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373화 (374/382)

제 373 화 랭크 5 퀘스트

푸르름의 달 9 일 아침. 스파다의 두 번째 방벽을 너머의 상층 구획의 대로에는 통근 혹은 통학 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북적이고있다.

각잡힌 정장을 입은 몸집이 큰 골렘같은 사내를 피하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회색 로브의 남자와 가볍게 어깨를 부딪혔다.

"죄송합니다"

"아뇨, 저야말로"

잠깐 멈춰서서 서로 사과를 나눈다. 흔히 말하는 어깨가 닿은 것만으로 시비를 거는 일은 없다.

그대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걸어가려했지만 -

"그, 뭔가요?"

로브의 남자에게서 날카로운 시선을 느꼈다. 검은 색과 푸른 색의 오드아이에 아름다운 은발의 ...... 윽, 분하지만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높은 수준의 꽃미남 페이스가 후드너머로 들여다보였다.

네로처럼 달콤한 느낌이 아니라 용맹스러운 풍모의, 미남이라기보다는 댄디하다는 것이 적절한 얼굴.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멋지다"고 말해질 유형이다.

"어디선가 본 얼굴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 아, 죄송합니다, 착각이었던 것 같군요"

"아아, 그렇습니까"

뭐, 나로서도 그의 얼굴을 본 기억은 없다. 이 정도의 미청년을 봤다면 잊을 수 없을것이다. 게다가 은발 오드아이는 굉장한 눈에 띄는 조합이고.

아, 생각해보니, 지금의 나와는 정반대의 색이구나. 과연 이세계인 같은 외모의 녀석이 널려있다.

"뭐야? 무슨 일이야 ~?"

"아, 미안 릴리. 지금 갈께"

갑자기 내가 멈춰섰던 것에 의문을 품은 릴리가 쭉쭉 망토 자락을 끌어당겼다.

나는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돌아보니 회색 로브의 슈퍼 미남은 이미 인파 저편으로 사라져 있었다.

"심하게 혼잡하네요. 엘리시온의 중심가도 이런 느낌이었어요"

피곤한듯한 모습으로 꼬치를 우물 우물하면서 한 걸음 뒤에서 따라오고 있던 피오나가 중얼거렸다.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두꺼운 고기 요리를 뺨에 한가득 머금은 모습을 보면 그녀의 위는 오늘도 절호조임을 알 수있다.

흐뭇하게 생각하며, 한가지 불안한 부분도 있는데.

"국물 흘리지않게 조심해. 모처럼의 신품이니까."

"괜찮아요. 크로노 씨의 선물이니 자국을 남기지않을거에요."

나는 교복 겉옷이고 릴리는 평소같은 검정 원피스이지만 피오나만 평소와는 다른 옷차림이다.

몸에 걸친 것은 릴리와는 또 다른 디자인의 원피스. 색상도 검정이 아니라 순백. 소재도 다르다. 고대 벨벳이 아니라 [발할라 실크]라는 마법의 직물. 하지만 그 가치는 역시 명품이라 불릴 수준이다.

그 흰색 원피스는 랭크 5 승격 기념으로 평소의 감사를 담아 피오나에게 보낸 선물이다.

어제 쇼핑의 가장 큰 목적이던 선물 찾기 도중 발견했다. 이런 것은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는게 좋을테니까.

그렇다치더라도, 피오나의 이러한 사복 차림을 보면 전에 둘이서 외출했을때의 일이 생각난다. 평소와는 다른 옷차림에 두근거려버릴것 같다.

"뭔가요, 크로노 씨. 그렇게 바라보시다니 ...... 꼬치를 드시고 싶으신가요? 한입 정도라면 상관없습니다만 - "

"아니, 굉장히 잘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이미 가을이 한창이기 때문에 원피스 한장으론 조금 쌀쌀하다. 피오나는 위에 자기 부담의 하늘색 케이프를 걸치고 있는데 그녀의 머리 색깔과 자연스럽게 매치되고있다.

