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27화 (27/81)
  • 〈 27화 〉 챕터 8 아크 광산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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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코스모스 연맹의 우주에 진입했을 때만 해도, 어쩌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자신이 노예 생활을 하는 아크 광산이 어떤 곳인지 알고는 그 희망마저 접어야 했다.

    이세우가 희망을 접은 이유를 알려면 아크 광산이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한다.

    아크 광산은 둘레 328km의 소행성이다.

    그렇다고 진짜 소행성이라는 것은 아니다.

    코스모스 연맹의 과학자들도 아크 광산(정식명칭이 따로 있지만 너무 길고 발음하기도 힘들어서 과학자들마저도 아크 광산이라는 별칭을 사용한다.)을 정확하게 정의하지 못했다.

    오히려 아크 광산을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의문만 쌓여갔다.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과학자들은 하나 같이 이렇게 말했다.

    [불가해(不可解)]

    어떻게 자체적인 중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어떻게 산소를 비롯한 공기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아크 광산에서 얻을 수 있는 아크 광석 역시 의문이었다.

    과학자들이 ‘아크 광석’이라고 이름붙인 이 물질은 오직 아크 광산에서만 얻을 수 있다.

    이 아크 광석은 철보다 20배나 단단하고 튼튼하다.

    그리고 이 아크 광석에서만 추출할 수 있는 아크 에너지는 폐기물이 단 1도 발생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이자, 코스모스 연맹에서 구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들 중에서 효율성이 가장 뛰어난 자원이기도 하다.

    아크 에너지는 단순히 효율성만 좋은 것만이 아니다.

    아크 에너지를 사용하면 99퍼센트의 확률로 웜홀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런데 아크 에너지가 아닌 다른 에너지를 사용하면 웜홀 진입 성공률이 10퍼센트도 되지 않았다.

    다른 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웜홀 진입에만 실패하는 것이 아니었다.

    운이 나쁘면 웜홀 진입을 시도한 우주선 자체가 파괴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아크 에너지가 발견되기 전까지만 해도, 웜홀 기술은 사장되는 분위기였다.

    코스모스 연맹의 우주는 광활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코스모스 연맹에서 가장 빠른 우주선이 100년 동안 쉬지 않고 전속력으로 달려도, 코스모스 연맹의 끝에서 끝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웜홀을 이용하면 몇 년 안에 끝에서 끝까지 가는 것이 가능했다.

    코스모스 연맹 입장에서는 웜홀 기술은 없어서는 안 되는, 절대 필수의 기술이다.

    그리고 그 절대 필수의 기술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크 에너지가 꼭 필요했다.

    그렇다고 아크 에너지가 웜홀 기술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코스모스 연맹의 다양한 시설에 사용되고 있었다.

    이렇게만 보면 아크 에너지의 생산지인 아크 광산은, 코스모스 연맹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곳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크 광산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소행성을 지키는, 병력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전투선이 아크 광산 주변에 배치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멋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냥 방치하는 것처럼 보였다.

    코스모스 연맹이 이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세우가 지구로 돌아갈 희망을 접게 만든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뭘까?

    아크 광산은 고유한 파장을 가지고 있다.

    이 고유한 파장은, 전자기기의 작동을 멈추게 하거나 오류를 일으키게 한다.

    이 파장 때문에 아크 광산에서는 전자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이 말인즉 전자 기기가 들어간 채굴 장비도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세우를 비롯한 힘 좋은 외계인 노예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코스모스 연맹의 과학자들이 아크 광산의 연구에 애를 먹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스모스 연맹의 과학자들은 이 기괴한 파장을 ‘아크 파장’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 아크 파장은 아크 광산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었다.

    아크 광산은 비정기적으로, 이 아크 파장을 외부로 발산했다.

    그리고 그 범위 역시 무작위였다.

    어떨 때는 수십km 였다가.

    어떨 때는 수백km까지 퍼져나갔다.

    코스모스 연맹의 과학자들은 이 현상을 ‘아크 웨이브’라고 불렀다.

    이 아크 웨이브 때문에 아크 광산 주변에 전투선을 비롯한 우주선은 물론이고 우주 정거장도 배치할 수 없었다.

