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공민왕의 결심 (2)
몇 달 전,
회안성에서 고려군이 악전고투하던 바로 그때, 바닷속 대금역(大禁域) 이크호리크 안.
이성계가 카라 쥬르켄과의 동기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끅…… 끄흑… 끄흐으으……!!”
수많은 전투에서 죽을 고비를 넘겼던 이성계조차 ‘이러다 죽는 거 아냐?’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간신히 동기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축하하네. 자넨 운이 좋군.]
“이러다 많이들 죽거나 미쳐 버렸는데 너는 괜찮나 보구나?라는 거죠?”
이성계가 초췌한 얼굴로 말했다.
[부정하진 않겠네.]
칭기스칸이 씨익 웃었다.
[자네라면 해낼 줄 알았거든.]
이성계는 평생의 동지이자 <안다(의형제)>였던 칭기스칸과 작별인사를 했다.
[고맙네. 드디어 영면에 들 수 있게 되었어.]
칭기스칸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카라 쥬르켄이 칭기스칸의 시신과 이크호리크를 지켰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칭기스칸의 영혼이 영계로 떠나지 못하고 대금역을 지키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아참! 자네를 쭉 지켜보니까 말일세…….]
칭기스칸이 이성계를 보며 말했다.
[뿌리깊은 인간불신을 가지고 있더군. 첫 번째 인생에서도 그랬나?]
“아닙니다. 저 원래 그런 사람 아니었습니다.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단순무식하고 호탕했지요. 그게 사나이답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나 그 대가는 참혹했다. 사랑하는 아들 방원이와 믿었던 부하들의 배신! 결국 왕위를 빼앗기고 고독하고 비참한 말년을 견뎌야만 했으니까.
[역시 그랬군. 그런 상처 때문에 사람들을 잘 믿지 못했던 거였어.]
칭기스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는 수십 년의 시험에 성실히 임해 주었지. 그 덕분에 이곳을 떠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카라 쥬르켄과 별도로 선물을 하나 주겠네.]
칭기스칸이 두 손을 가슴 높이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손가락부터 팔꿈치까지 환한 빛에 휩싸였다.
잠시 후 빛이 사라졌다. 그러자 칭기스칸의 두 손 위에 마정합금으로 만든 커다란 장갑이 남아 있었다.
‘서역의 암살자들이나 기사들이 쓰는 <건틀렛> 같은 느낌이군.’
이성계가 장갑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복잡한 마법진에 수십 개의 마정석들이 박혀 있었다. 기갑기 장인이 아닌 이성계조차 마도공학의 정수가 동원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텝 텡게리들이 만든 영물(靈物)일세. 이게 자네의 문제를 해결해 줄 걸세.]
텝 텡게리(Teb Tengery)는 하늘과 통하는 최고의 샤먼을 뜻했다.
“이게 제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요?”
칭기스칸이 말없이 장갑을 벗어서 건네주었다. 이성계가 두 손으로 장갑을 받아서 오른손에 꼈다. 그러자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크윽!”
이성계가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수천 마리의 불개미들이 손가락과 팔꿈치 안을 기어다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두 손바닥을 인두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엄습했다.
“끄으으윽……!”
이성계가 필사적으로 참았다. 칭기스칸이 안쓰러운 눈으로 지켜보았다.
잠시 후, 빛과 함께 장갑이 사라졌다. 아니, 오른팔에 흡수되었다.
이성계의 오른팔은 더 이상 예전의 팔이 아니었다. 겉보기엔 아무 차이가 없었지만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특히 손바닥에는 새빨간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이것은……?”
[최강의 주박술(呪縛術)일세. 100년 넘게 나를 이곳에 묶어 놓은 술법이지.]
“아……!”
이성계가 탄성을 질렀다.
‘안그래도 묻고 싶었다. 죽은 칭기스칸이 어떻게 여기 계속 머물 수 있었는지를.’
사람이 죽으면 영은 하늘로 올라가고, 백은 땅으로 내려가며, 몸은 썩어 없어진다. 그런데 칭기스칸의 혼과 백은 100여 년이나 이곳에 지박령처럼 머물러 있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술법이 이제 이성계에게 전수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제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건가요?”
