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화 〉잃어버린 사자의 걸음걸이
쯔르레이는 먼저 벤클에게 연락을 했다. 마도구로 연락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최대한 빠르게 정보를 전달했다.
‘벤클, 쯔르레이다. 계획대로 놈들의 본부에 잠입했다. 위치는 파악했겠지? 내부에서 조력자를 얻었다. 서커스다. 서커스의 조사를 다시 해라. 서커스가 살람 후작의 후원을 받고 있다. 나는 여기서 노예 거래 문서를 찾아보겠다.’
‘…긴 말 할 시간은 없으니 물어보지는 않겠다. 네 말을 믿고 그대로 조사를 시작하겠다.’
‘내가 다시 연락하는 때에 맞춰서 돌입하도록. 만약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연락이 없어도 돌입해라.’
연락은 거기서 끊겼다.
쯔르레이와 불타르는 소리를 죽인 채 바깥을 살펴보았다. 바깥에는 두 명의남자가 감옥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물론 그들 역시 방심하고 있는지, 문 앞에 서있기는커녕 테이블에 앉아서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다.
“내가 먼저 나가서 주의를 끌 테니 그 뒤로 돌아와서 놈들을 기절시켜… 할 수 있겠어?”
쯔르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불타르는 지체하지 않고 바깥으로 나가 그들의 앞에 섰다.
“에잇, 텄다, 텄어.”
“하하, 이번에도 내가 이겼군. 응? 어이, 신참. 무슨 일이냐? 안쪽에 조용히 짱박혀있으라니까.”
“아니, 그게 말입니다. 실은 저기서 좀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좀 지루하더라고요. 저도 그 카드 게임에 좀 낄 수 없을까 해서 말입니다…. 사실 두 명이서 계속하는 것도 좀 지루하지 않습니까.”
“이게 뭔 헛소리야? 어딜 끼어들려 그래, 신참 주제에.”
“아니, 잠깐 나는 찬성이야. 나만 계속 지고 있다고. 너랑만 하면 재미 없어.”
“흐음… 쳇. 이쪽으로 와서 앉아.”
불타르는 그대로 의자 하나를 빼고 앉았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그는 성대하게 의자에서 넘어지며 몸개그를 연출했다. 두 남자는 곧바로 그 우승꽝스러운 모습에 그대로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게 마지막이었다.
쾅.
불타르의 몸개그에 잠깐 시선을 돌린 사이 쯔르레이가 남자 한 명의 머리를 망치로 가격해 쓰러트렸다. 남자의 머리에서는 피가 흘러나왔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당연히 옆에 있는 다른 한 명의 남자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쓰러진 남자를 바라보았다.
“으응?”
불타르도 좀도둑 짬을 헛먹은 것은 아니었는지 남자가 멍하니 있는 사이 그가 앉고 있는 의자를 차서 넘어트렸다. 그 뒤로는 역시 쯔르레이의 망치가 그의 머리를 가격하는 일 뿐이었다. 두 남자는 머리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죽은 건가?”
“죽진 않았다. 머리가 살짝 깨졌을 수는 있지만.”
“살벌하구만….”
“길은 알고 있다고 했지?”
“그래. 아마 문서는 단장에게 있을 확률이 높다. 단장의 방을 찾아서 뒤져보자고. 이쪽으로 따라와.”
둘은 천천히 소리를 죽이며 단장의 방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다 사람에게 걸리면 불타르가 입을 열어 말을 걸었고 상대방이 시선을 돌리면 그 사이에 쯔르레이가 그를 쓰러트렸다. 최대한 걸리지 않게 나아가려 했지만 이미 여러 사람을 쓰러트린 순간 들키는 건 시간 문제였다.
단장의 방을 지키는 두 남자마저 쓰러트리고 단장의 방에 진입한 두 사람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에 기뻐할 여력도 없이 방 안의 상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들어가자마자 문서가 곧바로 튀어나올 것을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생각을 감안하더라도 서류가 너무 많았다. 수많은 종이들이 책상에 쌓여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박스들도 있었다.
그 모든 서류들이 대부분 노예 문서나 노예 거래 증서였지만 살람 후작, 서커스단의 거래 증서가 아니라면 목적을 이룰 수 없었다. 하지만 불타르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바로 서류들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쯔르레이 역시 바로 서류를 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서들은 쓸모없는 것들 뿐이었고 두 사람이 찾는 문서들은 찾아도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젠장, 이거 꽤 장기전으로 가야겠는데.”
