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화 리바이벌 카타콤 · 최종 계층
피오나가 선택한 랭크 5 퀘스트 [리치 토벌]도 드디어 종반에 접어 들고있다. 푸르름의 달에서 11월에 해당하는 동토의 달이 된지 열흘. 퀘스트 수주로부터 한달째다.
지금까지 해내온 퀘스트와 비교하면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고 느껴지지만, 던전을 제대로 공략한다면 이 정도는 당연하다. 오히려 한달도 빠른 편이다.
"드디어 마지막 층이야. 방심하지말고 -"
빵, 내 대사를 가리듯 총성이 높이 울린다. 여전히 어둡고 좁은 지하 묘지의 통로에 시끄러울 정도로 반향됬다.
"쯔바이, 제대로 크로노의 이야기를 들어야지!"
"쏘리, 마이 로드"
나를 향해 직각으로 인사하며 사과한 것은2호, 쯔바이라고 명명된 릴리의 사역마인 [리빙 데드]이다.
그 모습을 처음본 기숙사에 새로운 침대를 운반할 때와 변함없이, 장비는 스마일 철가면에 칠흑의 서코트. 릴리의 명령에 충실하기는 하지만, 역시 오싹하다.
덧붙여서 "마이 로드(주인)"는 릴리가 아니라 내 쪽이다. 파티이기 때문에, 그렇게 설정되어있는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불리면 위축된다. 이놈 말할 수 있었나, 하고.
"아니, 됐어. 경계를 서줘"
"예스, 마이 로드"
태엽 장치 인형처럼 힘차게 머리를 돌리고 오른손을 왼쪽 가슴의 심장 근처에 얹어 스파다 식 경례를하고, 쯔바이는1호 아인과 3호 드라이가 기다리는 대열에 복귀했다.
현재 소환하고 있는 것은 세 마리 뿐이지만, 던전의 좁은 통로에 전개하려면 이 근처가 한계다.
"미안해, 쿠로노. 아직'분위기를 읽을 수 있을'정도로 머리가 좋지않아서."
부하의 실수에 사과하는 어른스러운 대응을 하는 유녀 릴리. 물론, 나는 비난따윈 하지않는다.
"아니, 지금도 성능은 충분해. 게다가 제대로 한방에 잡았고"
릴리의 발광과 피오나의 등불로도 밝혀지지않은 통로 끝의 암흑, 내 우수한 밤눈이 없으면 보이지않았을 거리에 깨끗이 두개골이 날아간 스켈레톤 병사가 널려있다. 내 말을 가로막은 한발의 총성, 그 결과가 이것이다.
이번 퀘스트는 이 [리빙 데드]의 성능 실험과 그들에게 소총을 사용하게하는 것으로, 총 실전 내구 시험도 겸하고있다.
윌이 이스키아 전에서 쓰던 프로토타입 라이플이 재미나기도 했고, 무엇보다 완벽하게 개선하려고 시몬이 분발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에서 총 아홉 마리의 [리빙 데드]가 메인 웨폰으로 개량형 라이플을 장비하고있는 것이다. 윌이 할부로 구입한 프로토타입은 백만 클랜으로 아홉 자루를 준비하는 것만으로 [커스 카니발]의 파이트 머니가 절반 이상 날아가는 가격이지만, 이번부터 조금씩 제조 비용은 내려갈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스트라토스 대장장이 공방에서 모든 부품을 수작업으로 마무리했지만, 이 기회, 즉 내가 파이트 머니와 이스키아 전 보상이라는 거액을 손에 넣은 것으로 양산 체제 확보에 착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그래도 아직 공장 건설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레긴 씨가 몰드렛에게 이야기를 붙여 상회가 보유한 큰 대장장이 공방의 일부를 빌려 생산하게되어있다. 몰드렛 자신도 마력을 사용하지 않고 일정한 살상력을 발휘하는 총이라는 무기에 관심을 보이고있는 것으로 소총이 완벽하게 완성되면 본격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다른 무기의 개발 생산도 시야에 넣고있다. 다음으론 역시 기관총이려나. 시몬도 꽤 기합을 넣어 이미 설계를 시작했으니. 다음에 몬스터의 대군이 나타나도 가볍게 몰아낼 수 있겠지.
