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51화 (51/81)
  • 〈 51화 〉 챕터 13 균열 너머의 세상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블랙 오크? 아, 몸이 검은색이라서 블랙 오크라고 부르는 건가?’

    [단순히 몸이 검은색이라서 블랙 오크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사실 몸이 저렇게 검은 것은···.]

    태세우스가 블랙 오크에 대한 설명을 하려고 할 때 이대수 대위가 소리쳤다.

    “준비된 저격수부터 사격! 나머진 대기!”

    이계인인 로자니를 뺀 35명의 한국인이 균열을 넘어왔다.

    그 중 15명이 비각성자다.

    원래는 안전을 위해서 초능력자를 더 많이 데려간다.

    균열 너머에 다른 이계인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말을 믿고 비각성자의 수를 늘렸다.

    그렇다고 일반인을 보낸 것은 아니다.

    일반인 기준으로 ‘병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전투 능력이 뛰어난 군인들을 차출해서 보냈다.

    그 군인들 중에는 저격수들도 있었다.

    그 저격수들이 직접 챙겨온 대물저격소총 M107 LRSR의 방아쇠를 당겼다.

    타아앙!

    총성이 울릴 때마다, 일반 탄환 대여섯 발은 맞아야 죽던 오크가 픽- 하고 쓰러졌다.

    “크르?”

    총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한 오크들은 동족이 쓰러지는 것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

    야만 그 자체인 오크는 싸우다가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반대로 싸우다가 도망치는 것을 최악으로 여겼다.

    그렇다고 동족들의 죽음에 무감각했던 것은 아니다.

    “쿠와아아아아!”

    오크들의 동요를 느낀 블랙 오크가 포효를 질렀다.

    그러자 동요를 보이던 오크들의 돌진 속도가 더 빨라졌다.

    “전 인원! 자유사격! 발사!”

    이대수 대위의 외침과 함께 조준이 완료된 사람부터 방아쇠를 당겼다.

    타다다다당!!!!

    수백발의 총탄이 오크들에게 쏟아졌다.

    탄환에 맞고 쓰러지는 오크의 수가 늘어났다.

    “쿠아아아아아!!!!”

    부하들이 쓰러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블랙 오크가 포효를 토하며 지면을 박찼다.

    블랙 오크와 사람들의 거리는 400미터 정도 되었다.

    그런데 그 거리가 한순간에 좁혀졌다.

    블랙 오크가 마법이라도 썼는지, 점프하고 2~3초 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사람들의 머리 위에 있었다.

    “성녀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목숨을 바쳐서라도 성녀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박유나 옆에 껌처럼 붙어 있던 로자니가 검을 뽑았다.

    그의 검에서 오크 로드에게서 보았던 황금빛의 오러가 솟구쳤다.

    그렇지 않아도 날카로워 보이는 검날에 황금빛의 오러 블레이드가 덧씌워졌다.

    로자니가 풍기는 기세만 보면 금방이라도 블랙 오크에게 덤빌 것 같았다.

    하지만 로자니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 스스로 말한 것처럼.

    박유나를 지키기 위해서 지금의 자리를 고수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앙!!!!”

    아직 공중에 떠 있던 블랙 오크가 포효를 토해냈다.

    “초능력 발동!”

    오크 대전사들과의 전투를 통해서 포효가 단순한 울부짖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초능력을 발동시키면 포효의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여전히 오우거라고 잘못 알고 있는 오크 로드에게는 통하지 않았지만.

    블랙 오크도 오우거라고 잘못 알고 있던 이대수 대위의 외침과 함께 초능력이 발동되었다.

    20명의 처형단이 초능력을 발동시켜도 오크 로드의 포효를 막지 못했다.

    여기 있는 처형단은 이대수 대위를 포함해서 5명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처형단보다는 한참 떨어지는 초능력자들이다.

    블랙 오크가 오크 로드와 비슷한 수준이면 포효를 상쇄시키지 못한다.

    오크 로드 때처럼 심장이 마비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박유나의 기적을 바랄 수도 없다.

    왜?

    기적을 가능하게 해주는 성물이 없으니까.

    이대수 대위는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초능력의 발동을 명령했다.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됐다! 통했다!”

    이대수 대위의 우려와 달리 초능력과 포효가 서로의 효과를 상쇄시켰다.

    “크륵?!”

    포효의 효과가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을 느낀 블랙 오크가 사람들이 있던 자리로 떨어졌다.

    “흩어져!”

    이대수 대위가 그렇게 말하며 초능력을 발동시켰다.

    “젠장!”

    그런데 초능력이 발동되지 않았다.

