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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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이이이잉!!!!
플래티넘 접견실이 초토화되자, 우주요새 네이스 전체에 경보가 울렸다.
이세우의 안내라는 임무를 마치고 지구의 근무지로 돌아가려고 하던 벤다인이 발걸음을 멈췄다.
“무슨 일이지?”
벤다인이 의문을 표할 때 일단의 병력이 그 옆을 지나갔다.
“서둘러!”
에너지 건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로 무장한 병력들은 접견실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잠깐만요!”
벤다인이 그중 한명을 붙잡았다.
“당신 뭐야?! 뭔데···. 아!”
인상을 쓰며 벤다인의 손을 뿌리치던 병사가 부동자세를 취했다.
벤다인의 어깨에 붙어 있는 계급장을 본 것이다.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
“그게···.”
벤다인과 계급 차이가 많이 났던 병사가 아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뭐?!”
초토화된 플래티넘 접견실에는 콰이자크 최고 사령관이 있었다.
“최고 사령관님은, 어떻게 되셨지?”
“그건 저도···. 죄송합니다만 더 이상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습니다. 늦기 전에 현장으로 출동해야 합니다.”
“아, 내가 너무 방해했군요. 얼른 가보··· 아! 나도 같이 갑시다.”
“예? 아, 예.”
앞서 언급한대로, 벤다인과 계급 차이가 너무 났던 병사는 감히 거역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플래티넘 접견실로 출동해야 했던 병사가 전력으로 질주했다.
벤다인은 이런 긴급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자신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는 자신의 팔찌를 쳐다본 후 병사의 뒤를 쫓았다.
‘이세우의 짓인가? 하지만 어떻게?’
접견실로 달려가던 벤다인의 머릿속에 이세우가 떠올랐다.
‘아냐. 하찮은 지구인 한 명이 이런 짓을 벌릴 순 없어.’
이내 고개를 젓는 벤다인.
이세우의 초능력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플래티넘 접견실을 초토화시킬 순 없다.
그리고 접견실에 이세우가 있었다고 해서 이세우의 짓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파비온 가문은 물라크를 비롯한 비밀 요원들을 침투시켜 발락사 가문이 주도하는 웜홀 2.0 프로젝트를 방해했다.
이런 짓은 파비온 가문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발락사 가문을 비롯한 다른 가문들 역시 자행하고 있었다.
‘발락사 가문의 짓인가?’
파비온 가문과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문이 발락사 가문이다.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발락사 가문의 스파이가 벌인 짓일 확률이 높다.
콰아아앙!
“으아아악!”
폭발음과 비명이 동시에 들렸다.
저 앞에 있던 병사의 몸이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졌다.
그런데 쓰러진 병사는 한명이 아니었다.
수십 명의 병사들이 쓰러져 있었다.
병사들을 그렇게 만든 사람은···.
“저 놈은···.”
이세우였다.
이세우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병사가 쓰러지고 있었다.
“저 정도로 강하다고?”
지금껏 이세우를 얕잡아보고 있던 벤다인은 큰 충격을 받았다.
벤다인의 시선이 저 멀리에 있는 접견실로 향했다.
“정말로 이세우가 접견실을···.”
콰이자크를 비롯한 고위직만 이용하는 플래티넘 접견실은 우주선 공격용 레이저 포를 쏟아 부어도 부서지지 않는다.
그런 플래티넘 접견실이 초토화되었다.
바꿔 말하면 이세우의 전투력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으으~”
상상하는 것만으로 몸이 떨렸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물러날 순 없다.
그리고 전투력이 높다고 해서 죽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으아아아아!”
벤다인이 괴성을 지르며 지면을 박찼다.
츠르륵-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던 벤다인의 허리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먹물처럼 번지며 벤다인의 전신을 감싸던 베틀아머의 장착이 끝났다.
벤다인이 이세우의 코앞에 도착했을 때는 베틀아머에서 붉은빛이 흘러나왔다.
벤다인의 오른팔에서 광선검이 튀어나왔다.
채앵!
이세우가 벤다인의 광선검을 쳐낸 후 벤다인의 가슴으로 검을 찔러 넣었다.
이세우의 검이 벤다인의 가슴에 박히려는 찰나.