무엇보다, 미소녀라면 무엇을 입어도 그림이된다고 생각하지만.

"그, 그렇습니까 ...... 그것은 감사하네요 ......"

역시 피오나는 성적 매력보다 식욕인지 무정하게 대답하고는 고개를 돌려 우적우적 꼬치 구이를 먹었다. 아가씨, 먹는 방법이 좀 와일드하지않나요?

"무웃! 크로노, 릴리도! 릴리도 어울려!?"

"아, 물론 어울리고 귀여워. 릴리가 가장 귀여워!"

무후후, 칭찬받아 만족하여 기뻐하는 표정의 릴리. 내말은 평소같은 검은 원피스가 어울린다는 뜻이 아니라 그녀가 신은 신발을 가리키는 것이다.

[페어리 댄스 슈즈]라는 이름의 속도 강화, 경량화, 부유 같은 효과가 부여된 마법의 신발이 내가 이번에 릴리에게 준 선물이다.

내가 준건 흰색 모후로브 뿐이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아이템이 좋겠지, 하지만 릴리는 별로 장비를 착용하지않는데..., 그래, 신발이라면 항상 신고있었지, 좋아, 사자 - 라는 얕은 생각의 결과로 가격에 눈을 돌리지않고 구입한 것이다.

비싼만큼, 고대 벨벳 원피스와 함께해도 뒤지지않는 마법의 효과와 귀여운 디자인. 기동성과 여자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세련된 높은 랭크 여성 모험가들의 필수품 ...... 라고, 점원이 말했었다.

실제로 릴리가 보란듯이 스케이트를 타듯 휙휙 이동하고 있던 것을 보면 부유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아무튼, 현대 일본인인 내가 보기엔 롤러 슈즈로 놀고있는 아이로 밖에 보이지 않지만. 미끄러지지않도록 나중에 주의해두자.

"- 그렇다치더라도, 이쪽의 모험가 길드도 아침부터 혼잡하네"

그러던 중, 우리들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앞서 소감을 말한대로, 내 눈앞에있는 것은 모험가 길드. 지금까지 신세를 진 학원 지역 지부가 아니라 상층에있는 본부이다.

지부 쪽도 일즈 마을이나 알자스 마을의 시골 길드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훌륭한 석조 건물 이었지만, 이쪽은 더 굉장하다. 그 모습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궁전'이다.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큰 건물인 신학교의 대도서관보다 크다. 엔타시스의 기둥이 연이어 나란히 서있고 학교 정문에서 왕성의 왕좌 사이에서도 보았던 전사와 여자 기사의 동상도 보란듯이 설치되어있다. 벽면이나 계단의 섬세한 부분까지 장식된 걸보면 엄청난 수고와 시간을 가해 건축된 것일 거라는 생각이, 아니, 압도됬다고하는 것이 적절한가. 그야말로 관광객이 된듯한 기분이다. 일본인으로서 사진을 찰칵찰칵 찍고 싶어지는 충동이 인다.

"본부는 귀족이나 대상인이 기합을 넣어 의뢰를 내므로 자연스럽게 모험가이외의 사람의 출입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어려운 퀘스트'라는 것도있는 거지, 릴리 알고있어! "

뭐, 순수 이세계인인 릴리와 피오나에겐 이런 성전 따위의 건축물은 낯설지않은지 모험가 토크 작렬중이지만.

음, 어제 혼자 본부를 보러오지 않았다면 나만 들뜬 기분이되어 당황할뻔했구나. 그래, 역시 예비 조사는 모든 일에 중요하다.

"아냐!"

내가 양문형 문을 여는 동시에 의미모를 릴리의 외침이 들려왔다. 입구에는 방금 전에 피오나가 말한대로, 모험가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각자이야기하거나 쓸데없이 바쁘게 걷고 있거나 중간 중간 시끄러운 모습이다. 릴리가 조금 소리를 질러도 신경쓰는 사람은 없다.

