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4 화 레드 윙 백작의 비밀 (1)
"지금 돌아왔습니다, 크로노 씨"
"아, 어서와 피오나"
이렇게 멀쩡한 얼굴로 기숙사에 돌아온 피오나를 맞이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식은 땀을 흘리고있다.
[불꽃의 마왕=오버 드라이브][강철의 마왕=오버 기어] [천둥의 마왕=오버 액셀] 세개의 가호를 연달아 사용한 반동은 아직도 나의 육체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렇게 무사히 기숙사까지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투기장 주변에 모여있던 구경꾼들이 내 모습을 본 순간 길을 비켜줬기 때문이다.
축승 파티 때와 같은 현상이었지만 이 때만큼은 고마웠다. 만약 불필요하게 방해를 받았다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기 흉하게 쓰러져 버렸을테니까.
실제로 쓰러지긴했지만 어떻게든 자기 방의 침대까지 도달한 후 쓰러졌고 지금의 지금까지 휴식에 전념하고 있었다. 즉, 자고 있었다. 일어난 후에도 무리한 운동을 한 다음날에 근육통으로 고통받는 것 같은 감각에 가까운 느낌이다.
아무튼 처음과 비슷하다. [불꽃의 마왕오버 드라이브]도, 사용한 것은 아직 두 번째이다.
가호도 신이 준것으로 끝이 아니다. 잘 다루려면 무예와 마법과 같이 연습을 필요로하는 것이다.
"크로노 씨, 조금 안색이 나쁜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옆에서보면 얼굴에 나와있는 것 같다.
친위대와의 마찰은 가능하면 숨기고 싶은 귀찮은 일이다. 만약 놈들이 반성도 하지않고 앞으로도 참견해오는게 피오나와 릴리의 눈에 띄면 불필요한 걱정과 소란이 늘어날 것이다.
아무튼, 진심으로 죽이려던 사피르에 관해서는 얘기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어쨌든, 결투의 대부분은 화려하게 속여넘길 생각이다.
"아니, 오랜만에 수업을 받아서 지쳤을 뿐이야. 그나저나 피오나야말로 안색이 나쁜거같은데?"
이 질문은 적당히 내뱉은 것이 아니다. 피오나는 정말로 안색이 안좋아 보인다.
아무튼, 생소한 사람이라면 평소같은 졸린 표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겠지 만, 나는 그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부끄럽지만 조금 과식을 해서"
"...... 그러니까 여기서 웃으면 되는건가?"
"아뇨, 변명할 여지도없는 사실입니다"
뭐라고! 외치고 싶어질 정도로 충격적인 사실. 그 피오나가 설마 과식, 그것도 상태가 나빠질 정도라니.
"뭐야, 그렇게 위험할 정도로 맛없는걸 먹은거야?"
"아니요. 스시라는 매우 맛있는 것을 먹은 것 같은데요."
"초밥 먹은 거냐!?"
부럽다. 나도 진지하게 수업따윈 재끼고 피오나를 따라갔다면 좋았을 텐데. 어슬렁 어슬렁 학교에 돌아와서 친위대와 얽히고 말이야.
그러고보니, 완전히 낮을 날려보냈다. 학생 식당은 커녕 한끼를 거르게 되어버릴 줄이야 ...... 젠장, 의식하니 배고파졌어.
"오픈 기념으로 대식 대회라는 것이었으므로, 무심코 열이 올라버렸습니다"
과연, 그것은 브레이크가 듣지 않게 되었을 것이다.
"피오나라면 여유롭게 우승했겠지?"
"우승했습니다. 그렇지만 ......"
그때 피오나의 표정에 명백한 그늘이 생겼다. 설마, 조금 밖에 못 먹고 끝나서 당황한건가?
"승리를 양보받았습니다"
피오나는 그렇게 말하기 시작했다. 스시 가게 [오에도] 스파다 지점 오픈 기념 행사, 스시 많이먹기 대회의 전모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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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을 향해 누적되어가는 접시. 여기 저기에서 들려오는 괴로워하는 듯한 신음 소리. 비질않는 화장실.
이제 스시 많이먹기 대회는 절정을 맞이하려하고 있었다.
"사, 사피 ......"
"포기하지말고 먹어. 죽어도 먹어. 그래, 죽어도 먹을 수 있게 해줄게"
"아니, 정말로 ...... 정말로 무리니까 ......우욱"
인간이면서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자랑하는 카이 에스트 · 갈블레이즈, 그는 식욕도 초인적이라는 것을 테이블에 쌓인 접시 타워로 증명하고있었다. 하지만 분전도 허무하게 어이없이 탈락했다.
"안되 ...... 이제 안된다 ...... 이몸은, 더이상..."
우승 후보의 필두였던 구스타부는 제한 시간 종료 직전에 확실한 패배 선언을 했다.
