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래 탄 세우-1화 (1/81)
  • 〈 1화 〉 프롤로그

    ‍문‍피‍아‍‎‎ ‎‎공유방‍에‎‎‎‎서‎‎ 작‎‎업‎‎된‎‎‎‎ ‍소‎‎‎‎설‍입‍니‎‎‍다‎‎.

    ‎‎ht‍t‍‍‍p‎‎s‎‎‍://‍t‎‎.‎‎me/‍‍N‍o‎‎‍v‍el‍P‎‎‍o‍r‍‎‎ta‍l

    위이잉! 위이잉! 위이잉! 위이잉!

    시끄러운 경보음과 함께 매캐한 연기가 자욱하게 퍼지고 있다.

    푸시- 픽! 푸시- 픽!

    공기가 새는 듯한 소리와 함께 자동문이 닫혔다가 열렸다가 하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으으으~”

    “끄으응~”

    신음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크윽-”

    사람의 몸에 머리에만 문어를 얹어놓은 것 같은, 듀갈 종족의 부관이 말했다.

    “글란더 선장님, 괜찮으십니까?”

    머리에서 푸른 피를 흘리고 있는, 듀갈 종족의 글란더 선장이 부관을 보며 말했다.

    “난 괜찮으니까. 저 소리나 꺼. 저 소리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다.”

    “그건 머리의 상처···.”

    자신의 말에 토를 다는 부관을 무섭게 노려보는 글란더 선장.

    “끕니다. 지금 바로 끄겠습니다.”

    부관이 자신의 팔목에 채워져 있는 팔찌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정신을 사납게 하던 온갖 소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던 출입문도 반쯤 열린 상태로 정지했다.

    “이제야 살겠군.”

    글란더 선장이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글란더 선장님. 정말 괜찮으십니까? 의사부터 부르시는···.”

    손을 들어, 부관의 말을 끊는 글란더 선장.

    “이런 건 상처도 아니야. 지금은 내 몸보다 멘타인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글란더 선장이 고통으로 일그러진 항해사를 바라보았다.

    “항해사, 멘타인의 상태는 어떤가? 정상 운영이 가능한가?”

    “죄송합니다. 조금 전의 폭발로 멘타인의 모든 기능이 사실상 중단되었습니다. 지금 작동되는 것은··· 생명 유지 장치와 내부 통신망뿐입니다.”

    “그 말인즉 웜홀을 벗어났다는 말이군?”

    “예. 폭발과 함께 웜홀을 강제로 벗어났습니다.”

    “그 괴생물체만 아니었으면···.”

    글란더 선장의 머릿속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 중에 하나인 거대한 생명체의 모습이 떠올랐다.

    “엔진실에 지금 누가 있지? 아까···.”

    머리의 상처 때문일까?

    폭발이 발생하기 전에 통신을 했는데도 그게 누구였었는지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글란더 선장님. 여기는 엔진실입니다.]

    “누군가? 멕코린인가?”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아까 통신했던 승무원이 누군지 떠올랐다.

    [예. 보수 팀의 팀장, 멕코린입니다.]

    “엔진실 상태는 어떤가? 주 엔진 아니 보조 엔진이라도 좋다. 지금 작동가능한가?”

    [하나 같이 상태가 심각합니다. 핵심 부품을 교체하지 않는 이상, 주 엔진은 물론이고 보조 엔진도 작동시키기 어렵습니다.]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고? 교체하는데 오래 걸리나?”

    [말이 교체지···. 예. 오래 걸립니다. 주 엔진은 부품을 교체한다고 해도 재가동이···. 그나마 상태가 제일 좋은 보조 엔진을 재가동시키는 데만 5시간이 걸립니다.]

    “보조 엔진이 5시간이라···. 후우~ 하는 수 없지. 알겠네. 부품을 교체할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게. 다시 연락하겠네.”

    [예.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멕코린, 통신아웃.]

    과학 탐사선 멘타인의 시설 유지와 보수를 맡고 있는 팀의 팀장인 멕코린과의 통신을 끝낸 글란더 선장이 인상을 쓰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이것저것 살펴보던 항법사가 말했다.

    “어?! 선장님. 큰일 났습니다.”

    “또 뭔데?”

    “현재 위치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스페이스 맵과 일치하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또? 또 미탐사 지역이라고?”

    항법사가 힘없이 대답했다.

    “···예. 아무래도 웜홀에서 강제 방출되면서 미탐사 지역으로 튕겨 나온 것 같습니다.”

    “젠장!”