    운이 나쁠 경우, 아크 웨이브에 휘말린 우주선이나 우주 정거장이 한순간에 고물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크 웨이브에 노출된 전자기기 무조건 못쓰게 되는 것은 아니다.

    아크 웨이브에 노출된 그때만 작동이 멈추거나 오류를 일으킨다.

    아크 웨이브가 끝나면 정상 상태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또 모든 전자기기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운이 나쁘면 완전히 고장 나기도 했다.

    쓰레기 배출 장치처럼 생명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장치는 고장이 나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생명 유지 장치나 공기 순환 장치 그리고 방어와 전투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장치가 고장 나면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아크 웨이브 아니 아크 파장에 대해서 몰랐던 초기에는 아크 광산 근처에 배치시켰던 우주선과 우주 정거장의 생명 유지 장치 등이 고장 나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게만 보면 아크 파장을 외부로 발산하는 아크 웨이브가 나쁘게만 보인다.

    그런데 꼭 나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아크 웨이브가 발생하면 손상된 아크 광산이 원상태로 복구되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세우를 비롯한 노예들이 아크 광석을 100kg 아니 100톤을 채굴해도, 아크 웨이브만 끝나면 그 전으로 복구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노예들이 채굴한 아크 광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채굴된 아크 광석은 채굴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코스모스 연맹의 입장에서는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를 확보한 셈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 때문에 ‘불가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참고로.

    전용 추출기로 뽑아낸 아크 에너지는 아크 파장을 차단하는, 특수 처리가 된 ‘아크 원자로’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아크 파장을 차단하는 특수 처리의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아크 에너지가 일정량을 초과하면 특수 처리를 해도, 아크 파장을 차단할 수 없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굉음이 아크 광산 전체에 울려 퍼졌다.

    이세우가 하늘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이세우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엄청난 불을 토해내는 우주선이 있었다.

    아니 그건 우주선이라고 할 수 없다.

    아크 광산의 대기권을 돌파할 목적으로 만든, 로켓이다.

    그리고 저 로켓에는 이세우 등이 채굴한 아크 광석이 들어 있다.

    “저것만 타면 된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데···.”

    아크 광산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저 로켓을 타야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았다.

    로켓의 경비가 너무 철통같아서, 이세우 혼자의 힘으로는 탈취하기 어려웠다.

    설사 로켓의 탈취에 성공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세우는 저 로켓을 어떻게 발사시키는지 모른다.

    결정적으로···.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크 광산의 대기권을 벗어나는 것 같던 로켓이 폭죽처럼 폭발했다.

    “역시 저건 안 돼.”

    아크 광산의 불가해 중에 하나는 대기권이다.

    아크 광산의 대기권은 괴상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괴상한 특성이란, 아크 광산으로 진입하려고 하거나 아크 광산에서 우주로 나가려고 하는 대상을 튕겨내는 힘을 말한다.

    이 괴상한 특성 때문인지 우주로 나가려고 하는 로켓 대부분이 우주로 나가지 못하고 대기권에서 폭발했다.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났다고.

    아크 광산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지만 죽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래서 로켓 탈취를 포기했다.

    쿠아아아아아아아앙!!!!

    잠시 후 새로운 로켓이 발사되었다.

    그리고 그 로켓 역시 대기권을 벗어나기 전에 폭발했다.

    이런 폭발이 9번 반복된 후에야, 성공하는 로켓이 나왔다.

    1대의 로켓이 아크 광산을 벗어나는 것에 성공하자, 다른 로켓의 발사를 중단했다.

    참고로.

    10톤이 조금 넘는, 저 로켓의 화물 적재량은 78kg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화물 적재량을 조금이라도 넘게 되면 99퍼센트의 확률로, 로켓이 폭발했다.

    ‘태세우스, 정말 지구로 돌아갈 수 있어?’

    [100퍼센트 장담할 순 없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마라. 내 계산대로라면 성공확률은 매우 높다.]

    ‘정말? 이번에는 확실한 거야? 저번처럼···.’

    아크 광산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태세우스가 흥분해서 소리쳤었다.

