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56화 (56/81)
  • 〈 56화 〉 챕터 13 균열 너머의 세상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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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개가 수행원들에게 붙잡힌 이세우에게 떨어지는 것을 본 파티안이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해치웠군. 수행원들은 아깝지만···.”

    파티안이 소환한 번개는 이세우만 처리한 것이 아니었다.

    이세우를 붙잡고 있던 수행원들 전부를 시커멓게 탄 시체로 만들었다.

    “우엑!”

    수행원들의 시체가 타는 냄새가 역하게 퍼져나갔다.

    수행원들이 죽는 모습과 냄새를 맡은, 로자니의 아이들이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로자니의 아이들만이 아니었다.

    로자니의 아내는 물론이고 나름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고 자부하던 처형단 3인도 구역질을 했다.

    이세우가 죽은 것에 충격을 받지 않았다면 박유나도 구역질을 했을 것이다.

    “냄새가 생각이상으로 역하군.”

    파티안이 그렇게 말하며 왼손으로 자신의 코를 막았다.

    그 모습을 본 로자니가 품에 안겨 있는 아이들과 아내를 떼어낸 후 파티안을 공격하려고 했다.

    “어어! 그러면 안 되지.”

    파티안이 오른손에 쥐고 있는 짧은 삼지창으로 로자니를 겨누었다.

    “누구든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면 저렇게 될 줄 알아라.”

    공격 자세를 취하던 로자니가 역한 냄새를 풍기는 수행원들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신성력을 다루는 이단 심문관은 오러 나이트와 비슷하거나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로자니가 덤빈다고 해서 이단 심문관인 파티안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이세우처럼 번개에 당할 확률이 높았다.

    그것도 로자니 혼자 당하는 게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까지 시커먼 시체가 될 것이다.

    주인으로 모시기로 한 이세우의 죽음은 원통하지만 다른 수가 없었다.

    이건 처형단 3인도 마찬가지였다.

    파티안과 거리가 있다 보니 초능력을 발동시켜서 처리하기 어려웠다.

    지금의 상황을 봐서는 초능력이 발현되기도 전에 번개에 익어버릴 것이다.

    결국 처형단 3인도 파티안을 노려보기만 할뿐 행동에 나서진 못했다.

    “너! 네가 세우 오빠를! 용서 못해!”

    이세우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박유나가 권총을 뽑았다.

    이대수 대위가 스스로를 지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며 준 것이다.

    “죽어!”

    타아앙! 타아앙!

    박유나가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흥.”

    박유나가 쏜 탄환은 이세우의 마법 탄환보다 느렸다.

    그 정도는 막을 자신이 있었던 파티안이 짧은 삼지창을 앞으로 내밀었다.

    파지직!

    삼지창에서 스파크가 튀더니 탄환을 모두 막아냈다.

    “분명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파티안이 삼지창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파티안이 번개를 다시 소환하려고 할 찰나.

    푸욱-

    낯익은 군용대검이 파티안의 목에 꽂혔다.

    철퍼덕-

    고통으로 일그러진 파티안이 단말마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바닥으로 쓰러졌다.

    파티안의 목에 박힌 군용대검이 살아있다는 듯 파티안의 목에서 푹- 하고 뽑혔다.

    파티안의 목에서 붉은 피가 푸수- 하고 뿜어져 나왔다.

    파티안을 일격에 죽인 군용대검이 누군가에게 날아갔다.

    “세우 오빠!”

    군용대검이 날아간 곳에는, 번개에 맞고 죽은 줄 알았던 이세우가 서 있었다.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던 박유나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이세우의 품으로 다이빙했다.

    “유나 너, 자꾸 이러면 진짜 혼삿길 막힌다.”

    “으아아앙!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로자니가 다가왔다.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주인님이시라면 살아계실 줄 알았습니다.”

    처형단 3인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분명 번개에 맞고···.”

    번개에 맞기 직전 태세우스가 순간이동 마법을 발현시켰다.

    그리고 오크 로드를 속였던 은신 마법을 사용했다.

    사실 은신 마법은 쓰지 않아도 되었다.

