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25화 (25/81)
  • 〈 25화 〉 챕터 8 아크 광산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이세우를 비롯한 초능력자들의 영혼에 빙의하게 되었지만 그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이세우를 비롯한 초능력자들이 보고 듣는 것도 공유할 수 없었다.

    나약한 정신체가 된 태세우스가 할 수 있는 일은, 초능력자들이 잠들었을 때 자신이 겪은 일을 꿈의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뿐이었다.

    산산이 조각났던 정신체가 하나로 합체되기 전까지만 해도 그러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방공호에 있던 초능력자들의 영혼에 빙의하고 있던 정신체들이 하나로 합체된 덕분인지, 이제는 이세우가 보고 듣는 것을 똑같이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세우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처음 이세우에게 말을 걸었을 때만 해도 주변 상황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일단 이세우를 살려야 했다.

    그게 급선무였다.

    우여곡절 끝에 이세우를 살리고 난 다음 우주 정거장이라는 곳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원래의 차원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었다.

    그야말로 신세계가 열린 것이다.

    이세우에게 내색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드래곤의 자존심상 인간인 이세우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그렇게 주변을 살피고 있을 때 이세우와 돈포이의 전투가 펼쳐졌다.

    사실 그건 전투라고 표현하기도 부족했다.

    어른이 아이를 괴롭히는, 일방적인 폭행이었다.

    물론 어른은 이세우다.

    이때만 해도 작은 해프닝 수준으로, 금방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칼건이라고 하는, 이마에 세 번째 눈이 달린 대머리 외계인이 등장했다.

    [호오~ 이놈은 좀 하는군.]

    어느새 관전자 모드가 된 태세우스는 이세우와 칼건의 전투를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사실은 이세우를 도와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8시간 동안 모은 아크 에너지를 클린 마법 쓰는데 다 사용했다.

    이세우의 몸에 묻은 오물과 악취가 너무 심한 탓에 아크 에너지를 다 쓸 수밖에 없었다.

    [마법이 아니더라도 도울 방법은 있다.]

    이세우의 영혼에 빙의하고 있는 태세우스는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렇다고 이세우를 도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대로, 처음 이세우의 영혼에 빙의했을 때만 해도, 이세우와 대화도 나눌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세우와 대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을 살피는 것도 가능했다.

    꼭 이세우가 보고 듣는 것만 똑같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세우의 몸을 벗어날 수는 없지만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는 것이 가능했다.

    다시 말해 이세우가 보지 못하는 곳도 살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세우가 칼건에게 집중하는 동안, 돈포이를 비롯한 주변을 살폈다.

    돈포이를 비롯한 다른 외계인이 수작을 부리면 바로 알려주려고 했다.

    그런데···.

    [응? 다른 외계인이 더 있다고? 하지만···.]

    원래라면 칼건을 수하로 부리는 코르칸을 발견해야 했다.

    그리고 코르칸이 사용한 일렉트릭 쇼크탄도 발견해야 했다.

    그런데 발견하지 못했다.

    이세우야 칼건에게 집중하느라, 코르칸의 등장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태세우스는 아니다.

    이세우를 돕기 위해서 주변을 살피고 있던 태세우스는 코르칸과 그 코르칸이 사용한 일렉트릭 쇼크탄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하지만 알아차리지 못했다.

    왜?

    그 코르칸이 왜곡장치를 사용하여 자신의 존재를 숨겼기 때문이다.

    뒤늦게 그걸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그갸갸갸갸!]

    이세우가 일렉트릭 쇼크탄에 정신을 잃자, 태세우스 역시 똑같은 고통을 느끼며 의식불명이 되었다.

    그리고 이세우가 의식을 되찾자, 태세우스 역시 의식을 되찾았다.

    [분명 마법은 아니었어.]

    태세우스는 이세우와 자신이 의식을 잃던 순간을 몇 번이고 곱씹었다.

    자신이 왜 코르칸과 일렉트릭 쇼크탄을 알아차리지 못한지를 생각했다.

    아직 과학이 낯설었던 태세우스는 마법이 아니라는 것만 어렴풋이 알아차렸다.

