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50화 (50/81)
  • 〈 50화 〉 챕터 13 균열 너머의 세상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광룡? 방금 태세우스를 광룡이라고 했어?”

    이세우가 아는 광룡은 육체와 정신이 오염되어 세상을 파괴하려고 하는 악룡을 뜻한다.

    그런데 자신의 영혼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그 태세우스가 광룡이라고?

    ‘태세우스, 저게 어떻게 된 거야?’

    [광룡이라니! 이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까지 바친 나에게 광룡이라니! 감히 어떤 놈이 그런 말도 안 되는 모함을 하는 것이냐?! 내 그놈을 당장!]

    태세우스의 말만 믿을 순 없다. 태세우스가 거짓말을 하는 걸 수도 있다.

    이런 일은 양쪽의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

    “이봐, 광룡 태세우스 이야기 좀 해줘.”

    이세우가 설명을 요구했다.

    “흥.”

    박유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것은 고무진만이 아니었다.

    처형단을 비롯한 다른 남자 초능력자들 전부가 박유나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다.

    하긴 눈이 부신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아름다운 것은 물론이고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초능력을 발동시킬 수 있는 박유나에게 호감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그런 박유나가 고집을 부려, 이세우를 팀에 끼워 넣었다.

    당연히 이세우에 대한 감정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이세우의 말에 대꾸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하-”

    눈앞의 처형단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분위기도 똑같았다.

    ‘유나한테 물어봐야 하나?’

    박유나 덕분에 균열을 넘어왔지만 박유나와 인사도 하지 못했다.

    이세우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인의 장벽을 치며 박유나와 이세우의 사이를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유나가 바쁘기도 했다.

    정확히 뭘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이세우의 시선이 박유나 옆에 있는 이계인 로자니에게로 향했다.

    ‘로자니라고 했던가? 저 이계인에게 직접 물어볼까?’

    [지구인들에게 날 광룡이라고 모함한 놈이 저놈일 수도 있다.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고 있을 거다.]

    원래 말이라는 것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왜곡되고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계인이 사용하는 통역 아티펙트라고 해서 100퍼센트 정확하게 통역해주는 것은 아니다.

    희박하지만 전혀 다른 뜻으로 통역해주기도 한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았던 태세우스는 통역의 문제로 광룡이라는 오해를 받는 걸 수도 있다고 여겼다.

    ‘근데···.’

    로자니에게도 말을 붙이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로자니에게도 인의 장벽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힘으로 다 뿌리치고 다가갈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면 괜한 오해와 함께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것 같았다.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좀 더 지켜보자.’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던진 날 보고 광룡이라니! 이런 오해는 1초라도 빨리 풀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단 말이다! 어서 당장! 오해를 풀어라! 어서!]

    태세우스가 길길이 날뛰었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그나저나···.’

    느껴졌다.

    산봉우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게 치솟아 있는, 태세우스의 레어가 있는 거대한 산에서 아크 아니 셀레리스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코스모스 연맹과 지구가 아크라고 부르는, 그 셀레리스가 몸에 흡수되는 것도 느껴졌다.

    ‘크리스털 없이 어떻게 초능력을 각성하나 했더니···.’

    몸에 쌓이는 셀레리스가 일정량을 초과하면 초능력을 각성한다.

    이미 초능력을 각성한 사람은 더 많은 셀레리스를 흡수하여 초능력을 성장시킨다.

    ‘저 사람은··· 안 됐군.’

    두 개의 크리스털을 흡수한 덕분인지.

    아니면 영혼에 빙의한 태세우스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이세우 본인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몸에 흡수되는 셀레리스를 느낄 수 있었다.

    초능력을 각성하기 위해서 균열을 넘어온 사람 몇 명이 셀레리스를 흡수하지 못하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의 육체가 셀레리스를 튕겨내고 있었다.

    셀레리스를 몸에 축적할 수 없는 저들은 초능력을 각성하지 못할 거다.

    ‘어? 저 이계인도···.’

    감각을 확장시키는 과정에서 로자니의 몸도 살피게 되었다.

    이곳이 고향인 로자니는 당연히 셀레리스를 흡수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로자니의 몸 역시 셀레리스를 튕겨내고 있었다.

    ‘근데 저건 뭐지?’

    로자니의 몸에서 다른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 에너지가 셀레리스를 튕겨내고 있었다.

    [오러다.]

    흥분이 가라앉은 태세우스가 말했다.

    ‘오러? 오크 로드가 사용하던 그거?’

    [그래.]

    ‘그거, 사람도 쓸 수 있는 거였어?’

    [당연히 사람도 쓸 수 있다. 오히려 더 잘 쓸 걸?]