가뜩이나 좁던 관중석은 골렘을 제외한 세 멤버의 거체가 끼어든 것으로 더욱 좁어졌다.
과연 그들은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매우 의문스럽지만 이미 탈락한 도전자를 포함한 갤러리의 관심은 카운터에 앉은 두 사람에게 모여 있었다.
"...... 네기 토로"
한 사람은 왕립 스파다 신학교의 여자 제복을 입은 미모의 소녀 피오나.
보는 사람이게 식욕보다 수면욕이 강해보인다는 생각을 듥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그녀는 입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먹은 스를 위장이 아니라 [디멘션]에 던져넣고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해버릴 것 같은 먹는 양은 보통 사람들은 물론이고, [윙로드]의 천재 검사도, [철귀단]의 두목도 미치지못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그녀의 폭식을 따라잡은 인물이 있었다.
"아, 그럼 저도 같은것으로 부탁드립니다."
검은 재킷은 피오나와 같은 신학생이라는 증거. 하지만 나이는 확실히 아래인, 아마도 최소 입학 연령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그 아이야말로 이번 대회에서의 최고의 라이벌이다.
어딘가 우아한 몸짓으로 무표정하게 담담하게 파를 주문한 피오나. 그에 비해 이름도 모르는 아이는 시작 직후와 변함없는 순진한 미소를 띄운채 기름기가 가득한 네기 토로의 맛에 입맛을 다시고있다.
덧붙여서 네기 토로는 파라고 불리는 룬 특산 야채와 트롤 피쉬라는 랭크 2 대형어류 몬스터의 다진 고기를 조합한 재료를 사용한 본고장인 룬에서도 인기있는 스시 메뉴이다.
그렇게 펼쳐진 음식들.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치면서도 서로의 식욕은 전혀 줄지않았다 - 갤러리에서는 그렇게 보였지만, 피오나는 다르게 생각했다.
(이대로라면 ......지겠네요)
신비한 분위기를 띄는 눈빛의 피오나가 화려하게 주문한 네기 토로를 입안에 던져넣었지만, 내심으로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있었다.
"음 ~ 다음엔 무엇을 시켜볼까나...... 여기선 초심으로 돌아가서 참치! 초록색은 빼고!"
그에비해 옆의 라이벌은 벌써 몇 번째 초심으로 돌아갔는지 계산 불가능할정도로 참치를 오늘 처음 먹은 것 같은 모습으로 주문하고있다.
여유롭다 라기보다는, 이 아이는 몇번이나 시작 직후에 시간을 감아 돌아간 것 같다는 착각마저 느끼게만든다.
자신의 식욕에 필적하는 자라면 지금까지 몇 번 만난 피오나였지만, 이 정도까지 실력 차이를 느끼게 만든 상대는 처음이었다. 맛있는 참치를 작은 입 가득이 머금은 모습에 전율 마저 느꼈다.
(죄송합니다, 크로노 씨 ...... 이 아이는 이길 수 없을것같습니다 ......)
이렇게, 피오나가 포기한 그 때였다.
"응, 오늘은 이쯤해둬야지 ...... 그럼 마지막으로 디저트 푸딩을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라스트 오더가 선언되었다.
배부르게 되었다? 있을 수 없다. 이것은 분명히 여력을 남긴 후 스스로의 의지로 식사를 중단한 것이다. 즉, 8/10 정도였다.
"죄송합니다. 푸딩은 룬 본점에서만 취급하게 되어있습니다."
설마했던 라스트 오더가 실패.
가느다란 눈썹을 슬프다는 듯이 팔자로 만들고 당장이라도 빨간 눈에서 눈물을 쏟아낼듯한 표정이였지만 그래도 결심은 변하지않은 것 같다.
"잘 먹었습니다!"
자포자기한 기색으로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데포르메된 사일런트 시프 형태의 지갑. 입구 너무로 눈부시게 빛나는 고대의 금화인 엘로드 통화를 차르륵 카운터에 털어놓는다.
자신들의 전재산을 분명히 넘는 가치가 그 수십 개의 금화에 있다는 것은 점원과 관객들 일부가 숨을 삼키는 것으로 짐작하고도 남았다.
"푸딩 ......"
그리하여 여러 번 되돌아보면서도 그 아이는 그대로 돌아갔던 것이다.
"참치 두개 부탁합니다"
이리하여 피오나의 우승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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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슴을 펴고 우승했습니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헤에, 그런 굉장한 아이도 있는거구나 "
피오나의 설명에 따르면 압도적인 식욕을 발휘한 소년이 신학교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라는 것 정도 밖에는 모르지만, 어차피 그 아이의 상세한 개인 정보 등은 아무래도 좋다.
그저 피오나에 필적하는 대식가가 있었다는 것만해도 놀랍다.
