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75화 (75/81)
  • 〈 75화 〉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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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하나씩 천천히 말해라. 아직은 여유가 있다. 아직은···.”

    “아, 제가 너무 흥분해서···. 말씀드렸던 코스모스 연맹이라는 곳에서 웜홀이라는 것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웜홀은 균열과 유사하면서도 다릅니다. 예를 들면 저희 세상에서 전자기기라고 부르는 장비들이 균열 근처에서는 작동을 하지 않는데 웜홀에서는···.”

    이세우로부터 웜홀에 대한 설명을 들은 삼두룡이 잠시 뜸을 들인 후 말했다.

    “그러니까 인간 네 말은, 코스모스 연맹이라는 하는 곳에서 웜홀을 계속 사용하면 또 다른 차원의 파멸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거지?”

    “예.”

    “음- 코스모스 연맹이라는 곳이 이용하는 웜홀이라는 것을 내가 직접 보지 못했기에 확실한 답을 말해줄 수는 없다. 다만, 그 웜홀이라는 것을 오랫동안 사용하고도 문제가 없었던 것을 보면··· 인간 네가 우려하는 차원의 파멸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태세우스가 말해줬는지 모르겠지만 올그트에도 웜홀과 유사한 것이 있다. 먼 거리를 한순간에 이동하게 해주는 워프 게이트라는 것으로···.”

    올그트의 인간들은 수천 년 동안 워프 게이트를 사용해왔다. 그 수천 년 동안 문제가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사실 균열도 같은 차원에서만 사용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차원과 차원을 이동하는데 사용하다보니 차원의 벽에 타격을 줘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웜홀을 동일한 차원 내의 이동에만 쓴다면 차원의 파멸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확답을 줄 수 없는 것은···.”

    웜홀로 진입한 멘타인이 태세우스의 레어 위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 웜홀을 통한 차원 이동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번 성공한 차원 이동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삼두룡이 말한 것처럼 균열도 동일한 차원 내의 이동에만 쓰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웜홀을 차원이동에 사용할 경우, 차원의 파멸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일의 시작이 바로 그 우주선이군요. 이 부분은 제가 따로 알아보겠습니다.”

    멘타인이 어떻게 차원이동하게 되었는지.

    또 다른 우주선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지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이 부분을 확실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파편 8개로 새로운 차원의 벽을 만드는 의미가 없다.

    “그러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저희 세상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 미국에···.”

    미국에 발생한,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 균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응? 균열이 그 정도로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고? 그렇게 하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할 텐데?”

    “혹시 그 균열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안전하다고 말씀하신 3년이라는 시간이 줄어든다거나···.”

    “마법진을 지속시키고 있는 우리 드래곤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3년이라는 시간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그 미국이라는 나라의 균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예. 그것도 제가···.”

    어째 문제의 해답을 얻기 위해서 질문을 하고 있는데,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하는 일만 늘어나는 것 같다.

    “아! 그리고 그 미국의 균열에서 오우거라는 몬스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오우거가···.”

    핵 공격을 받고 재가 되어 사라졌던 오우거가 한순간에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던 것을 이야기했다.

    “뭐?! 그건···.”

    “그거에 대해서 아시는 것이 있습니까?”

    “마족이다.”

    “예? 마족이요?”

    “그런 능력은 우리 드래곤에게도 없다. 오직 마족 그것도 상급 마족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말씀은, 미국의 균열이 마족과 관련이 있다는 겁니까?”

    “용마전쟁은 새로운 차원의 벽을 만들면서 끝났다. 그리고 올그트에 남아 있던 마족은 우리 드래곤이 모두 정리했다. 그때는 그렇게 확신했다. 그 뒤로 마족이 나타난 적도, 마족이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어서 다 정리했다고 확신했는데. 인간 네 말을 들으니··· 마족의 잔당이 남아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긴 세월 죽은 듯이 지내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겠지. 올그트를 위협하는 균열이 발생하자···.”

    그걸 기회로 여기고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삼두룡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했다.

