 가끔 있기 때문이다.

마을 유지들 중에는 노예를 부리는 경우도 흔했다.

“글쎄, 그건 잘 모르겠는데? 왜?”

일리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예를 쓰면 훨씬 일이 수월할 것도 같은데 쓰질 않으니 궁금해서 그러지. 외가에선 노예를 안쓰나?”

“잘 기억이 안나네? 썼었나? 뭐, 일이 바쁠 땐 좋지만 일이 없는 겨울에도 어쨌거나 먹여야하니 그게 부담스러워서 그런 거 아닐까?”

“으음, 그것도 그렇겠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다.

가축도 마찬가지지만 가축은 정 안되면 잡아먹기라도 할텐데 노예는 그것도 어렵다.

그렇다고 일 없으니 겨우내 굶길 수도 없고.

가축은 대부분 목초나 곡물을 먹이지만 노예는 무조건 주인과 같은 종류를 먹여야 한다.

그래도 노예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 규모를 조금 더 키우면 가능할까?’

지금은 식량이 아주 빠듯하게 돌아가는 중이다.

그나마 이번 가을엔 밀과 보리를 수십 자루나 빼돌린 덕분에 조금 여유가 생겼다.

존슨은 콩을 악착같이 거두었다.

이곳은 콩을 잘 먹는 그런 식문화는 아닌 것 같았다.

원래 존슨의 기억엔 콩을 말이나 소의 사료용 작물 취급한 기억 뿐이다.

‘콩이 얼마나 좋은 곡식인데...’

그래서 콩을 잔뜩 수확해 자루 마다 꽉꽉 채워 담아 창고에 채워놓고 나니 마음이 뿌듯했다.

눈 오기 전까지는 하도 바빠서 사냥을 가지도 못했다.

당장은 곡식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날이 되어 일리나에게 받은 돈과 데이지와 제티 등이 개울에서 주워온 수정, 햄, 치즈를 마차에 실었다.

마차 뒤에 염소 몇 마리 매달고서 마을로 향했다.

첫눈 오기 전에 열리는 마지막 장날이라고 했다.

상단이 지나갈 때마다 부정기적으로 열린다.

올해 마을을 통과하는 상단으로서는 마지막인 모양이다.

그래봐야 아주 작은 행상단일 것이다.

인근의 작은 마을과 점점이 흩어져 있는 농장 등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든다.

일리나는 옷과 천을 부탁했고 헤나는 빗, 데이지와 제티는 간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같이 갔으면 좋겠지만 아직도 겨울 준비가 완전하질 않다.

그렇다고 존슨을 제외한 누가 혼자 장에 다녀올 수 있겠는가?

아무리 마을 안이라 하지만 존슨의 집에서 마을까지는 한참동안 허허벌판이나 다름이 없다.

가장 가까운 집과도 거의 100미터 가까이나 떨어져 있다.

그래서 추운 날씨에 출퇴근하기 싫은 존 포우는 자경단의 막사에서 지낸다.

아예 집에는 오지도 않는 것이다.

존슨은 자경단 숙소에 들려 존 포우에게 세탁해 놓은 옷을 건네고 입고 벗어놓은 옷들을 받아왔다.

또 일리나의 부탁대로 햄과 치즈를 존 포우에게 주었다.

“이거 주러 이 바쁜 때 나온 거야?”

또 별 시답잖은 트집을 잡으려는 말투다.

“옷이 몇 벌 더 필요하대.”

행상단에서 옷을 구해야 하는 걸 알아 들은 존 포우가 입맛을 쩝, 하고 다신다.

트집을 잡고 욕하려던 마음을 억누르려는 행동이다.

그나마 이렇게 일리나 핑계를 대면 조금 누그러진다.

수고했다는 인사도 없이 휑하니 돌아서 숙소로 들어가 버리고 만다.

‘하! 진짜 개새끼네!’

한국의 시골장과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부분도 많다.

존슨도 염소와 햄과 치즈와 수정을 팔았다.

헐값에 사들이고 비싸게 팔아먹는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수정은 마을의 잡화점에서도 팔지만 상단에서 구입해 주었다.

뭐하러 구입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마운 일이었다.

가져간 염소와 햄과 치즈는 상단에 팔았다.

마을 잡화점에서는 더 후려쳐서 구입하기 때문이다.

시골 사람들은 자기네 집에도 다 있는 것들이니 굳이 구입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마을잡화점에서는 구입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존슨은 그 대금으로 헌옷, 흰색의 면직 천, 빗, 간식을 구입하고 활, 화살 한 통을 구입했다.