    ‘혹시 나도 쓸 수 있어?’

    [당연히 넌 못··· 응? 가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무슨 말이야? 쓸 수 있다는 거야? 쓸 수 없다는 거야?’

    [원래라면 쓸 수 없다. 이세우 네가 느낀 것처럼 셀레리스와 오러는 서로를 배척한다. 셀레리스로 메호임 아니 초능력을 각성한 사람은 오러를 축적할 수 없다. 오러를 각성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세우 너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크리스털이 된 셀레리스를 두 번 흡수한 탓인지 아니면 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서로 다른 성질의 기운을 축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내 도움이 있어야하지만···.]

    ‘그럼, 가능하다는 말이잖아?’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말이다. 너도 알다시피 이론과 실전은 많이 다르다. 마법이야 사실상 내가 쓰는 거니까 괜찮은데···. 오러는 내가 아니라 이세우 네가 직접 컨트롤하며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오러를 못 쓰는 게 아니라 이세우 네 몸이 버티지 못하고···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

    ‘내가 잘하면 된다는 말이잖아?’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뭐로 들은 거냐!]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래서, 오러를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너 진짜···. 후우~ 알겠다. 방법을 알려주마. 하지만 지금 당장은 방법을 안다고 해도 쓸 수 없다.]

    ‘뭐? 왜?’

    오러를 몸에 축적하기 위해서는 명치에 코어부터 만들어야 한다.

    오러 코어라고 불리는 이것은 사람의 재능에 따라서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서 수련을 한 후에야 겨우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오러 코어를 만든 후에 바로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러 코어의 생성은 이제껏 기어 다니기만 하던 아기가 겨우 걸음마를 시작할 준비를 마친 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오러 나이트의 상징인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오러를 축적해야 한다.

    이것 역시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이것 역시 사람의 재능에 따라서 최소 몇 년에서 십 수 년이 걸렸다.

    이세우에게는 태세우스라고 하는 치트키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뚝딱! 하고 바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언제쯤이면 오러를 쓸 수 있는데?’

    [아무리 빨라도 1년은 걸린다.]

    ‘1년이나?’

    [1년이나가 아니다. 1년 밖에다. 그리고···.]

    태세우스가 말하는 1년은 균열 너머의 세상 그러니까 이계에 머무는 시간을 말한다.

    이계에 쭈욱~ 머물지 않고 지구로 돌아갈 경우, 1년이 아니라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왜?

    지구에는 오러가 없으니까.

    ‘가만! 오크 로드의 코어가 있잖아! 그걸로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없어?’

    오크 로드가 감각상실이라는 권능을 발동시켰을 때 이세우의 모든 감각이 사라졌다.

    ‘이러다가 진짜 죽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할 때 구원의 동아줄이 내려왔다.

    구원의 동아줄이란 태세우스다.

    오크 로드의 권능은 이세우에게만 적용되었다.

    이세우의 영혼에 더부살이하고 있는 태세우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세우는 눈이 멀어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태세우스는 볼 수 있었다.

    이세우는 귀가 멀어 아무소리도 들을 수 없었지만 태세우스는 들을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태세우스가 보고 듣는 것을 이세우와 공유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세우가 굳이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이세우의 시야가 미치지 않는 방향에 있는 오크 로드를 살펴볼 수 있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세우가 허락하면 태세우스가 이세우의 몸을 움직이는 것도 가능했다.

    그걸 확인한 태세우스는 원래 계획대로, 균열을 넘어가자고 했다.

    이세우도 처음에는 그렇게 하려고 했다.

    태세우스의 말대로, 지금의 자신은 오크 로드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렇다고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균열로 도망치긴 싫었다.

    도망갈 때 도망가더라도, 오크 로드에게 한방 먹이고 도망가고 싶었다.

    ‘태세우스, 진짜 방법이 없겠어?’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얼마나?’

    [글쎄. 이건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나도 얼마나 걸린다고 장담할 수 없어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경우, 네가 진짜 위험해질 수도 있다. 굳이 위험을 자처할 필요는 없잖아? 그냥 넘어가자.]

    태세우스의 말대로, 굳이 위험을 자처할 필요는 없다.

    그걸 잘 아는데도, 그냥 도망치기 싫었다.

    일단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그리고 오크 로드를 저대로 방치할 경우, 서울의 피해가 너무 커질 것 같았다.

    오크 로드가 권능을 발동시키면 미사일 폭격으로도 처리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

    오크 로드가 계속 활개치다보면 부모님께도 피해가 갈 것 같았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오크 로드를 죽이진 못해도 치명상은 줘야 할 것 같았다.

    그래야 다른 초능력자나 군대가 오크 로드를 죽일 수 있다.