    방금 전 블랙 오크의 포효를 상쇄시키는 과정에서 초능력의 발현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러다가 블랙 오크에게 전멸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할 때, 누군가가 블랙 오크에게 돌진했다.

    박유나 옆에 껌처럼 붙어 있던 로자니였다.

    “성녀님은 내가 지킨다!”

    “크룩!”

    블랙 오크의 몸에서 유형화된 검은 기운이 솟구쳤다.

    유형화된 검은 기운이 블랙 오크가 손에 쥐고 있던 2미터짜리 배틀엑스에 응집되었다.

    블랙 오크가 쏜살처럼 달려오는 로자니를 향해서 배틀엑스를 휘둘렀다.

    오러 블레이드가 덧씌워진 로자니의 검과 블랙 오크의 배틀엑스가 충돌하려고 할 찰나.

    타다다다다당!!!!

    자신의 자리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던 이세우의 총에서 탄환이 발사되었다.

    이세우의 탄환이 평범하지 않다고 여긴 블랙 오크가 오러로 방어막을 만들었다.

    블랙 오크는 피부색만 검은 것이 아니었다.

    오러도 검은 색이었다.

    그래서일까, 검은 오러로 만들어진 불투명한 방어막도 검은 빛을 띠었다.

    태세우스의 마법으로 강화된 총알들이 그 방어막과 충돌하며 불꽃을 튀겼다.

    하지만 그 어떤 총알도 방어막을 뚫지 못했다.

    그만큼 방어막은 튼튼했다.

    까아아앙!

    그사이 로자니의 검과 블랙 오크의 배틀엑스가 충돌했다.

    “끄으윽-”

    로자니가 신음을 토하며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일반 오크는 단칼에 베는 로자니지만 블랙 오크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이세우가 총격으로, 블랙 오크의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았다면 단순히 뒤로 밀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만큼 로자니와 블랙 오크의 격차가 컸다.

    “놈의 발을 묶어야 한다! 그걸 쏴!”

    이대수 대위의 외침과 함께 무언가가 발사되었다.

    그것은 끈끈이 탄이다.

    퍼엉!

    끈끈이 탄이 블랙 오크의 발밑에서 폭발했다.

    “크륵?”

    오크 로드에게는 끈끈이 탄이 통하지 않았다.

    그런데 블랙 오크에게는 통했다.

    블랙 오크가 발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움직여지지 않았다.

    “로자니 경! 뒤로!”

    검을 고쳐 잡고 블랙 오크에게 덤비려고 하던 로자니가 뒤로 점프했다.

    “수류탄 투척!”

    이대수 대위의 외침과 함께 십여 개의 수류탄이 블랙 오크에게 날아갔다.

    “크륵?!”

    낌새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블랙 오크가 발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블랙 오크의 발과 땅을 붙이고 있던 끈끈이 탄이 찌익! 하고 떨어졌다.

    그렇게 떨어진 끈끈이 탄은 더 이상 효과를 발하지 못했다.

    자유의 몸이 된 블랙 오크가 수류탄들을 피하려고 할 찰나.

    “크륵?”

    땅바닥의 마찰계수가 ‘0’이 되었다.

    태세우스가 그리스 마법을 발동시킨 것이다.

    콰아아아아아앙!!!!

    수류탄들이 폭발했다.

    강화된 총알에 많이 약해져 있던 오러 방어막이 깨졌다.

    “크아아아아아!”

    방어막이 사라지면서 데미지를 입은 블랙 오크가 비명을 토해냈다.

    하지만 치명상을 입진 않았다.

    “크룩!”

    로자니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태세우스의 마법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피해자인 블랙 오크만 알아차렸다.

    그리스 마법의 효과는 1초 만에 사라졌다.

    타앗!

    블랙 오크가 지면을 박차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양손으로 배틀엑스를 쥔 블랙 오크의 몸이 활처럼 휘어졌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던 블랙 오크가 배틀엑스로 내리찍는 모션을 취했다.

    배틀엑스로 내리찍으려는 대상은 이세우다.

    “어딜.”

    타다다다다당!!!!

    마법으로 강화된 총알이 블랙 오크에게 날아갔다.

    공중에 뜬 상태에서 동작이 너무 컸다.

    총알을 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저 총알들을 그냥 맞을 수도 없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저 총알들을 다 맞으면 잘못될 것만 같았다.

    “크롹!”

    배틀엑스로 이세우를 내리찍으려고 하던 블랙 오크가 배틀엑스를 옆으로 고쳐 잡았다.

    티디디딩!

