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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탄 세우-73화 (73/81)
  • 〈 73화 〉 챕터 16 드래곤 아일랜드.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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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내가 하고 싶은 말이야. 당신, 누구야?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정체불명의 사내는, 이세우의 물음에 말로 대답하지 않았다.

    행동으로 대답했다.

    “커억!”

    한순간에 거리를 좁힌 사내가 이세우의 목을 움켜잡았다.

    사내의 움직임은 빨라도 너무 빨랐다.

    어찌나 빠른지, 목이 잡힌 후에야 사내가 움직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힘도 어마어마했다.

    백지장을 들듯, 이세우의 몸을 한손으로 가볍게 들어올렸다.

    숨쉬기 어려워진 이세우가 몸부림을 쳤지만 소용없었다.

    상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감히 인간 따위가 태세우스의 레어에 침입해?!”

    [알케노스. 그만 멈춰라!]

    상대방이 누군지 알아차린 태세우스가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상대 아니 알케노스에게는 도달하지 않았다.

    “아··· 알케··· 노스.”

    이세우가 태세우스를 대신해서 알케노스의 이름을 힘겹게 내뱉었다.

    그때서야 알케노스가 반응을 보였다.

    이세우의 목을 잡고 있던 손의 힘이 약해졌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아는 거지?”

    알케노스의 힘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숨을 쉬기 어려웠다.

    “이··· 손부터···.”

    “미리 말하는데, 허튼짓은 안하는 게 좋다. 너 따위를 죽이는 것은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쉬우니까.”

    알케노스가 경고를 날리며 이세우의 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콜록 콜록.”

    “자- 이제 말해라. 내 이름은 어떻게 아는 거지? 그리고 태세우스의 레어는 어떻게 들어온 거냐?”

    “후우~”

    이세우가 호흡을 고르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믿기 어렵겠지만 내 안에··· 태세우스가 있다.”

    이세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알케노스가 다시 손을 뻗었다.

    콰악!

    알케노스가 얼마나 힘을 줬는지, 이세우의 목이 부러질 것 같았다.

    이제는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대로 진짜 죽을 것 같았던 이세우가 아니 태세우스가 급하게 마법을 발동시켰다.

    “응? 이 마법은···.”

    알케노스가 다시 손을 놓았다.

    “이 마법은 어떻게 아는 거지? 이건 다른 드래곤들도 모르는 마법인데···. 정말로···.”

    “크- 나··· 숨··· 좀··· 돌리고.”

    이번에는 데미지가 컸다.

    평소처럼 호흡하고 말을 하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다.

    “망할 드···. 크흠.”

    “인간, 두 번 묻지 않을 테니, 신중하게 잘 대답해라. 방금 전의 그 마법, 어떻게 알고 있지?”

    “말했잖아. 내 안에 태···.”

    알케노스가 다시 움직이려는 기미를 보였다.

    “멈춰!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사람이 말을 하면 끝까지 들어!”

    금방이라도 이세우의 목을 부러뜨릴 것 같던 알케노스가 인내하는 모습을 보이며 계속 말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하면···.”

    태세우스가 어쩌다가 정신체가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세우의 영혼에 빙의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지금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 거냐?”

    “믿기 힘들겠지. 솔직히 말하면 나도 내가 겪은 일이 아니면 못 믿었을 거야. 근데 믿기 어렵다고 해서 사실이 사실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잖아? 생각해봐. 내가 어떻게 레어에 들어올 수 있었겠어? 태세우스가 마법 암호를 알려줬으니까, 가능한 일이잖아? 방금 전에 사용한 마법도 그래. 그거 너랑 태세우스가 내기하다가 우연히 만들어진 마법이라면서? 다른 드래곤은 모르는, 너희 둘만 아는 마법이라며? 봐봐. 내가 이런 걸 어떻게 알겠냐고. 태세우스가 다 말해주고 있으니까, 아는 거잖아.”

    이세우의 말을, 여전히 믿기 힘들었던 알케노스가 이세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태세우스, 너 정말 그 인간 안에 있는 거냐? 저 인간의 말이 사실이냐?”

    [그래! 나 여기 있다! 이세우 안에 있다고!]

