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28화 (28/81)
  • 〈 28화 〉 챕터 9 우주 해적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우주 해적? 저게 그 우주 해적이라고?”

    한 조로 움직이는 외계인의 말을 들은 이세우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중세시대의 기사나 입을법한 갑옷을 입고 있는 우주 해적을 바라보았다.

    올라스에게서 코스모스 연맹의 공용어를 배운 이세우는, 코스모스 연맹 소속이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상식에 대해서도 배웠다.

    그 상식 중에는, 중앙 정부를 골치 아프게 만들고 있는 우주 해적에 관한 것도 있었다.

    “해적질하다가 정신이 나갔나? 무슨 생각으로, 아크 광산을 제 발로 들어온 거지?”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아크 광산은, 누구나 들어올 수 있지만 누구도 나갈 수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건 우주 해적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우주 해적도 아크 광산에 들어오면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너희가 광산의 노예들이구나?”

    코스모스 연맹은 공식적으로 노예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노예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공식적으로 인정만 하지 않을 뿐, 공공연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어떠냐? 이번 기회에 우리 샤네일 해적단에 입단하지 않겠냐?”

    “샤네일 해적단!”

    한눈에 우주 해적을 알아봤던 외계인이 호들갑을 떨었다.

    우주 해적에도 급수가 있다.

    변변치 않은 해적선을 끌고 다니다가 우주 경찰이 출동하면 꽁지가 빠져라, 도망치는 3류 해적이 있는가하면.

    반대로 우주 경찰을 도망치게 만드는, 해적단이 있다.

    샤네일 해적단은, 우주 경찰도 도망치게 만드는, 그런 대해적단이다.

    “샤네일 해적단이 아크 광산에는 왜?”

    외계인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샤네일 해적단 같은 대해적단이 뭐가 아쉬워서 아크 광산을 침략한단 말인가?

    물론 아크 광석이 엄청난 돈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 뭐하나.

    일단 아크 광산에 발을 디디면 그 누구라도 아크 광산을 벗어날 수 없는데.

    “하하하! 설마하니 우리가 그런 것도 생각하지 않았을까!”

    외계인의 의문을 한눈에 간파한 우주 해적이 등에 착용하고 있던 검을 아크 광산에 콰아앙! 하고 박아 넣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더 이상 광산 노예가 아니다! 왜? 오늘을 기점으로, 더 이상 아크 광산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 해적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바로 이해되지 않았다.

    “리, 저 검 봤어? 저 검··· 아크 광석으로 만든 검이야!”

    검만 아크 광석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우주 해적이 착용하고 있는 갑옷도 아크 광석으로 만들었다.

    우주 해적이 착용하고 있는 갑옷과 검이면 카바야(caballa) 급 우주선 1대를 살 수 있다.

    지구로 치면 병사 한명을 무장하는데, 탱크 1대의 값을 치른 격이다.

    그러니 외계인이 놀랄 수밖에.

    “이 새끼들이! 내가 지금 엄청난 내용을 말하고 있는데!”

    자신의 말이 아닌 자신의 검과 갑옷에 한눈을 파는 이세우와 외계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불 같이 화를 내는 우주 해적.

    콰아아앙!

    그때 새로운 캡슐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캡슐이 열리고 새로운 우주 해적이 등장했다.

    그 우주 해적 역시 아크 광석으로 만든, 갑옷과 검으로 무장한 상태다.

    “브로멘드 조장!”

    “슬라키! 늦었잖아!”

    먼저 온 우주 해적으로부터 슬라키라고 불린 우주 해적이 말했다.

    “자기 차례도 아닌데 먼저 뛰쳐나간 사람이 할 말입니까! 것보다 저놈들은 뭡니까?”

    슬라키가 속한 조를 이끄는 조장 ‘브로멘드’가 말했다.

    “보면 모르냐? 광산 노예들이잖아.”

    “아~ 그 소문의···, 응? 저놈도 광산 노옙니까?”

    슬라키가 말하는 저놈이란 이세우다.

    이세우를 제외한 다른 노예들은 하나 같이 덩치가 컸다.

    그런 노예들 사이에 있어서 그런지 이세우가 유독 작게 느껴졌다.

    “그 이야기는 했습니까?”

    이세우를 보며 혀를 차던 슬라키가 브로멘드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방금 하려고 했다. 근데···.”

