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64화 (64/81)
  • 〈 64화 〉 챕터 15 우주요새 네이스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물라크가 제공한 지구 관련 정보를 토대로, 대규모 위장 장치로 지구의 달과 똑같은 외형을 갖추게 된 우주요새 네이스의 지름은 무려 35km나 된다.

    그리고 내부는 미로처럼 복잡하다.

    안내인 역할을 하는 벤다인이 없었다면 미아가 될 정도였다.

    그 말은 우주요새 네이스에 도착했다고 해서 최고 사령관인 콰이자크를 금방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우주요새 네이스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그리고 에어카까지 이용했는데도, 최고 사령관 콰이자크를 만날 수 있는 플래티넘 등급의 접견실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우주요새 네이스에 도착할 때만 해도 의욕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던 이세우의 표정이 평소처럼 밝아졌다.

    “이러다가 최고 사령관의 얼굴을 보는데 며칠 걸리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오늘 안으로 만나긴 만나네.”

    이세우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벤다인이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이세우씨. 죽고 싶지 않다면 주둥이를 함부로 놀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최고 사령관님 앞에서도 그딴 식으로 말하면···. 난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벤다인의 충고 따윈 귓등으로도 들을 생각이 없었던 이세우가 손가락으로 귓구멍을 후비며 무시했다.

    “당신!”

    이세우의 모습에 화가 난 벤다인이 무언가를 하려고 할 찰나, 접견실의 문이 촤아- 하고 열렸다.

    “콰이자크 최고 사령관님께서 들어오십니다!”

    콰이자크 최고 사령관보다 먼저 접견실로 들어온 듀갈족 병사가 힘차게 소리쳤다.

    벤다인이 이세우를 무섭게 노려본 후 부동자세를 취했다.

    잠시 후 듀갈족의 자랑이라고 불리는 콰이자크 최고 사령관이 접견실로 들어왔다.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는 벤다인을 본 콰이자크가 말했다.

    “쉬어.”

    “쉬어!”

    벤다인이 그렇게 말한 후 자세를 풀었다.

    “최고 사령관님. 여기 있는 이 인간이···.”

    콰이자크가 손을 들어, 벤다인의 말을 끊었다.

    “다양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코스모스 연맹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지구인 이세우. 내가 알아야 할 정보는 다 알고 있다.”

    콰이자크가 접견실의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알 수 없는 재질로 만들어진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귀관은 이만 돌아가도록.”

    “예! 알겠습니다!”

    콰이자크가 앉은 소파 앞에는 기다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벤다인은 이세우에게서 압수한 악마의 입이 들어 있는 작은 상자를 그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벤다인이 콰이자크에게 군대식 경례를 한 후 접견실 밖으로 나갔다.

    “이세우라고 했나? 자네도 앉지.”

    자신의 맞은편에 위치한 또 다른 소파를 가리키는 콰이자크.

    콰이자크는 앉으라는 권유를 하면서도 이세우가 소파에 앉든 말든 관심이 없다는 듯 접견실 문 옆에 서 있던 병사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병사가 걸어와 테이블 위에 있던 작은 상자를 집어 들었다.

    병사는 곧바로 접견실의 문 옆으로 돌아갔다.

    범상치 않아 보이는 병사가 접견실의 문으로 돌아가는 것을 본 이세우가 말했다.

    “난 시체랑은 같이 안 앉아.”

    “뭐?”

    이세우가 하는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던 콰이자크가 미간을 찌푸렸다.

    서걱!

    아공간에서 튀어나온 검은 돌풍 기사단의 검이 콰이자크의 목을 베었다.

    “훗, 겨우 이거냐?”

    목이 베인 것처럼 보였던 콰이자크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초능력··· 일 리는 없고. 어떻게 한 거지?”

    태세우스의 마법까지 더해진 기습이 실패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이세우.

    이세우의 공격이 있기 전과 똑같은 자세로 앉아있던 콰이자크가 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며 말했다.

    “아무래도 넌 교육이 필요한 것 같군.”

    콰이자크의 신호를 기다렸다는 듯, 접견실 문 옆에 서 있던 병사가 바닥을 박찼다.

    그 순간 병사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순간이동을 한 것은 아니다.

    순간이동을 했다고 여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 탓에 모습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초고속으로 움직이며 사라진 것처럼 보이던 병사는 이세우의 왼쪽에서 나타났다.