불타르는 불평하면서도 서류를 놓지 않고 계속 들쳐보았다. 자세한 정보를 훑을 필요까진 없으니 서류를 찾는 속도는 빨랐지만 아직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쯔르레이는 바깥에서 인기척을 느꼈다.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다.
들킨 것이었다.
“적들이 모이고 있군.”
“뭐? 벌써 타임 아웃이라고?”
“그런 것 같군.”
쯔르레이는 잠시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될까, 여기서는. 바깥에서는 적들이 두 사람을 노리고 모이고 있었고 시간은 아직 한참이나 더 필요했다. 그러나 쯔르레이는 지금 그들의 기척을 필사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그들 사이에 초월자는 없었다.
답은 간단했다. 쯔르레이가 문을 열었다.
“너…!”
“찾고 있어라.”
그리고 다시금 문을 닫았다.
“끝내고 올 테니.”
쯔르레이가 적들을 살펴보았다. 자신은 혼자. 상대는 수 십이다. 랜슬롯을 갖고 있었지만, 솜뭉치는 없었다. 이곳은 적들에게 훨씬 익숙한 공간이었고 그들은 무기까지 들고 있었다.
그렇다면 쯔르레이에게 승산은 없는가? 쯔르레이는 패배하는가?
아니.
그렇지 않았다.
쯔르레이는 자신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무기가 없다면, 조금 강한 어린아이 수준에 불과할 지였다. 객관적인 정보였다.
그러나 무기가 있다면,
쯔르레이는 이런 이들 따위에게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서리 갈기의 오크 전사들 또한 쯔르레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쯔르레이가 망치를 두 손으로 잡고 그들의 앞에 나섰다.
“빌어먹을, 저 꼬맹이한테 당한거라고? 수치스러운 줄 알아라.”
“알게 뭐야. 망할 년, 오늘 넌 아주 끝장난 줄 알아라.”
다행이었다. 그들은 쯔르레이를 보고 방심하고 있었다. 몇몇은 무기를 집어넣기 까지 했다. 자신들이 나설 일 까지도 아니라고 생각했겠지. 적들 두 셋이 앞으로 나와서 쯔르레이를 위협했다.
“자, 꼬마야, 지금이라도 얌전히 잡히는 게 좋을 거다. 더 큰 일 당하기 싫으면 말이지.”
“이거 대충 때렸다가 죽는 거 아닐까 모르겠네.”
남자들이 검을 붕붕 휘둘렀다. 그러자 노예 상인의 단장처럼 보이는 이가 말했다.
“아니, 죽이지 말고생포해라! 저거 꽤나 상등품이라고!”
그는 쯔르레이의 외모를 보고 곧바로 쯔르레이의 외모가 상당하단 것을 파악했다. 쯔르레이의 머릿속에서는 그를 붙잡아 문서의 위치를 찾아내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조용히 해결하고 싶었지만 일이 이렇게 된다면 오히려 환영이었다. 그들 모두가 쯔르레이에게 덤벼든다면 불가능하겠지만 그들은 쯔르레이를 제대로 된 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몇 명은 이미 뒤를 돌아서 사라지고 있을 정도였으니.
“가만히 있는데? 두려워서 실신이라도 했나?”
“오줌이라도 지리고 있겠지, 킥킥.”
“빨리 잡고 가자고. 난 졸려.”
앞으로 나선 세 명의 남자들은 쯔르레이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쯔르레이는 그들의 조롱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자세를 취할 따름이었다.
그 자세는 당연하지만 엘핀이 가르쳐준 검술의 자세 같은 것은 아니었다. 랜슬롯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지금 쯔르레이의 자세는 좀 더 본질적인 자세였다. 생하울라가 처음 가르쳐줬었던, 검이라기보다는 둔기에 가까운 솜뭉치를 다뤘을 때의 그 자세였다.
쯔르레이의 손에서 작은 망치가 점점 크게 모습을 불려나갔고 그 길이를 늘려나갔다.
당연하지만 쯔르레이 같은 어린 아이가 망치 하나 들고 있다고 해서 그걸 겁낼만한 이들은 상대에게 없었다. 그들이 쯔르레이를 덮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 쯔르레이에게 덤벼든 이의 머리가 곧 깨져 버렸다.