손바닥을 살펴보던 이성계가 물었다. 하지만 칭기스칸의 혼령은 이미 공중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때가 되면 저절로 알게 될 걸세.]
칭기스칸이 형체와 목소리가 허공으로 녹아들어갔다. 그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이성계가 두 팔을 벌리고 외쳤다.
“감사합니다 칭기스칸이여! 초원의 대영웅! 나의 친애하는 안다여!”
칭기스칸의 모습이 사라짐과 동시에 이크호리크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사방의 벽과 바닥이 쩍쩍 갈라지고 있었다. 이성계가 카라 쥬르켄에 올라탔다. 카라 쥬르켄이 출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성계를 태운 카라 쥬르켄이 이크호리크를 떠났다.
쾅! 콰쾅! 콰아아앙!
쿠르르르르…
등뒤에서 이크호리크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성계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
그로부터 약 한식경(30여분) 뒤,
퇴각하던 원나라군 앞에 카라 쥬르켄이 등장했다. 패잔병보다 사기가 떨어져 있던 원나라군이 열광했다.
이성계는 원나라군 기갑기사들에게 회안성으로 즉시 달려가라고 명령했다. 물론 음성변조를 한 상태였다.
그리고는 주원장-장사성-진우량 연합군이 고려군을 몰아붙이고 있던 회안성으로 달려갔다. 원나라 기갑기사들이 온 힘을 다해 뒤를 따랐다.
카라 쥬르켄이 회안성에 먼저 도착했다. 등장만으로도 임팩트가 대단했다.
하지만 카라 쥬르켄의 궁극기를 쓸 수는 없었다.
‘카라 쥬르켄의 일반기술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검은 심장>에 지배당할 것 같았으니까.’
팔베개를 하고 누워 상념에 잠겨 있던 이성계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그 상태에서 궁극기까지 썼다면?
이성을 잃고 폭주하고 말았을 것이다.
칭기스칸이 저항하는 자들을 잔혹하게 몰살시켰던 것처럼!
전생의 주원장이 죄없는 사람들을 10만 명 넘게 죽였던 것처럼!
이성계는 회안성 전투 때 카라 쥬르켄의 궁극기를 <안 썼던> 게 아니라 <못 썼던> 것이다. 주원장의 예상대로였다.
‘카라 쥬르켄이 워낙 강하고 사악한 괴수였기 때문에 기갑기가 되어서도 다루기가 어렵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어.’
실제로 카라 쥬르켄은 <목숨 걸고 타는 기갑기>, <과부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였다.
“공자님, 성주님께서 부르십니다.”
시종이 문밖에서 말했다.
***
잠시 후, 이자춘의 집무실.
“고려 국왕이 밀서(密書)를 보냈다.”
이자춘이 말했다. 이원계, 이천계, 이성계가 탁자에 놓인 밀서를 바라보았다.
“성계 네 말대로였다. 나에게 입조(入朝)해 달라고 하더구나. 성계 너도 포함해서.”
이성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원계도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하지만 이천계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너희들은 뭐라고 생각하느냐? 고려 왕이 나를 부른 이유가.”
“원나라를 버리고 고려의 신하가 되라는 뜻입니다.”
이성계가 즉시 대답했다. 이자춘의 매서운 눈매가 꿈틀거렸다.
“성계 말이 맞다. 우리에겐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째, 이 서찰을 쌍성총관부나 개원로에 갖다바치는 것. 둘째,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 셋째, 개경에 가서 고려 왕을 알현하는 것.”
이자춘이 아들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
“당연히 첫 번째죠! 우리 가문의 충성심을 입증할 좋은 기회입니다! 옷치긴 왕가, 아니 대원제국 황실한테서 큰 상을 받을지 누가 압니까?”
이천계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자춘이 이원계를 바라보았다.
“저는 두 번째가 맞다고 봅니다.”
이원계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원나라가 쇠약해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강성하죠.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성계 너는?”
이자춘이 이성계에게 물었다. 이성계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세 번째가 정답입니다.”
