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46화 (46/81)
  • 〈 46화 〉 챕터 12 첫 출동.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오크 로드의 포효 한방에 압도당한 사람들은 싸움을 포기했다.

    초능력자라고 해서 목숨이 두 개인 것은 아니다.

    재앙 그 자체인 오크 로드에게 덤비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명예롭고 숭고한 희생이 아니라 무의미한 개죽음이다.

    오크 로드를 처리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닌데 무의미한 개죽음을 자처할 필요는 없었다.

    오크 로드가 아무리 강해도 미사일 폭격은 버티지 못한다.

    미사일 폭격이 시작되면 오크 로드 주변은 불바다로 변한다.

    괜히 오크 로드 근처에 있으면 그 불바다에 휘말려 재가 될 것이다.

    그걸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세우도 있었다.

    ‘근데 도망이 답일까?’

    [설마, 아직도 오크 로드와 싸우려는 거냐? 말했잖아! 넌 절대 저놈을 이길 수 없다고.]

    ‘나도 이제 오크 로드가 얼마나 강한지 알아.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다른 방법이 없냐는 거야. 저런 무지막지한 오크 로드라면 미사일 폭격으로도 죽이기 힘들 것 같거든.’

    [확실히··· 미사일 폭격으로도 잡기 어려울 거다.]

    사람들이 괴물이라고 부르던 오크 대전사가 반딧불이라고 한다면 오크 로드는 보름달이라고 할 수 있다.

    오크 대전사와 오크 로드는 같은 오크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원이 달랐다.

    그런 오크 로드가 미사일 폭격을 얌전히 기다릴 리 없다.

    미사일 폭격이 시작되면 바로 그 자리를 벗어날 것이다.

    미사일의 폭발 범위가 넓다고 해도, 한순간에 수십 미터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을 이동할 수 있는 오크 로드에게 치명타를 주긴 어렵다.

    빠른 것은 물론이고 튼튼하기까진 한 오크 로드를 잡으려면 더 많은 미사일로 더 넓은 지역을 폭격해야 한다.

    [어쩌면 미사일 폭격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지구의 미사일··· 특히 핵미사일. 그건 내가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니다보니 장담하기 어렵다만···.]

    이세우와 함께 본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 미사일을 간접 체험한 것이 전부다.

    [오크 로드가 그걸 발동하면··· 핵미사일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거? 그게 뭔데?’

    [그건··· 나중에 설명해주마. 지금은··· 세우 네 말대로, 오크 로드를 없애야겠다.]

    ‘그러니까 그게 가능하냐고.’

    [지금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가능한데 방법이 있다고?’

    이 얼마나 모순적인 대답인가.

    [답은 균열이다.]

    ‘균열이 답이라고?’

    [균열 너머의 세상이 내가 생각하는 그곳이라면 오크 로드를 없앨 수 있다.]

    ‘그러니까 균열을 넘어가야 한다는 거지?’

    [그래. 오크 로드가 다른 곳에 한눈을 팔고 있는 지금이라면 균열을 넘어갈 수 있을 거다.]

    ‘초능력자 부대에 들어온 것도 균열을 넘어가기 위해서니까. 알았어, 지금, 균열을 넘어가자.’

    다른 사람들은 도망치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금이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다.

    오크 로드가 난리를 친 덕분에 자신이 사라진 것은 한참 후에야 눈치 챌 것이다.

    탈영 아니 그 이상의 처벌을 받아도 상관없다.

    태세우스의 말대로만 된다면···.

    ‘가자!’

    오크 로드가 압도적인 무력을 자랑하면 헬리콥터들과 탱크들을 박살냈다.

    도망치는 와중에 그걸 본 사람들은 더욱 혼비백산해졌다.

    여기서 조금만 더 충격을 받으면 집단패닉에 빠질 것 같았다.

    그만큼 정신이 없다보니 이세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진짜로 균열만 넘어가면 오크 로드를 없앨 수 있어?”

    [당장은 어렵지만··· 그래, 오크 로드를 없앨 수 있다.]

    “뭐? 아까랑 이야기가 다르잖아? 아깐 균열만 넘어가면 오크 로드를 없앨 수 있다면서?”

    [균열을 넘어가면 오크 로드를 없앨 수 있다고 했지, 바로 없앨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균열이 코앞이다.

    이제 와서 돌아갈 순 없다.

    ‘에라, 모르겠다.’

    균열을 넘어가기로 결정한 이세우.