    ‘태세우스, 부탁한다.’

    [이세우 너 진짜···. 하아~ 알겠다.]

    이세우의 고집을 꺾는데 실패한 태세우스는 바로 앞에 있던 균열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이세우의 몸을 부러뜨리는데 재미를 들린 오크 로드는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뒤늦게 균열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번쩍!!!!

    불안정해진 균열이 폭발했다. 태세우스가 그 폭발을 오크 로드에게로 유도했다.

    무방비 상태였던 오크 로드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오크 로드의 머리가 땅으로 떨어졌다.

    [이세우, 네가 바라던 것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끄아아아악! 태세우스, 나 죽을 것 같아. 치, 치료 좀···.”

    [에잉-]

    태세우스는 이세우의 아크 에너지를 사용해서 마법을 발현시켰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오크 로드의 코어가 있었다.

    오크 로드의 코어를 사용하면 보다 강력한 마법을 발현시킬 수 있다.

    [일단···.]

    태세우스의 마법이 발현되자, 부러졌던 이세우의 뼈가 한순간에 치료되었다.

    “고, 고마워. 덕분에 살았다.”

    [고마우면 고집 좀 그만 부려라.]

    “하하하-”

    그렇게 하겠다는 대답대신 그냥 웃기만 하는 이세우.

    [하아~ 넌 진짜···.]

    “원래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고 했어.”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한 거냐?]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야.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게 중요한 거야. 근데 내가 바라던 것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지 않았어? 내가 잘못들은 거야?”

    [말 돌리기는···. 아크 광산에 있을 때, 마법 가방 노래를 부르지 않았더냐.]

    “아! 그때.”

    자신이 캐고 있는 아크 광석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말을 듣고, 아크 광석을 챙겨 아크 광산을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아크 광석을 담을 가방 같은 것이 없었던 이세우는 태세우스에게 마법 가방을 부탁했다.

    안타깝게도 이세우가 가지고 있는 아크 에너지가 적어서 마법 가방을 만들 순 없었다.

    아크 광산이 가지고 있는 아크의 힘을 빌려 마법을 발현시켜보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되지 않았다.

    “지금은 가능하다는 거야?”

    [오크 로드의 코어를 사용하면 작은 아공간을 만들 수 있다.]

    “아공간?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그 아공간?]

    [뭐, 대충 비슷하다.]

    “얼른 만들어줘.”

    아공간은 지구에서도 유용했다.

    [알겠다.]

    태세우스가 오크 로드의 코어를 사용하여 아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아공간에 오크 로드의 시체와 배틀엑스를 챙겨 넣었다.

    ‘안 들켰겠지?’

    [걱정마라. 오크 로드가 죽자마자, 오크 로드의 코어를 사용해서 암흑의 장막을 만들었다.]

    장막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오크 로드가 권능으로 발동시킨 암흑의 공간이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균열을 폭발시킨 탓에 균열이 사라졌다.

    균열을 넘어갈 수 없게 된 이세우는 챙길 것을 다 챙긴 후 8소대가 있는 곳으로 복귀했다.

    이도형 소위가 어디서 뭘 하다가 이제 왔냐고 묻자, 화장실이 급했다고 대충 둘러댔다.

    [확실히 오크 로드의 코어가 있으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역시!’

    [문제는 아공간 만드는데, 오크 로드의 코어를 다 썼다는 거다.]

    ‘에이, 좋다 말았잖아.’

    [다시 말하지만 오러에 대한 욕심을 버려라. 그보다 내가 왜 광룡이라고 불리는지···.]

    ‘아, 알았어! 알았다고! 귀에서 피 나올 것 같으니까, 그만해! 가만 보면 나만 고집이 쎈 게 아니라니까. 똑같은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는 거야.’

    [그만큼 중요···응?! 이세우, 준비해라. 뭔가가 다가오고 있다.]

    태세우스의 말이 맞았다.

    무언가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빠르게 접근해오고 있었다.

    “뭔가가 다가온다! 전투준비!”

    망원경으로 주변을 살피고 있던 이대수 대위가 소리쳤다.

    그렇지 않아도 균열을 넘어온 이후 긴장하고 있던 사람들이 사격 자세를 취하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었다.

    “오크?”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것은 오크였다.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닌 수천 마리의 오크가 떼를 지어 몰려오고 있었다.

    “오우거?”

    그 수천마리의 오크들 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오크가 있었다.

    다른 오크는 녹색의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오우거라는 착각을 할 정도로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오크의 피부는 검은색이다.

    그 오크는 이대수 대위만 본 것이 아니었다.

    태세우스도 보았다.

    [블랙 오크? 저놈이 왜 여기 있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