    동족이자 오랜 친구인 알케노스가 반가웠던 태세우스는 아까부터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알케노스에게 닿지 않았다.

    [드래곤 아일랜드! 알케노스에게 드래곤 아일랜드로 데려가 달라고 해!]

    “드래곤 아일랜드?”

    태세우스의 말을 따라하는 이세우.

    “인간, 방금 뭐라고 했지? 드래곤 아일랜드라고 말한 거냐?”

    “어? 어! 태세우스가, 드래곤 아일랜드로 데려가 달라고 하는데? 응? 뭐라고?”

    [드래곤 아일랜드의 삼두룡님이시라면 내 존재를 알아차리실 수도 있다. 어쩌면 이세우 네 부모님을 아니 지구와 올그트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삼두룡님? 그건 또 뭐야?”

    “삼두룡님도 알아? 정말로 태세우스가···. 으흠-”

    고민하는 것처럼 보이던 알케노스가 결정을 내렸다.

    “좋다. 드래곤 아일랜드에 데려가주마. 그렇다고 네 말을 전부 다 믿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삼두룡님께서 판단하실 거다.”

    알케노스가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다시 경고하는데, 날 아니 우리 드래곤을 속일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좋다. 나는 운 좋게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삼두룡님은, 절대 속일 수 없다. 그분의 분노를 사면 너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인간 세상이 끝날 수도 있다. 이건 절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내 말, 명심하는 게 좋을 거다.”

    알케노스가 허공에 원을 그렸다.

    그러자 균열과는 뭔가 다른 푸른빛의 원이 그려졌다.

    그것은 코스모스 연맹의 웜홀과 유사했다.

    “가자.”

    알케노스가 그 푸른빛의 원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세우도 망설임 없이 그 원으로 걸어 들어갔다.

    “여기가 드래곤 아일랜드?”

    푸른빛의 원 밖으로 나오니,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이 보였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라. 인간 네 안에 정말로 태세우스가 있다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이세우를 바라보던 알케노스의 몸이 사라졌다.

    ‘태세우스, 저게 무슨 말이야?’

    [이세우, 내가 저번에 말했을 거다. 드래곤 아일랜드는 드래곤만 들어올 수 있다고.]

    태세우스가 예전에 했던 말이 떠오른 이세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드래곤 아일랜드의 경계지점이다. 이세우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들판은 진짜가 아니다. 마법으로 만들어진 환상이다.]

    ‘저게 환상이라고?’

    [그래. 저 환상에 발을 디디는 순간 환상 속을 헤매게 된다. 그리고···.]

    눈앞의 환상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다.

    침입자의 에너지를 강제로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드래곤의 허락을 받지 않은 자가 드래곤 아일랜드에 들어가려고 하면 환상 속을 헤매다가 에너지를 다 빼앗긴 상태로 죽게 된다.

    “드래곤 아일랜드, 무서운 곳이네.”

    [후후후. 저건 애교수준에 불과하다. 진짜 위험한···.]

    태세우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알케노스가 돌아왔다.

    “삼두룡님의 허락이 떨어졌다. 나와 함께 가자.”

    “이렇게 빨리?”

    이세우의 물음에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아무 말 없이 이세우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알케노스.

    알케노스와 이세우의 몸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와우-”

    무언가를 본 이세우가 탄성을 자아냈다.

    이세우가 도착한 곳은 사방이 꽉 막힌 곳이다. 그런데 그 사방을 꽉 막고 있는 것이 평범하지 않았다.

    호화찬란하게 빛나는 보석들이 사방을 다 채우고 있었다.

    보석들이 얼마나 많은지 가늠이 안 될 정도였다.

    보석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세우가 보기에도 하나같이 범상치 않아보였다.

    쿠웅-

    갑자기 들려온 묵직한 소리와 함께 호화찬란하게 빛나던 보석들이 사라졌다.

    이세우의 좌우 그리고 위와 아래가 시커멓게 변했다.

    방금 전까지 밟고 있던 땅의 느낌도 사라졌다.

    진짜 우주 한복판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헉!”

    암흑으로 변한 세상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어마어마하게 큰 도마뱀의 머리였다.

    이세우가 개미라면 도마뱀의 머리는 코끼리라고 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게다가 그 어마어마하게 큰 도마뱀의 머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세 개였다.

