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29화 (29/81)
  • 〈 29화 〉 챕터 9 우주 해적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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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이런 의미다. 내 말, 이해하겠냐? 뭐, 이해 못해도 상관없지만.”

    우주 해적의 설명을 들은, 노예 외계인이 말했다.

    “그러니까 살고 싶으면 샤네일 해적단에 입단하라는 말이잖아?”

    “뭐, 그렇게 요약할 수도 있겠군.”

    “뭐가 그렇게 요약할 수도 있겠군이야! 별시답지 않은 것들이 대해적이네 뭐네 하고 떠받들어주니까 진짜 너희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다른 곳에서는 샤네일 해적단의 이름이 통할지 몰라도 아크 광산에서는 아니야!”

    “뭐?! 감히 샤네일 대해적단을 모욕해!

    “그만!”

    흥분한 노예들과 우주 해적 사이에 전투가 펼쳐지려고 할 찰나.

    누군가가 사나운 기세를 풀풀 풍기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아크 광산에서 감독관으로 있는, 코뿔소 외계인이다.

    코뿔소 외계인이 등장하자, 노예들이 입을 다물었다.

    “넌! 또 뭐야?!”

    노예들의 반응에 화가 나 있던 우주 해적이 코뿔소 외계인을 상대로 검을 휘둘렀다.

    아니 휘두르려고 했다.

    빠악!

    그때 누군가가 우주 해적의 뒤통수를 가격했다.

    “악! 어떤 놈이··· 헉! 조장!”

    우주 해적의 뒤통수를 가격한 자는, 부하들을 모으러 떠났던 브로멘드다.

    “야! 너 장님이야?”

    “조장,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저 새끼가 누군지 몰라?”

    브로멘드가 말하는 저 새끼란 코뿔소 외계인을 뜻한다.

    “그래봤자, 노예 중에 한명 아닙니까?”

    “하아~”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부하를 쳐다보는 브로멘드.

    “어떻게 이런 놈이 내 밑에 있지?”

    브로멘드 뒤에 모여 있던 우주 해적들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조장이 할 말입니까?’

    브로멘드가 코뿔소 외계인을 보며 말했다.

    “오랜만이군. 다르마.”

    “10년 만인가? 근데 아직도 조장이냐?”

    “나야 뭐···. 그러는 넌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냐? 그때 일로 좌천됐다는 소문을 듣기는 했다만··· 아크 광산의 노예가 됐을 줄이야.”

    노예라는 말에 발끈한 다르마가 소리쳤다.

    “누가 노예라는 거야! 난 엄연히 감독관이다!”

    다르마의 말에 피식 웃는 브로멘드.

    “아크 광산에서 그게 의미가 있냐?”

    아크 광산에서는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통신을 비롯한 인터넷 같은 것도 할 수 없었다.

    외출 그리고 외박은 일절 할 수가 없었다.

    이건 노예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그 노예들을 관리 감독하는, 감독관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었다.

    아크 광산 밖에서 문명 생활을 영위하는 외계인들의 눈에는 아크 광산의 노예나 감독관이나 똑같은 신세로 보였다.

    “이젠 너희들도 똑같은 신세가 된 것 같은데?”

    “푸하하하. 우리가 설마, 아무 계획도 없이 아크 광산에 내려왔겠냐?”

    “그러니까 그 계획이 뭔데? 아크 광산을 어떤 식으로 파괴하려고 하는지는 알겠다. 근데 아크 광산을 어떻게 벗어날 계획이지?”

    캡슐을 아크 광산에 박은 후 폭발시키면 아크 광산에 머물고 있는 노예들과 감독관들 그리고 우주 해적들 역시 죽음을 면치 못한다.

    그러니 그렇게 되기 전에 아크 광산을 벗어나야 한다.

    “로켓을 이용할 계획이다.”

    브로멘드의 입에서 로켓이라는 말이 튀어나오자, 다르마 뒤에 있던 노예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푸하하하!”

    “저 멍청한 해적 놈이 하는 소리 들었어?”

    “로켓을 이용할 계획이래.”

    “내 이럴 줄 알았다. 저것들은 생각이라는 게 없는 놈들이야. 그냥 죽고 싶어서 환장한 놈들이라고.”

    “저런 멍청한 것들이 대해적으로 불린다니.”

    “해적이 됐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내가 해적왕이 됐을 텐데.”

    브로멘드가 발끈하며 소리쳤다.

    “이것들이 감히 날 비웃어!”

    그렇지 않아도 성격이 급한 브로멘드가 노예들을 향해서 몸을 날렸다.

    “그동안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자!”