    병사의 주먹이 이세우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병사의 움직임을 간파하고 있던 이세우가 몸을 비트는 것과 동시에 검을 찔러 넣었다.

    이세우에게 한방 먹이려고 했던 병사는 검에 찔릴 상황에 처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느낀 병사가 공격을 중단하고 뒤로 물러났다.

    병사는 물론이고 콰이자크도 신경이 쓰였던 이세우는 공격을 이어가지 않았다.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병사와 콰이자크를 번갈아 쳐다보기만 했다.

    “경비 로봇에 쩔쩔매던 다른 초능력자들보다는 낫군. 하지만···.”

    콰이자크가 다시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접견실의 중력이 4배나 높아졌다.

    갑작스런 중력의 상승에 낭패감을 드러낸 것은 이세우가 아니라 병사였다.

    “크읍!”

    갑작스런 중력의 상승에 괴로워하던 병사가 팔찌를 만졌다.

    그러자 병사가 착용하고 있던 벨트에서 촤라락- 하는 소리가 울렸다.

    하얀 도화지에 떨어진 먹물이 빠르게 번져나가는 것처럼.

    시커먼 무언가가 병사의 몸 전체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베틀아머?”

    이세우가 아크 광산에서 보았던 베틀아머였다.

    “호오~ 베틀아머도 알아?”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이세우를 쳐다보는 콰이자크.

    타앗!

    아이언 맨 슈트 같은 베틀아머의 장착을 끝낸 병사가 지면을 박찼다.

    콰아아앙!

    크나큰 충돌음이 울렸다.

    사람의 실루엣이 접견실의 벽으로 튕겨나갔다.

    베틀아머를 장착하며 보다 빨라지고 보다 강력해진 병사와 충돌한 이세우가 벽으로 튕겨나간 줄 알았다.

    아니었다.

    충돌음과 함께 벽으로 튕겨나간 것은 베틀아머를 장착한 병사였다.

    “응?!”

    지금껏 여유로운 표정으로 구경을 하던 콰이자크가 처음으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짧은 순간 갈등하는 것처럼 보이던 콰이자크가 결정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살상 모드를 허가한다.”

    어지간한 공격에는 흠도 나지 않는 특수 재질로 만들어진 접견실의 벽과 충돌하며 쓰러졌던 병사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병사가 팔찌가 있던 팔목부분을 만졌다.

    위잉-

    기묘한 소리와 함께 병사가 착용하고 있는 베틀아머에서 붉은빛이 흘러나왔다.

    타앗!

    병사가 지면을 박차며 이세우에게 돌진했다.

    콰아아아아앙!

    이번에도 큰 충돌음이 울렸다.

    이번에 벽으로 튕겨나간 것은 이세우다.

    “끄응-”

    신음을 흘리며 몸을 일으키려고 하던 이세우가 황급히 바닥을 굴렀다.

    카아아아앙!

    병사의 주먹이 이세우가 있던 바닥을 강타했다.

    어지간한 공격에는 흠이 나지 않는,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진 접견실의 바닥이 움푹- 파였다.

    지이이잉-

    병사의 오른쪽 손목에서 붉은색의 광선검이 튀어나왔다.

    보다 빨라지고 보다 강해진 병사가 이세우를 향해서 광선검을 휘둘렀다.

    ‘태세우스!’

    이세우의 외침과 함께 마법을 발동하는 태세우스.

    이세우의 움직임이 아까보다 빨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피하는 것도 어려워보이던 병사의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으하아압!”

    이세우가 기합을 지르며 검을 찔러 넣었다.

    병사의 왼쪽 팔에서 지잉- 하는 소리와 함께 불투명한 방패가 생성되었다.

    콰아아아앙!

    검으로 방패를 가격한 이세우는 물론이고 방패로 이세우의 검을 막아낸 병사도 충격을 받았다는 듯 제각각 뒤로 물러났다.

    뒤로 물러났던 이세우와 병사는 곧바로 지면을 박차며 서로에게 돌진했다.

    이세우가 다시 찌르기 공격을 시도했다.

    병사는 이번에도 방패로 그 공격을 막으려고 했다.

    이세우의 검이 병사의 방패에 닿으려는 찰나, 이세우의 몸이 180° 회전하며 병사의 반대편을 공격했다.

