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 챕터 2 초능력자의 등장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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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하압~”
이세우가 잠에서 깨어났다.
“응?”
그런데 평소와는 다른 기상이었다.
처음에는 뭐가 다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저 낯설게만 느껴졌다.
평소와 뭐가 다른지는 1분이 지난 후에야 알 수 있었다.
빠아~빠! 빠빠빠! 빠-빠라 빠빠! 빠바라 빠빠!!
어제까지만 해도 휴대폰의 알람이 울린 후에야 눈을 떴다.
그것도 아주 힘겹게.
그런데 오늘은 아니었다.
휴대폰의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떴다.
달라진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몸이···.”
개운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알람이 울리는 휴대폰보다 에어파스에 먼저 손이 갔다.
알람이고 뭐고 에어파스를 뿌리지 않으면 죽을 것처럼 아팠다.
그런데 오늘은 에어파스를 뿌릴 필요가 없었다.
노가다를 시작하면서 겪었던 근육통이 ‘1’도 느껴지지 않았다.
“뭐지? 이제 익숙해진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세우.
노가다에 익숙해지면 근육통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
그런데 아직은 익숙해질 때가 아니었다.
이세우가 느끼기에 익숙해지려면 한참 더 있어야 했다.
설사 이세우의 예상보다 빨리 익숙해졌다고 해도 이렇게 갑자기 근육통이 사라지지 않는다.
게다가 근육통만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몸이 가볍다못해 날아갈 것 같았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힘도 샘솟는 것 같았다.
“뭐지?”
컨디션이 좋아도 너무 좋은 것이 이상했다.
그렇다고 이것만 붙잡고 있을 수 없었다.
오늘도 출근해야 한다.
이상하기는 해도 몸 상태가 좋아서 나쁠 것은 없었다.
이세우는 평소처럼 휴대폰의 알람을 끈 후 화장실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평소처럼 김기용의 승합차에 올라탄 이세우는 평소처럼 함바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평소처럼 작업 준비를 했다.
사실 작업 준비라고 해서 특별하게 뭔가를 하는 것은 아니다.
노가다의 특성상 퇴근 무렵이 되면 힘과 체력이 많이 빠진 상태가 된다.
특히나 이세우는 노가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정도가 심했다.
김기용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제대로 뒷정리를 할 때 이세우는 몸을 가누는 것도 힘들어했다.
뒷정리를 할 여력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뒷정리를 한다고 시간을 잡아먹었다가는 김기용의 승합차를 타지 못하게 된다.
사람 좋은 김기용이지만 이세우를 많이 기다려주진 않았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다. 또 고단한 몸으로 버스를 타고 옥탑방까지 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뒷정리는 하지 않았다.
이세우가 하는 작업 준비란 전날 하지 못한 뒷정리를 뜻했다.
전날 일을 하면서 어질러놓은 벽돌들과 그 벽돌을 나를 때 사용하는 도구 등을 이세우 본인과 다른 사람이 일하는데 걸리적거리지 않게 치우는 것이 작업 준비다.
그리고 그게 전부가 아니다.
오늘 날라야 하는 벽돌들을 조금이라도 빨리 그리고 편하게 옮길 수 있도록 정리해놓는 것이 작업 준비다.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 작업 준비를 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이세우는 아직 노가다에 익숙해지지 않았기에 작업 준비를 하지 않고 일을 시작하면 김기용의 퇴근 시간에 자신의 일을 다 끝마치지 못했다.
참고로.
이세우가 옮기는 것은 벽돌만이 아니다.
기술자들이 사용하는 철 자재 등도 옮겨야 했다. 이것들도 옮기기 좋게 정리해야 했다.
“어라?”
평소에는 20~30분 정도 걸리는 작업 준비가 10분도 안돼서 끝났다.
시간을 제일 많이 잡아먹는, 벽돌을 옮기기 편하도록 정리하는 작업이 5분도 되지 않아서 끝났다.
“어제 내가 먹은 게 라면이 아니라 산삼이었나?”
예쁘게 정리되어 있는 벽돌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세우.
