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30화 (30/81)
  • 〈 30화 〉 챕터 9 우주 해적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  ※  ※  ※

    “올라스.”

    우주 해적으로 보이는 자가 올라스의 이름을 불렀다.

    “누구냐 넌?”

    그렇지 않아도 갑작스런 우주 해적들의 등장으로 긴장하고 있던 올라스가 언제든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그건 올라스의 경호원 역할을 하는 외계인도 마찬가지다.

    “훗. 아크 광산에 몇 년 있더니 내 목소리도 잊은 거냐?”

    우주 해적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바이저가 자동으로 올라가며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

    “넌! 히라칸!”

    “내 목소리는 잊었어도, 내 이름은 잊지 않았군.”

    “네가 여길 왜? 설마! 샤네일 해적단을 움직여서 아크 광산을 공격하게 한 것이··· 그분이냐?”

    히라칸이 당연한 소리를 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분의 뜻이 아니었다면 내가 왜 여기까지 직접 왔겠냐.”

    “그렇지. 그분의 뜻이 아니라면 네가···. 가만! 그 말인즉 아크 광산을 안전하게 벗어날 방법이 있다는 뜻이냐?”

    “아직도 모르겠냐? 내가 지금 뭘 입고 있는지?”

    “응? 아!”

    그때서야 깨달았다.

    히라칸이 입고 있는 갑옷은 샤네일 해적단이 입고 있는 갑옷과는 차원이 다른 갑옷이라는 것을.

    히라칸이 입고 있는 갑옷은 전자기기가 들어가 있는, 원래라면 아크 광산에서 작동하지 않아야 하는 베틀아머다.

    그런데 베틀아머가 멀쩡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그 말인즉···.

    “마벨 박사의 이론이 진짜였군!”

    “그래. 마벨 박사의 이론은 진짜였다.”

    “그럼, 정말로 이 아크 광산을···. 크윽-”

    이제 이 지긋지긋한 아크 광산을 벗어난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아울러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격한 감정이 해일처럼 밀려왔다.

    “그분의 자비로움에 감사해라. 원래라면 큰 실책을 범한 너를 죽였어야 하지만···.”

    아크 광산에 가두는 걸로 그쳤다.

    그리고 오늘, 어지간해서는 직접 움직이지 않는 히라칸을 보내 아크 광산에서 해방시켜주었다.

    “받아라.”

    히라칸이 30cm의 정사각형을 내밀었다.

    히라칸이 착용하고 있는 베틀아머다.

    베틀아머 착용에 익숙했던 올라스가 베틀아머에 손을 올렸다.

    삐삐-

    [인증완료.]

    베틀아머에서 기계음이 울렸다.

    그리고 정사각형의 베틀아머가 물처럼 분해되나싶더니 이내 올라스의 몸을 휘감았다.

    올라스의 전신을 투명하게 감싼 액체가 5초 만에 딱딱한 전신 갑옷으로 바뀌었다.

    “하아~ 이 얼마 만에 착용하는 베틀아먼가. 이제야 진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는구나.”

    단순히 베틀아머를 착용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다.

    다시는 구경할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전자 장비의 일종인 베틀아머를 착용했더니 문명사회에 다시 돌아왔다는 느낌이 든 것이다.

    “훗.”

    올라스의 반응이 공감되지 않았던 히라칸이 코웃음을 쳤다.

    히라칸의 코웃음에 정신이 든 올라스가 말했다.

    “그런데 아크 광산을 왜 파괴하려는 거지? 아크 광석은 우리도 필요한 거잖아?”

    “우리 가문이 지배하는 은하계에서 새로운 아크 광산이 나타났다.”

    “아!”

    저 말을 들으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것 같았다.

    코스모스 연맹은 중앙 정부가 다스린다.

    그리고 그 중앙 정부의 정점에는 다섯 가문이 있다.

    지금의 아크 광산은 올라스가 소속된 가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가문의 소유다.

    다시 말해 지금의 아크 광산이 파괴되면 경쟁 가문에 큰 타격을 준다는 뜻이다.

    “의도는 알겠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 가문이 의심받게 될 텐데? 아무리 샤네일 해적단을 이용한다고 해도··· 그분이 그 정도도 모를 분이 아닌데···.”

    “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분이 그것도 생각하지 않았을까. 넌 그냥 그분의 자비에 감사하며 복귀하기만 하면 된다.”