    다르마가 허리에 차고 있던 채찍을 빼들었다. 그리고 브로멘드를 향해서 촤라락! 하고 휘둘렀다.

    “흥!”

    성격은 급하지만 싸움 실력만큼은 발군이었던 브로멘드가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앙!

    다르마의 채찍과 브로멘드의 검은 직접적으로 닿지 않았다.

    그런데도 직접 닿은 것처럼 폭발했다.

    그 폭발이 얼마나 강력한지 제법 거리를 벌리고 있던 다르마와 브로멘드가 한발씩 뒤로 물러났다.

    “우리도 가자!”

    브로멘드 뒤에 있던 우주 해적들이 노예들을 향해서 돌진했다.

    노예들 역시 각자의 아크 곡괭이를 꽉 쥐며 전투에 돌입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아크 광산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  ※  ※  ※

    “난리도 아니군.”

    한손에는 곡괭이를 그리고 다른 한손에는 슬라키의 검을 들고 있던 이세우가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샤네일 해적단이라고 했나? 정말 멍청하군. 지들이 해적단에 입단시켜 주겠다고 하면 여기 있는 노예들이 ‘얼씨구나!’ 하고 입단할 줄 알았던 건가?]

    아크 광산에서 노예 노릇을 하는 외계인치고 평범한 외계인이 없었다.

    하나 같이 원래 있던 지역에서 잘나가던 놈들이다.

    샤네일 해적단이 대해적단으로 불리고 있다고 해서 순순히 그 밑으로 들어갈 놈들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샤네일 해적단의 탈출 방법은 너무 허술했다.

    로켓을 이용해서 탈출하겠다니.

    수많은 로켓이 폭발하는 것을 지겹도록 봐온 노예들과 감독관들에게 씨알도 안 먹힐 소리였다.

    아니 그건 그 정도가 아니었다. 다 같이 죽자는 소리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노예들이 화가 날 수밖에.

    “해적 놈들이 아무리 멍청하다고 해도, 이런 자살 임무를 자처할 리 없는데···. 그래도 이거 하나는 확실하군.”

    샤네일 해적단을 막지 못하면 폭탄이 설치된 캡슐들이 터져서, 아크 광산에 있는 모두가 죽는다는 것이다.

    살기 위해서라도.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샤네일 해적단을 막아야 한다.

    “죽고 싶어서 환장한 해적 나부랭이들을 쓸어버리자!”

    44구역의 챔피언이자, 샤네일 해적단의 슬라키를 죽인 이세우가 노예들을 선동했다.

    “리를 따르라!”

    “저 멍청한 해적 놈들을 죽이자!”

    샤네일 해적단을 그냥 두면 자신들이 죽는다는 것을 알아차린 노예들이 이세우의 뒤를 따랐다.

    “멍청한 노예 놈들이!”

    “감히 우리 샤네일 대해적단의 입단을 거부해?!”

    “됐다! 저딴 놈들은 우리가 거부한다.”

    “노예고 뭐고 그냥 다 죽여!”

    아크 광산에 강제로 끌려와 노예 생활을 하고 있다.

    그것도 전자기기를 비롯한 문명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노예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 노예들에게 샤네일 해적단에 입단할 기회를 주면 뛸 듯이 기뻐하며 입단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입단을 거부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해적들을 멍청하다고 조롱하는 것이 아닌가.

    노예들에게 호의를 베푼다는 마음을 품고 있던 해적들로써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노예들은 노예들대로.

    해적들은 해적들대로, 상대방에게 화가 나 있다 보니 격렬한 전투가 펼쳐질 수밖에 없었다.

    ‘응? 저놈들은 뭐지?’

    샤네일 해적단과의 전투에 애를 먹고 있는 노예들과 달리 손쉽게 해적들을 처리하던 이세우의 눈에 수상한 무리가 보였다.

    적이 되어 싸워야 하는 노예 몇 명과 해적 몇 명이 한편인 것처럼 움직이며 뭔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저놈들···.’

    뭔가를 찾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노예들은 최근에 온 노예들이다.

    ‘설마···.’

    이세우처럼 강제로 끌려온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아크 광산에 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근데 뭘 찾는 거지? 아크 광산에 있는 거라고는···.’

    산소와 아크 광석 밖에 없다.

    이건 태세우스가 마법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

    “죽어!”

    이세우가 한눈을 파는 틈을 노리고 우주 해적이 공격해왔다.

    수상쩍은 무리에게 시선을 고정한 상태에서도 주변의 상황을 살필 수 있었던 이세우가 몸을 비틀어, 우주 해적의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곡괭이로 자신을 공격한 우주 해적의 머리를 찍었다.