    방금 전, 자신의 말보다 자신의 무구에 더 정신을 팔던 노예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것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 브르멘드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네가 말해라. 난 조원들을 모으겠다.”

    슬라키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아크 광산 곳곳에 박힌 캡슐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브로멘드.

    “알···. 대답도 안 듣고 가버리네. 하여튼 성격이 너무 급하다니까. 그러니 그 실력에 갑판장이 아니라 조장을 하고 있지.”

    슬라키가 이세우 등을 보며 말했다.

    “기뻐해라. 오늘부로 너희들은 노예에서 해방되었다. 너희들의 족쇄가 되었던 아크 광산은 오늘부로, 사라진다. 더불어 너희들은 우주 경찰도 두려워하는! 대해적단! 우리 샤네일의 자랑스러운 단원이 된다! 그러니 마음껏 기뻐해라! 아! 너희들의 목에 채워진 목줄도 우리 샤네일 해적단이 해결해 줄 것이다.”

    충격적인 내용을 토하는 슬라키.

    그래서일까?

    이세우를 비롯한 노예들은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슬라키가 바라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들 저게 무슨 말이야?’ 하는 반응이다.

    “뭐야? 반응이 왜 이래? 머리가 다 돌이라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정말 그런 거냐?”

    44구역의 챔피언인 이세우가 노예들을 대표해서 말했다.

    “아크 광산이 사라진다는 것이, 정확하게 무슨 뜻이죠?”

    “이해를 못한 부분이 거기였냐? 아크 광산이 사라진다는 말이 무슨 말인고 하니···.”

    슬라키가 설명을 하려고 할 찰나.

    콰아아아아아아앙!!!

    폭발음이 연달아서 울렸다.

    슬라키가 폭발음이 울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들 저길 봐라.”

    슬라키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세우와 노예들.

    그들은 보았다.

    슬라키 등이 타고 온 캡슐을 또 다른 캡슐이 정확하게 박는 모습을.

    캡슐에 캡슐이 박히자, 폭발음이 울렸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몇 번 더 반복되었다.

    그때마다 슬라키 등을 태우고 왔던 캡슐이 아크 광산에 깊숙하게 박혔다.

    참고로.

    슬라키 등을 태우고 온, 첫 번째 캡슐을 제외한 캡슐에서는 우주 해적이 내리지 않았다.

    “봤냐? 저기 박히고 있는, 그러니까 내가 타온 캡슐에는 특별하게 제작된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그 폭탄은 캡슐이 아크 광산에 충분히 박힌 후에 폭발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그 폭탄이 폭발하면 아크 광산은 수만 아니 수백만 개의 파편이 되어 사라지게 된다.”

    슬라키가 이세우 등을 훑으며 말했다.

    “이렇게 설명해줬는데도 못 알아들으면···.”

    슬라키가 이제는 보이지도 않는, 조장 브로멘드를 떠올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하긴 머리 나쁘고 성격도 급한 그 양반도, 해적질 잘만 하고 있으니···.”

    슬라키가 손에 쥐고 있던 검으로 바닥을 쿠웅! 하고 찍으며 말했다.

    “노예가 아닌 해적이 되고 싶은 자! 자유를 갈망하는 자! 샤네일 해적단에 입단해라!”

    이세우가 말했다.

    “해적이 되기 싫다면?”

    “그럼, 여기서 아크 광산이랑 같이··· 죽어! 아! 그리고 넌 무릎 꿇고 애원해도 거절이다. 너처럼 비리비리한 놈은 해적이 될 자격이 없어.”

    슬라키의 말에 푸웁! 하고 웃는 노예들.

    노예들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던 슬라키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웃어?”

    괜히 무시당하는 기분이었던 슬라키가 검으로 노예들을 겨누며 말했다.

    “노예 생활을 너무 오래해서 뇌가 퇴화되었냐?! 샤네일 해적단이 어떤 해적단인지 몰라? 지금 이 상황이 웃겨?!”

    슬라키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화를 토해냈다.

    [이세우, 해적들을 막아야 한다. 지금 아크 광산이 사라지게 되면··· 지구로 돌아갈 길도 영영 사라지게 된다.]

    지난 1년 동안 셀레리스와 유사한 아크 에너지를 연구하여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냈다.

    태세우스가 말한 대로, 지금 아크 광산이 사라지게 되면 지구로 돌아갈 방법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나도 알아.’