“자자- 다들 여기로 모여.”
8시가 되자, 현장 감독이 평소처럼 사람들을 집합시켰다.
이세우를 비롯한 사람들은 현장 감독의 지시에 따라, 안전 구호를 외친 후 몸 풀기 체조를 했다.
그리고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일을 시작했다.
“내가 진짜 왜 이러지?”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던 벽돌더미가 가볍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솜처럼 가벼워진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평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이군, 무리하지마.”
등에 짊어진 벽돌더미가 가볍게 느껴지다 보니 이세우의 발걸음도 덩달아 가볍고 빨라졌다.
그걸 본 사람들은, 며칠 일했다고 노가다를 만만하게 보게 된 이세우가 무리한다고 여겼다.
‘안 돼. 이러면 안 돼.’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무리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라면 하루 종일 걸리던 일을 반나절에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반나절만에 일 다 끝내고 조기 퇴근하면 좋겠지만···.
‘몸이 달라진 것은 확실해. 어디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해보자.’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 이세우는 평소처럼 느리게(?)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힘과 체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근데 내 몸이 왜 이렇게 된 거지?’
어제까지만 해도 딴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등에 짊어진 벽돌더미가 너무 무거워, 어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일이 쉬워지니 여유가 생겼다.
자연스럽게 생각도 많아졌다.
벽돌더미를 옮기면서도 어제와 오늘, 무슨 차이가 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몇 번을 생각해도 다른 점은 딱 하나였다.
어제 발견한 크리스털.
가짜 다이아몬드라고 생각했던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작용을 한 것이 분명하다.
‘신고해야 하나?’
하루아침에 달라진 육체와 크리스털 그리고 크리스털을 발견하기 전에 있었던 운석 사태.
생각이 과한 건지 모르겠지만 크리스털이 운석 사태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
정부에 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냐. 이 좋은 걸 왜 신고해? 남한테 피해주는 것도 아니고.’
크리스털을 빼앗기면 지금의 힘이 사라질 수도 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신고 생각이 쏙- 들어갔다.
‘가만! 내가 가짜 다이아몬드를 어디에 뒀지? 아! 옥탑방에 놔두고 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옥탑방에 도둑이 들어도 아무 걱정이 되지 않았다.
도둑이 들어봤자, 훔쳐갈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크리스털이 옥탑방에 있다.
누군가가 옥탑방에 침입하여 가져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불안해 미칠 것 같았다.
“저, 잠시 외출할게요.”
불안감을 이겨낼 수 없었던 이세우는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점심도 먹지 않고 옥탑방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돈이 아까워서 타지 않던 택시까지 탔다.
“휴~ 다행이다.”
옥탑방 한쪽에 놓여 있던 크리스털을 손에 쥐고서야 안심이 되었다.
“응? 내가 잘못본 건가?”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크리스털의 크기가 미세하게 줄어든 것 같았다.
“아니겠지.”
다이아몬드처럼 딱딱한 크리스털이 하룻밤 사이에 줄어들 리 없다.
이세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옥탑방을 나섰다.
“수고하셨습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현장으로 돌아온 이세우는 허겁지겁 점심을 먹은 다음 일을 이어갔다.
그리고 김기용의 퇴근 시간에 맞춰서 일을 끝냈다.
더 빨리 일을 끝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관심이 싫었다. 또 버스비를 아끼고 싶었다.
어쨌든 평소처럼 김기용의 승합차를 타고 퇴근한 이세우는 옥탑방으로 올라가자마자,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크리스털을 꺼냈다.
“진짜 운석이랑 관련이 있나? 혹시 운석의 파편?”
미군을 비롯한 각국의 미사일에 산산이 조각난 운석은 수많은 파편으로 나눠진 후 대한민국 곳곳에 소나기처럼 뿌려졌다.
운석 위기가 끝났다는 속보를 접한 사람들은 이제 저 운석을 주워서 부자가 되면 되냐는 우스개 글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그 글을 볼 때만 해도 ‘위기가 진짜 끝났구나.’ 하는 생각만 했었다.