“잡아!”
이세우의 좌우에 자리하고 있던 전투 병사 2명이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진 사슬을 던졌다.
좌우에서 날아온 사슬 2개가 이세우의 오른팔과 왼팔을 휘감았다.
벤다인의 가슴을 코앞에 두고 있던 이세우의 검이 멈췄다.
이세우가 양팔에 감긴 사슬을 쳐다보았다.
전투 병사들이 던진 사슬은 평범하지 않았다.
이세우의 팔을 휘감는 것과 동시에 고리 형태로 변하며 자동으로 채워졌다.
“으으~”
이세우가 힘을 주며 양팔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놓치면 안 된다!”
어느새 몰려온 병사들이 사슬을 붙잡고 있었다.
“당겨!”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병사들이 사슬을 당겼다.
“으으~”
이세우는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지만 사슬을 붙잡고 있는 병사들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이세우의 양팔이 좌우로 벌어지면서 ‘Y’ 자 형태가 되었다.
이대로 조금만 더 있으면 오른팔과 왼팔이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그때였다.
“이세우! 죽어라!”
이세우가 지금껏 상대한 전투 병사보다 높은 전투력을 자랑하는 2급 전투 지휘관 벤다인의 광선검이 이세우의 가슴에 박혔다.
“응?”
공격을 성공한 것에 기뻐할 줄 알았던 벤다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초능력?”
벤다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세우의 모습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어어!”
이세우가 사라지자, 이세우의 양팔에 사슬을 걸고 힘껏 당기고 있던 병사들이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어디로···.”
갑자기 사라진 이세우를 찾던 벤다인이 말을 다 끝내지도 못한 채 철퍼덕- 하고 쓰러졌다.
이세우가 결정적인 순간에 순간이동 마법으로, 벤다인의 뒤로 이동한 후 기습을 가한 것이다.
벤다인의 등에서 황금빛이 어린 검을 뽑아낸 이세우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세우가 다시 나타난 것은 병사들이 몰려 있던 오른쪽이다.
서걱!
살벌한 소리와 함께 병사들의 목이 하나둘씩 떨어졌다.
한순간에 오른쪽에 몰려 있던 병사들을 처리한 이세우가 왼쪽에 몰려 있던 병사들을 쳐다보았다.
“히익!”
“도, 도망쳐!”
“우린 상대가 안 돼!”
이세우의 무력에 압도당한 병사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생각보다 약한데.”
도망치는 병사들을 쫓을 생각이 없었던 이세우는 자신의 양팔을 휘감았던 사슬을 주웠다.
그리고 아공간에 넣었다.
“여기 엄청 복잡해보이던데. 연구실을 찾을 수 있을까?”
싸늘하게 식은 벤다인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괜히 죽였나? 생포해서 연구실의 안내를 맡길걸 그랬나?’ 하고 중얼거리는 이세우.
“저기다!”
“놓치면 안 된다!”
저 멀리서 무장 병력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식으로 계속 싸우면 나만 지쳐.’
우주요새 네이스 안에는 엄청난 수의 병력과 로봇들이 있다.
끝없이 몰려오는 적들을 일일이 상대하다간 이세우가 먼저 지치게 될 것이다.
‘일단 숨 좀 돌리자.’
초토화된 접견실을 나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이 복도에 있던 감시 장치들을 부순 것이다.
지구의 CCTV역할을 하던 감시 장치들은 생각이상으로 튼튼했다.
다 부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체되는 동안 병사들이 몰려왔다. 병사들을 처리하는 사이에 벤다인도 왔다.
그 벤다인은 죽었다. 주변에 남아 있는 병사도 없다.
감시 장치도 없기에 몸을 숨기기 적당했다.
“어, 없습니다!”
저 멀리서 달려오던 병사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세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찾아! 멀리가지 못했을 거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가 그렇게 소리친 후 팔목에 채워져 있던 팔찌를 만졌다.
“예. 이미 도망쳤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방향으로 도망치고 있는지 알려주십시오. 예? 보이지 않는다고요?”
이세우가 부수지 못한 다른 곳의 감시 장치를 이용하면 이세우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그 어디에서도 이세우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한 거지? 설마, 이것도 초능력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지휘관을 훔쳐보는 시선이 있었다.