    아크 광산이 온전해야, 지구로 돌아가 부모님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우주 해적이 되고 싶지도 않았다.

    여기서 시간을 더 끌어봤자 이로울 것이 없었던 이세우가 지면을 박차며 슬라키에게 몸을 날렸다.

    “푸하하하! 지금 나한테 덤비는 거냐?”

    처음부터 이세우를 얕잡아보던 슬라키가 투구의 바이저를 내렸다.

    바이저가 내려오면서 표정을 알 수 없게 된 슬라키의 몸에서 날카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똑똑히 보거라! 이게 바로 대우주해적! 샤네일 해적단의···.”

    퍼어억!

    슬라키가 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이세우가 손에 쥐고 있던 곡괭이가 슬라키의 머리에 박혔다.

    인간이라면 즉사했을 것이다.

    그런데 슬라키는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즉사하지 않았다.

    슬라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떻게 아크 광석으로 만든 투구를···.”

    이세우가 말했다.

    “이거 아크 곡괭이야.”

    “아무리 아크 광석이 넘쳐나는 곳이라고 하지만 그 비싼 아크 광석으로 곡괭이를 만들다니···. 아, 아크 광석으로 만든 곡괭이가 아니면 채굴 자체가 안 되는 건가?”

    큰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을 보이는 슬라키.

    “그나저나 한방 제대로 먹었군.”

    아크 곡괭이가 박혀 있는 슬라키의 목이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그 모습을 본 노예 외계인이 소리쳤다.

    “리! 그놈은 젬트리온이다!”

    “젬트리온?”

    “그러니까··· 연체동물 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몸에 뼈가 없는 대신 근육질로 되어 있어! 또 지금 봤다시피 몸을 자유자재로 늘리는 게 가능해. 일반적으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 그러니까 머리 같은 곳을 박살내도 죽지 않아! 젬트리온을 죽이려면 몸 어딘가에 있는 핵을 파괴해야 해!”

    “너어!”

    자신의 종족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노예를 무섭게 노려보는 슬라키.

    검을 쥐고 있던 슬라키의 팔이 쭈욱! 늘어났다.

    슬라키가 길게 늘어난 팔을 휘둘렀다.

    자신의 머리를 깬 이세우보다 자신의 약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노예가 더 원망스러웠다.

    그래서일까.

    슬라키의 팔은 아니 그 팔이 쥐고 있던 검은 이세우가 아닌 그 노예를 향했다.

    까아아앙!

    맑은 소리가 울리며 슬라키의 검이 하늘로 튕겨나갔다.

    슬라키의 머리에서 아크 곡괭이를 뽑아낸 이세우가 슬라키의 검을 튕겨낸 것이다.

    “이놈들이 진짜!”

    튕겨나간 검을 재빨리 주운 슬라키가 다시 팔을 휘둘렀다.

    “몸 어딘가에 있는 핵이 약점이란 말이지?”

    초능력을 각성한 이세우는 신체능력과 함께 예리한 감각을 가지게 되었다.

    태세우스의 마법 도움이 없더라도, 어지간한 것은 금방 간파할 수 있었다.

    “거기냐?!”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날뛰는 슬라키의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이세우가 아크 곡괭이를 던졌다.

    휘리리릭!

    풍차처럼 회전하며 바람을 가르던 아크 곡괭이가 어딘가에 푸욱! 하고 박혔다.

    “여, 여길 어떻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슬라키.

    이세우가 던진 아크 곡괭이는 슬라키의 왼쪽 허벅지에 박혔다.

    그리고 그곳에는 슬라키의 핵이 있었다.

    철퍼덕!

    뼈가 없는데도 사람 같은 모습을 갖추고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핵의 힘이다.

    그 핵이 박살난 탓일까?

    슬라키의 몸 전체가 흐물흐물하게 변하며 바닥으로 쏟아졌다.

    마치 뜨거운 열기에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챙그랑-

    슬라키가 착용하고 있던 아크 갑옷과 검 그리고 슬라키의 왼쪽 허벅지에 박혔던 아크 곡괭이도 땅으로 떨어졌다.

    어렵지 않게 슬라키를 처리한 이세우가 자신의 아크 곡괭이로 손을 뻗었다.

    “음-”

    아크 곡괭이 옆에 있는, 슬라키의 아크 검이 자꾸 눈에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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