    여기에서라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고.

    태세우스의 그 말을 들은, 이세우도 덩달아 흥분했다.

    그리고 그건 크나큰 실망 아니 절망으로 되돌아왔다.

    [그때는, 크흠-]

    아크 광산에 발을 디딜 때만 해도 아니 아크 광산의 존재를 느꼈을 때만 해도, 아크 광산이 셀레리스로 구성된 줄 알았다.

    많은 양의 셀레리스만 있으면 정신체 상태로도 드래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말인즉 차원 이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난도가 차원 균열 아니 웜홀을 발생시켰을 때, 방공호의 좌표가 태세우스에게 저장되었다.

    셀레리스로 차원 균열을 발생시키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큰소리 탕탕 쳤던 것이다.

    그런데 아크 광산의 아크는 셀레리스가 아니었다.

    미묘하게 달랐다.

    그 미묘한 차이로 인해서 드래곤의 능력을 발동시킬 수 없었다.

    당연히 차원 균열도 만들 수 없었다.

    이세우가 아크 광산에 오기 전부터 아크 광산에서 생활하던 외계인들이 초능력을 각성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인간인 이세우에게 과학을 배울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도 하지 못하던 태세우스다.

    그런 태세우스가 인간인 이세우에게 사과를 해야만 했다.

    이때의 일이 너무 자존심 상했던 태세우스는 어떻게 해서든 지구로 돌아가는 차원의 균열을 만들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또 망신을 당할까 싶어서 말은 하지 않았다.

    혼자서 아크에 대한 연구에 매진했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서야 아크 에너지를 이용하여 차원의 균열을 열 힌트를 얻었다.

    지구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 아쉬움이란 코스모스 연맹의 과학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지구로 돌아가면 코스모스 연맹의 우주로 돌아오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지구도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문명이지만 코스모스 연맹의 과학보다는 한참 아래였다.

    이왕 배울 과학이라면 지구보다 월등히 뛰어난 코스모스 연맹의 과학을 배우고 싶었다.

    인간인 이세우에게 사과를 한 전적이 있는 태세우스는 ‘한번 꿇은 무릎을 다시 못 꿇을까.’ 하는 심정으로, 코스모스 연맹의 과학을 배울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이번에는 확실하다. 그렇다고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 얼마나?’

    [나도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서 정확한 시간을 장담할 순 없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다. 빠르면 몇 개월? 늦어도 몇 년 안에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거다.]

    ‘음.’

    태세우스가 저렇게 말은 했지만 몇 년 안에 지구로 돌아갈 것 같지 않았다.

    태세우스가 예상한 시간보다 더 걸릴 것 같았다.

    ‘그래도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어디야.’

    몇 시간 아니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지구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했었다.

    이렇게 가능성이 생긴 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믿을게. 부탁해.’

    [그래. 나만 믿어라.]

    참고로.

    우주에서 감각을 확장시켰을 때, 거대한 기운이 집중된 곳을 찾았다.

    거대한 기운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다수의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아크 광산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아크 광산이 가진 기운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거대한 기운이 집중된 곳이라는 것만 겨우 알 수 있었다.

    아크 광산 근처에 와서야, 아크 광산이 자신이 찾아낸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다시 6개월이 흘렀다.

    “응? 저게 뭐지? 오늘은 보급일이 아닌데?”

    아크 광산에는 물은 물론이고 식량으로 사용할 동식물도 없었다.

    아크 광산을 관리하는 중앙 정부와 그 중앙 정부의 지시를 받는 상단 등등에서 보내주는 보급 물자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보급일이 아닌데도 캡슐이, 아크 광산을 향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캡슐은 하나가 아니었다.

    쿠우우웅!

    캡슐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크 광산에 박혔다.

    푸수~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캡슐의 문이 열렸다.

    열린 문에서 누군가가 등장했다.

    그런데 모습이 익숙했다.

    지구의 중세시대 기사들이 입었던 갑옷을 입고 있었다.

    “코스프레일리는 없고. 뭐지?”

    그 모습을 본 이세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세우 옆에 있던 외계인이 소리쳤다.

    “해, 해적이다! 우주 해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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