도대체 새 옷은 자기가 만들어 입지 않으면 구경을 할 수가 없는 동네다.

옷을 구입한다면 무조건 다 중고 옷이다.

또 작은 동물을 잡을 때 사용하는 덫을 구입했다.

누가 만들었는지 아주 정교하게 만든 것이다.

“창촉이 있습니까?”

“창촉? 있지.”

그래서 창촉과 화살촉을 더 구입했다.

촉을 만들기 어려워서 그렇지 촉만 있다면 대는 나무를 다듬어도 되니 금방 만들 수 있다.

창촉을 몇 개 구입하니 주머니가 텅 비었다.

마법동전주머니 안의 돈은 있지만 굳이 더 뭔가를 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나머지로는 못이나 몇 줌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각자 부탁했던 것을 나눠주고 나니 제티가 활에 관심을 보였다.

“형, 이거 활이잖아?”

“그래.”

벌써 전부터 활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활로 토끼도 잡아 왔지만 그동안 제티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형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봄부터 활을 몇 개나 만들어 사용하다가 부러뜨리기도 하곤 했었다.

또 제르넨에 갔을 때 구입해 오기도 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활 들고 있는 건 처음 본건가?’

제티의 행동이 살짝 이해가 안가기는 하지만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존슨은 숫돌을 찾고 있었다.

화살촉과 창날을 갈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날카롭지 않으면 맞아도 제대로 박히지 않는다.

아주 예리하게 갈아둬야 했다.

“활 배울려고?”

“어.”

존슨이 자리를 잡는 동안에도 제티는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물어본다.

뒤늦게 활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는지, 아니면 형의 행동에 호기심이 생겼는지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구경하면서 자꾸 묻는다.

“활 쏠 줄 알아?”

“아니.”

“그러면?”

“이제부터 배워야지.”

“누구한테?”

“그러게.”

자신이 연습해도 되지만 누군가에게 배운다면 편할 것이다.

제대로 가르칠 사람이 있을지도 의문이고.

원래 존슨의 기억을 더듬었다.

마을 사냥꾼인 버밀씨는 절대로 가르쳐 줄 사람이 아니다.

아주 고약하다.

존 포우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아주 고약한 사람이다.

욕심도 많고.

예전에 또 다른 사냥꾼이 어디선가 흘러들었는데 버밀 씨가 하도 유세를 부려서 결국 더 버티지 못하고 떠났다고 했다.

케머린은 더 고약하다.

거의 존 포우와 동급이다.

존슨은 시위를 걸었다 빼는 훈련부터, 시위를 걸고 천천히 당겼다가 놓는 훈련도 했다.

그러면서 노동에 쓰는 팔 근육과는 다른 근육을 사용하는 걸 알고 팔 운동을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고루 근육을 단련해야할 것 같았다.

훈련 과목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존슨은 일리나에게 부탁해서 내복 비슷한 옷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몸에 붙도록?”

“응, 토시처럼. 그렇지만 그렇게 두껍게 말고 여름 셔츠처럼 얇고, 되도록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 줘.”

하의와 윗도리로.

윗도리는 셔츠처럼 만들고 바지는 역시 묶는 방식이다.

그래도 얇은 천으로 몸에 붙도록 만들다 보니 추위는 훨씬 덜했다.

움직임도 둔하지 않았다.

“다른 애들도 하나씩 만들어 줘야겠다.”

일리나는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는지 먼저 입어 보고는 고개를 끄떡였다.

애들뿐만 아니라 일리나 자신의 것도, 존 포우의 것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다.

드디어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존슨은 제티와 함께 부지런히 땔감을 집 가까이로 실어 날랐다.

“거기 좀 잡아봐. 조금 위로 올려. 아니, 조금 더, 어어, 그래. 그대로 잡고 있어. 고마워.”

존슨은 데이지나 제티를 데리고 집 전체의 보온을 위한 공사를 했다.

존슨은 집안의 널판은 모두 주워 모아 집 외부의 빈틈을 막는 공사였다.

그냥 막아서는 여전히 바람이 새어 들어올 것이다.

틈을 진흙을 이겨 바르거나 송진을 녹여 바른다.

그 위에 널판을 덧대어 못질을 해놓으니 집안이 갑자기 더 훈훈해졌다.

찬바람 들어오던 곳이 막히는 것이다.

따뜻한 공기가 새나가는 곳을 막으니 확실히 따뜻해진 것이다.

집은 겉보기에 누더기처럼 변했지만 내부는 훨씬 따뜻했다.

“이게 뭐야?”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존 포우는 집을 보자마자 지저분하다고 지랄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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