"좋아, 그럼 앞으로 나아갈까? 오늘안에 리치를 쓰러뜨리고 퀘스트 클리어까지가자"
"예"
"오!"
피오나의 억양없는 대답과 릴리의 기운찬 외침. 그리고 우워! 하며 두 주먹을 들고 우렁차게 외치는 세 명의 사역마. 엘리멘트 마스터도 상당히 떠들썩해졌다.
그리하여 여기서의 한달사이에 완전히 익숙해진 통로로 돌진한다. 앞에 세명의 사역마에게 잡어를 맡긴다. 중간에서 릴리가 사역마 지휘 및 지원에 집중한다. 그리고 마지막 후위는 나와 피오나가 맡고있다.
경계해야 할 것은 언데드 몬스터의 습격뿐. 이 던전에는 함정이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편하다. 그래서 리치같은 몬스터가 출현하지않는 한이 [리바이벌 카타콤]의 위험도는 3인 것이다.
"그런데, 크로노 씨. 슬슬 점심 시간이 아닐까요"
내가 선물한 흰색 원피스, 가 아닌 트레이드 마크인 모험가 장비의 마녀 로브 차림의 피오나가 갑자기 물어온다. 흰 피부의 미모가 등불에 비추어 져 희미하게 떠올라있는 것은 왠지 환상적인이지만, 꼬르륵 배에서 난 소리가 BGM이므로 엉망이다.
하지만 피오나의 배의 자기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 나도 적당히 공복감이 느껴지니까.
개조 실험을 통해 획득한 비교적 정확한 체내 시계와 별로 도움이 되지않는 배꼽 시계의 감각으로해서 현재 시간은 정오를 웃돌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있다.
체감에 의지하는 것은 이런 지하 던전에선 하늘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간 경과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파다에 돌아가면 이 퀘스트의 보상으로 시계를 살까.
"그래, 리치가있는 방으로 돌입하기 전에 배를 든든히 채워두는게 좋겠지 -피오나, 뒤에서 오고있어"
귀에 들려온 희미한 발소리. 피부로 느껴지는 마력의 기색. 그것은 직관적인 것이다. 시각에 의지하지 않아도, 다가오는 적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것은 모험가에게 중요한 스킬이다. 체감만의 색적 · 기미 감지는 파티원 중에 내가 가장 날카롭다.
"지도에 따르면, 앞으로 휴식하기에 딱 좋은 작은 방이있는 것같네요"
"아니, 그러니까 적이 -"
" - [이그니스 블래스트]"
순간, 시야 가득히 펼쳐지는 화염. 불꽃이 소용돌이치고 뜨거운 폭풍이 좁은 통로를 핥듯이 빈틈없이 휘몰아친다.
요컨대 그 자리에서 피오나가 짧은 지팡이로 공격 마법을 때려박은 것이다.
이 좁은 길에서 줄줄이 줄지어오는 해골들은 화염이라는 무자비한 범위 공격으로 전멸한 것이다.
불꽃의 열기뿐, 다른 녀석들의 기색은 느껴지지 않는다.
"서둘러 앞으로 가죠, 크로노 씨"
반짝이는 표정을 지어도 멋지지 않아, 피오나. 식욕라는 이름의 속셈이 역력하니까.
그래도 피오나의 마법은 여전히 화려하다. 마왕의 가호를 세개나 획득한 지금도 화려함에 대한 열등감이 ...... 아니, 그것은 밀어두고, 주목할 것은 그녀가 휘두른 짧은 지팡이 쪽이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던 [커스텀 파이어 볼]이지만 이번에 스트라토스 대장장이 공방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 이름도 [스핏 파이어]
디자인은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지만, 끝에 커다란 루비같은 보석이 장착 된 것이 특징이다. 저건 [퀸 베릴]도, 라스의 [분노의 주먹]도 아닌, 인위적으로 가공된 화염의 마석이라는 마법의 지팡이라면 특이할 것도 없는 부분이지만, 거기에 숨겨진 성능이 굉장한 것이라고 한다.
아발론에 수행하러 갔던 피오나가 우연히 획득한 [루비 배럿]이라고 하는 고급 화염 속성의 마석을 짧은 지팡이의 커스터마이징에 이용했다고한다.