이건 그거다. 이 분위기는 모험가 길드라기보다, 통근 러쉬 중인 역 홈이라는 느낌이다. 오가고있는 사람이 모두 비지니스 맨으로 보인다. 실제로, 넥타이는 없지만 정장 차림과 스파다 전통 예복을 입은 아저씨가 여기 저기에있고말이지.

대검을 짊어진 갑옷과 투구 쓴 남자는 과연 모험가라는 모습에 감탄할 정도다.

모험가 길드는 랭크 5 모험가인 내가 있어도 될 장소다. 이렇게 되뇌이며당당히 넓은 입구를 향해 나아갔다.

오늘의 목표는 쉬운 퀘스트 - 대신 정직한 랭크 5 퀘스트의 수주이다.

"역시 힘은 실전으로 측정하는 것이 최고이니까요"

그래, 지금의 [엘리멘트 마스터]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의 전력 확인이다.

두번째, 세번째의 가호를 습득한 나는 물론, 릴리와 피오나도 함께 가호를 받아 새로운 힘을 얻었다고한다. 두 사람의 능력이 어떤 것인지 나는 모르고, 두 사람 역시 내 가호의 힘을 아직 모른다.

"아, 바로 토벌할만한게 있으면 좋을텐데"

목적으로는 모험가답게 제대로 된 던전을 공략하고 깊숙한 곳에있는 보스를 물리친다는 전통적인 것이다. 다양한 몬스터와 다양한 국면에서 싸우고 가호의 학습과 동시에 새로운 능력의 연계 등도 생각한다. 파워 업했다고 해서 들떠있을 수 만은 없다.  파티의 전력으로 굳건히 안정시키려면 상응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럼, 나는 우선 접수하러가볼께"

"그럼 저와 릴리 씨는 보상을 받으러 다녀오겠습니다"

퀘스트 이외에도 또, 라고 할까,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오늘 드디어 긴급 퀘스트의 보상으로 스파다에서의 포상금이 지급되므로 그것을 받으러 온 것이다.

지불은 모험가 길드를 통해 일괄 지불이라는 배려넘치는 방식이다.

물론 가장 큰 관심사는 도대체 얼마를 받을 것인가하는 속물적인 것이지만.

"아아, 맡길께"

"네에! 릴리에게 맡겨!"

라는 이유로 유녀인 릴리에게 억 단위의 돈을 맡긴 나는 기운이 솟아 퀘스트 수주 카운터로 향했다.

지부나 본부나, 접수 카운터에 앉은 카운터양의 역할은 변함없지만, 공연히 여기가 고급스럽다고 할까 엘리트적인 느낌이 감돌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기분 탓인지 상쾌한 영업 스마일로 기다리는 접수 양도 지부보다 미인처럼 느껴지네.

우와, 저 사람 따위 에리나랑 똑닮았 -

"...... 어, 라고할까, 에리나야?"

시선 끝에 붙임성 좋은 미소를 뿌리고있는 것은 낯익은 엘프 미인. 적갈색의 시니욘 머리에 하늘색의 눈동자. 무엇보다 눈에 익은 길드의 제복 모습이 완전히 뇌에있는 엘리트 접수양과 일치한다.

"어서오세요, 스파다 모험가 길드 본부에"

나의 뜨거운 시선을 눈치챘는지 여전히 멋진 미소를 짓고있는 에리나가 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녀의 앞에도 빈 것같으니, 여기를 이용해야겠다.

"안녕, 크로노 군"

눈앞까지 다가가자 딱딱한 경어가 아닌 자연스러운 어조로 변한 에리나. 일하는 중인데 괜찮을까 하는 의문은 접수의 좌우에 설치된 분할 결계에 의해 해결되고있다.