    순간이동과 함께 파티안을 바로 죽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또 다른 이단 심문관이 근처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태세우스의 말에 따르면 이단 심문관은 혼자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어차피 처리해야 하는 이단 심문관이라면 한꺼번에 다 처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다른 이단 심문관이 주변에 있는지 확인하기도 전에 박유나가 움직인 것이다.

    박유나가 다치는 것을 볼 수 없어서 파티안을 처리했다.

    설사 박유나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도, 시간을 오래 끌 생각은 없었다.

    시간을 너무 끌면 로자니의 아이들이 잘못될 수도 있었다.

    1분 정도만 상황을 지켜보다가 손을 쓰려고 했다.

    참고로.

    수행원의 생명력과 땅의 에너지를 신성력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파티안이 죽자, 신성력의 공급이 중단되었다.

    로자니와 그 가족들을 괴롭히던 신성 결계가 곧바로 중단되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놈 혼자 움직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어. 다른 이단 심문관이 이곳으로 오고 있을 수도 있어.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도 없으니, 얼른 자리를 피하자.”

    이세우의 말을 듣고 뒤늦게 깨달았다는 표정을 짓는 로자니.

    “맞습니다! 원래 이단 심문관은 혼자 다니지 않습니다. 최소 4명 이상이 팀으로 움직입니다.”

    물론 로자니가 말하는 4명은 수행원을 제외한 숫자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직영지의 지리를 잘 알고 있던 로자니가 일행들을 안내했다.

    “여보.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참아주시오. 얘들아, 너희도 조금만 더 참아다오. 직영지만 벗어나면 괜찮아질 거다.”

    힘들어도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 아내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아이들을 달래는 로자니.

    로자니의 아내는 물론이고 아직 어린 아이들 역시 자신들의 처지를 잘 아는지, 로자니의 말을 잘 따랐다.

    “다 왔습니다.”

    로자니가 안내한 곳은 빈민들이 이용하는, 개구멍이다.

    얼마 전까지 검은 돌풍 기사단 소속이었던 로자니는 빈민가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싸움 실력이 좋았던 로자니는 영지병으로 입대한 후 검은 돌풍 기사단의 전대 단장인 록슬리의 눈에 띄어 기사가 되었다.

    그런 이유로, 빈민가 사람들이 몰래 이용하고 있던 개구멍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일반 평민은 물론이고 빈민들은 직영지를 나갔다가 들어올 때마다 병사들에게 몇 푼이라도 쥐어줘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검문이니 뭐니 하면서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

    그 몇 푼도 없었던 빈민들은 성인 남성이 기어서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개구멍을 몰래 이용하고 있었다.

    록슬리의 눈에 띄어 기사가 된 로자니는 이 개구멍에 대해서 알면서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그때는 돈 없고 힘없는 빈민들을 측은하게 여겨서 그랬다.

    그런 개구멍이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을 구하게 될 줄이야.

    ‘만약 그때 개구멍을 신고했으면···.’

    직영지를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직영지 안에 갇혀서 기사들과 이단 심문관들에게 쫓기고 있을 것이다.

    “이 개구멍으로 직영지를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직영지를 나간다고 해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직영지 안에서 독안의 쥐 꼴이 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나았다.

    “결국 정문은 한 번도 이용하지 못하는 건가?”

    직영지 안으로 들어올 때도 이 개구멍을 이용했다. 그리고 나갈 때도 이 개구멍을 이용하고 있다.

    어쨌든 개구멍을 통해 직영지 밖으로 나오는데 성공했다.

    이제 한 고비는 넘겼다. 라고 생각할 찰나.

    “로자니, 어리석구나. 설마하니 내가 그 개구멍을 모를 줄 알았더냐?”

    그렇게 말하며 모습을 드러낸 자는···.

    “영주님?!”

    테무론 영지의 영주 파이크란이었다.

    물론 파이크란 영주는 혼자가 아니었다.

    검은 색 갑옷을 입고 있는 기사들은 물론이고 알미니를 비롯한 이단 심문관들도 함께였다.

    “이 개구멍을 알고 있었다고? 그럼 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개구멍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왜 모른 척 한 걸까?

    개구멍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왜 막아놓지 않은 걸까?

    그 의문의 해답은 이세우가 내놓았다.

