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마왕-361화 (362/382)

제 361 회 두 번째 가호

"그럼 간다! 크로노오오오오오오 !!"

카이는 기합을 넣는 동시에 목검을 하늘 높이 던져했다.

목검은 아레나의 천장이 있는 이십 미터의 중간 근처까지 붕붕 소리를 내며 힘차게 회전하면서 날아갔다.

갑자기 무기를 놓는 기행에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던 도중 카이가 그 자리에서 수직으로 뛰어올랐다. 날린 칼을 따라가듯이 - 라고 할까, 정말 높이도 올라간다.

진짜냐, 수직 점프만으로 십여미터를 날아오르는거냐. 무예를 사용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마법에 의한것인지는 몰라도 어쨋든 나보다 잘뛴다는 것은 확실하다.

기세가 중력의 굴레에 사로잡혀 상승에서 하락으로 바뀌는 순간, 카이는 다시 칼의 칼자루를 쥐고 있었다.

"[브레이크 임팩트]!"

그렇게 쏘아진 무예는 하강의 기세가 더해져 유성과 같이 상공에서 덮쳐왔다.

따로 칼을 던질필요없이 잡고 점프해도 됬잖아 ...... 라는 생각을 하고있을 때가 아니다. 저것은 어떻게 봐도 받기엔 위험한 위력을 지니고있다.

회피 - 하려했지만, 주의했다. 내가 바로 발밑엔 한 명의 친위대원이 굴러 다니는 것에.

기사 후보생이라고 생각되는 교복 차림의 남자는 목검을 굳게 움켜쥔 채 쓰러져있다.

위험해, 내가 피하면 이놈에게 직격하지는 않더라도 여파에 휘말리는건 확실할 것이다.

그 [브레이크 임팩트]라고하는 것은 아마도 알자스 전에서 중장갑 기사들이 사용하던 [브레이크]의 상위 기술일 것이다. 힘껏 바닥을 내리치는 동시에 상당한 충격파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이 남자를 안고 회피해야하나?

아니, 안된다. 그럴 시간은 없다. 안아일으키는 동시에 카이의 무예가 내 정수리에 작렬한다.

젠장, 내가 막아서 조금이라도 위력을 줄일 수 밖에 없잖아!

"[흑화]!"

결투를 시작하기전에 적당히 선택한 정상 크기의 목검은 지금의 지금까지 잡고있을뿐이었다. 싸움은 [쇼크 버스터]만으로 충분해서 흑화도 하지않았지만, 젠장, 빨리 해둘껄그랬나?

내심 초조해하면서도 다가오는 카이의 검을 받을 수 있도록 목검을 겨눴다. 그 동안 어떻게든, 정말 어떻게든 흑화를 완료시켰다.

"그우웃!"

페인트같은건 필요없이, 오직 그 위력만으로 때려눕히는하겠다는 의사를 느끼게하는 강렬한 일격을 이 믿음직스럽지 못한 흑화 목검으로 받는다.

양팔에 전해져오는 엄청난 압력과 함께 예상과 다르지 않게 파직 파쇄음이 귀에 닿았다.

젠장, 역시 막을 수 없었나?

마음 속으로 혀를 차면서 온몸을 뒤흔드는 충격을 참았다. 목검을 부수는 기세 그대로 카이의 무예가 지상을 덮치며 충격파가 발생했다.

내가 감싼 남학생은 다행히도 화려하게 날아가지는 않았다. 좀 구른 정도니까 괜찮을 것이다.

"[마탄*배럿 아트][쇼크 버스터]"

반격의 준비는 흑화를 하던 틈틈이 끝내뒀다. 아무리그래도 풀 버스트는 무리지만 가까운 거리에서라면 피할 수 없는, 즉, 피할 틈이없는 밀도로 총알을 만들어내는 것은 가능하다.

게다가 전부 번개 속성을 부가한 [쇼크 버스터]다. 일거에 흩뿌려진 총알들이 자전을 내뿜었다. 마치 번개로 된 투망같다.

