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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탄 세우-23화 (23/81)

〈 23화 〉 챕터 7 미지와의 조우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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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떻게 한국말을? 설마, 여기에 한국인이 있나?”

이세우의 말이 피식- 하고 웃는 대머리 외계인.

“큐도 없는 놈이라서 그런가? 뇌파 교류 장치도 모르는구나? 돈포이- 넌 언제까지 바닥에 누워있을 생각이냐? 이참에 바닥이랑 평생 함께 살게 해줄까?”

“일어납니다. 아니 일어났습니다. 형님!”

아까까지만 해도 알아듣지 못할 외계어를 사용하던 물고기 외계인 아니 돈포이가 한국말을 하며 벌떡! 일어났다.

“어? 저놈도 한국말을···.”

물고기 외계인 아니 돈포이가 말했다.

“형님, 죄송합니다. 저놈이 방해하는 바람에 물건을···.”

“돈코이가 쫓아갔다. 금방 회수해 올 거다.”

형님이라고 불린 대머리 외계인이 이세우를 쳐다보았다.

“너, 어디 출신이냐? 어떤 놈을 통해서 호노렛으로 들어온 거냐?”

대머리 외계인이 말한 ‘호노렛’은 우주 정거장의 이름이다.

“너희들이야말로, 어떻게 한국말을 하는 거지?”

“한국말? 아, 네 고향 행성의 이름이 한국이냐?”

[이세우, 저놈들은 한국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통역 마법과 유사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역시.”

그렇지 않아도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렇게 물어본 것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아직 포기하기는 일러.”

외계인이 한국말은 몰라도, 지구로 돌아갈 방법은 알 것이다.

이세우는 그렇게 되뇌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까는 내가 방심해서 당했지만···.”

이세우에게 된통 당했던 돈포이의 얼굴이 좌우로 짜악- 갈라졌다.

아까의 그 거대하면서도 징그러운 혀가 이세우에게 날아왔다.

“웃차!”

대머리 외계인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고 해서, 돈포이의 움직임을 놓치고 있던 것은 아니다.

돈포이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있던 이세우가 재빨리 몸을 피했다.

그렇다고 피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외계인들부터 제압해야 한다.

그렇게 판단한 이세우가 반격에 나섰다.

그렇다고 혀로 공격해오는, 돈포이를 다시 노린 것은 아니다.

돈포이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대머리 외계인을 타깃으로 삼았다.

대머리 외계인만 잡으면 돈포이도 자연스럽게 항복할 거라고 본 것이다.

“하아압!”

기합과 함께 주먹을 날렸다.

빠아악!

이세우의 주먹이 대머리 외계인의 명치에 꽂혔다.

“끄으윽-”

그런데 얼굴을 찡그리며 뒤로 물러난 것은 대머리 외계인이 아니었다.

대머리 외계인의 명치를 가격한 이세우다.

“무슨 몸이···.”

두꺼운 강철판을 때린 것처럼 주먹이 아팠다.

“몸이 비리비리해서 힘도 못 쓸것 같은데···. 제법 펀치가 매섭군.”

대머리 외계인이 빙그레 웃으며 오른팔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그런 다음···.

후우웅!

무언가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울렸다.

“헉!”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이세우가 땅바닥을 구르며 몸을 피했다.

콰아아앙!

이세우가 폭발음이 울린, 자신이 방금 전까지 자리하고 있던 자리를 쳐다보았다.

“무슨···.”

땅바닥 아니 철과 유사한 재질로 만들어진 바닥이 나선 형태로 찌그러져 있었다.

보나마나 대머리 외계인의 짓이다.

“호오~ 그걸 피해? 그럼, 이것도 피하나 보자.”

방금 전에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능적으로 피하느라, 자세하게 살필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있었다.

하늘로 치켜들었던 대머리 외계인의 오른팔이 이세우를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오른팔에 붙어 있어야 하는 주먹이 팔과 분리되어, 로봇만화에 자주 나오는 로켓펀치처럼 날아왔다.

“웃차!”

그 로켓펀치가 이세우가 피한 바닥과 충돌하며 나선 형태의 피해를 발생시킨 것이다.

