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80화 (80/81)
  • 〈 80화 〉 챕터 17 재회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돈포이가 말했다.

    “돈에 눈이 먼 뜨내기들을 이용해서 경비대의 시스템을 마비시킨 사이에 아크 광석 창고를 털고 그걸 또 뜨내기들에게 뒤집어씌우다니···. 역시 그분의 계획은 대단해.”

    돈코이가 말했다.

    “아즐, 뜨내기들의 팔찌에 심어둔 프로그램은 다 삭제했지?”

    “예. 자동 삭제 프로그램이 해당 프로그램을 삭제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즐은 소란을 피우기로 한 이세우와 외계인들의 팔찌에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했다.

    그 프로그램은 경비대의 경보 시스템과 통신 시스템 그리고 감시 장치를 교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원래 경비대에는 이런 해킹 프로그램이나 장치를 감지 및 차단하는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세우와 외계인들의 팔찌에 설치되어 있는 해킹 프로그램은 감지하지도 차단하지도 못했다.

    왜냐하면 이세우의 팔찌에 설치되어 있는 해킹 프로그램은 완성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즐이 몰래 심어둔 해킹 프로그램은 소란을 일으킨 외계인들이 일정 범위 안에 모여 있어야만 상호 호환하여 완성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경비대의 시스템은 외부의 공격에만 반응한다.

    경비대 내부에서 완성된 프로그램에는 취약했다.

    이번 계획을 세운 코르칸은 경비대의 이런 취약점을 알고 있었다.

    “경비대가 삭제된 해킹 프로그램을 복원해도···.”

    돈코이가 속한 조직이 만든 해킹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설사 천운이 따라서 증거로 쓸 수 있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때쯤이면 돈코이의 조직은 호노렛을 떠난 후다.

    호노렛의 경비대가 중앙 정부를 통해서 돈코이 등을 수배할 때쯤이면 새로운 신분으로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아즐, 시간됐다.”

    “예.”

    아즐이 자신의 팔찌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러자 돈코이 등이 있던 곳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폭음이 울렸다.

    콰아아아아앙!

    폭음은 한번만 울리지 않았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앙!! 콰아앙!!!

    아즐이 미리 심어둔 폭발물 여러 개가 연속해서 폭발했다.

    아크 광석 창고가 털린 일로 정신이 없던 경비대가 더욱 정신없게 되었다.

    “자- 우린 우리 일을 하자.”

    돈코이의 말이 신호라는 듯 아즐을 비롯한 외계인들이 손전등을 꺼냈다.

    그렇다고 진짜 손전등은 아니었다.

    지구의 손전등과 비슷하게 생겼을 뿐 엄연히 다른 장치다.

    아즐이 손에 쥐고 있던 손전등으로 컨테이너 하나를 가리켰다.

    찰칵-

    아즐이 손전등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노란색 빛이 손전등에서 발사되었다.

    그 노란색 빛이 컨테이너를 비췄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얼핏 보기에도 10톤은 넘을 것 같은, 엄청 무거워 보이는 컨테이너가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손전등을 들고 있는 아즐이 움직이자, 바닥에서 1미터 정도 떠오른 컨테이너가 어미 오리를 따라가는 아기 오리처럼 아즐을 따라갔다.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는 곳에서 30미터 떨어진 곳에는 돔(dome)형태의 건물이 있었다.

    무거운 컨테이너를 풍선처럼 가볍게 다를 수 있게 된 아즐이 컨테이너와 함께 그 돔 건물로 들어갔다.

    아즐의 부하들 역시 아즐과 똑같은 손전등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 역시 아즐처럼 컨테이너를 하나씩 몰아서 돔 건물로 사라졌다.

    아즐과 부하들은 이런 일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층층이 쌓여있던 컨테이너들이 돔 형태의 건물로 모두 사라졌다.

    “돈포이님. 물건들 다 옮겼습니다.”

    돈포이가 알았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돈포이가 돈코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난 칼건 형님께 출발준비 다 끝냈다고 보고할 테니까. 넌 관제탑에 이륙허가를 받아.”

    “알았다.”

    팔찌의 큐를 통해서 관제탑과 통신 연결을 하려고 하던 돈코이가 아쉽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우주요새 네이스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떠나지 않아도 되는데.”

    1년 전 아크 광산이 폭발했을 때 호노렛이 발칵 뒤집혔다.

    아크 광산의 폭발에 호노렛의 범죄 조직이 관련된 것은 아닌가 하고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었다.