    퍼어억!

    “설마 이놈도 젬트리온은 아니겠지?”

    아니었다.

    곡괭이가 머리에 박혀도 멀쩡했던 슬라키와 달리 찍소리도 못하고 숨을 거뒀다.

    ‘태세우스, 어떻게 할까?’

    [일단 놈들을 붙잡아서 뭘 찾고 있는지부터 확인해라. 어쩌면 저놈들은 안전하게 아크 광산을 벗어날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그런 방법이 있을까 의문이었다.

    그래도 로켓으로 탈출하겠다는 멍청한 소리를 하는 우주 해적들보다는 나은 방법을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래. 일단 붙잡고 보자.’

    태세우스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우주해적을 한명 더 처리한 이세우가 수상쩍은 무리들에게로 몸을 날렸다.

    “44구역의 챔피언 리다!”

    이세우를 알아본, 수상쩍은 무리의 노예가 소리쳤다.

    “리? 그게 누군데?”

    아크 광산의 상황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수상쩍은 우주 해적이 물었다.

    동료의 궁금증을 친절하게 해소시켜줄 시간이 없었던 노예가 소리쳤다.

    “터무니없을 정도로 강한 놈이야! 그냥 싸워서는 절대 못 이겨!”

    “푸웁! 저 몸으로?”

    이세우의 비리비리한(?) 몸을 본 우주 해적이 비웃음을 날리며 말했다.

    “역시 소문은 믿을게 못 돼. 아크 광산의 노예들은 하나같이 무시무시하다고 하던데. 다 헛소문···.”

    퍼어억!

    우주 해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곡괭이가 머리를 찍었다.

    “헉!”

    “뭐, 뭐야? 순간이동이라도 한 거야?”

    이세우와 우주 해적의 거리는 30미터 정도 되었다.

    이세우와 우주 해적이 직접 부딪히려면 약간의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세우는 눈 깜짝할 사이에 30미터의 거리를 좁힌 것은 물론이고 우주 해적의 머리까지 박살냈다.

    “내가 뭐랬어! 터무니없을 정도로 강하다고 했잖아!”

    “저 비리비리해 보이는 몸은 위장이야! 저기에 속으면 안 돼!”

    위장 노예들은 얼마간 아크 광산에서 생활한 덕분인지 이세우의 강함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주 해적들은 아니었다.

    동료가 한순간에 죽는 것을 봤지만 이세우를 겁내지 않았다.

    “흥! 그래봤자, 한 놈이야!”

    “다 같이 공격하면 금방 처리할 수 있어!”

    “동시에 간···.”

    서걱!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이세우에게 덤빌 자세를 취했던 우주 해적들의 상체와 하체가 절단되었다.

    이세우가 슬라키의 검을 크게 휘둘러 그들의 몸을 절단시킨 것이다.

    “히익!”

    “안 돼. 리는 이길 수 없어.”

    이세우가 등장할 때부터 이세우에게 압도되었던 위장 노예들이 곧바로 백기를 흔들었다.

    “너희들, 뭘 찾고 있는 거냐? 그리고 아크 광산은 어떻게 벗어날 속셈이야?”

    “우, 우리가 찾는 것은···.”

    뭔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끝내 입을 다무는 위장 노예.

    “좋게 말로 하려고 했더니···.”

    이세우가 의도적으로 살기를 풍기며 고문을 하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 알았어. 말해주면 되잖아.”

    지레 겁을 먹은 위장 노예가 진실을 털어놓았다.

    아니 털어놓으려고 할 찰나.

    퍼억!

    위장 노예의 머리가 박살났다.

    그게 시작이었다.

    무언가가 날아와, 아직 살아있던 나머지 위장 노예들의 머리를 터뜨렸다.

    이세우가 그 무언가가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세우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전신 갑옷을 입고 있는 우주 해적이 있었다.

    “뭔가 다른 것 같은데?”

    슬라키를 비롯한 우주 해적들이 착용하고 있던 갑옷과 디자인이 달랐다.

    슬라키 쪽이 중세 기사가 입을 법한 갑옷이라고 한다면.

    지금 보이는 우주 해적의 갑옷은 아이언맨과 유사해보였다.

    지잉-

    외계인의 얼굴을 가리던 투구의 바이저가 자동으로 열렸다.

    “네가 리구나.”

    “날··· 알아?”

    “그 녀석이 말한 대로, 쓸 만한지 확인해볼까?”

    우주 해적의 손에는 예전에 봤던,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레이저 건이 들려 있었다.

    피웅!

    그 레이저 건에서 레이저가 발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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