고랭크 모험가의 개인 정보, 상담 내용, 의뢰 내용 등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소리가 주위에 누설되지 않도록 결계가 쳐져있다. 얇은 분할 모서리에는 눈에 띄지 않게 작은 마법진이 그려져있다.

어쨌든, 이것으로 에리나와의 수다에는 아무런 거리낌도 없다.

안면, 아니, 여기선 친구라고 해두자. 그 사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퀘스트 정보, 몬스터 정보, 기타 제반 등을 부담없이 물어보자. 어쩌면 정말 쉬운 퀘스트를 소개해줄지도 ......

"아, 안녕, 에리나"

그런 쩨쩨한 생각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평범하게 인사한다. 아무튼, 의사소통 능력 MAX인 엘리트 접수 양은 나의 얕은 속셈 따윈 이미 간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왠지 오랜만이네. 퍼레이드에서 모습은 보았지만, 말을 걸 수 없었으니까"

"그, 그런가 ...... 그 퍼레이드보고 있었구나 ......"

우와, 관중을 즐겁게하긴 커녕 질리게 만든다는 추태를 보인 그 안타까운장면을 봤다니. 아냐, 그것은 나이트메어 메리가 모두를 놀라게했을뿐, 결코 내 잘못이 아니다.

"그래, 엄청 멋졌어! 아무튼, 그 매력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적은 것 같지만?"

"아니, 고마워. 그렇게 말해주니 마음이 편해졌어."

"후후, 알아. 크로노 군은 외형은 정말로 광전사지만, 의외로 섬세한 면이 있으니까."

굉장하네. 에리나는 정말로 내 마음을 꿰뚫고있는 것 같다.

친구가 된 것도, 반말을 하게된것도, 여기서 근무하게 된 것도, 전에 우연히 신학교에서 만났을 때부터 얼마되지않았는데, 여기까지 이해받다니.

기쁘다고 생각하는 반면, 이것이 의사소통 만렙들의 실력인가 하고 놀라게된다. 사실 릴리 수준의 텔레파시를 가지고 있었어, 라고해도 솔직히 믿을 것 같다.

"그런데 왜 에리나가 본부에있는거야?"

"지금까지의 일하는 태도를 평가받고 떳떠하게 본부로 영전!"

"오, 그것은 축하해 -"

"란 명분으로, 사실은 새롭게 떠오른 랭크 5 모험가, 나이트메어 버서커와사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야."

"......응?"

"즉, 감시라는 거지."

설마, 무엇을 위해 - 라고 생각했지만, 그러고 보니 윌이 말했었지. 랭크 5는 나라도, 모험가 길드도 주목하는 것이다, 라고.

즉, 아는 사이라는 것만으로 일부러 본부 근무를 시킬 정도로 랭크 5 모험가의 동향을 감시하는 등 조금의 정보 수집이라도 중요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갑자기 본인에게 알려도 좋은거야?"

"스파이의 흉내를 내라는건 아니니까. 나는 크로노 군의 비밀을 파헤칠 생각 따윈없고 다른 접수 양이나 직원도 그것은 같아. 유능한 랭크 5 모험가와는 조금이라도 친해지고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자, 반대로 길드에 모험가 쪽이 신뢰를 얻으면, 여러가지 편의를 도모하고 일일이 불필요한 경계를 할 필요도없고, 보다 원활한 모험가 생활을 할 수 있어"

랭크 5라는 것은 절대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증명이나 다름없다. 강한 힘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있으면 먼저 그 사람됨을 모르면서 신용할 수는 없다. 단지 사적인 이유로 사귀고있을뿐,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있는 것은 길드입장에선 불안한 것이다.

반대로 신뢰만 얻으면 강력한 모험가 길드의 지원으로 더 활약할 수 있다 라는 선순환인 셈이다.

"과연, 취지는 이해했어"

"이야기가 빨라서 다행이야. 그래서 크로노 군은 나와 더 사이좋게 지내주면 되는거야. 어때, 쉽지?"