이세우다.
병사들이 도착하기 전 플라잉 마법으로 몸을 띄운 후 은신 마법을 사용했다.
‘저게 베틀아머군.’
이세우의 시선은 지휘관이 허리에 차고 있는 베틀아머를 향하고 있었다.
예전부터 저 베틀아머가 탐났었다.
푸욱!
은신 마법을 해제한 이세우의 검이 지휘관의 머리에 박혔다.
이세우는 빠르게 손을 뻗어, 지휘관의 허리에 있던 베틀아머를 뜯어냈다.
그리고 아공간에 넣었다.
“지, 지구인이다!”
“지구인이 여기 있다!”
이세우의 갑작스런 등장에 놀란 병사들이 소리쳤다.
사방으로 흩어져, 이세우를 찾고 있던 병사들이 지휘관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몰려왔다.
“으하아아압!”
이세우가 기합을 지르며 지면을 박찼다.
허공에 살짝 뜬 이세우가 황금빛이 어린 검을 빠르게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어?”
“억?!”
이세우를 발견하고 베틀아머를 착용하려고 하던 병사들이 허둥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태세우스가 마찰계수를 ‘0’으로 만드는 그리스 마법을 펼친 것이다.
그리스 마법의 지속 시간은 1초에 불과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유지되는 그리스 마법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스 마법에 처음당한 병사들은 어쩔 줄을 몰랐다.
베틀아머를 착용하지도 못했다.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던 병사들의 머리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병사들이 떨어뜨린 것은 그들의 머리만이 아니었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 건을 비롯한 무기들도 떨어뜨렸다.
이세우는 그 무기들을 그냥두지 않았다.
하나씩 아공간에 넣었다.
“이렇게 쓰는 건가?”
에너지 건을 손에 쥔 이세우가 소총의 방아쇠와 흡사한 무언가를 당겼다.
“응? 아닌가?”
하지만 레이저는 발사되지 않았다.
에너지 건 옆에는 푸른색의 작은 디스플레이와 손톱보다 조금 작은 버튼 몇 개가 있었다.
이세우가 그 작은 버튼들을 차례차례 눌렀다.
그러자 푸른색이던 작은 디스플레이가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우웅-
에너지 건이 약하게 진동하며 뭔가가 충전되는 것 같았다.
“아···.”
느낌이 온 이세우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피우웅!
그러자 에너지 건에서 붉은색의 레이저가 발사되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지구의 총에는 있는 가늠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진짜 가늠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원래 에너지 건은 큐가 내장된 팔찌와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에너지 건을 작동시키면 팔찌가 사격자의 눈에 홀로그램 형태로 타깃을 표시한다.
“좋은데.”
이세우는 천천히 전진하며 복도에 설치되어 있는 감시 장치들을 향해서 레이저를 발사했다.
병사들이 달려오는 것이 느껴지면 은신 마법으로 모습을 숨긴 후 기습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물론 죽은 병사들이 떨군(?) 아이템들을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근데 연구실이라는 거 어디 있는 거지?”
악마의 입을 꼭 되찾고 싶었다.
문제는 우주요새 네이스가 너무 넓어서 연구실이라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질을 잡아도 소용이 없고.”
무작정 병사들을 죽이지 않았다.
연구실의 위치를 알 것 같은 지휘관을 생포하기도 했다.
그런데 연구실에 대해서 물으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몸이 폭발했다.
아마도 지휘관이 착용하고 있는 팔찌로 상황을 엿보고 있던 네이스의 상부가 지휘관의 몸을 폭발시키는 것 같다.
“포기해야 하나?”
외계인들은 우주요새 네이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박유나가 있는 본부에도 있었다.
어쩌면 부모님의 주변에도 암약하고 있을 수도 있다.
여기서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한국에 있는 외계인들과 경비 로봇이 부모님 등을 해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냥 돌아갈까?”
악마의 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부모님보다 중요하진 않았다.
악마의 입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지구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콰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복도의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리고 무너진 벽에서 시커먼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 시커먼 무언가를 본 이세우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블랙 오크?”
드록스 산에서 싸웠던 블랙 오크였다.
“저게 왜 여기서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