    이제 몇 발만 더 가면 균열이다. 말로만 듣던, 다른 세상을 구경할 수 있다.

    뭐, 이미 코스모스 연맹의 우주를 다녀왔지만.

    거기서는 아무것도 없는 아크 광산에서 노예 생활만 해서 그런지, 다른 세상을 다녀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젠장! 내가 오크 로드를 너무 얕잡아봤다!]

    ‘뭐? 그게 무슨···.

    쿠우우우우웅!!!!

    이세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늘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떨어졌다.

    “오크··· 로드!”

    이세우의 말대로, 오크 로드였다.

    “저놈이 왜 여기에?!”

    이세우가 방금 전까지 오크 로드가 있던 수백 미터 뒤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저놈이 내 존재를 느낀 것 같다.]

    ‘태세우스 널 느꼈다고? 그게 가능해?!’

    [솔직히 말하면 확신할 수 없다. 어쩌면 내 존재를 못 느꼈을 수도 있다. 세우 네가 균열로 달려가는 것을 봤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어느 쪽이라는 거야?’

    [어느 쪽이 되었든, 지금 할 일은 하나다. 도망쳐!]

    오크 로드가 품평하듯 이세우의 전신을 훑었다.

    그리고···.

    “웃어?!”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했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얕잡아 보인 것 같아서 몹시 불쾌했다.

    쿠우우웅!

    오크 로드가 배틀엑스로 땅을 찍었다.

    배틀엑스가 박힌 땅을 중심으로, 땅이 거미줄처럼 갈라졌다.

    오크 로드는 땅에 박힌 배틀엑스를 뽑지 않았다.

    맨손이다.

    오크 로드가 이세우를 향해서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마치 너 따위는 배틀엑스가 없어도 되니까, 얼른 덤비라는 듯.

    “이 새끼가 진짜!”

    오크 로드의 태도에 화가 난 이세우가 지면을 박찼다.

    “크록?”

    이세우의 분위기만 보면 오크 로드에게 돌진할 것 같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내가 미쳤냐!”

    이세우는 오크 로드가 있는 정면이 아니 왼쪽으로 달려갔다.

    오크 로드와의 싸움이 아닌 도망을 선택한 것이다.

    “크롸!”

    뒤늦게 이세우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은 오크 로드가 지면을 박찼다.

    스피드는 오크 로드가 압도적으로 빨랐다.

    그 말은, 이세우가 금방 따라잡혔다는 뜻이다.

    “크록?”

    이세우를 잡기 위해서 손을 뻗은 오크 로드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

    오크 로드의 손이 이세우의 몸을 잡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관통했기 때문이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오크 로드의 손이 관통하자, 이세우의 모습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크롸라!”

    그때서야 이세우가 환상 마법으로 자신을 속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크 로드가 급히 주변을 살폈다.

    그 어디에서도 이세우가 보이지 않았다.

    [은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세우는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런데도 오크 로드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은신 마법 때문이다.

    은신 마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숨긴 이세우는 환상 마법으로 가짜를 만들어 오크 로드의 시선을 돌렸다.

    ‘그 말은, 태세우스 너의 존재를 알아차린 건 아니라는 거지?’

    [그런 것 같다.]

    오크 로드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체인 태세우스의 존재를 느꼈다면 은신 마법도 간파했을 것이다.

    은신 마법은 이세우의 기척과 모습은 숨길지언정 태세우스의 고유한 존재감은 숨기지 못했다.

    ‘이 상태로 움직일 수 있으면 금상첨환데.’

    정신체가 된 태세우스의 능력치가 많이 떨어진 탓에 은신을 유지하기도 벅찼다.

    지금 상태에서 손가락만 까닥해도 은신이 풀린다.

    이것도 아크 에너지가 있을 때의 말이다.

    아크 에너지가 바닥나면 은신 마법의 효과도 사라진다.

    다시 말해 아크 에너지가 바닥나기 전에 수를 써야 한다.

    “크롸라라라!!!”

    끝내 이세우의 은신을 간파하지 못한 오크 로드가 괴성을 지르며 발을 쿠우웅! 하고 굴렸다.

    그러자 오크 로드를 중심으로,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오크 로드가 그 구덩이 밑으로 쑤욱- 하고 꺼졌다.

    구덩이가 얼마나 깊은지, 5미터나 되는 오크 로드가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거라고는, 오크 로드가 하늘 높이 치켜든 손뿐이었다.