운석이랑 자신이 얽힐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달라진 몸과 크리스털을 보니 혹시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인생 모르는 거라더니. 나한테 이런 일도 다 생기고···.”
한참동안 크리스털을 쳐다보던 이세우는 허기가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허기 때문인지 크리스털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일단 배부터 채우자는 생각을 하게 된 이세우는 평소처럼 라면을 준비했다.
또 평소처럼 라면을 먹으며 볼 너튜브 동영상도 검색했다.
“응?”
너튜브 동영상을 검색하던 도중 흥미로운 제목을 보게 되었다.
[제가 진짜 초능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절대 사기 아님.]
평소였다면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 제목이다.
‘누가 또 사기를 치는구나.’ 하며 무시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무시할 수 없었다.
이세우 본인이 초능력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강한 육체를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 자신만이 아닐 수도 있다.
다른 사람도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세우는 곧바로 해당 동영상을 플레이시켰다.
[안녕하세요. 저는 불꽃 남자라고 하는···. 지금부터 제가 보여드릴 영상은 일체의 조작이나 사기가 아닌 리얼 현실이라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물론 이렇게 말씀드려도···. 그럼, 제가 가진 초능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던 ‘불꽃 남자’라는 너튜버가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으으~”
불꽃 남자가 힘을 모으는 듯한 신음을 토했다.
화르르르!
불꽃 남자가 앞으로 내민 손에서 20cm정도 떨어진 허공에 불덩어리가 생성되었다.
공중에 떠 있는 불덩어리는 테니스공 크기였다.
“하압!”
불꽃 남자가 강한 기합을 질렀다.
그러자 허공에 떠 있던 불덩어리가 앞으로 쑤욱! 하고 날아갔다.
콰아앙!
불덩어리는 불꽃 남자라고 하는 너튜버가 자리하고 있던 폐건물의 벽과 충돌했다.
벽돌로 만들어진 폐건물의 벽이 뻥- 하고 뚫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구멍은 농구공 크기였다.
“하악- 하악-”
불덩어리를 생성하고 발사한 불꽃 남자가 몹시 지친 모습을 보였다.
불꽃 남자의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턱 끝에서 뚝- 하고 떨어졌다.
[보, 보셨죠? 이게 제 초능력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하악- 일체의 조작이나 사기가 없는 진짜 리얼입니다. 하아- 좀 많이 힘드네요. 잠깐 쉬었다가···.]
휴식을 취한 후 몸을 회복한 불꽃 남자가 구멍 뚫린 벽으로 다가갔다.
[여러분, 다시 말씀드리지만 절대, 절~대 조작이나 사기가 아닙니다. 여기, 이거 보이시죠?]
불꽃 남자가 불덩어리가 폭발하면서 만든 그을음을 손으로 훔친 후 카메라에 보여주었다.
[이거, 리얼 진짭니다.]
불꽃 남자가 보여준 초능력이 진짜라면 정말 놀라울 일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꽃 남자의 초능력을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불꽃 남자 이전에도 영상을 조작해서 사기 치는 사람이 많았다.
사람들은 불꽃 남자 역시 그런 사기꾼 중에 한명이라고 확신했다.
아니나 다를까, 불꽃 남자의 동영상에 달린 댓글도 다 그런 반응이었다.
↳옛다, 관심.
↳요즘도 이런 사기 영상으로 조회수 높이려는 멍청이가 있네.
↳날아올라라! 주작이여!
↳이건 또 무슨 광고냐? 영화 아니면 게임? 그것도 아니면 진짜 관종?
댓글을 읽으며 사람들의 반응이 이해된다는 표정을 짓는 이세우.
어제의 이세우였다면 저 사람들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이세우 본인이 초능력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대단한 육체를 얻게 된 덕분인지 마냥 조작이나 사기로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불꽃 남자가 진짜 초능력을 얻었다고 확신할 수도 없었다.
동영상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응?”
무심결에 댓글을 읽고 있던 이세우의 눈이 어딘가에서 멈췄다.
이세우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혹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수정을 주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