    “음- 알겠다. 아!”

    뭔가 생각났다는 표정을 짓는 올라스.

    “데려가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가능할까?”

    “저놈 말고?”

    히라칸이 말한 저놈이란 올라스의 경호원이다.

    “이 친구는 당연히 데려가야지. 내가 눈여겨 본 친구가 있다. ‘리’ 라고 하는 친군데. 실력이 아주 좋아. 그분께도 많은 도움이 될 거다.”

    “리? 어떤 종족이냐?”

    “지구인이다.”

    올라스는 아는 것이 많았다.

    올라스에게 공용어를 배우던 이세우는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고 지구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런데 박학다식한 올라스도 지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지구? 못 들어본 것 같은데? 변방에 있는 행성이냐?”

    “사실 나도 어디 있는지 모른다.”

    “네가 모를 정도면··· 변방 중에서도 변방인가보군. 뭐, 어디 출신인지보다 얼마나 쓸모 있는 가가 더 중요하니. 알겠다. 한번 찾아보마.”

    ‘알겠다.’ 라고 대답했다고 해서 이세우를 데려가겠다는 뜻은 아니다.

    자신의 마음에도 드는지 테스트한 후에 데려갈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너도 마음에 들 거다.”

    이세우의 외모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설명한 올라스는 히라칸의 부하와 함께 준비된 우주선으로 향했다.

    “리라···. 어디 있으려나?”

    어지간해서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지 않은 올라스다.

    그런 올라스가 데려가고 싶다고 할 정도면 절대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

    이세우에게 흥미가 생긴 히라칸이 베틀아머의 센서를 조종했다.

    이제 ‘리’ 라고 하는 단어가 중점적으로 들린다.

    “저긴가?”

    때마침 위장 노예가 ‘리’ 라고 말하는 소리가 감지되었다.

    히라칸이 가볍게 지면을 박차며 위장 노예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저것들이!”

    현장에 도착한 히라칸은, 위장 노예가 자백하려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어차피 없앨 계획이었지만···.”

    위장 노예들과 위장 해적들은 다른 가문에서 보낸 첩자이거나 회유된 걸로 의심되는 자들이다.

    그런데 그걸 증명할 명확한 증거가 없었다.

    심증만 있을 뿐이다.

    심증뿐이다 보니 대놓고 처리할 수 없었다.

    증거 없이 처리하면 가문 내에서 많은 반발이 발생할 것이다.

    외부의 적보다 무서운 것이 내부의 분란과 분열이다.

    올라스와 히라칸이 모시는 그 분은 분란과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서 임무를 수행하는 와중에 순직한 걸로 위장해서 처리하기로 했다.

    피웅-

    직사각형 형태의 에너지 건에서 에너지 탄이 발사되었다.

    이세우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하던 위장 노예의 머리가 퍼억! 하고 폭발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아직 살아있던 다른 노예들의 머리도 도미노처럼 연속으로 폭발했다.

    위장 노예들을 모두 처리한 히라칸이 이세우 곁으로 다가왔다.

    히라칸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투구의 바이저가 자동으로 열렸다.

    “네가 리구나.”

    “날··· 알아?”

    “그녀석이 말한 대로, 쓸 만한지 확인해볼까?”

    “그녀석이 누구지? 그리고 뭘 확인한다는 거지?”

    “이 정도도 피하지 못하면 그분 밑에서 일할 자격도 없다.”

    이세우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 자기 할 말만 한 후 에너지 탄을 발사하는 히라칸.

    “이 미친!”

    위장 노예들의 머리를 박살낸 에너지 탄을 알아본 이세우가 지면을 박찼다.

    퍼어엉!

    아슬아슬하게 이세우를 빗겨간 에너지 탄이 지면과 충돌하며 폭발했다.

    “이 새끼가!”

    하마터면 죽을 뻔 했다. 화가 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잔뜩 화가 난 이세우가 검을 휘둘렀다.

    이제껏 이세우의 공격을 피한 외계인이 없었다.

    “훗.”

    히라칸이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피했다.

    “아주 쓸모가 없진 않겠어. 그럼, 본격적··· 응?! 다르마가 여기 있었어?”

    베틀아머의 센서를 통해서 다르마의 존재를 알게 된 히라칸.

    “예전부터 탐내던 놈인데. 잘됐군. 아, 여긴 너에게 맡기겠다.”

