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71화 (71/81)
  • 〈 71화 〉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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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경비 로봇들을 대동한 채, 박유나 등을 감시하고 있던 슈르츠 지휘관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조금 전까지 하늘에 떠 있던 우주요새 네이스가 거짓말처럼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 연결이···.”

    우주요새 네이스가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 불안했다.

    불안감에 혹시나 하고 네이스의 통제실로 통신을 넣었다.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통제실과 연결되지 않았다.

    “설마, 이세우라는 지구인이···.”

    타이밍이 절묘하다고 해야 하나?

    상관인 벤다인이 이세우를 데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주요새 네이스가 사라졌다.

    조건만 충족되면 1시간 안에 지구급 행성을 파괴할 수 있는 것이 우주요새 네이스다.

    그런 네이스가 지구인 한명 때문에 갑자기 사라진다?

    절대 그럴 리 없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슈르츠는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이세우라는 이름을 떨쳐내지 못했다.

    “응?!

    우주요새 네이스가 사라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슈르츠는 부하들과 함께 주변의 경계를 강화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슈르츠가 차고 있던 팔찌에서 ‘삐삐’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표시되었다.

    “균열? 이 근처에서 균열이 열렸다고?”

    반사적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슈르츠가 팔찌를 손가락으로 누르며 말했다.

    “이 근처에서 균열이 열렸다는 알림, 받았지?”

    “예.”

    근처에 있던 전투 병사들이 큐를 통해서 대답했다.

    그런데 모든 병사가 대답한 것은 아니었다.

    이대수 대위가 본부라고 말하는, 지구인들의 지휘 통제실에 있는 전투 병사들은 응답이 없었다.

    “왜 대답이··· 아!”

    그때서야 알아차렸다.

    균열이 본부에서 열렸다는 것을.

    균열의 발생과 함께 큐를 비롯한 전자기기들이 먹통이 되었다.

    균열의 영향권인 본부에 배치되어 있던 병사들은 대답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필 균열이 열려도 저기서···. 응?! 저건 또 뭐야?!”

    벤다인과 이세우를 태우고 떠난 우주선의 착륙장에서 본부를 바라보던 슈르츠의 얼굴이 구겨졌다.

    “지구인 놈들이 또!”

    본부에서 익숙한 폭음이 울렸다.

    균열의 발생으로, 본부에 있던 경비 로봇들이 작동불능 상태가 되었다.

    그걸 기회로 여긴 지구인 초능력자들이 전투 병사들에게 덤비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 장면을 눈으로 본 것은 아니다.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그 소리만으로도 상황이 뻔하게 그려졌다.

    “자기들 주제를 모르는 게 지구인의 종족특성인가?”

    슈르츠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통신 채널을 열었다.

    물론 그 대상은 균열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본부에서 떨어져 있던 전투 병사들이다.

    “다들 저 소리 들었지? 초능력자들이 또 말썽을 피우고 있다. 이번 참에 교육을 확실하게 해야겠다.”

    “맡겨만 주십시오.”

    우주요새 네이스가 말도 없이 갑자기 사라져 불안해하던 것은 슈르츠만이 아니었다.

    병사들 역시 불안해하고 있었다.

    슈르츠와 병사들은 샌드백이나 다름없는 지구인 초능력자들을 두들겨 패는 걸로, 그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했다.

    “한국 아니 지구 정도는, 나와 병사들만으로도 충분히 다스릴 수 있다.”

    괜히 불안했던 슈르츠가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북돋듯 그렇게 중얼거리며 본부로 걸어갔다.

    “원시인보다 못한 지구 놈들아! 이 슈르츠님께서··· 응?!”

    큰소리 탕탕! 치며 본부로 들어간 슈르츠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네, 네가 여긴 어떻게?!”

    본부에 없어야 하는, 상관인 벤다인과 함께 우주요새 네이스로 올라간 이세우를 보았기 때문이다.

    “가만! 균열?! 설마!”

    이세우에게 균열을 만드는 악마의 입이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악마의 입이 떠오르자, 방금 전 본부에 생긴 균열과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세우가 그 균열을 이용하여 본부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악마의 입은 벤다인이 압수했다.

    이 말은, 이세우가 벤다인의 손에서 악마의 입을 되찾았다는 뜻이다.

    ‘설마, 네이스가 갑자기 사라진 것도···. 아냐! 아냐! 내가 무슨 터무니없는 생각을···.’

    벤다인의 손에서 악마의 입을 되찾는 일은···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주요새 네이스를 사라지게 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이세우가 숨기고 있는 초능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절대 불가능하다.

    절대!!

    절대!!!!