    상급 마족의 권능과 유사한 능력을 보이는 오우거만 나타났을 뿐 마족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마족의 잔당이 아닐 수도 있다.

    마족이 만든 악마의 입이 남아있듯이.

    드래곤이 모르는 마족의 아티펙트가 어딘가에 남아 있었고 그게 우연히 작동했을 수도 있다.

    “그것도 제가 직접 알아보겠습니다.”

    “인간, 부탁한다.”

    ‘하아~ 왜 계속 일이 늘어나지?’

    [세우 너 일복 하나는 타고난 것 같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삼두룡님께 물으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며!’

    삼두룡은 사실상 모르는 것이 없다는 태세우스의 말만 믿었다.

    삼두룡에게 물으면 골치 아픈 문제도 한방에 해결된다는 태세우스의 말만 믿고 질문을 했다.

    그런데 원하는 해답은 얻지도 못하고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일만 쌓여갔다.

    “삼두룡님 혹시···.”

    마족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가, 금이 간 악마의 입이 떠올랐다.

    이세우가 삼두룡의 눈치를 살피며 여기저기에 금이 가 있는 악마의 입을 꺼냈다.

    “이거 수리라고 해야 하나요? 하여튼 원상복귀가 될까요?”

    용마전쟁 당시 수많은 드래곤들이 마족에게 희생되었다.

    그래서인지 마족의 물건인 악마의 입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눈치가 보였다.

    게다가 그냥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리를 부탁하는 입장이다.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 삼두룡이 화를 낼 수도 있다.

    “악마의 입이군. 때론 독이 약이 될 수도 있는 법. 파편을 수거하는데 우리 드래곤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기도 어려울 테니···. 좋다. 이번만은 특별히 수리해주지.”

    삼두룡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 금이 가 있던 악마의 입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환한 빛이 사라지자, 악마의 입 여기저기에 발생했던 금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헉! 감사합니다.”

    악마의 입이 없어도, 코어를 비롯한 에너지만 충분하면 균열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악마의 입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악마의 입은 궁지에 몰렸을 때, 비상 탈출구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우주요새 네이스 때처럼 강력한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다.

    온전한 악마의 입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목숨이 2개 아니 3~4개로 늘어난 것처럼 든든했다.

    “아! 그리고···.”

    이후로도 궁금해 하던 것을 묻고 또 물었다.

    “음- 그건···. 그것 역시···.”

    “아하! 그런 거군요. 아, 그래요? 그러면···.”

    태세우스는 알려주지 않았던 혹은 몰랐던 다수의 의문들이 해결되었다.

    “인간, 물어볼 것은 다 물어보았느냐? 그렇다면 이제부터···.”

    “아! 제일 중요한 걸 빼먹을 뻔 했네요.”

    ‘이정도 했으면 됐잖아! 또 뭘 물어보려고?’ 하는 표정을 짓는 삼두룡.

    “이번엔 또 뭔가?”

    “드래곤 아일랜드에··· 다른 사람을 데려와도 될까요?”

    “이곳에 다른 사람을 데려오겠다고?”

    “태세우스가 말하길··· 여기보다 안전한 곳이 없다고···.”

    이세우가 말하는 다른 사람이 누군지 짐작이 간 삼두룡.

    “인간, 너의 가족을 데려오고 싶은 거냐?”

    “예. 지구는 아무래도···.”

    코스모스 연맹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다.

    그렇다고 코스모스 연맹만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발생하는 균열에서 튀어나오는 몬스터도 걱정이다.

    그리고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들도 문제다.

    이세우가 파편 8개를 찾기 위해서 올그트를 돌아다니는 동안 부모님이 잘못될 수도 있다.

    “우리 드래곤을 대신해서 큰 수고를 해주는데···. 그 정도 편의는 봐줘야지. 좋다. 너의 가족들을 데려와라. 대신 내가 지정해 주는 곳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삼두룡의 허락과 함께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가, 박유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런 말씀드려서 죄송한데··· 제 가족들 말고 다른 사람들을 데려와도 될까요?”