그는 무기를 들지 않았다. 당연히 맨손으로도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쯔르레이는 그가 덤벼드는 것을 가볍게 피하고 머리를 가격했다. 순간적으로 거대해진 망치에 얻어맞은 그는 그대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어…?”
“뭐야! 이건.”
다른 두 남자가 곧 동시에 달려들었다. 그들은 적어도 무슨 상황인지 파악은 된 것인지 무기를 꺼내 들었다. 한 명은 칼, 한 명은 도끼였다. 쯔르레이는 몸을 숙여 휘둘려지는 칼을 피한 채 망치로 그의 고간을 가격했다. 남자는 한심한 비명 소리를 내지르며 자신의 고간을 잡느라 칼을 놓쳐버렸다.
쯔르레이는 이 남자 덕분에 시선이 가려진 틈에 도끼를 든 적의 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쯔르레이는 그대로 망치의 길이를 늘려 남자의 머리통을 깼다. 그 뒤 고간을 잡고 뒹구는 남자의 머리통 역시 그대로 깨버렸다.
순식간이었다. 쯔르레이는 순식간에 세 명의 남자를 제압했다.
“젠장! 뭐야 이게! 저런 꼬맹이한테발리는 거냐?!”
노예 상인의 단장이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적들 역시 무기를 꺼내 들고 쯔르레이에게 덤벼들기 시작했다. 아까 빠졌던 이들도 소리를 듣고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불 붙은 쯔르레이에게 그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적들의 공격을 피하고 또 피했다. 상대방의 수가 많으니 만큼 눈 먼 자들의 공격이 서로를 해칠 때도 있었다. 쯔르레이가 피하기만 해도 적들이 서로 공격하게 되었다. 좁은 곳에서의 이점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망치를 휘둘러 적의 머리를 깨부셨다. 아까까지는 기절만 시키고 넘어갔지만 지금은 그런 손속을 봐줄 여유가 없었다. 아마도 죽는 이들도 나올 테지.
“젠장! 무슨 무기야 저게!”
쯔르레이의 망치 랜슬롯은 자유자재로 크기를 바꿔나갔다. 그 크기에 따라 무게 또한 동시에 늘어났고 그것 때문에 자유롭게 쓰기엔 어려운 무기였으나, 쯔르레이는 무게가 변하는 무기라면 신물이 나게 써온 사람이었다.
어느 정도사람의 수가 줄어들자, 틈을 봐서 망치를 휘두름과 동시에 엄청나게 거대한 크기로 늘려버렸다. 수많은 적들이 한번에 쓸려나갔다. 동시에 쯔르레이 역시 그 망치에 끌려갔지만 오히려 그 반동을 이용해 달라붙은 적을 떼어내버렸다.
그와 동시에 망치의 휘두름을 피한 이들이 다시 쯔르레이에게 덤벼들었다. 쯔르레이는 곧바로 망치의 크기를 줄여 막아냈지만 그 반동으로 뒤로 밀려버렸다.
“젠장! 아이 하나 상대로 뭐하는 거냐? 빨리 잡아! 잡으라고!”
노예 상인의 단장이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질렀다. 쯔르레이는 이 귀찮은 싸움을 끝내는 방법을 깨달았다.
자신에게 다시 덤벼드는 용병의 고간을 망치로 때려 날려버린 후 쯔르레이는 단장을 향해 달렸다. 단장은 이내 곧 쯔르레이가 자신에게 달려온다는 것을 깨닫고 도망가려고 했지만 쯔르레이에겐 랜슬롯이 있었다.
망치의 길이가길어지고 단장의 목에 쇠지레가 걸렸다. 조금만 움직이면 목이 뚫릴 것이란 걸 깨달은 단장이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멈춰 세웠고 쯔르레이가 천천히 다가갔다.
“저놈들을 물려.”
노예상인은 천천히 주변을 바라보았다. 벌써 반 이상이 저 어린 소녀에게 당했고 바닥에는 피가 범벅이었다. 쓰러진 놈들은 일어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다, 다들 뒤로 빠져라.”
적들은 좀 머뭇거렸다. 그의 말에 따라도 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 참이었다. 그렇지만 단장이 큰 소리를 내고 있었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도 머리가 깨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었으니 모두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리 우습게 보인다고 해도 상대는 이미 자신들의 절반 이상을해치웠다.