즉, [커스텀 파이어 볼]은 본래의 성능에 가세해 [루비 배럿]이 가진 높은 화속성 전문 능력을 동시에 구비하고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지금까지 기관총처럼 연사할 수 있었던 [이그니스 · 사기타]가 3방향으로 쏘아진다. 세 배의 성능인 것이다.
이놈이 불을 뿜으면 내 소사(게틀링건)에 못지않은 섬멸력을 발휘할 것이 틀림없다. 위험한데, 나의 검은 마법사로서의 존재 가치가 점점 감소해가는 느낌이 ......
"아, 크로노 [보스 방] 찾았어!"
혼자 감탄하거나 우울해하면서 나아가다보니 릴리가 해냈다는듯이 소리를 질렀다. 릴리가 말한 [보스 방]은 보스가있는 방, 즉, 던전의 최심부이자중심 지역이다.
덧붙여서 [보스 방]이라고 부르는 것은 모험가의 속어가 아니라 아직도 RPG의 이미지가 빠지지않은 일본인인 내가 무심코 입을 놀린 탓에 릴리가 모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튼 알기 쉬우니까 상관없지만, 다른 모험가가 물으면 조금 부끄러울지도.
"아, 이건 확실히 보스 방이네. 굉장한 살기에 매복의 기색도 느껴져."
좁은 통로를 빠져나가자 작은 홀이 있고, 그 안쪽에 거대한 양문형 문이 떡하니 자리잡고있다 . 이미 양쪽에 1호 아인과 2호 쯔바이가 배치되어 문을 열 준비가 되어있다.
"숫자로 수비를 굳히고 있는 것 같네. 모두 소환하는게 좋겠지."
저쪽도 숨길 생각은 없는 것이다. 두꺼운 문 너머이지만, 수많은 기운이 꿈틀거리고있는 것이 감이 날카로운 나 말고도 느껴진다. 라고 할까, 평범하게 신음 소리를 내거나 부후하는 거친 콧김 소리는 분명 미노타우르스 좀비에 틀림없다.
"그래, 그럼 진심으로 갈께! 자아 모두, 나와!"
엄숙한 주문 시전과는 정반대 이미지인 귀여운 릴리의 구령에 따라 빛의공간 마법, [디멘션]에 저장되어 있던 여섯 명의 사역마가 소환된다.
어두운 공동에 그려진 원형 마법진에서 역시 같은 블랙 사코토 철 가면의 거인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크로노 씨, 왠지 또 돌입하는 듯한 흐름입니다만, 그, 점심은?"
"아니, 보스 방을 찾았으니 리치를 쓰러뜨린 후에 먹자."
기다렸다는 듯이 슬픈 얼굴하는 것은 그만둬, 피오나 . 무언의 압력에 굴복하고 싶지만. 저쪽도 가까이에서 기다리고있는 것 같으니까.
"예정대로라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야. 조금만 참아줘"
"알겠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정리해버리죠"
자, 배고픈 마녀도 납득해준 것 같으니, 이제 실전이다.
" - 오더, 무장 교환 선택 [귀신 무장 - 베드 스탠다드]"
정신이 들자 리치 전에 대비해 진심을 내기 위해 소녀의 모습으로 변신을 마친 릴리가 늠름하게 사역마에게 명령했다.
릴리 앞에 정렬한 아홉 마리는 개량형 소총을 허리에 메고 각각 메고 있던 다른 무기를 손에 쥐었다. 그 종류는 다양하여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1호 아인은 장검. 2호 쯔바이는 단검. 3호 드라이는 레이피어. 4호 피어는 언월도. 5호 엔후는 토마호크. 6호 젝스는 배틀 액스. 7호 지벤은 스피어. 8호 아하토는 미늘창. 9호 노인은 트라이던트.
하지만 그들의 무기에는 공통점이있다.
"음, 역시 아홉 마리 모두 저주의 무기를 장착시키면 조금 불안이 남나."
조금 곤란한 얼굴의 소녀 릴리가 말한대로, 이것들은 모두 저주의 무기 이다. [귀신 무장 - 베드 스탠다드]란 즉, 내 [네임리스 나인]을 그저 아홉 마리의 사역마에게 한 개씩 빌려준 것이다.