    얼마 전까지 마법이 최고이며 마법이 전부라고 여겼다.

    그런데 외계인들의 뇌파 교류 장치나 왜곡 장치 등을 경험하면서 흔들리게 되었다.

    과학 역시 마법 못지않게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더불어 과학이라는 것을 배우고 싶어졌다.

    어떻게 하면 과학을 배울 수 있을까.

    태세우스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제일 쉬운 방법은 이세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코스모스 연맹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이세우의 세계도 과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세우를 통하면 과학에 입문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드래곤의 자존심 때문인지, 인간인 이세우에게 과학을 배우고 싶다는 부탁을 할 수 없었다.

    [응? 여긴 또 어디야?]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간단하고 어렵지 않은 일을 가지고 한참동안 고민하던 태세우스는 이세우가 어디로 끌려왔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자기만의 상념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세우가 개목줄을 찬 상태로, 대형 운반선을 타고 있었다.

    [이세우, 여기가··· 어?! 여기다! 내가 찾은, 안전한 곳! 원래 내가 오려고 했던 곳이야!]

    “여기라고?”

    태세우스의 말에 반사적으로 밖을 보려고 하는 이세우.

    하지만 밖을 볼 수 없었다.

    이세우가 있는 곳에는 밖을 볼 수 있는 창문 같은 것이 없었다.

    사방이 꽉 막혀 있었다.

    ‘여기 맞아? 정말 여기로 오려고 했어?’

    입으로 소리 내지 않아도 태세우스와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한 이세우가 속으로 말했다.

    [좀 더 가야하지만··· 여기가 맞다. 근데 여긴 어떻게 온 거냐?]

    쓰레기통에서 8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태세우스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눴었다.

    그 대화를 통해서, 이세우가 보고 듣는 것을 태세우스도 똑같이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 딴 세상 갔다 왔냐? 내가 겪은 일, 다 봤을 거 아냐? 왜 몰라?’

    [그, 그게··· 딴 생각을 하느라.]

    ‘딴 생각을 어떻게 하면···. 하아- 알았어. 말해줄게. 이게 다 어떻게 된 거냐 하면···.’

    이세우가 의식을 되찾고 난 이후의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러니까 목줄만 제거하면 된단 말이지?]

    이세우가 개목줄 때문에 외계인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태세우스가 이세우의 목에 채워진 개목줄을 살폈다.

    [으음- 어렵군. 어려워.]

    아크 에너지가 부족해 마법을 쓸 수 없었다.

    아니 마법을 쓸 수 있다고 해도, 개목줄을 안전하게 제거할 자신이 없었다.

    [당분간은 마족 아니 외계인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겠다.]

    ‘진짜 못해? 마법으로도 안 되는 거야?’

    [어렵다고 했지, 못 한다고는 안했다.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기운이 없어서 마법을 쓸 수 없다. 힘들겠지만 당분간은 외계인이 시키는 대로 해라.]

    ‘알았어. 대신 서둘러줘.’

    [그래. 최선을 다하마.]

    이세우와 태세우스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운반선은 무언가를 하느라, 분주했다.

    부하들에게 이런 저런 지시를 내린 아토스가 이세우와 외계인들을 보며 말했다.

    “너희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너희들의 최종 목적지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지만 누구도 나갈 수 없는, 아크 광산이다.”

    아크 광산이라는 말에, 이세우를 제외한 외계인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래, 너희들이 아는 그 아크 광산. 그러니 입 아프게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고통이 싫으면 꾀부리지 말고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해라. 그러면 한···100년 후 쯤에는 외출 정도는 시켜줄 수 있다.”

    아토스가 그렇게 말한 후 ‘푸하하하!’ 하고 웃었다.

    “아! 그리고 너!”

    아토스가 이세우에게 다가갔다.

    “공용어를 모른다고 했지? 너는··· 아니다. 조금이라도 몸이 덜 고통스러우려면 눈치껏 알아서 잘하겠지.”

    뭔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입을 다무는 아토스.

    “준비 다 끝났습니다.”

    그때 부하가 다가와 말했다.