무예를 날린 직후의 경직이 발생해서 이를 피할 방법도 막을 방법도 없을것이다.

"오옷!?"

1 미터 미만의 초 지근거리를 순식간에 달려온 전격 마탄이 카이의 두꺼운 흉판에 덩어리가되어 직격했다. 그 충격에 의해 근육질의 몸이 가볍게 날아간다.

전격을 맞으면 자연스럽게 몸이 저려온다. 또한 번개가 강력해지면 순수하게 상태 이상으로 [마비]를 걸리게 할 수 있다. 그래, 그 그리드고아처럼.

어쨌든, 내 [쇼크 버스터]는 [마비]가 발동할 정도의 위력도 술식도 아니지만 저렇게 훌륭하게 크리티컬 히트하면 가벼운 손발 저림은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자세를 잡지도 못하고 아레나의 바닥에 쓰러져 -

"토아! 헤에...... 샤르도 없는데 전격을 맞을줄은 몰랐네"

카이는 천연덕스럽게 체조 선수처럼 화려한 착지를 선보였다. 나에게 날려진 것도 연기의 일환이었던듯한 멋진 자세 제어다. 고양이 수인같은 경쾌함이다.

아니, 놀라운 사실은 멀쩡하단건가? 그 상태 이상 내성의 정도는 개조된 나에 필적한다. 또는 평소에 상당한 충격을 받아서 단련된건가?

"하지만, 이게 흑마법이란 건가? 헷, 별거아니네"

아, 이놈, 내 흑마법을 수수하다고 생각하는 얼굴하고있네. 조금 알것같다. [오버 드라이브]나 [그레네이드 버스트]라도에서도 먹여줘야되나?

잠깐 진정하자. 뜨거워지지마라, 나. 본래의 목적을 잊어선 안되. 아직 새로운 가호를 활용해보지 않았으니 승부를 내는 것은 좀 더 나중에 하는게 좋아.

아니, 아니야, 역시 승부는 순식간에 끝내야한다.

"역시 광전사에게는 칼이 있어야겠지! 자, 네 칼은 부러져버렸지만 새로운 것을 준비 할 때까지 기다려줘도 괜찮다고?"

"아니, 됬어. 몬스터는 무기를 가져올때까지 기다려주지않으니까"

"헤에, 과연 그리드고아를 맨손으로 때려잡았던 만큼 굉장한 자신감이구나!"

아니, 저주의 무기가 수중에 없어서 굉장한 불안하다고. 진짜.

하지만 여기선 이렇게 여유롭게 응하지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카이를 덤벼들게 할만한 도발.

그가 혼신의 일격을 계속 향해주지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아아, 내가 맨몸이라해서 방심하지마. 죽일 생각으로 덤벼"

아까 헬렌에게 말했던 것과 동일한 값싼 도발. 그녀는 격앙했지만 -

"최고야!"

카이는 굉장한 기쁜 듯했다. 아, 역시 전투광은 이렇겠지.

큰 목검을 쥐고 땅이 함몰될 정도로 강렬하게 스텝을 밟으며 달리기 시작하는 카이. 무심코 놓쳐버릴 것 같은 정도의 속도이다. 겨우 두 걸음만으로 최고 속도, 같은 가속도다.

"[마탄*배럿 아트]"

가만히 서있으면 의심을 품게된다. 카이는 논리적인 사고로 뒷면을 읽기보단 직관적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유형일 것이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뭔가있다"는 해답에 도달할 것이다.

그래서 견제 사격도 전력으로. 소사개틀링 버스트다.

"그건 소용없다고!"

알고있어. 알고있지만 노가드로 돌진해오는 것은 의외였다.

일단은 모의전의 명분을 잊지않고  평소같은 풀 메탈 자켓이 아닌 맞아도 충격만으로 끝나는 부드러운 탄두를 쓰고는 있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머리에 한발이라도 맞으면 졸도할 것이다. 랭크 4 모험가인 불칸도 수백 발 맞자 행보가 멈출 정도였다.