“어째서지?”
“원나라는 더 이상 이곳까지 힘을 투사하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고려는 다릅니다. 우리는 말을 갈아타야 합니다.”
“원나라가 쇠퇴하는 건 맞다. 그러나 고려는 너무 약해. 좋은 선택지가 아니야.”
이원계가 말했다. 이천계도 노골적으로 비웃었다.
“너 아직도 고려를 네가 바꾸네 어쩌네 하는 거야?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이 자식!”
“조용히 하지 못하겠느냐?”
이자춘이 이천계를 쏘아보며 으르렁거렸다. 이천계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맞습니다. 고려는 약합니다. 그래서 더 좋은 겁니다.”
“무슨 뜻이냐?”
“고려가 강했다면 쌍성총관부 따위는 진작에 쓸어버렸을 겁니다. 그러질 못하니까 우리에게 손을 내미는 거 아니겠습니까?”
“고려가 쌍성총관부를 친다는 말이냐?”
“물론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를 부른 거죠. 고려 조정에서는 이미 우리에 대한 뒷조사가 끝났을 겁니다. 쌍성총관 지위를 세습해 온 조씨 가문과의 복잡한 관계, 가베치들의 병력과 기갑기의 수, 아버지와 저의 성향과 가문의 내력까지도요.”
근육질의 중년 거한 이자춘이 이성계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놈이 진짜 21살짜리가 맞나?’하는 눈빛이었다.
“우리 천호부 내에도 원나라 사람들이 많습니다. 친원파들은 더 많고요. 여진족들이 어느 쪽을 선택할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가베치들의 상당수는 여진족들이었다.
“친원파와 여진족의 향방이라…….”
이자춘이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쌍성총관부 따위는 안중에도 없나 보구나. 대체 어디까지 내다보고 있는 거냐, 네놈은?”
이성계가 씨익 웃었다.
***
이자춘과 이성계가 개경으로 떠났다.
“사냥과 정찰을 겸해서 멀리 둘러보고 오겠소. 교역도 좀 하고.”
이자춘이 말했다.
“내가 없는 동안 화령성과 천호부를 부탁하오.”
“걱정 마시고 무사히 다녀오십시오.”
카이샨과 마니응개, 그리고 장남 이원계가 군례를 올렸다.
카이샨은 몽골인들을, 마니응개는 여진인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고려 왕을 만나러 간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두두두두두…….
이자춘과 이성계가 50명의 가베치를 거느리고 말을 달리고 있었다.
마정석과 마도공학을 이용한 탈것이 있었지만, 마정석이 워낙 비싸다 보니 아직도 말이 애용되고 있었다.
함주(함흥)를 출발한 이자춘의 무리가 통주를 거쳐 개경으로 달려 내려갔다. 괴물이나 왜구가 출몰하는 지역도 거침없이 주파했다.
52명 전원이 각성자 겸 기갑기사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상이 인외마경이라지만, 52대의 기갑기에게 덤빌 정도로 무모한 괴물이나 왜구는 없었으니까.
오히려 이자춘과 가베치들이 괴물들을 먼저 공격했다. 괴물의 고기와 뼈, 마정석을 개경에서 비싸게 팔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함흥을 떠난 지 일주일 뒤,
이자춘과 이성계, 그리고 50명의 가베치들이 개경에 도착했다.
***
고려의 정궁(正宮)인 연경궁 회경전.
“쌍성총관부에 속한 화령성의 성주, 함주의 밍간(천호) 겸 다루가치, 이자춘 입시이옵니다.”
환관이 길게 외쳤다.
“들라 하라.”
공민왕이 말했다.
이자춘과 이성계가 임금 앞에 나아가 절을 올렸다.
“고개를 들라.”
이자춘과 이성계가 얼굴을 들었다.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가 친근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이자춘과 이성계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공민왕의 얼굴을 보자 만감이 교차했다. 이성계를 과거로 보낸 게 바로 저 공민왕(의 혼령)이었기 때문이다.
“오시느라 수고 많았소. 두 분 모두 풍채가 당당하시구려.”
