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 프롤로그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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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추웠다.
온 몸이 얼어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냉동창고에 들어갔다가 갇혔다.
왜 문이 닫혔는지, 왜 문이 다시 열리지 않았는지는 모른다.
그런 걸 알지 못 한 채로, 의식을 잃었다.
아마 얼어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리 추운 것일까?
다행히 아직 안 죽은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퍼뜩 의식이 돌아온 것을 깨달았다.
‘살았다!’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간신히 손가락을 까딱거릴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처음 느낀 것은 냄새였다.
연기 냄새 + 퀴퀴한 곰팡이 냄새다.
‘냉장고 안에 왠 연기 냄새?’
아니 어쩌면 먼지 냄새 같은 것 + 노린내 + 약한 지린내 + 음식 냄새다.
그런 냄새가 뒤섞인 좀 고약한 냄새가 났다.
여태까지 단 한 번도 맡아 본적이 없는.
그리고 매우 춥다는 느낌이면서도 어깨와 등은 온기가 느껴졌다.
‘온기라고? 영하 50도가 넘는 냉동창고에서? 아니, 그런데 냄새는 또 뭐야? 구출된 건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감각이상일지도 모른다.
너무 차가워서 아프다거나, 감각이 죽어 오히려 거꾸로 따뜻하게 느낄 수도 있을까?
‘온 몸의 감각이 다 사라지고 뇌만 살아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걱정도 들었다.
자신이 지금 느끼는 감각은 환시통 비슷한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팔다리는 모두 동상에 걸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존슨, 늦었어! 빨리 일어나!”
여자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기한 환청이 다 들리네? 존슨이라니!’
그때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존슨, 일어나야지!”
마구 흔들렸다.
“어어...”
흔들림에 따라 감각이 살아났다.
눈을 뜬 그의 앞에 금발머리에 옅은 핑크빛 뺨을 가진 옅은 파란 눈의 소녀의 얼굴이 보였다.
“존슨, 아직도 정신이 안 들어? 오늘은 바쁘잖아!”
“어...으...”
“얘가 정신을 못 차리네. 너, 어제 언제 잔거야? 힘들어도 일찍 자라고 했잖아?”
천천히 일어났다.
온 몸이 뻣뻣하게 다 굳은 것 같았다.
“어서 나와. 서둘러야 해.”
왜 서두르라고 하는지 저절로 알게 되었다.
‘존 포우. 존슨, 헤나, 제티, 데이지의 아버지. 응? 내 아버지?’
그러다 보니 뭔가, 누군가의 기억이 와르르 쏟아지는 것처럼 머리속을 가득히 채웠다.
그러면서도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바닥에 벗어놓았던 옷을 집어 입는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베일 세드릭 포우라니? 그런데 존슨이라고 부른다고? 존슨이면...아아, 이 몸의 아버지가 존이라서 존슨인건가? 그러면 원래 이름은 베일인가, 세드릭인가?’
아무도 베일이나 세드릭이라 불러주지는 않고 다들 존슨이라고만 불렀다.
뒤죽박죽 엉켜 있던 기억들이 자리를 잡으려는 것 같다.
그래도 몸은 서둘러 옷을 꿰고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