그런데 이놈은 총알 비가 정말 단순한 물방울인 것 같은 기세로 쭉쭉 돌진해 온다.

과연 랭크 5, 튼튼하다.

"[그레네이드 버스터]"

"위험하잖아!? "

연발하는 검은 총탄비 속에 자연스럽게 한 발, 붉은 유탄을 발사한다. 그 크기도 숨겨진 위력도 현격한 차이가 나므로 특별히 섞여있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하지만 아무리 카이라도 회피를 선택한건가?

그렇다 치더라도, 대부분 노모션으로 소사 중에 쐈는데 사전에 발사 타이밍을 알고있던 것같은 엄청난 반응 속도다. 무엇보다 그 반응 속도에 따라가는 육체가 굉장하다.

최고 속도를 유지한 채 거의 직각으로 구부러지는 방향 전환을 선보인 것이다.

직전에 목표를 잃은 유탄은 벽에 닿을 때까지 그대로 허공을 계속 나아갔다.

"지금 것은 좀 재미있었는데!"

굉음과 함께 분출된 검붉은 빛깔의 폭염을 배경으로 진로를 변경한 카이가 외친다.

거기서 다시 세 걸음 나아가면 목검이 나에게 닿는다. 필살의 틈에 천재 검사가 쳐들어온다

"이게 끝이라고 말하지 말아줘 -"

마지막 한발. 이 한방만은 진심을 담은 풀 메탈 자켓이었지만 예상과 다르지 않게 회피되었다.

총알이 살짝 몸을 굽힌 카이의 머리위를 허무하게 지나간다.

다소 살기가 묻어난만큼 감지하기도 쉬웠던걸까.

보고있는 이쪽이 감탄할만큼 완벽한 회피다. 그냥 피했을뿐만아니라 다음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세를 유지한 것이 굉장한 것이다.

이렇게, 이미 카이는 회심의 공격을 발하고있다. 이 일격으로 결론이 날거라고 확실해버릴 정도로 강렬한 위력의 무예를.

"[극일섬=울티마 슬래시]!"

발해진 것은 일섬. 너무나도 빠른 속도에 칼끝이 보이질 않지만 무예에 담긴 마력이 빛나는 아우라가 면이되어 궤적을 물들인다.

햇빛을 반사하여 빛나는 넓은 바다같은 검기는 나의 쿠로나기와는 달리 눈부실 정도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그 미려한 일격은 사람을 기절시키기에 충분하다고 할까, 아무리 목검이라도 일반인이라면 여유롭게 죽일 위력이겠지, 이거.

아, 젠장, 역시 무섭다. 아무리 자신이 원했던 상황이지만 이런 위험한 무예를 노가드 상태로 받는 것은 무섭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것이 두 번째 가호를 발동하는데 필요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가호 [오버 드라이브]는 나에게 힘을 주었다. 그리고 두 번째 가호는 -

"[강철의 마왕*오버 기어]"

철과 같은 방어력을 준다. 즉, 경화 능력이다.

마법에는 [방어 강화=프로텍트 부스트]이, 무예에는 [경화]라는 기초적인 방어 기술이 존재한다. 모두 결과적으로는 마력을 몸에 두르는 것으로 경화하는 것이고 내가 지금 사용한 두 번째 가호도 원리는 같다.

그러나 그 효과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있다. 그리고 간단한 효과이니 사용난이도도 발군이다.

내가 온몸에 두른 의사 흙 속성의 흑색 마력은 암회색 아우라가 되어 눈깜빡할 시간동안만 발동했다.

발동은 일순간. 효과도 일순간. 하지만 일격을 막기엔 충분했다.

"- 엇!?"

카이가 경악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동시에 내리쳐진 목검이 내 앞가슴에서 부서지는 굉음이 동시에 울렸다.

아무리 강한 무예라도 무기 자체가 취약하다면 손상되는 것은 당연하다. 단순한 목검으론 어떻게해도 바위를 깰 수 없다.