    “이세우, 다시 돌아온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습관적으로 베틀아머를 작동시키며 공격 준비를 하는 슈르츠.

    “어? 아!”

    그리고 깨달았다.

    지금 자신이 발을 디딘 본부에는 균열이 발생해서 베틀아머를 비롯한 첨단 무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젠장!”

    슈르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슈르츠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슈르츠와 함께 본부로 들어온 전투 병사들 역시 표정이 좋지 않았다.

    “나약한 지구인 따윈 베틀아머가 없어도···.”

    빠아악!!!!

    강렬한 소리가 울리는가 싶더니 슈르츠를 비롯한 병사들이 볼링공에 맞은 볼링 핀처럼 와르르- 쓰러졌다.

    그게 그들의 마지막이었다.

    “하악- 하악-”

    태세우스의 마법으로, 슈르츠와 전투 병사들을 쓰러뜨린 이세우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비틀거렸다.

    “오빠!”

    “이 하사!”

    본부에 있던 박유나와 이대수 대위가 쓰러질 것 같은 이세우를 부축했다.

    “세우 오빠, 괜찮아?”

    “어- 괜찮아.”

    이세우가 말은 저렇게 했지만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이세우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쉬면 돼.”

    우주요새 네이스의 아크 원자로에서 누출되던 에너지를 사용하여 지구로 돌아오는 균열을 만드는 것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네이스를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

    다시는 지구로 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한 이세우는 이번 기회를 빌려 네이스를 완전히 파괴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아크 원자로를 폭파시킨다고 해서, 네이스가 완전히 파괴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주요새 네이스에는 나름의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적의 공격으로, 아크 원자로가 폭발하면 해당 구역이 차단되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아크 원자로가 폭발해도 네이스 전체가 파괴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세우는 이 사실을 몰랐다.

    그저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코스모스 연맹이 나름의 안전조치를 취해놓았을 거라고 짐작만 했다.

    이왕 손을 쓰기로 한 거, 확실하게 하기로 한 이세우는 네이스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균열들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 균열들을 불안정하게 증폭시킨 후 폭발시키면 네이스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

    그렇다고 네이스에 생긴 모든 균열을 폭발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다.

    그건 태세우스가 완전한 드래곤 상태일 때도 힘들었다.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있던 태세우스는 폭발의 영향이 가장 크게 미칠 것 같은 곳의 균열들만 선별해서 폭발시키기로 했다.

    이것 역시 바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균열들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이건 아크 원자로의 넘치는 에너지로 해결되었다.

    그 다음 문제는··· 정신력이다.

    태세우스가 시도하는 마법이 일반적인 마법이 아니다보니 소모되는 정신력이 어마어마했다.

    시간도 꽤 많이 들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지, 균열의 폭발로 의식을 잃었던 콰이자크가 정신을 차렸을 때도 마법의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콰이자크와 말장난을 하며 약간의 시간을 더 끈 후에야 균열들을 폭발시킬 마법이 완성되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이세우와 태세우스는 마법을 발동시키는 것과 동시에 지구의 본부로 향하는 균열을 열었다.

    “끄윽-”

    균열에 몸을 던진 이세우는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네이스를 폭발시키는 마법의 발동과 함께 정신력이 고갈된 탓이었다.

    지구 아니 본부로 돌아온 이세우는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음대로 쉴 수 없었다.

    본부에는 다수의 경비 로봇들과 전투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 경비 로봇들은 균열 때문에 작동불능 상태가 되었다.

    문제는, 전투 병사들이다.

    전투 병사들을 보자마자, 이대로 쓰러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이세우는 젖 먹던 힘을 쥐어짜내서 그들을 공격했다.

    균열 때문에 베틀아머를 착용할 수 없었던 전투 병사들을 처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다.

    슈르츠를 비롯한 다른 병사들이 본부로 접근해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이세우는 혀를 깨물었다.

    강렬한 고통과 피의 비린 맛이 정신을 일깨웠다.

    아득해지려고 하는 정신을 억지로 붙잡고 있던 이세우는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라는 각오로 마법을 발동시켰다.

    그렇게 슈르츠와 남은 병사들까지 모두 처리한 이세우는 긴장이 완전히 풀렸는지,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

    “오빠? 오빠! 세우 오빠!”

    ※  ※  ※  ※

    물라크가 말했다.

    “멕코린 팀장님. 도대체 그동안 어디 계셨던 겁니까?”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네. 물라크 자네,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건가?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제 취미 아시지 않습니까.”

    승무원들의 눈을 피해서 웜홀 디바이스를 찾아다녔다.

    승무원들의 의심을 피해야 했던 물라크는, 구조대가 올 때까지 휴가 왔다고 생각하고 여행을 가겠다고 했다.