    글란더 선장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과 동시에 멘타인의 엔진 부분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콰아아아아앙!!!!

    멘타인이 크게 요동쳤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글란더 선장이 왼팔의 팔찌를 눌렀다.

    “멕코린! 무슨 일인가?”

    [글란더 선장님, 주 엔진이 폭발했습니다.]

    “그러니까 왜?! 주 엔진이 왜 폭발했냐고! 설마! 부품을 교체하다가 뭘 잘못 건드린 건가? 내가 분명 교체 준비만 하고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을 텐데?”

    [엔진에 손을 대기는커녕 부품 교체 준비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탭니다. 엔진이 혼자 폭발했습니다.]

    멕코린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자, 가시처럼 뾰족했던 글란더 선장의 말투가 누그러졌다.

    “아까 그 폭발의 여파인가? 하- 알겠네. 일단 대기하게. 엔진에 또 다른 이상이 생기면 바로 보고하도록.”

    [예. 멕코린, 통신아웃.]

    항해사가 다급하게 외쳤다.

    “글란더 선장님. 큰일 났습니다.”

    “또 뭐?!”

    “보조 엔진이 재가동되었습니다.”

    “보조 엔진이? 방금 통신을 끝낸 멕코린은 그런 말이 없었는데···. 그나저나 보조 엔진이라도 작동하면 좋은 일 아냐?”

    “보조 엔진을 비롯해서 작동이 중단되었던 시스템 몇 개가 재가동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어떤 것도 조종할 수 없다는 겁니다. 되살아난 시스템··· 전부가 오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항해사의 시선이 우주선의 외부를 보여주는 메인 윈도우로 향했다.

    그 메인 윈도우 너머로 보이는 것은 창백하게 푸른 행성이다.

    “보조 엔진의 재가동과 함께 멘타인의 속도가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2~3시간 안에 저 푸른 별과 충돌하게 됩니다. 역추진 엔진과 완충 장치 그리고 착륙 장치까지 다 작동불능 상탭니다. 이 상태로 저 별과 충돌하면 멘타인이··· 우리 모두가, 죽을 겁니다.”

    “크윽!”

    그렇지 않아도 머리의 상처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이 자꾸 꼬여서 그런지 두통이 더 심해졌다.

    “글란더 선장님, 어떻게 할까요?”

    부관을 비롯한 항해실의 승무원들이 글란더 선장을 쳐다보았다.

    “···멘타인을 포기한다. 전체 안내방송을 통해, 비상 탈출을 명하라.”

    “예.”

    그렇지 않아도 이래저래 불안했던 부관과 승무원들이 기다렸다는 듯 발 빠르게 움직였다.

    “글란더 선장님. 승무원들의 비상 탈출 준비가 끝났습니다.”

    “에잇-”

    글란더 선장이 눈앞에 있는 빨간색 버튼을 눌렀다.

    “탈출한다.”

    부관이 왼팔에 찬 팔찌를 누르며 말했다.

    “글란더 선장님의 명령이다. 전 승무원, 비상 탈출을 시작한다!”

    부관의 외침과 함께 멘타인의 곳곳에서 무언가가 발사되었다.

    승무원들이 탄 탈출정이다.

    글란더 선장이 부관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건 챙겼겠지?”

    “예. 확실히 챙겼습니다.”

    “승무원들은 모두 탈출했고?”

    부관이 자신의 팔찌를 쳐다보았다. 팔찌에 [전원 탈출 성공]이라는 문자가 떠올랐다.

    “예. 승무원 전원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그럼, 우리도 가자.”

    글란더 선장이 자신의 팔찌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그러자 글란더 선장과 부관의 몸을 감싸는 투명한 보호막이 생성되었다.

    곧이어 멘타인의 바닥에서 조개껍질처럼 생긴 것이 튀어나왔다.

    그 조개껍질이 투명한 보호막을 두르고 있는 글란더 선장과 부관의 몸을 집어삼켰다.

    옆에서 보면 진짜로 거대한 조개에게 잡아먹히는 것처럼 보였다.

    겉모습만 그렇게 보일 뿐, 실제로는 창백하게 푸른 별과 충돌하려고 하는 멘타인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탈출정에 탑승하는 절차였다.

    콰아아아아아앙!!!

    글란더 선장과 부관이 탈출정에 탑승하기 직전에 폭발이 발생했다.

    “으아아아아아!”

    “끼아아아아악!”

    탈출정이 시커먼 연기를 피처럼 흘리며 멘타인에서 떨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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