    “언제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면 이용해먹을 속셈이었군?”

    파이크란 영주가 ‘정답이다.’ 라는 표정을 지으며 이세우를 바라보았다.

    “그 말대로다. 개구멍의 존재를 아는 놈이라면 직영지에 숨기보다는 개구멍을 통해서 도망치려고 하겠지.”

    적이 직영지에 숨어 있으면 언제고 찾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그러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린다.

    또 직영지에 숨어 있는 적과 싸우는 과정에서 직영지에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파이크란 영주는 그걸 막고 싶었다.

    그래서 개구멍의 존재를 모르는 척 하는 한편 개구멍에 대한 소문을 은밀하게 퍼뜨렸다.

    “록슬리 단장 아! 이젠 단장이 아니지. 너희가 록슬리가 말한 이계인이군. 그 옆에 있는 여자가 성녀를 사칭하는 박유나고?”

    로자니가 말했다.

    “영주님. 그리고 이단 심문관님. 박유나님은 성녀님을 사칭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 오해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박유나님은 진짜 성녀십니다.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박유나님이 신성력을 메호임하는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 그리고 록슬리 단장님이 선물로 건넨 성물을 사용하시는 것도 직접 봤습니다. 박유나님은 진짜 성녀이십니다.”

    파이크란 영주가 알미니를 쳐다보며 말했다.

    “저렇다는 군요.”

    평소에는 사람 좋은 얼굴을 하던 알미니가 험하게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신성력은 삼신께서 우리에게 부여해주시는 축복이자, 선물이다! 그렇기에 메호임으로는 절대 신성력을 각성할 수 없다! 그런데 뭐? 올그트 태생도 아닌 마족의 균열을 넘어온 이계인이 신성력을 그것도 메호임으로 각성했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저들은 마족의 균열을 넘어왔다.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이냐?! 마족의 균열을 넘어왔다는 것은 이계인들의 영혼이 더럽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뭐? 영혼이 더럽혀진 이계인이! 신성력을 각성하고 성녀가 돼?! 정녕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이냐?!”

    마족의 힘을 빌리거나 마족이 만든 물건을 사용하는 것은, 영혼의 타락을 의미했다.

    올그트 사람들은 균열도 마족이 만든 걸로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마족이 올그트를 망치기 위해서 만든 몬스터가 균열에 이끌리는 것이다.

    그리고 균열을 넘어가면 삼신의 가르침대로, 영혼이 타락하여 천국을 뜻하는 모그레이로 가지 못한다.

    끝없는 고통만 존재하는 지옥으로 가게 된다.

    올그트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래서 드록스 산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보고도, 균열을 넘어가지 않았다.

    로자니 역시 가족들이 인질로 붙잡혀 있지 않았다면 균열을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네놈들은 이단 심문관인 파티안 형제를 죽였다! 그 죄는 성녀를 사칭하는 것 못지않은 대죄다! 다시 말해 너희들은 절대 용서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이곳에서 죄의 대가를 치러라! 물론 그 대가는 죽음이다!”

    알미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신성 결계가 발동되었다.

    파티안의 죽음에 크게 분노하고 있던 이단 심문관들은 두고 볼 것도 없다는 듯 삼지창을 꺼내 번개를 소환했다.

    마른하늘에서 번개 3개가 떨어졌다.

    그 목표는 이세우와 그 일행들이다.

    이대로 이세우 등이 시커먼 시체가 되나 싶을 때.

    휘리리릭!

    무언가가 바람을 가르며 하늘로 솟구쳤다.

    콰가가가가가강!!!

    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눈부신 빛이 사방으로 뿌려졌다.

    “저게 뭐야?”

    번개의 소환과 함께 이세우 등의 죽음을 확신했던 알미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쿠우웅!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건 블랙 오크가 사용하던 배틀엑스다.

    알미니를 비롯한 이단 심문관들의 삼지창을 보는 순간 번개를 떠올린 이세우가 아공간에 있던 배틀엑스를 꺼내, 번개들을 향해서 던진 것이다.

    태세우스가 마법으로 배틀엑스를 조종한 덕분에 번개 3개는 배틀엑스에 명중했다.