흑화를 지속적으로 걸어놓았기 때문에 저주의 영향력은 상당히 낮겠지만, 제로는 아니다. 의지가 약하면 순식간 광기에 지배당한다.
저주의 의지는 무기를 사용하는 본인인 [리빙 데드], 그 자아라고 부를 만한 [네크로맨시] 술식도 예외는 아니다. 들은 바에 따르면, 이스키아 언덕에서 언데드화시킨 라스를 사역마로 다루던 사피가 스로우스기루 의해 어이 없게 조종당했다고한다. 그런걸 보면 명령에따라 움직이는 사역마라도 컨트롤을 빼앗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텔레파시로 연결되어있는 릴리에게까지 그 영향력이 미치지는 않을것이다. [쿠비키리]정도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네임리스정도라면 문제없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술자 본인인 릴리가 저주를 지배하는 술식이 끊어지지않는 이상, 사역마인 상태로 저주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저주 못지 않은 컨트롤 또는 제어 술식을 완성한다면, 그것은 상대에게 조종권한을 '빼앗긴다'라는 네크로맨서로서는 가장 큰 위험을 크게 감소 시킨다는 것으로도 연결된다. 강력한 제어는 동일 사역마에 대한 신뢰성의 증거.
게다가 저주의 무기를 활용할 경우 장점도있다. 단순한 강함은 말할 필요가 없을정도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에게 아홉 자루를 돌려줄 수 있지만, 아무튼, 이 던전을 공략하는 것에 한해선 빌려준 채로도 문제없다.
"일단 사용해둘까 - 우리 뜻을 이루자 [이타 천보의 구슬 - 다이아몬드 헤븐]"
저주의 무기를 손에 넣은 순간, 철 가면의 둥근 두 눈 구멍에서 붉은 빛이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그것을 본 릴리가 대처한 것이다.
어디선가 꺼낸 테니스 공 정도의 거대한 다이아몬드. 밝은 백색광은 사람의 마음을 매료하기에 충분하다. 도대체 팔면 얼마나 나오려나.
그런 소시민적인 감상을 안은 나이지만, 릴리는 순수하게 이 다이아몬드를 한 개의 매직 아이템, 아니, 유물로 사용하고있다.
어쨋든 이 [다이아몬드 헤븐]은 상대에게 지배라는 상태 이상을 거는 능력을 가지고있는 것 같고, 옳지않은 곳으로 사용하면 즉각 유치장행이라니소유하려면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
릴리에게 물으니, 이것의 진정한 가치는 호문클루스의 자아를 자유 자재로 제어하는 텔레파시 액세스 능력이라고한다. 이것 덕분에 [리빙 데드]가 단번에 실전에 투입되어 최대한의 성능, 자립 행동, 학습 능력을 갖추게될수 있었다는 것 같다.
아무튼 가뜩이나 현대 마법에 생소한 내가 더 난해한 네크로맨시에 대한 내용 따위를 이해할리는 없었지만. 뭔가 릴리가 굉장하다라는 감상을 품을 수 밖에없는 자신이 한심하다.
"응, 이걸로 됐다. 자, 크로노, 준비다됐어."
웃는 얼굴로 릴리가 뒤돌자 뒤의 문 앞에서 조용히 무기를 꺼내든 아홉 마리의 사역마가 보였다. 마치 호위받는 아가씨같네, 아니, 다르군, 릴리는 -
"신호는 릴리에게 맡길께. 잡어는 맡기고, 우리들은 바로 리치에게 향하자."
"이해했어. 좋아, 들었지, 너희 모두에게 내리는 잡어 한마리도 놓치지 말라는 주인님의 명령이야. 날 실망시키지 말아줘."
"예스, 마이 프린세스!"
소리 높이 울리는 아홉개의 대답. 그렇지, 릴리는 공주라고 부를만한하지. 명령하는 모습도 무섭게 기합이 들어있다.
" - 돌격"
그리하여 공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홉 명의 기사가 보스 방으로 밀려들어간다.
나도 지체없이 한 걸음을 내디뎠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 사도를 죽일만한 힘이 지금의 우리들, 엘리멘트 마스터에 있는지 시도해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