바닥에 큰 피해를 발생시킨 대머리 외계인의 주먹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가 대머리 외계인의 팔에서 짠! 하고 나타났다.

“보기보다 힘도 세고 속도도 제법 빠르군. 그리고··· 눈도 좋아. 하지만!”

대머리 외계인이 다시 주먹을 발사했다.

주먹은 아까보다 빨랐다. 그래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응?!”

그런데 주먹을 피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젠장!”

로켓펀치처럼 날아오는 주먹은 페이크였다.

진짜는 대머리 외계인의 몸통박치기였다.

로켓펀치에 정신을 팔다가 뒤늦게 그걸 알아차린 이세우가 급하게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완벽하게 피할 순 없었다.

그만큼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또 대머리 외계인의 몸통박치기가 너무 빨랐다.

쿠우웅!

강렬한 소리와 함께 이세우의 몸이 골목의 벽으로 날아갔다.

벽에 부딪힌 이세우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의식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그런 게 나한테 통할 것 같으냐. 멀쩡한 거 알고 있으니까, 일어나라.”

“쳇.”

기절한 줄 알았던 이세우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주먹도 매운 놈이 눈치도 빠르네.”

평범한 방법으로는, 대머리 외계인을 제압하기 어렵다.

그렇게 판단한 이세우는 대머리 외계인의 방심을 유도한 후 결정타를 날리려고 했다.

그런데 바로 발각되고 만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통적인 몸의 대화로, 누가 먼저 쓰러질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

“하아압!”

이세우가 기합을 지르며 대머리 외계인에게 주먹을 날렸다.

“하하하! 그래, 이래야지! 이래야 싸울 맛이 나지!”

호탕하게 웃는 대머리 외계인.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돈포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큰일 났다. 형님이···.”

무언가를 걱정하는 돈포이.

그런 돈포이와 달리, 대머리 외계인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이다.

빠아악!

“뭐지? 로켓펀치는 안 쓰는 거냐?”

대머리 외계인의 옆구리에 발차기를 날린 후 재빨리 거리를 벌린 이세우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싸울 맛이 나는 놈을 만났는데, 금방 끝낼 순 없지.”

처음 등장할 때와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은 대머리 외계인이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탁탁! 치며 말했다.

“더, 더 쳐봐라!”

“미친놈인가?”

이세우 입장에서야 로켓펀치를 쓰지 않으면 고마웠다.

“이야합!”

이세우가 기합을 지르며 주먹을 날렸다.

두꺼운 철판 같은 대머리 외계인의 몸을 계속 때렸다가는 이세우의 주먹이 부서질 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른 곳을 노렸다.

그건 대머리 외계인의 턱이다.

대머리 외계인의 턱이 인간의 턱과 유사하다면 버티지 못할 것이다.

“훗! 그건 안 되지.”

지금껏 방어를 하지 않던 대머리 외계인이 가드를 올려, 턱을 방어했다.

대머리 외계인 역시 상대적으로 턱이 약한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세우가 대머리 외계인의 왼발 오금을 걷어찼다.

빠아아악!

강렬한 소리와 함께 대머리 외계인의 무릎이 굽혀졌다.

자연스럽게 대머리 외계인의 몸이 낮아졌다.

이세우가 이걸 기다렸다는 듯, 대머리 외계인의 턱을 향해서 플라잉 니킥을 날렸다.

“어림없다!”

대머리 외계인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다시 가드를 올렸다.

그때 허공에 떠있던 이세우의 몸이 180° 회전했다.

대머리 외계인의 턱에 플라잉 니킥을 날릴 줄 알았던 이세우의 다리가 회전과 함께 대머리 외계인의 옆통수로 날아갔다.

빠아아악!

강렬한 소리와 함께 대머리 외계인의 몸이 옆으로 쓰러졌다.

“아아아악!”

대머리 외계인이 괴성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대머리 외계인이 이세우를 향해서 주먹을 날렸다.

이번에도 로켓펀치는 사용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주먹질이다.