    총알들은 블랙 오크가 고쳐 잡은 배틀엑스의 옆면에 명중하며 불꽃을 튀겼다.

    “아, 곡괭이 마렵네.”

    아크 곡괭이가 있었다면 블랙 오크의 머리를 찍어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혹시나 하고 균열을 넘어오기 전에 곡괭이를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 요청은 묵살 당했다.

    지금은 그 아크 곡괭이를 대체할 것이 없다.

    아니 있다.

    어제 잡은 오크 로드의 배틀엑스라면 블랙 오크를 쓰러뜨리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보는 눈이 많아서 꺼내 쓸 수가 없다.

    “뭐, 총도 나쁘진 않아.”

    타다다다다다앙!!!!

    블랙 오크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뒷걸음질 치던 이세우는 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블랙 오크는 배틀엑스를 방패처럼 사용하면 그 총알들을 모두 튕겨냈다.

    “날 잊으면 안 되지!”

    오러를 끌어올린 로자니가 블랙 오크의 뒤를 공격했다.

    “우리도 있다!”

    포효의 효과에서 벗어나, 초능력을 발동시킬 수 있게 된 이대수 대위 등이 초능력을 발동시켰다.

    “쿠아아아아아아!”

    이세우만 신경 쓰다가 포위 공격을 당하게 된 블랙 오크가 포효를 터뜨렸다.

    이래저래 오러 소모가 컸는지, 포효의 효과가 많이 줄어들었다.

    초능력에는 큰 효과를 보이는 포효지만 오러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기세가 줄어들지 않은 로자니의 오러 블레이드가 블랙 오크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타다다다다다당!!!!

    잡힐 듯 하면서 잡히지 않는 이세우의 총격이 이어졌다.

    푸욱!

    퍼어억!!!!

    두 마리의 토끼를 쫓다가 두 마리 다 놓친다는 말처럼.

    로자니의 공격과 이세우의 총격을 신경 쓰다가 두 공격 다 막아내지 못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포효가 약해진 탓에 완전히 상쇄시키지 못한 초능력들이 블랙 오크에게 쏟아졌다.

    “크라라!”

    블랙 오크가 분하다는 듯 괴성을 지른 후 쿠우웅! 하고 쓰러졌다.

    “하악- 하악- 내가, 블랙 오크를···.”

    이번 공격에 오러를 다 쏟아낸 로자니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기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긴장 풀지마!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땀 빼게 했던 블랙 오크가 쓰러지면서 긴장이 풀리려고 할 찰나, 이대수 대위의 외침이 들렸다.

    이대수 대위의 말 대로였다.

    아직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

    아직 오크들이 남아 있었다.

    “어서 지원을···.”

    이세우를 비롯한 초능력자들이 블랙 오크를 상대하고 있는 동안 비각성자들이 수천 마리의 오크를 상대하고 있었다.

    지구에서 가져온 기관총과 수류탄을 쏟아 부었지만 오크를 다 막지 못했다.

    블랙 오크의 난입이후 속도가 줄어들었던 오크들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아크 에너지를 아끼지 마라!”

    이대수 대위가 그렇게 말하며 초능력을 발동시켰다.

    다른 초능력자들도 다급하게 초능력을 발동시켰다.

    여유가 없어 보이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세우는 여유만만이었다.

    이세우는 오크들을 향해서 시선을 고정한 상태에서도 죽은 블랙 오크를 살피는 것이 가능했다.

    ‘저놈도 코어를 가지고 있겠지?’

    [오크 로드 수준은 아니지만 제법 쓸만할 거다.]

    ‘아쉽다.’

    보는 눈이 많다보니 블랙 오크의 코어를 챙길 수 없었다.

    [응?]

    ‘왜 그래?’

    [뭔가가 오고 있다.]

    ‘또 오크야?’

    [아니다. 오크의 느낌은 아니다.]

    잠시 후 이세우도 뭔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크 따위가 우리의 앞을 가로막을 순 없다!”

    그들은 이계인들이다.

    로자니가 입고 있는 은색의 판금 갑옷과는 대조적인 검은색으로 칠해진 판금 갑옷을 입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성녀님.”

    그들을 본 로자니가 고개를 숙였다.

    그들이 합류하자마자, 오크 무리가 한순간에 정리되었다.

    블랙 오크와 오크 무리에게 초능력을 사용하느라, 기진맥진해진 초능력자들과 달리 그들은 쌩쌩한 모습이다.

    “고맙···.”

    이대수 대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검은 갑옷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박유나에게 검을 겨누었다.

    “박유나 널 성녀님을 사칭한 죄로 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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