공민왕의 말을 시작으로 덕담과 인삿말이 오갔다.
“그대의 조상은 고려인이었소. 그대들도 고려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고 있다 들었소만…….”
“그러하옵니다 전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경도 알고 있겠지만 쌍성은 원래 고려의 땅이요. 나는 그 땅을 회복하려 하오. 도와줄 수 있겠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도와드릴 수 없사옵니다.”
이자춘의 오른쪽에서 부복하고 있던 이성계가 말했다.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 환관들과 내시들이 깜짝 놀랐다.
오히려 이자춘은 놀라지 않았다. 아들 이성계가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을 리가 없다는 것을, 그동안의 관찰과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가 도와드리는 게 아니라, 주상께서 저희를 도와주시옵소서.”
“……??”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가 놀란 표정으로 마주보았다.
“쌍성총관부를 혁파하고 그 일대를 고려에 바치겠나이다. 그러니 고려군을 보내어 도와주시옵소서 전하!”
“하하하하하!”
공민왕이 크게 웃었다.
“그래, 좋소! 그대들이 적극적으로 나오니 더욱 좋구려! 하하하!”
“쌍성총관부는 여러 개의 천호부를 거느리고 있다지요? 그대들이 주도하는 건 좋지만, 큰 피해를 입을지도 몰라요.”
노국대장공주가 고운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 얼굴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이성계가 말했다.
“성려(聖慮)를 거두소서. 그 정도 생각도 자신도 없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함부로 말씀드렸겠사옵니까?”
“좋아! 아주 좋아! 이 천호! 그대의 영식은 참으로 든든하구려!”
“그렇사옵니다. 고려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될 것이옵니다.”
노국대장공주가 미소를 지으며 맞장구를 쳤다. 이성계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전하! 소신들이 쌍성을 수복하여 동북면을 되찾을 경우, 제 아비를 동북면병마사로 임명하여 주시옵고, 개경에도 집을 하사하여 주시옵소서!”
이자춘이 눈썹을 찌푸리며 아들을 돌아보았다. ‘병마사라니? 네놈이 지금 제정신이냐?’하는 눈빛이었다.
그러나 이성계는 자신만만했다.
‘전생에서도 공민왕이 이 정도는 해 줬었으니까.’
다만 처음부터 동북면병마사 자리를 준 건 아니었다. 일단 사복경(大中大夫司僕卿)으로 임명한 다음, 6년 뒤에야 병마사로 승진시켜 주었었다.
그러나 지금, 이성계는 사복경을 건너뛰고 바로 병마사 자리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흐음…….”
잠시 고민하던 공민왕이 노국대장공주와 눈빛을 교환한 다음 말했다.
“좋소! 내 그리하리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
이성계와 이자춘이 동시에 외쳤다.
“개경에 집을 주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아주 크고 좋은 집을 하사하겠어요. 무사히 성공만 하시면 된답니다.”
노국대장공주도 웃으며 말했다.
“좋소! 두 사람은 돌아가서 연락을 기다리시오.”
“성은이 하해와 같사옵니다!”
이자춘과 이성계가 머리를 조아렸다. 공민왕과 노국대장공주가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소신은 개경에 남아 전하의 거사를 돕겠나이다.”
이성계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이자춘이 놀란 눈으로 이성계를 쳐다보았다.
“거사라니? 무슨 거사 말이오?”
공민왕이 물었다. 그러자 이성계가 내시들과 환관들을 슬쩍 쳐다보았다.
“내관들은 잠시 물러가 있거라.”
공민왕이 말했다.
“하오나 전하……!”
“나의 왕비가 천하제일의 기갑기사이거늘, 무엇을 걱정한단 말이냐? 걱정하지 말고 물러들 가라.”
내시들과 환관들이 뒷걸음으로 물러갔다.
이성계가 무릎걸음으로 공민왕 앞에 다가갔다. 그리고는 좌우를 살핀 다음 조용히 말했다.
“기황후 일족을 처단하는 거사 말씀이옵니다.”
이자춘이 경악에 찬 눈으로 이성계를 바라보았다.
“그 거사, 소신이 돕겠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