에리나와 개인적으로 친분을 다지는 것은 주저되지않는다. 무엇보다 이런 미인과 친분을 가질 수 있다면 제대로 된 감성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환영할 것이다.

이렇게 일부러 길드의 의도를 설명해준 것이고 이를 이상하게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실례일 것이다. 그야말로 불필요한 오해라고하는 녀석이다.

가뜩이나 오해받기 십상인 나다. 무한의 악명 스파이럴에 빠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우호의 뜻을 어필해야하는 것이다. "흉악한 촉수남"의 딱지는 여하튼 신학교 내에서만으로 끝나야하는 것이다!

"아, 그런 것이라면, 잘 부탁해"

"응, 그래. 솔직해서 좋네. 위엔 협조적이라고 제대로 보고해둘께"

어미에 음표 마크가 붙을 것같이 가벼운 어조의 에리나. 그럼, 모쪼록 잘부탁드립니다.

"그래서 모처럼이니, 시간이 되면 오늘 점심도 함께하는게 어떨까? 랭크 5 승격 축하겸 내가 살께. 아, 어차피 경비로 때울테니 사양하지않아도되 - "

"그렇습니까. 그럼 기대하겠습니다."

에리나의 매력적인 식사 권유를 쾌히 승낙한 것은 엄청나게 낯익은, 랄까방금 전까지 말을 주고 받던 소녀의 목소리였다.

"피오나 ...... 어째서 여기에?"

나는 놀라움과 기막힘이 뒤섞인 표정을 지으면서 옆에서 느닷없이 얼굴을 불쑥 내비친 아가씨에게 물었다.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으므로. 보수의 수취는 모두 릴리 씨에게 맡겼습니다."

그렇게 단언한 피오나. 그 하얀 얼굴에는 어떠한 악의도 없이, 단지 졸음 뿐이다. 물론 그 본심은 식욕으로 가득하겠지만.

"실례지만 고객님, 새치기는 그만둬 주세요."

갑작스런 난입에 에리나는 의연하게 말을 돌린다. 상냥하게 대응해준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바짝 긴장한 표정. 그녀의 전투 능력이 전무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래도 랭크 5 모험가 상대로 전혀 기가 죽지않는 꿋꿋함과 용감함이 느껴진다.

"크로노 씨, 이 기회에 스시 가게라도 갈까요? 이 접수원이 사준다는 것 같으니까요."

"...... 무시하지 말아주실레요? 예의를 모르는 고객님."

눈앞의 여성을 지갑이라고 밖에 생각하지않는 것처럼 거들떠보지도않는 피오나와 멋진 표정이 분노로 무너져있는 에리나. 얇은 눈썹이 작게 실룩인다.

"어, 어이, 진정해, 피오나! 미안, 에리나! 조금 기다려 줘!"

피오나를 안고 그 자리에서 뒤로 돌았다. 분노한 모습의 에리나를 뒤에 둔채 작은 목소리로 그녀의 진의를 추궁한다.

칸막이가있어 다소 얼굴이 가깝지만 지금은 걱정없다.

"뭐야, 갑자기 나와서"

"크로노 씨는 '허니 트랩'이라는 말을 아십니까?"

나는 '저, 의심하고 있습니다' 라고 피오나의 얼굴에 써있는 것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둔한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 아무리 그래도 경계가 과한거 아니야?"

"안됩니다, 크로노 씨. 저런 설명만으로 납득해버린다니요."

"그걸 듣고 있었던 거냐!?"

방음 결계는 무슨!

"실제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무슨 말을하는지 대충 예상은 갑니다. 모험가로서의 저는 크로노 씨보다 몇 년 선배니까요."

그러고보니, 피오나는 싱클레어 공화국에서 학창 시절때부터 모험가를 하고있었다고했지. 그렇게되면, 아까 설명한 내용들은 노련한 모험가에겐 상식같은 것인 것이다.