    “아! 삼두룡!”

    [이세우, 말조심해라. 삼두룡님께는 절대 무례하게 굴어선 안 된다.]

    사방을 꽉 채우고 있는 짙은 어둠 때문인지 삼두룡의 세 머리만 보였다.

    그 거대한 머리와 연결된 목과 그 목과 연결되어 있을 거대한 몸은 보이지 않았다.

    삼두룡의 머리는 검은색과 흰색 그리고 황금색을 띄고 있었다.

    각기 다른 머리색을 보면 몸도 따로따로 일 것 같다.

    ‘근데 그런 느낌이 안 든단 말이야. 왠지 모르겠지만 머리는 세 개지만 몸은 하나일 것 같단 말이야.’

    황금색의 머리가 말했다.

    “태세우스, 정말로 그 인간의 영혼에 깃들어있는 것이냐?”

    [예. 저 여기 있습니다!]

    태세우스가 전력을 다해서 소리쳤지만 삼두룡에게 닿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이번에도 이세우가 태세우스의 말을 대신 전했다.

    “태세우스가 여기 있다고 하네요.”

    “음- 인간 너의 영혼에서 뭔가가 느껴지기는 한다만··· 그게 태세우스의 정신체인지는 확신할 수 없구나.”

    “그 말씀은, 제 말을 믿지 못하신다는 말씀인가요?”

    “인간 너의 영혼에 깃든 것이 태세우스의 정신체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지, 네 말을 믿지 않는다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 제 말을 믿어주시는 겁니까?”

    “듣고 싶다.”

    “예?”

    “알케노스에게 듣기는 했다만···. 보다 자세하게 듣고 싶다. 인간, 너의 입으로 말해다오. 태세우스가 어쩌다가 그렇게 된 것인지 그리고 인간 너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라면···.”

    태세우스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힘들지도 않았다.

    그저 태세우스가 하는 말을, 그대로 읊으면 된다.

    “역시나 균열은··· 태세우스와 관련이 있었군.”

    “그렇지 않아도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균열은 정말 위험한 겁니까? 정말로 차원의 벽이라는 것에 문제가 생기면 지구가 멸망하게 됩니까?”

    “태세우스가 말해줬나 보군. 그렇다. 균열의 발생으로, 차원의 벽에 문제가 생기면 너의 세상과 올그트가 서로 충돌하며··· 두 세계 다 파멸하게 된다.”

    “방법은, 있습니까? 지구와 올그트를 구할 방법, 말입니다.”

    황금색 머리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했다.

    “세상을 구할 방법은 있다.”

    이세우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있다고요? 그게 뭡니까? 제발, 알려주십시오.”

    “차원의 벽의 파편이다.”

    “예? 차원의 벽의 파편이요?”

    “그냥 파편이라고 말해도 된다. 우리 드래곤은 그렇게 부르고 있다.”

    “그 파편만 있으면 지구와 올그트의 파멸을 막을 수 있습니까?”

    “단순히 파편만 있다고 해서 세상의 파멸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대의 드래곤들이 만든, 복구 마법이 있어야 한다. 복구 마법은 내가 알고 있다.”

    “복구 마법?”

    “파편에 복구 마법을 펼치면 새로운 차원의 벽이 만들어진다. 온전한 차원의 벽이 만들어지면 세상을 구할 수 있을 거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인간 네가 파편을 모아줘야겠다.”

    “예? 제가요?”

    이세우가 한쪽에 가만히 서 있는 알케노스를 힐끔 쳐다본 후 말했다.

    “저보다는 드래곤님들이 직접 나서시는 것이···. 왜 저한테 그런 일을 시키려고 하시는 거죠?”

    다른 것도 아니고 지구와 올그트를 구하는 일이다.

    이런 중차대한 일을, 드래곤이 직접 나서지 않고 약하디 약한 자신에게 시킨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간, 지금까지 균열이 몇 번이나 발생했을 것 같나? 지금껏 발생한 수많은 균열 중에 차원의 벽에 타격을 준 균열이 하나도 없었을까? 균열의 발생으로, 차원의 벽이 타격을 받았다면 너의 세상과 올그트는 어떻게 무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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