    히라칸은 혼자가 아니었다.

    부하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올라스가 말한 이세우에게 흥미가 있기는 했다.

    그런데 그런 이세우보다 더 탐을 내던 사람이 있다.

    아크 광산의 감독관으로 있는 다르마다.

    오늘 처음 보는 이세우야 부하만으로도 테스트가 가능하다.

    자긍심과 자부심이 강한 다르마를 회유하려면 히라칸이 직접 가야했다.

    “금방 끝내고 따라가겠습니다.”

    히라칸의 부하가 그렇게 말한 후 이세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전력을 다해서 피해라.”

    “뭐?”

    히라칸과 동일한 에너지 건을 가지고 있던 부하가 이세우를 겨냥했다.

    “아니다. 너 따위에게 이런 것까지 쓰긴 아깝지.”

    존경하는 히라칸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불만이었던 부하는, 이세우에게 분풀이를 하기로 했다.

    부하가 들고 있던 에너지 건을 등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에너지 건이 자동으로 등에 착- 하고 붙었다.

    지이잉!

    곧이어 부하의 손등에서 레이저 블레이드가 솟아났다.

    부하가 손등을 움직였다.

    스으- 사악!

    살벌한 소리와 함께 이세우의 가슴이 갈라졌다.

    아니 갈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들이 진짜!”

    반사 신경과 민첩성이 높은 이세우가 아니었다면 레이저 블레이드에 가슴이 갈라졌을 것이다.

    그 말인즉 이세우가 레이저 블레이드를 피했다는 뜻이다.

    “말했을 텐데. 전력을 다해서 피하라고. 그리고 이 정도도 피하지 못하면··· 여기서 죽는 게 낫다.”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까아아앙!

    이세우의 곡괭이가 부하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우주 해적의 아크 갑옷은 두부처럼 뚫던 아크 곡괭이다. 그런데 부하의 갑옷은 뚫지 못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었다.

    “으윽!”

    아크 곡괭이가 부하의 옆구리에 닿기도 전에 튕겨 나왔다.

    반발력이 얼마나 강한지, 하마터면 손에서 곡괭이를 놓칠 뻔했다.

    “방어막?!”

    분명 눈에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부하의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방금 공격은 좋았다. 하지만!”

    부하가 다시 손등의 레이저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레이저 블레이드가 아까보다 빨리 움직였다.

    단순히 레이저 블레이드를 휘두르는 속도만 빨라진 것이 아니었다.

    부하의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빨라졌다.

    “그래봤자!”

    이세우가 왼손에 쥐고 있던 검으로 레이저 블레이드를 막았다.

    까아아앙!

    맑은 소리와 함께 레이저 블레이드를 막아낸 검에서 불꽃이 튀었다.

    “죽어!”

    이세우의 오른손에 있던 곡괭이가 부하의 옆구리를 다시 강타했다.

    까아아앙!

    이번에도 방어막을 뚫지 못했는지, 맑은 소리만 울렸다.

    “학습능력이 없는 놈이군.”

    이세우를 비웃는 부하.

    부하가 다시 공격하려고 할 찰나, 이세우가 한발 더 빠르게 움직였다.

    빠아악!

    강렬한 소리와 함께 방어막의 보호를 받고 있던 부하가 쓰러졌다.

    “마, 말도 안 돼!”

    쓰러졌던 부하가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났다.

    “어떻게 방어막을?!”

    믿기지 않는 다는 표정을 짓던 부하가 이내 어떻게 된 건지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여기 아크 광산이지. 깜빡 잊고 있었다.”

    원래라면 작동하지 않아야 하는 베틀아머가 작동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크 파장의 영향인지, 베틀아머의 기능이 30퍼센트 밖에 발동하지 않았다.

    방어막 역시 평소의 30퍼센트 효율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방어막의 효율이 30퍼센트 밖에 안 된다고 해서 방어막을 뚫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 말인즉 이세우의 전투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다.

    “합격. 축하한다. 넌 오늘부터···.”

    더 이상의 테스트는 무의미하다.

    이 정도의 전투력이면 가문에 합류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테스트를 멈추려고 했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부하의 생각일 뿐이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테스트당한 이세우는 절대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

    “뭐라는 거야?!”

    연속 공격으로 베틀아머의 방어막을 무력화시킨 이세우가 곡괭이를 휘둘렀다.

    곡괭이가 노리는 것은 부하의 머리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