"예, 아마도 저와 같은 식사의 대부분이 마력으로 변환되어버리는 체질일 거예요"
이제와서 밝혀지는 피오나의 식욕의 비밀. 틀림없이 마른 체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마력화였구나.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세계에 사는 동물들은 모두 식사를 할 때 영양과 동시에 마력도 섭취하며 기본적으로 체력과 같이 회복해 나간다. 맛있는 밥을 먹고 푹 자면 하루 만에 완쾌되는 것이다.
다만 거기에는 개인차도 있고 타고난 체질도있다 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아이가 더 강력한 마력 흡수 체질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 같네요"
"그래도 뭐, 승리는 승리잖아. 다행이야, 우승해서."
대단하다, 라고 말하며 달래다보니 나는 피오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 특징적인 밝은 하늘색 머리는 릴리의 금발 머리에 전혀 뒤지지 않는 느낌이다. 손가락에 느껴지는 매끄럽고 보송 보송한 감촉은 모든 여성들이 질투할만한, 샴푸의 CM같은 감상이 떠올랐다.
"아, 저, 크로노 씨 ...... 이것은, 그 ......"
하지만 반응이 한 박자 늦었다. 아니, 내가 손을 댄 시점에서 이미 늦었다.
피오나는 타인이봐도 분명히 알 수있을 만큼 당황스럽게 얼굴을 붉히며 항의의 목소리를 냈던 것이다.
아니, 실제로 그 입에서 나온 말에 명확한 거절의 뜻은 들어있지 않았지만 "부끄러우니까 그만둬"적인 뉘앙스가 포함되어있는 것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둔감하진 않다.
당황해서 손을 확 띠고 변명 타임.
"아니, 미안해"
변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에게는 실수를 자연스럽게 무마시키는 사기의 재능은없는 것 같다.
하지만 많이먹기 대회에서 승리를 양보당하여 진심으로 아쉬워하는듯한 모습의 피오나에게는 정말 무심코 머리를 쓰다듬고 싶어져 버릴 정도의 사랑스러움이 있었던 것이다. 완전히 무의식적으로 "잘했어 잘했어"해버릴 정도로.
아무튼 이를 솔직하게 자수할 정도의 배짱도 없지만. 미안 피오나. 어린애 취급해서. 이것이 허용되는 것은 역시 어린 소녀 릴리뿐인 것 같아.
"아뇨 ...... 싫은건 아닙니다만 ......"
외면하고 머뭇거리는 피오나의 모습에 다시 쓰다듬어보고싶은 충동이 치밀어오른다. 참자, 나.
모처럼 이렇게 "신경 쓰지 않아요"라고 걱정이 포함된 용서를 얻었으니 여기서 스스로 다시 지뢰를 밟는 어리석음을 범할 순 없다.
그런 갈등을 안은 나와 피오나 사이에는 미묘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뭐, 왠지 조금 어색하네. 이 상황을 타파할 정도로 깜짝 놀랄만한 화제없나 -
"저, 크로노 씨, 사실 많이먹기 대회 우승 상금으로 희귀한 책을 손에 넣은 것 같습니다만."
"오, 오! 그러면 꼭 보여줘! "
그렇게 피오나가 데이트 때 장비하고 있었던 [디멘션]이 걸린 모자에서 한 권의 책을 꺼냈다.
눈으로 대충보기엔 A4 사이즈. 중후한 붉은 책은 다소 풍화되었지만 과연 고서라는 상태다.
마치 대도서관에서 피오나가 빌려온 마도서처럼, 아니, 정말 마도서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게할 만한 품격이 이 한 권에 감돌고있다.
"이 책은 크로노 씨와 같은 이방인이라는 레드 윙 백작이 룬 문화의 진수를 쓰고 남긴 비밀 문서라고합니다. 물론, 본 적도없는 수수께끼의 문자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해독은 불가능했습니다."
"...... 아니, 달라. 이건 비밀 문서가 아니야 "
그 표지에 쓰인 문자열을 본 나는 즉시 그렇게 단언했다.
"역시 크로노 씨. 읽을 수 있군요"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놀라움은 숨길 수 없다, 라는 듯한 금색의 눈빛을 나는 어디까지나 진지하게 응시하며 대답했다.
"아아. 이건 ...... 일기이다"
그래, 확실히 나는 피오나가 말한 '수수께끼의 문자'를 읽을 수 있다. 표지에 크게 쓰여진 책의 제목은 일본어로 적혀 있으니까.
히라가나, 카타카나, 한자. 이 이세계에 소환된 이래 처음보는 일본어 문장이지만 그 읽는 법은 잊을 리가 없다. 그 의미는 물론이고 거기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도 읽을 수있다.
그 책의 제목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이제야 밝혀지는 이 나, 젠이치 테오 레드 윙 백작의 감춰진 추억의 기록! 모토카노의 이야기같은게 나오니까 아내에게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