    그것도 일반적인 곳이 아닌 원시림으로.

    승무원들이 가지고 있는 통신기는 지구의 통신기보다 뛰어나다.

    그 뛰어난 통신기가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그에 걸맞는 기지국과 중계기가 있어야 한다.

    코스모스 연맹에서 사용하던 기지국과 중계기를 만들어낼 수 없었던 승무원들은 지구인들이 사용하는 위성과 통신 장비를 이용했다.

    그 탓에 원시림을 비롯한 몇몇 곳에서는 통신이 원활하지 못했다.

    승무원들은 물라크의 의도대로, 물라크가 원시림을 여행 중이라서 통신이 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하필이면 그런 취미를···.”

    “이게 얼마나 좋은 취미인데요. 이참에 팀장님도 저랑 같이···. 아! 내가 이말 하려고 한 게 아닌데. 팀장님, 보셨죠?”

    물라크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물라크의 시선이 향하는 하늘에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중앙 정부에서 보낸 구조대가 왔어요! 이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요.”

    “음-”

    “반응이 왜 그러십니까? 기뻐하실 줄 알았는데···.”

    “물라크, 자네 눈에는 저게 진짜 중앙 정부에서 보낸 구조대로 보이나?”

    “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그럼, 저게 중앙 정부에서 보낸 구조대가 아니란 말씀입니까?”

    “암만 생각해도 이상해.”

    “도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 이제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는데···. 왜 그런 의심을 하시는 겁니까?”

    “내가 증거도 없이 이러는 줄 아나?”

    “그 말씀은··· 증거가 있다는 겁니까?”

    “있네.”

    “예? 진짜, 증거가 있다고요? 그 증거가 뭡니까? 출처가 어딥니까?”

    “한국 정부가 가지고 있던 증거를 우리가 빼돌렸네.”

    “한국 정부가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고요?”

    “물라크 자네가 원시림 여행이라는 취미 생활을 하는 동안 이세우라고 하는 지구인이 돌아왔네.”

    물라크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세우? 이름이 익숙한데··· 어디서 들었더라?”

    “글란더 선장님과 함께 웜홀로 사라진 지구인 초능력자, 기억 안나나?”

    “아! 맞다! 그런데 그 지구인이 돌아왔다고요? 어떻게요?”

    “어떻게 돌아왔는지는 우리도 모르네. 다만···.”

    멕코린 팀장님이 우주요새 네이스를 의심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할 찰나,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주변의 경계를 서고 있던 승무원이 소리쳤다.

    “멕코린 팀장님. 하늘! 하늘을 보십시오.”

    물라크에게 고개를 돌렸던 멕코린 팀장님이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

    이래저래 찔리는 것이 많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있던 물라크도 하늘로 고개를 돌렸다.

    “어?! 어디 갔어?”

    방금 전까지 하늘에 떠 있든 우주요새 네이스가 보이지 않았다.

    “우주요새가 갑자기 사라지다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그렇지 않아도 우주요새 네이스의 소속을 의심하던 멕코린 팀장님이 근처에 있던 승무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멕코린 팀장님이 물라크를 보며 말했다.

    “물라크, 놀라지 말게. 승무원들 중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네.”

    “예?! 스파이요?!”

    “그 스파이가 우리의 구조를 방해하고 있는 것 같네. 방금 사라진 우주요새도 중앙 정부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 물라크, 도와주게. 우리의 구조를 방해하는 스파이를 잡고 중앙 정부 아니 발락사 가문에 구조 신호를 보내는데 힘을 보태주게.”

    물라크가 능청스럽게 말했다.

    “근데 그런 이야기를 저한테 하셔도 됩니까? 제가 스파이면 어쩌려고···.”

    멕코린 팀장이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자넨 절대 스파이가 아니야. 자네가 스파이라면 그렇게 밖으로 돌아다니지 않았겠지. 승무원들 사이를 파고들어서 정보를 수집하고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했을 거야.”

    멕코린 팀장의 말이 맞다.

    정상적인 스파이라면 정보 수집과 함께 승무원들에게 피해를 끼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무원들과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

    그런데 물라크는 그 반대로 행동했다.

    승무원들과 거리를 두는 것은 물론이고 최대한 접촉하지 않으려고 했다.

    “사실 내가 스파이로 의심하고 있는 몇 명이 있네. 그들을 조사하면 갑자기 사라진 우주요새의 소속이 어딘지 그리고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걸세. 물라크, 날 좀 도와주게. 자넨 내가 믿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한명이네. 자네의 도움 없이는, 스파이를 잡아낼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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