    “그래? 그럼, 이 녀석들, 보내.”

    “예.”

    SF영화에 나올 법한 레이저 건으로 무장한 외계인이 이세우 등을 보며 말했다.

    “따라와라.”

    개목줄 때문에 작은 반항도 할 수 없었던 이세우 등은 그 외계인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들어가.”

    그 외계인을 따라 도착한 곳에는, 관처럼 생긴 제법 큰 캡슐이 있었다.

    이세우와 한 조가 된 외계인 몇 명이 큰 캡슐로 들어갔다.

    다른 외계인들은 다른 캡슐에 탑승했다.

    “노예들, 탑승 완료. 발사!”

    누군가의 음성과 함께 이세우 등이 탄 캡슐이 운반선 밖으로 발사되었다.

    콰아아앙!

    잠시 후 캡슐이 무언가와 충돌했다.

    캡슐의 안전장치 덕분인지, 이세우 등은 작은 부상도 입지 않았다.

    푸수우~

    잠시 후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캡슐의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ᝢᝧሤቊ”

    캡슐 밖에는 사람의 몸에 코뿔소의 머리를 한 외계인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 외계인은 뇌파 교류 장치를 작동시키지 않았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ຳ ື”

    이세우와 함께 캡슐을 타고 온 외계인이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캡슐 밖으로 나갔다.

    외계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이세우는 눈치껏 외계인을 따라, 캡슐 밖으로 나갔다.

    캡슐 안에 있던 외계인들 전부가 밖으로 나온 것을 확인한 코뿔소 외계인이 캡슐의 어떤 부분을 손으로 만졌다.

    그러자 무언가가 든 원통이 튀어나왔다.

    외계인이 그 원통 안의 물건을 꺼냈다. 원통 안에 있던 물건은 종이였다. 외계인이 종이 적힌 글자를 읽었다.

    “ໂ໘ਹ?!”

    코뿔소 외계인이 얼굴을 구기며 이세우를 쳐다보았다.

    “ਭਊܜͷ”

    코뿔소 외계인이 뭐라고 했지만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세우를 제외한, 이세우와 함께 캡슐을 타고 온 외계인들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이세우가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자, 코뿔소 외계인의 표정이 더 심하게 일그러졌다.

    “Քև!”

    코뿔소 외계인이 허리에 차고 있던 채찍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허공에다가··· 짝! 하고 휘둘렀다.

    “Œŧޘж!”

    코뿔소 외계인이 뭐라고 소리치자, 이세우와 함께 온 외계인들이 이열종대로 모였다.

    코뿔소 외계인이 공용어를 모르는 이세우를 노려보았다.

    “아, 나도 저기 서라고?”

    눈치껏 움직이는 이세우.

    “њџ.”

    코뿔소 외계인이 뜻 모를 말을 하며 무언가를 던졌다.

    그 무언가는 코뿔소 외계인이 허리에 차고 있던 원반이다.

    그 원반이 이세우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가만히 있으면 원반에 맞을 것 같았다.

    겉보기에는 지구에서도 흔히 보던 원반처럼 보였다.

    그런데 저 원반에 그냥 맞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본능적으로, 저 원반에 뭔가가 있다고 판단한 이세우가 팔을 뻗어, 원반을 잡았다.

    “윽!”

    평범하게 생긴 원반은 생긴 것과 달리 엄청나게 무거웠다.

    얼마나 무거운지, 원반을 잡은 팔은 물론이고 이세우의 몸이 바닥 방향으로 휘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원반을 놓치지는 않았다.

    “끄응-”

    이것이 일종의 테스트라는 것을 간파한 이세우는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원반을 놓지 않았다.

    “ន ༦༦ߟ”

    그때서야 코뿔소 외계인의 얼굴에 미소가 어리었다.

    “Œͷض!”

    코뿔소 외계인이 다시 허공에다가 채찍질을 하며 뭐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열종대로 모인 외계인들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말이 안 통하니 너무 답답하다.”

    여전히 무거운 원반을 들고 있던 이세우가 눈치껏 외계인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주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언어도 통하지 않는 노예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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