"모험가와 길드는 어떻게 둘러대도, 순수한 이해에 의해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투른 선의는 탈이 날 위험이 있는겁니다. 항상 길드를 편의시설로만 이용하자 라는 마음가짐으로 있는 것이 기본이에요 "

과연 ...... 확실히, 나는 에리나의 말을 너무 믿기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에리나의 설명이 완전히 거짓말인건 아니겠지만, 그것은 길드가 생각한 모든것이라는 것도 아니다. 거짓말은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만큼 설명하고 그 후엔 좋은 방향으로 착각해주면 성공, 라고나 할까.

"모든 말을 너무 솔직하게 받아들이면 쉽게 이용당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구나"

"네, 그런 겁니다. 제가 보기엔, 그 접수자는 방심할 수 없는 유형입니다"

그나저나 아까부터 신경이 쓰이고 있었는데, 접수양은 ...... 일단 우리들이 생명을 구한 사람이다만, 피오나는 마음 두지않은 모습이다.

아무튼, 피오나 정도의 실력으로 모험가를 하다보면 위험한 몬스터나 흉악한 도적 정도는 얼마든지 격퇴할 수 있으니 사람돕기가 숙달됬을 것이다. 또 도운 사람의 얼굴 따위 기억못해, 같은 느낌?

"그러므로 여기서부턴 제가 맡겠습니다"

인수라, 음, 네 - ...... 그렇다. 원래는 랭크 5 퀘스트를 수주하러 온거다. 우리들의 실력을 높이기에 적당하다면 뭐든지 좋기 때문에, 피오나에게선택을 맡겨도 전혀 문제없다.

전면적으로 피오나의 말에 납득하기는 해도 에리나를 멀리하라는 것까지는 납득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자리에선 그걸로 좋은가? 그걸로 넘어갈 수 있을거같기도하고.

"알았어, 맡겨둘께."

"예, 맡겨주세요"

"일단 에리나와는 나름대로 사이좋게 대해줘? 길드에게 눈총을 받는건 위험하니까"

"선처하겠습니다"

황금의 눈동자가 어딘가 허공을 떠도는 것같은건 기분 탓일까. 아무튼, 아니, 믿겠어, 피오나.

그런 이유로 나는 피오나 교체하여 릴리가 거액을 제대로 받고있는지 확인하기위해 지불 카운터로 향하기로 했다.

"그럼 에리나, 식사는 다음에 부탁해."

"네, 그런, 크로노 군!?"

"그럼 접수자 씨, 랭크 5 퀘스트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나와 에리나 사이를 가로막은피오나가 인왕립으로 카운터 앞에 진을 친다.

나는 점심 권유를 사절하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을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면서도, 뒤돌아보지않고 가버린다.

"아, 그런데 이 원피스 어떤가요? 크로노 씨가 저에게 정성을 담아 선물해준 옷입니다만."

"큭, 그누누......이 마녀같으니라고 ......"

그렇게 그 흰색 원피스가 마음에 들었는지, 일부러 자랑하기 시작하는 피오나와 왠지 진심으로 분한 듯이 신음하는 에리나. 두 사람의 대화는 신경이 쓰이지만, 방음 결계 밖으로 나온 순간에 바로 들리지않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피오나는 도대체 어떤 퀘스트를 선택하려나.

퀘스트 : 리치 토벌

보수 : 1,500 만 클랜

기한 : 수주로 부터 석 달

의뢰인 : 모험가 길드

의뢰 내용 : [부활의 카타콤]의 최심부에서 랭크 5 언데드 몬스터 [리치]의 출현이 확인되었다.

수십 년에 한 번 빈도로 출현하는 리치는 던전의 언데드 몬스터를 지배하므로, 최악의 경우, 군단을 이끌고 마을을 덮치는 매우 위험한 몬스터이다.

조속한 처치가 요구된다.

그것이 수십분 후에 피오나가 뻗어온 의뢰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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