내 몸은 바위보다 단단한 강철로 변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데미지는 없다. 오히려 약간의 충격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하지만 정말 성공해서 다행이야 - 라며 기뻐할 겨를이 없다.

무기 파괴를 일으킨 이 순간이야말로 놓치면 다시 오지않을 치명적인 틈. 여기서 전력을 꽃아넣어 승부를 결정해야한다.

"[불꽃의 마왕*오버 드라이브]"

손등에 떠있는 진홍의 마법진은 라스와 같은 괴력을 부여해준다.

"이 악무는게 좋을껄? - "

화염같은 빨간색과 파괴의 검정. 얇게 이색 나선을 그리는 오른팔이 경직된 카이의 몸에 육박했다.

아무리그래도 [라스의 주먹]을 사용하면 죽여버린다. 하지만 [불꽃의 마왕*오버 드라이브]는 카이를 기절시키기에 충분한 힘을 주었다.

"오라아앗!!"

맞췄다. 그렇게 실감했을 때에 이미 주먹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눈앞에 있던 카이의 몸도 사라지고없다. 신음 하나 남기지않고 저멀리 날아갔다.

뒤의 벽까지 20 미터는 됬을 그 거리를 단숨에 날아간 것이다.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무기질 회색 석벽에 카이의 등이 박혔다.

아레나에 울려퍼지는 굉음과 벽면에 새겨진 깊은 균열이 그 충격의 강도를 말해준다.

"...... 아직인가?"

1 초, 2 초, 3 초 - 대답은 없다.

벽에 메워진 카이의 몸이 중력에 이끌려져 엎드려 쓰러져간다. 움직이긴 커녕 반응도없이 무방비 상태로 바닥에 쓰러졌다.

"승부는 나의 승리다"

완전히 기절해있는 것같으니 들릴리도 없겠지만.

승부와 동시에 실험이 끝났다. 세 번째 가호까지 시험할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지만 그건 또 다음 기회에 해보면 될 것이다.

그렇게 신경을 끌뻔한 그 때였다.

등골에 내달리는 오한과 함께 내 육감이 경종을 울렸다.

이것은 살기다.

" - 읏!?"

반사적으로 뒤돌아봤을 때에는 이미 날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눈부신 은의 빛을 발하는 검. 그 검신은 물결치는 곡선을 그리고있다. 풀미스릴제의 플랑베르. 그것은 목검과 달리 자르는 대상을 확실하게 죽음에 이르게할만한 진짜 살상력을 지니고있다.

그 아름다운 검을 휘두르는 것은 같은 빛을 발하는 백은의 갑옷과 투구를 입은 한 명의 기사.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미스릴로 덮인 풀 플레이트 메일을 입은 유선형 바디 라인. 곳곳에 새겨져있는 보라색 장식과 왠지 우아한 디자인.

그러나 부리같은 페이스 가드가 열린 투구안의 모습은 미려한 갑옷을 입기에 적합한 미청년이 아니라 사신과 같은 해골이었다. 안구를 빛내는 보라색 빛은 죽은 몸을 움직이는 거짓 생명력이 깃들었다는 증거.

그래, 이놈은 네크로맨서에 의해 조종당하는 언데드의 기사다.

정체를 알았다고 공격이 멈추는 것도 아니다. 그 일격의 타이밍은 너무나도 완벽하다.

목을 노린 일섬은 몸을 굽혀 회피해도 늦다. 찬란한 미스릴 블레이드는 사정거리밖으로 피할 수 있을 만큼 짧은 길이도 아니다.

두 번째 가호인 [강철의 마왕*오버 기어]는 ...... 무리다. 두 번째로 발동하기엔 늦는다.

저주의 무기는 수중에없고 악마의 코트도 입지않았다. 대응 수단 없음 - 아니, 단 하나뿐인 방법이있다.

어쩌면 이 위기조차 상차림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해 버릴 정도로 지금의 상황에 적합하다.

이 세 번째 가호를 시도해보기에.

"[천둥의 마왕*오버 액셀]"

발동과 동시에 시간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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