    휘리리릭!

    땅에 박혀 있던 배틀엑스가 바람을 가르며 오크 로드에게 돌아갔다.

    ‘저건 오크 로드의 고유 기술이야?’

    [100퍼센트 장담할 순 없지만 아닐 거다. 아마 저 도끼 자체의 기능일 거다.]

    ‘도끼 자체의 기능이라고? 그럼, 저 도끼에 마법이 걸려 있다는 거야?’

    [직접 살펴보지 못해서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아티펙트로 보인다.]

    ‘아티펙트? 아까 유나가 가지고 있던 목걸이도 아티펙트라고 하지 않았어?’

    아티펙트라는 말을 들으니, 한손으로 아티펙트 목걸이를 잡고 빛을 뿜어내던 박유나가 떠올랐다.

    ‘유나는 잘 있겠지?’

    빛과 함께 사라진 박유나가 걱정되었다.

    그때 굉음이 울렸다.

    쑤아아아아앙!!!!

    공군 기지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굉음을 내며 현장에 도착했다.

    [여기는 브라보 편대. 타깃을 발견했다. 지금 바로 공격에 들어가겠다.]

    4대의 전투기가 오크 로드를 향해서 8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크롹.”

    자신을 향해서 하얀 꼬리를 그리며 날아오는 미사일들을 본 오크 로드가 피식- 하고 웃었다.

    오크 로드가 미사일을 향해서 배틀엑스를 던졌다.

    배틀엑스에서 스파크가 쭈욱~ 뻗어 나왔다.

    그 스파크가 빠르게 날아오던 미사일들에 닿았다.

    콰아아아아아아앙!!!!

    헬리콥터가 그랬던 것처럼.

    미사일들 역시 스파크에 닿자마자 폭발해버렸다.

    미사일들이 폭발했지만 배틀엑스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바람을 가르며 날아갔다.

    이대로 계속 날아가면 전투기에 닿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닿지 않았다.

    헬리콥터들이 어떻게 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전투기들이 재빨리 고도를 높였다.

    빠르게 날아가던 배틀엑스는 최고점을 찍은 후 땅으로 떨어졌다.

    그렇다고 전투기들이 무사한 것은 아니었다.

    [헉!]

    전투기 바로 앞의 허공에서 오크 로드가 튀어나왔다.

    오크 로드가 허공을 향해서 주먹질을 했다.

    그러자 오크 로드의 주먹에서 오러탄 4개가 발사되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오러탄은 회피기동을 하던 전투기에 명중했다.

    전투기 4대가 공중에서 폭발하며 땅으로 떨어졌다.

    쿠우우우우우우웅!!!!

    오크 로드 역시 땅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인 생명체라면 그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무사할 수 없다.

    그런데 오크 로드는 무사했다.

    그렇다고 데미지를 입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크아아아아아!”

    오크 로드가 고통 섞인 비명을 토해냈다.

    오크 로드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오크 로드가 허공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오크 로드보다 먼저 땅으로 떨어진 배틀엑스가 오크 로드에게 돌아왔다.

    “크와아!”

    그때서야 몸이 괜찮아진 오크 로드가 천천히 발을 움직였다.

    쑤우우우우우우우웅!!!!

    또다시 굉음이 울렸다.

    그렇다고 전투기나 헬리콥터가 다시 등장한 것은 아니다.

    미사일이다.

    미사일 격납고에서 발사된 미사일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사실 전투기들의 임무는 오크 로드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오크 로드의 발을 묶어두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임무를 완수하지도 못하고 전멸당한 것이다.

    “크르?”

    오크 로드가 빠르게 날아오는 미사일들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날아오고 있는 미사일과 헬리콥터 그리고 전투기가 사용한 미사일이 다른 거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느낀 오크 로드가 지면을 박찼다.

    미사일의 폭격 지점을 벗어나려고 했다.

    [이세우! 지금이다!]

    그때 이세우가 움직였다.

    숨죽이며 은신하고 있던 이세우가 균열을 향해서 돌진했다.

    “크륵?!”

    미사일들을 피하려고 하던 오크 로드가 이세우를 발견했다.

    자신을 향해서 빠르게 날아오는 미사일들과 균열로 달려가는 이세우를 보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던 오크 로드가 이내 결심했다는 듯 강력한 무언가를 발산했다.

    [젠장! 저놈이 기어코···. 이세우! 기운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라! 어서!]

    태세우스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세상이 암흑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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