    호노렛에서 수십 년 동안 암약해온 돈코이의 조직은 여기저기에 뇌물을 물 쓰듯이 쓴 후에야 수사를 비껴갈 수 있었다.

    당시 뇌물을 안 썼거나 적게 쓴 조직은 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수많은 조직과 범죄자들이 사라졌다고 해서 호노렛의 치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기존에 있던 조직의 빈자리를, 새로 유입된 범죄자들이 메웠다.

    호노렛의 치안은 잠깐 좋아지는 것 같다가 예전수준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모든 것이 예전으로 돌아가나 싶을 때 우주요새 네이스가 갑자기 등장했다.

    그리고 폭발했다.

    이 사건은 아크 광산이 폭발했을 때 못지않은 충격을 선사했다.

    중앙 정부는 물론이고 다섯 가문들 역시 조사대를 보내서 철저하게 수사하기로 했다.

    조직의 수장인 코르칸은 직감했다.

    이번만큼은 조직의 모든 돈을 뇌물로 써도 무사하기 어렵다고.

    단순히 조직이 와해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배후에 있는 가문이 드러날 수도 있었다.

    그것만큼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

    다른 수가 떠오르지 않은 코르칸은 수십 년 동안 일구어온 사업체와 조직을 버리고 호노렛을 떠나기로 했다.

    그렇다고 그냥 떠나기로 한 것은 아니다.

    이왕 떠나기로 한 것, 한몫 단단히 챙기기로 했다.

    그래서 계획한 것이 이세우를 비롯한 뜨내기들을 이용한 아크 광석 창고를 터는 일이었다.

    “그래, 아크 광석 챙긴 걸로 만족하자.”

    창고에서 털어온 아크 광석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미소가 그려졌다.

    기분이 좋아진 돈코이가 관제탑에 통신을 넣으려고 할 찰나.

    지잉! 지잉!

    레이저 빔이 쏟아졌다.

    “끄악!”

    레이저 빔 2발이 돈코이의 오른쪽 옆구리와 왼쪽 허벅지를 관통했다.

    “적, 적의 공격이다!”

    부하들 중에 한명이 소리쳤다.

    돔 건물 아니 돔 건물처럼 보이는 대형 화물 우주선에 타려고 했던 돈포이가 급하게 몸을 숨기며 말했다.

    “경비대? 경비대가 눈치 채고 여기까지 온 건가?”

    다른 적은 떠올릴 수 없었던 돈포이가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경비대로 보이는 사람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다.

    “경비대도 아닌 놈들이 왜 우릴 공격하는 거지?”

    돈코이를 비롯한 아군을 공격하는 적들 중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저년은!”

    호노렛에 처음 온 이세우가 돈포이의 손에서 구해줬던, 탁구공 크기의 커다란 눈 2개와 강낭콩 크기의 눈 4개가 달린 여자 외계인이었다.

    “생선대가리들아! 내 뒤통수치고 무사할 줄 알았냐!”

    “노이나 저 년이 살아 있었어?”

    돈포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돈코이를 쳐다보았다.

    “돈코이가 분명 죽였다고 했는데···”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노이나와 그 패거리들을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뭐해! 반격해! 다 죽여 버려!”

    돈포이가 허리에 차고 있던 소형 에너지 건을 뽑았다.

    아즐을 비롯한 외계인들 역시 에너지 건을 뽑아, 반격에 돌입했다.

    양측에서 발사하는 레이저 빔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저 여자가 왜 여기서 나와?’

    은신 상태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세우가 노이나를 알아보았다.

    ‘그러면 그때 그 일이 단순한 강도사건이 아니었던 건가?’

    [내가 보기에도 저들 사이에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잘된 일이지?’

    [나쁜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냥 두고 볼 일도 아니다. 전투가 끝나면 상황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러니 그전에···.]

    태세우스의 말대로 그냥 구경만 해서는 안 된다.

    돈포이 일행이 털어간 아크 광석이 돔 형태 우주선에 있을 것이다.

    지금의 소란을 틈타, 우주선에 들어가 아크 광석을 챙겨야 한다.

    ‘가자.’

    이세우가 돔 형태의 우주선으로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누군가가 등장했다.

    “지금 뭐하는 거야?!”

    일전에 이세우와 싸웠던 대머리 외계인 칼건이 등장했다.

    그런데 칼건은 혼자가 아니었다.

    칼건의 상관인 코르칸과 부하들로 보이는 외계인 십여 명이 함께 등장했다.