    배틀엑스가 강철로 만들어졌다면 번개에 맞는 것과 동시에 녹아내렸을 것이다.

    단단하기로 유명한 아만티움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번개에 맞고도 녹아내리지 않았다.

    “한번은 운 좋게 막았을지 몰라도 두 번은 막지 못할 것이다!”

    알미니가 그렇게 말하며 번개를 다시 소환했다.

    아니 소환하려고 했다.

    이번에는 이세우가 한발 더 빨랐다.

    “내가 그걸 두고 볼 것 같아!”

    아공간에서 소총을 꺼낸 이세우가 방아쇠를 당겼다.

    타다다다다당!!!!

    번개를 소환하려고 하는, 알미니 등에게 날아갈 줄 알았던 탄환은 신성 결계를 유지하고 있던 수행원들에게 쏟아졌다.

    “커억!”

    평범한 수행원들은 탄환을 피하지 못했다.

    그들은 비명과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태세우스가 알려준 대로, 수행원들이 사망했지만 신성 결계는 계속 유지되었다.

    번쩍!!!

    그사이 알미니 등이 소환한 번개가 이세우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이계의 사교도야! 죽어라!”

    휘리리릭!

    땅에 박혀 있던 배틀엑스가 허공으로 떠올랐다.

    배틀엑스가 번개와 충돌하려고 할 찰나.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알미니가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쥐고 있던 삼지창으로, 배틀엑스와 충돌하려고 하던 번개를 겨누었다.

    그러자 배틀엑스와 충돌하려고 했던 번개가 ‘C’ 자 형태로 휘어지며 배틀엑스를 피했다.

    휘어졌던 번개가 이세우에게 떨어졌다.

    콰가가가가가강!!!

    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젠장! 도끼가 또 있었단 말인가?!”

    첫 번째 배틀엑스를 회수해서 번개를 막을 시간이 없었다.

    다급해진 이세우는 아공간에 있던 오크 로드의 배틀엑스를 꺼냈다.

    두 번째 배틀엑스가 이세우와 닿으려고 하던 번개 3개와 충돌했다.

    ‘태세우스, 고맙다.’

    태세우스가 두 번째 배틀엑스를 재빠르게 조종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이세우를 비롯한 일행들을 보호하는 방어막을 펼치지 않았다면 다들 시커멓게 타버렸을 것이다.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알고 있어.’

    로자니의 가족들을 붙잡고 있던 기사들과 이단 심문관 파티안을 쓰러뜨린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배틀엑스 두 개를 사용하여 번개들을 막는데 생각이상으로 많은 아크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이세우가 가진 아크 에너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남은 아크 에너지로는 알미니를 쓰러뜨리기 어렵다.

    일행들을 지키면서 알미니 등을 쓰러뜨리려면 시간을 끌어야 한다.

    아크 에너지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건 이세우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신성 결계의 발동과 번개 소환은 많은 신성력과 정신력을 요한다.

    파티안의 죽음으로 흥분해있던 알미니 등은 짧은 시간동안 너무 많은 신성력을 소모했다.

    지금 바로 세 번째 번개를 소환하면 알미니 등이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도 있었다.

    파티안의 복수도 중요하지만 자신들의 몸이 더 중요했던 알미니 등은 이세우를 노려보기만 할 뿐 곧바로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내가 나설 때가 됐군.”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나서는 사람은 얼굴에 심술보가 덕지덕지 묻어나는 파이크란 영주다.

    “알미니님. 여긴 제 영집니다. 그러니 저에게도 기회를 주시죠.”

    파티안의 복수를 직접 하고 싶었지만 지금 당장은 무리다.

    알미니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교에 빠진 이계인들이여.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마. 얌전히 항복해라.”

    여기서 항복하면 어떻게 될지 불을 보듯 뻔했다.

    당연히 항복하지 않았다.

    “그럴 줄 알았다. 사실은 너희가 항복해도 받아줄 생각이 없었다.”

    파이크란 영주가 그렇게 말하며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겼다.

    그러자 허공에서 10미터 크기의 철갑 거인이 쿠우웅! 하고 나타났다.

    “미리 감사를 표하마. 너희들 덕분에 중앙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로, 고통 없이 단번에 죽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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