    그 순간 병사의 오른쪽 팔에서 불투명한 방패가 생성되었다.

    콰아아아앙!

    이세우의 공격을 막아낸 병사가 왼팔을 휘둘렀다.

    방금 전까지 병사의 왼팔에 있던 방패가 보이지 않았다.

    찰나의 순간에 방패가 사라지고 광선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 광선검이 이세우의 옆구리를 관통했다.

    “응?”

    병사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광선검이 관통한 이세우의 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콰아아아아앙!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병사가 착용하고 있던 베틀아머의 등 부분이 사선으로 갈라졌다.

    병사의 몸이 접견실의 벽으로 날아갔다.

    이세우와 병사의 전투를 보고 있던 콰이자크가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

    “어떻게 한 거지? 혹시 그것도 초능력이냐?”

    대답대신 지면을 박차며 병사에게로 몸을 날리는 이세우.

    ‘태세우스!’

    [알았다!]

    병사의 공격에 당하기 직전에 태세우스의 순간이동 마법으로 위기를 모면한 이세우는 이번에도 태세우스의 힘을 빌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마법으로 더 강해진 이세우의 검과 병사가 착용하고 있는 베틀아머가 충돌하자, 큰 폭음이 울렸다.

    이세우의 검이 폭발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졌다.

    그렇다고 전부다 부서진 것은 아니다.

    검의 절반 정도가 남아 있었다.

    이세우는 멈추지 않았다.

    더욱 힘을 주어, 남아있던 검날을 병사의 가슴에 밀어 넣었다.

    “쿨럭.”

    부러진 검이 가슴에 박힌 병사가 피를 토했다.

    숨을 헐떡이며 괴로워하던 병사의 몸이 축- 늘어졌다.

    죽은 것이다.

    짝! 짝 !짝!

    그때 박수소리가 울렸다.

    이세우가 박수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박수를 치고 있는 사람은 콰이자크였다.

    “1급 전투 병사를 그렇게 빨리 죽이다니. 대단하군. 아주 마음에 들어. 그 좋은 능력을 그냥 썩히면 아깝지 않겠나? 그래서 하는 말인데, 마침 내 경호원 자리가 비었어. 자네가 그 자리를 채워줬으면 하는데···.”

    이세우가 죽인 병사는 벤다인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악마의 입이 든 작은 상자를 가져갔다.

    그런데 죽은 병사의 몸을 살펴도 그 상자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 병사가 원래 있던 자리에 있나 싶어서 그 자리도 살폈지만 보이지 않았다.

    “뭘 찾고··· 아! 악마의 입인지 뭔지 하는 것이 든 상자를 찾고 있나? 그거라면 진즉에 연구실로 보냈다. 그보다, 내가 방금한 제안에 대한 대답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참고로, 난 거절당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콰이자크의 제안은 귓등으로도 들을 생각이 없었던 이세우가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며 말했다.

    “그 연구실이라는 거, 어디 있지?”

    “어째 거절하는 뉘앙스 같은데··· 내가 한말 못 들었나? 분명히 거절당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했는데?”

    “들었다.”

    “그런데도 거절한다? 그럼, 하는 수 없지.”

    콰이자크가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겼다.

    그러자 접견실의 가장자리 4곳에서 대포 같은 것이 튀어나왔다.

    “아깝지만 하는 수 없지. 죽어라.”

    콰이자크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접견실의 중력이 10배로 상승했다.

    동서남북 방향에서 튀어나온 대포에서 강력한 빛줄기가 쏟아졌다.

    중력이 10배로 상승하면서 움직임이 둔화된 이세우가 빛줄기에 맞나 싶을 때.

    “죽는 건 너다.”

    이세우의 말과 함께 빛줄기를 쏟아내던 발사장치가 힘을 잃었다는 듯 축- 늘어졌다.

    이세우를 향해서 빠르게 날아오던 빛줄기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10배로 상승했던 중력도 원래대로 돌아갔다.

    “뭐야? 왜 갑자기?! 너냐? 이세우 네가 이런 거냐? 하지만 어떻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눈앞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던 콰이자크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말했지! 죽는 건 너라고!”

    이세우의 외침과 함께 접견실이 폭발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1급 전투 병사와 이세우의 싸움에도 움푹 파이는 것이 전부였던 접견실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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