    눈살을 찌푸리며 현장을 바라보던 코르칸의 고개가 노이나 앞에서 멈췄다.

    “노이나? 살아있었냐?”

    “당신 누구야?”

    노이나에게 일을 의뢰한 것은 돈코이와 돈포이다.

    그 돈코이와 돈포이 뒤에 칼건이 있다는 것까지는 알아냈지만 코르칸에 대해서는 알아내지 못했다.

    “아! 칼건 뒤에 흑막이 따로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어? 당신이 그 흑막이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존재를 극도로 숨기려고 하던 코르칸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호노렛을 떠나기로 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는지, 숨기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보다···. 아, 듣자하니 솜씨가 꽤 훌륭하다고?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내 밑으로 들어올 생각 없나?”

    “푸웁. 당신 그거 농담이지?”

    “농담?”

    코르칸이 칼건을 바라보며 말했다.

    “칼건, 내가 농담하는 거 본적 있나?”

    “없습니다.”

    코르칸이 노이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들었지? 난 농담을 안 해.”

    “농담이 아니라면 더 문젠데? 날 죽이려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뭐?! 당신이 보기엔 내가 그딴 말에 속을 정도로 멍청해 보여?”

    코르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어. 넌 멍청해.”

    “뭐?!”

    그때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노이나가 급히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한발 늦고 말았다.

    노이나와 패거리들 뒤에서 드론들이 나타났다. 그 드론에는 왜곡 장치가 내장되어 있었다.

    그 왜곡 장치 때문에 드론들이 접근해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지이이잉!

    지름 50cm의 구체형 드론들이 레이저 빔을 쏟아냈다.

    노이나와 패거리들은 방어는커녕 회피 시늉도 못한 채, 그대로 쓰러졌다.

    코르칸이 살기를 번뜩이며 말했다.

    “이딴 놈들을 처리 못해서 귀중한 내 시간을 낭비해?!”

    칼건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겁니다.”

    코르칸이 위급해 보이는 돈코이를 쳐다보며 말했다.

    “돈코이가 노이나를 처리했다고 하지 않았었나?”

    “예. 노이나의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그런데 죽었다던 노이나가 멀쩡히 살아서, 내 귀중한 시간을 낭비시켰네?”

    칼건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본 돈포이가 말했다.

    “코르칸님! 칼건 형님! 뭔가 착오가 있었을 겁니다. 돈코이가 우리를 배신했을 리 없습니다. 제발, 한번만···.”

    지이잉!

    노이나를 쓰러뜨렸던 드론에서 레이저 빔이 발사되었다.

    타깃은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돈코이가 아니었다.

    돈코이를 한번만 봐달라고 애원하려고 하던 돈포이였다.

    “커억!”

    가슴을 관통당한 돈포이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 하는 표정으로 코르칸을 노려보았다.

    “감히 배신자를 옹호해?! 그것만으로도 죽어 마땅하다.”

    코르칸이 칼건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배신자 놈은 네가 직접 처리해라.”

    “···예.”

    믿었던 동생(돈코이)의 배신 때문인지.

    아니면 동생처럼 여기던 돈코이를 직접 죽여야 한다는 현실 때문인지.

    칼건의 표정이 어두워보였다.

    “혀, 형님··· 전 배···.”

    “변명은 필요 없다.”

    칼건의 팔이 로봇의 로켓펀치처럼 발사되었다.

    콰아아앙!

    칼건의 팔이 돈코이의 몸과 충돌하자, 폭음이 울렸다.

    돈코이의 몸이 산산이 부서졌다.

    박살난 살점과 뼈 그리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코르칸님, 배신자의 처단을··· 끝냈습니다.”

    “이 정도 소란이면··· 경비대가 올 거다. 출발을 서둘러라.”

    “···예.”

    코르칸을 비롯한 외계인들이 돔 형태의 우주선에 탑승하려고 할 때, 우주선에 설치되어 있던 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애애애애애애앵!!!!

    그 경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던 코르칸이 목에 핏대를 세웠다.

    “어떤 놈이야?! 어떤 놈이 겁도 없이 내 아크 광석을 훔쳐가려고 한 거야?!”

    그때 우주선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왔다.

    “네 아크 광석?! 뻔뻔해도 정도가 있지. 도둑질한 장물이 네 꺼라고?”

    우주선에서 걸어 나오는 누군가를 알아본 코르칸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너는!”

    “그래, 나다.”

    “하지만 어떻게?! 네가 어떻게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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