“뭐, 뭐하는 거야!당장 뒤로 꺼지라고! 내 목숨이 위험한게 안보이냐?!”
결국 적들이 모두 뒤로 빠지자 쯔르레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꽤 일이 잘풀린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쯔르레이는 망치를 치우지 않았다. 단장의 목을 계속해서 겨누며 물었다.
“서커스단과 살람 후작과의 거래 문서 어디 있지?”
“뭐…?! 그, 그게 무슨 소리지. 나는 모르는 일이다!”
“당장 말하는 게 좋을거다. 목에 바람 구멍이 뚫리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모, 몰라. 나는.”
쯔르레이는 행동으로 대답했다. 망치의 뾰족한 쇠지레가 움푹, 단장의 목을 파고 들었다. 피가 줄줄 흐르기 시작하자 단장이 결국 입을 열었다.
“바, 방 안에 있어. 방 안에!”
“방 안에 어디.”
“거짓말이다.”
쯔르레이가 다시 묻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방 안에서 튀어나온 불타르가 단장의 말을 부정했다.
“거짓말이라고?”
“방 안을 다 뒤져본 건 아니지만 대충 다 확인해봤다. 저 곳에 문서는 없어. 제길. 시간이라도 끌어보려는 속셈인가 본데. 그렇게는 안된다.”
그 말을 들은 쯔르레이는 차갑게 미소 지으며 망설임 없이 랜슬롯에 힘을 주었다. 뾰족한망치가 단장의 목에 점점 깊게 파고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어떡하지, 거짓말이라는데.”
쯔르레이의 기색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는 걸 단장은 알 수 있었다. 결국 단장은 진실을 밝혔다. 말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죽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은 것이다. 그러나 단장의 입에서 밝혀진 문서의 위치는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었다.
“사, 살려줘. 미안. 말하겠다! 말할게! 그 문서는 초월자가 갖고 있다. 초월자!”
순간 싸늘한 정적이 세 사람 사이에 감돌았다. 어째서 필사적으로 문서의 위치를 숨기려고 했는지가 들킨 것이다. 문서의 위치를 불면 초월자가 나서게 될 테고, 그렇게 된다면 단장의 목숨도 초월자의 변덕에 사라질지 모르는 거였으니. 그렇지만 어떻게든 간에 지금 당장 죽는 것보다는 나은 것이었다.
“초월자라고?”
“이, 이름은 나도 몰라. 살람 후작이 직접 고용한 용병이라고 들었다. 그가 직접 그 문서의 경비를 맡기로 했어.”
“그는 왜 지금 이 사태에도 나타나지 않았지?”
“…그런 계약이니까. 그 문서 말고는 처음부터 아무 것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고 들었다.”
단장은 초월자가 위치한 곳의 위치를 말했다. 그들의 본부에 가장 구석진 곳에 있는 넓은 방이라고 들었다. 살람 후작의 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곳이었다.
쯔르레이가 약속한 대로 그의 목에서 망치를 뽑아주자, 그는 힘이 빠진건지 다리가 풀린 채로 주저앉았다. 쯔르레이는 곧바로 망치를 휘둘러 그의 목을 가격했다. 단장은 곧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목에서는 피가 계속 흘러나왔다.
“…일이 복잡하게 됐군.”
“어떡하지? 이제 와서 포기하자고 할 건가?”
“…그럴 수는 없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쯔르레이의 얼굴이 복잡해졌다. 문서를 찾으려면 초월자를 물리쳐야 하고, 초월자를 물리치려면 라로슈를 불러와야 한다. 그러나 라로슈를 부르려면 문서가 있어야 한다.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도망 갈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그런데 불타르가 입을 열었다.
“나는… 저 정보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거짓이라고? 문서의 위치가?”
“아니, 상대가 초월자라는 것이.”
“…정말인가?”
“용병 중에서 초월자에 진입했다고 하는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용병왕 두르테스 밖에 없어. 그러나 그가 이런좀스러운 임무를 맡을 리도 없고 위치상으로도 그는 대륙의 동쪽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완전히 새로운 초월자가 아니라면 상대방이 초월자라는 건 거짓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물론 확신을 할 수는 없지만. 저렇게 단장이 두려워하는 걸 보면 적어도 보통 실력자가 아니란 건 아마 맞을거야. 그래도 상대가 초월자가 아니라면 희망은 남아 있다고 봐야겠지.”
“….”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