대머리 외계인의 주먹은 매우 강력하면서도 빨랐다.

하지만 이세우에게 닿지는 않았다.

대머리 외계인보다 민첩했던 이세우는 대머리 외계인의 공격을 피하며 빈틈을 노렸다.

그리고 빈틈이 보인다싶으면 여지없이 공격을 넣었다.

그때마다 강렬한 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대머리 외계인은 아무런 데미지도 입지 않았다는 듯,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을 보였다.

“형님···.”

점점 격렬해지는 이세우와 대머리 외계인의 싸움을 지켜보던 돈포이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말리지 않았다.

“형님! 물건을 찾아왔···. 응?!”

돈포이의 동족이자, 대머리 외계인의 부하인 돈코이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또 뭔 상황이야?”

구석에서 이세우와 대머리 외계인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돈포이가 말했다.

“보다시피 형님이 오랜만에 신바람이 나신 탓에···.”

“야! 그래도 말렸어야지! 이정도의 소란이 발생하면 경비대가 출동한다고! 처음에 너 혼자 보낸 것도 경비대의 시선을 끌지 않기 위해서잖아! 그런데···.”

그렇지 않아도 할 말이 많았던 돈포이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누가 그걸 몰라! 근데 어쩌라고? 눈 돌아간 형님을 무슨 수로 막아?!”

“그렇긴 한데···. 하아- 이러다가 진짜 큰일 나는데···.”

돈포이와 돈코이의 걱정이 점점 쌓여가고 있을 때.

툭- 데구르르.

무언가가 굴러왔다.

그 무언가는 탁구공 크기의 구슬이다. 그리고 그 구슬의 목표는 대머리 외계인과의 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던 이세우다.

이세우의 지근거리에 도달한 구슬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파지지지직!

“우갸갸갸!”

그 스파크에 노출된 이세우가 몸을 부르르- 떨다가 쓰러졌다.

“감히 어떤 놈이 방해를··· 헙!”

이세우와의 싸움에 재미를 느끼고 있던 대머리 외계인이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칼건. 내가 분명히 조용히 처리하라고 했을 텐데?”

“죄, 죄송합니다. 코르칸님.”

코르칸이라고 불린, 문어 머리를 하고 있는, 듀갈족 외계인이 이세우를 보며 말했다.

“저놈이냐? 우리 물건을 훔쳐간 놈이?”

“아닙니다. 물건을 훔쳐간 년은 따로 있습니다. 이놈은, 어쩌다가 우리 일에 끼어든, 불법 이민자입니다.”

“불법 이민자? 확실해?”

“큐도 없는 놈입니다. 게다가 뇌파 교류 장치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큐도 없고 뇌파 교류 장치도 모른다면··· 변방에서 온 촌놈이겠군.”

“예.”

코르칸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기절해 있는 이세우를 훑었다.

“몸만 봐서는 그렇게 힘이 셀 것 같지 않은데··· 칼건 너와 대등하게 싸웠단 말이지?”

“대등이라뇨!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몸 쓸 일이 없어서···. 오랜만에 몸을 쓰다 보니 저도 모르게 흥이 나서 적당히 맞춰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전력을 다했으면 진즉에 정리됐을 겁니다.”

“그래. 진즉에 정리될 일을···.”

코르칸이 뒷말을 흐리며 칼건을 노려보았다.

자신의 잘못을 잘 알고 있던 칼건이 고개를 푹- 숙였다.

칼건을 무섭게 노려보던 코르칸이 이세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다고 해도···. 힘도 제법 쎄고 뒤탈도 없는 놈이니··· 그곳으로 데려가라.”

“그곳이라고 하시면··· 아! 그곳 말씀입니까? 알겠습니다.”

“칼건, 명심해라. 또 한 번 내 명령을 어기고 사고를 치면 그땐 네놈이 그곳으로 가게 된다는 것을. 거기가 어떤 곳인지는 네놈이 잘 알 테지? 그럼, 거기가게 되면 어떤 꼴을 당하게 된다는 것도 잘 알 테고?”

“예!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일이 없을 겁니다. 무조건 코르칸님이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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