    “앞서 말한 대로, 내가 지정한 곳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데려와도 된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정해주시는 곳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기껏 가족들과 지인들을 데려왔는데, 지정해주는 곳이 코딱지만 하다면 오히려 데려오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된다.

    “음- 인간들이 말하는 왕국의 크기정도?”

    “와! 그 정도나···.”

    태세우스의 말에 의하면 올그트에서 제일 작은 왕국의 크기가 호주만 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삼두룡이 지정해주는 곳의 범위가 한국보다 더 넓다는 뜻이다.

    “그럼, 다 된 거냐?”

    “예. 더 이상 물어볼 것도, 부탁할 것도 없습니다.”

    “과연 그럴까?”

    “예?”

    “내가 인간이라는 종족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지금이야 물어볼 것도, 부탁할 것도 없다고 하지만··· 나중에라도 물어볼 것이나 부탁할 것이 생기면 언제든 찾아와라. 다른 인간은 안 되지만 태세우스와 함께하는 너라면 얼마든지 들어주겠다.”

    삼두룡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던, 인간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알케노스를 쳐다보았다.

    알케노스가 알았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 후 이세우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알케노스와 이세우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어둠으로 뒤덮인 공간에 남아 있던 삼두룡의 흰색 머리가 말했다.

    “삼신과 삼신기에 대해서 말할 필요가 있었나?”

    황금색 머리가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않았어도 어떻게든 알게 됐을 내용들이다.”

    검은색 머리가 말했다.

    “그래서 태세우스가 알고 있는 부분만 말해줬군? 네가 말해주지 않은,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되면 큰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을 텐데?”

    “이름이 이세우라고 했던가? 그 인간은 올그트 태생이 아니다. 운 좋게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된다고 해도 배신감은 느끼지 않을 거다. 설사 배신감을 느낀다고 해도··· 그게 문제가 될까?”

    “모르지. 인간이란 끝없는 탐욕과 무모함을 가진 종족이니. 그런 본성은 차원이 다르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니···. 저 인간 역시 숨겨진 진실을 알고··· 주제도 모르고 탐욕을 부리며 무모한 짓을 시도하려고 할 거다.”

    “음- 그럴 수도 있겠군. 저 인간이 정말로 무모한 짓을 시도한다면 그때는···. 그리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차원의 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간 안에 새로운 차원의 벽을 만들지 못하면···.”

    “모든 것이 끝나게 되지. 그래, 지금은 다른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저 인간이 늦지 않게 파편들을 가져오기를 바라는 수밖에.”

    흰색 머리가 말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정말 우연히 발생한 걸까?”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냐?”

    “용마전쟁 때 만든 차원의 벽의 효력이 끝나자마자, 코스모스 연맹이라고 하는 곳의 우주선인지 뭔지 하는 것이 태세우스의 레어에 나타났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시기가 너무 절묘하잖아? 위치도 그렇고. 마치 누군가가 의도한 것 같지 않아?”

    “확실히 시기도 너무 절묘하고 위치도···.”

    “그리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등장한 불사의 오우거도 그래. 하나같이 수상한 일 투성이야. 생각 같아서는 직접 나서서 조사하고 싶지만···.”

    이세우에게 말한 것처럼.

    삼두룡을 비롯한 드래곤들은 드래곤 아일랜드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나 삼두룡은 더욱 그러했다.

    지구와 올그트의 차원 충돌을 막는 마법진의 핵 그 자체인 삼두룡이 드래곤 아일랜드를 벗어나면 곧바로 지구와 올그트가 충돌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조사고 뭐고 하기도 전에 삼두룡을 비롯한 모든 존재들이 소멸하게 된다.

    “새로운 차원의 벽만 만들어내면 다 해결될 일이다. 진실은 또다시 어둠에 묻힐 것이고 우리를 위협하는 문제들 역시 모두 사라질 것이다. 답답해도, 그때까지만 참자.”

    흰색 머리의 말에, 검은색 그리고 황금색 머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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